매일신문

[광장] 새해에는 '꼰대 탈출' 합시다

김요한 대구시 청년정책과장

김요한 대구시 청년정책과장
김요한 대구시 청년정책과장

인터넷에서 '꼰대'라고 검색하면, '꼰대 테스트', '꼰대 6하원칙' 등 젊은이들이 '꼰대'를 풍자한 글과 이미지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만큼 '꼰대'는 이미 '꼰대 문화'로 우리 생활 속에 와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꼰대'는 '늙은이'를 뜻하는 은어 혹은 학생들이 '선생님'을 이르는 말이다. 하지만, 요즘 청년들 사이에서 많이 회자되는 현대적 의미의 '꼰대'는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자신의 생각을 근거 없이 타인에게 강요하는 사람이다. "나는 꼰대가 아냐!"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꼰대 테스트'를 먼저 추천한다.

청년들에게 '꼰대 문화'는 직장을 떠나게 하고, 도시를 떠나게 하는 청년들이 탈출하고 싶은 갑갑한 문화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이 입사 후 1년 이내 퇴직하는 비율은 2012년 23.6%였던 것이 2014년 25.2%, 2016년 27.7%로 꾸준히 늘고 있다. 어렵게 입사하고도 4명 중 1명이 1년 안에 회사를 떠난다. 힘들게 들어간 회사를 그만두는 이유는 다양했지만, 조직이나 일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것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해 가장 많았다. 한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기업 문화로 인한 이직이나 퇴사가 53.9%로 나타났는데, 남성보다 여성, 직급이 낮은 사람일수록 비율이 높았다.

이미 기업에서는 '꼰대 문화'를 '꼰대 비용'으로 인식하고 있다. '꼰대'는 사고의 경직성으로 인한 조직의 비효율을 발생시키고, 공감력 부족으로 인한 조직원의 몰입 저하와 이탈의 문제를 발생시킨다. 또 업무의 자율성을 저하시켜 직장인 10명 중 4명이 회사에 대한 소속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게 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도시의 '꼰대 문화'는 청년이 떠나는 도시를 만든다. 산업화를 이루고, 민주화를 성취한 기성세대의 눈에는 청년세대가 나약하게만 보인다. "우리 때는 말이야…, 요즘 애들은 근성이 없어서…"라며 기성세대가 왕년을 이야기할 때, 청년은 미래를 말한다. 그래서 기성세대는 청년세대와 소통이 불가능한 꼰대세대가 되었다. 꼰대들의 조직 문화는 많은 젊은이들이 보수적인 대구의 직장에서 정착하지 못하고 도시를 떠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2016년 대구청년실태조사에 의하면, '좋은 취업 기회를 얻기 위해서(43.0%)'뿐만 아니라, 보수적폐쇄적인 지역 분위기(19.4%)도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는 주요한 이유로 나타났다. 그만큼 '꼰대 문화'가 강하단 말이다.

지난 11월, 대구경실련에서 흥미로운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른바 '꼰대 탈출 프로젝트'다. 청년정책에 관심을 가지고, 청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자는 취지였다. 많은 기성세대 참석자들이 처음에는 '꼰대 문화' 지적에 약간의 억울함을 토로했지만,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때와 태도'가 중요함에 공감하게 됐다. 토론시간 이후에는 세대 간 '시간과 경험의 격차'를 인식하면서 우선 자신의 자녀부터 새로운 자세로 대해보겠다는 이들도 많았다.

'꼰대 탈출'은 떠나는 청년을 위해서도, 외로운 기성세대를 위해서도, 우리 도시의 역동성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청년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새해에는 '꼰대 탈출'에 함께 동참해보자. 2019년 새해, '꼰대 탈출' 준비되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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