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교통사고 주범 과속, 현실적 대책 세워야

이광우 이광우교통사고연구소 대표.

이광우 이광우교통사고연구소 대표. 이광우 이광우교통사고연구소 대표.

최근 과속 사고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에 민갑룡 경찰청장은 '시속 220㎞ 이상 주행을 금지하고, 위반 시 형사처벌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라고 했다. 경찰도 제한속도 100㎞를 초과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필자는 대구 동부경찰서 교통조사계 팀장으로 명예퇴직하기 전 현장에서 과속 사고의 극심한 피해를 직접 확인했다. 과속 사고는 다른 교통사고 유형보다 사건 수 대비 사망률이 월등히 높다. 도로교통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2017년 발생한 과속 사고 871건 중 사망은 206명으로 사망률이 23.7%에 달했다. 반면 다른 주요 교통사고인 중앙선 침범은 1만8천288건 중 사망 338명(사망률 1.8%), 신호 위반은 3만9천715건 중 사망 317명(사망률 0.8%)이었다.

게다가 과속 사고는 실제 발생 건수에 비해 드러나는 수치가 적다. 과속 혐의 입증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내비게이션에는 과속 단속 카메라의 위치가 입력돼 아무리 빠른 속도로 운행하더라도 단속 지점에 이르면 차는 속도를 줄인다. 또한 기술의 발달로 ABS(Anti lock Brake System)가 기본 장착돼 스키드마크 같은 노면 흔적도 발생하지 않는다. 블랙박스 영상을 현장에서 확보하지 못하는 한 과속 혐의 입증은 쉽지 않다.

이 같은 맥락에서 경찰청이 밝힌 대책은 실효성이 떨어진다. '시속 220㎞'는 과속의 기준을 오히려 높일 뿐이다. 100㎞ 이상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언론에 보도된 대구 교통사고 중 제한속도 100㎞를 초과해 발생한 교통사고는 수성구청 앞 택시 사망 사고 1건뿐이었다. 경찰청이 밝힌 기준은 과속 사고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과속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겠다는 것과 똑같다.

기본적으로 교통사고는 운전자 부주의 때문에 발생한다. 특히 과속은 제한속도를 초과하고 있다는 사실을 운전자가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도 서울 시내에서 한 운전자가 경찰차의 추격을 피해 180㎞의 속도로 도주하다가 경찰차와 부딪치는 교통사고를 냈다. 운전자들은 과속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는 과속 사고에 대한 처벌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사고로 취급해, 과속할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과속 사고는 형사처벌 이외에 운전면허 행정처분을 강화하고 과태료 대폭 상향, 차량 몰수 등으로 다스려야 한다. 과속 사고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제한속도를 시속 20㎞ 초과해 운전한 경우에 과속으로 처리된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첫째 제한속도 30㎞ 초과 시 음주운전과 같이 운전면허 정지 100일과 과태료 300만원, 둘째 제한속도 40㎞ 초과 시 운전면허 취소와 차량 몰수, 자동차의 가치가 하락했을 때는 과태료 1천만원, 셋째 제한속도 30㎞ 초과 시에는 무조건 가해자 처리, 넷째 고속도로 입출구 시간 확인으로 과속 단속 등이 있다.

과속 사고 처벌을 이렇게만 시행한다면 운전자들은 제한속도를 30㎞ 이상 초과하는 일이 거의 없어져 과속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조치는 모든 국민이 안전한 교통 문화를 조성하는 지름길이자, 1년에 200명 이상을 살리는 효과를 불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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