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송기의 우리말 이야기]상보 반의어

대구 능인고 교사

민송기 대구 능인고 교사 민송기 대구 능인고 교사

반의어는 서로 반대되거나 대립되는 의미를 가진 단어이다. 반의어는 어휘의 의미를 파악하고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데 유용한 방법이다. 예를 들어 '두둑'이라는 말을 의미에 대해 '논이나 밭'에서 '흙을 쌓아 올려서' '주변보다 높은 부분'이라고 두둑이 될 수 있는 조건들을 정의하는 방법도 있지만, '고랑'의 반대말이라고 해도 간단하게 의미의 영역을 파악할 수 있다. 반의 관계는 보통 의미 요소들을 나누어 보았을 때 다른 모든 요소는 같고, 단 하나의 요소만 다른 경우에 성립한다. 처녀와 총각은 '결혼 적령기' '미혼'이라는 의미 요소는 같고 성별이라는 요소 하나만 다르기 때문에 반의 관계가 성립한다. 총각과 아저씨는 반의 관계가 될 수 있어도 처녀와 아저씨를 반의 관계로 보는 사람이 없는 것은 그 때문이다.

반의어를 유형화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상보 반의어, 등급 반의어, 관계 반의어로 나눈다. 등급 반의어는 '춥다-덥다'처럼 판단이 주관적이고 두 말 사이에 다양한 정도가 있을 수 있다. 관계 반의어는 앞에서 이야기한 '두둑-고랑' '오른쪽-왼쪽' '주다-받다'처럼 상대적인 관계에 의해 형성된다. 상보 반의어는 '처녀'와 '총각'처럼 공유하는 의미 영역이 없기 때문에 동시에 긍정하거나, 부정하면 모순이 일어나는 말이다. 처녀이면서 총각인 경우는 없고, 결혼 적령기에 있는 미혼 중 처녀도 아니고 총각도 아닌 경우는 없다. '죽다'와 '살다'의 경우를 보면 두 개가 동시에 성립할 수는 없지만 '죽은 것도 아니고 산 것도 아니다.' '죽었지만 살아 있다.'와 같은 표현도 제법 쓰인다. 이 경우는 역설법이라고 하는 문학적 수사이다.

어린 아이들이 반대말 놀이를 할 때 보면 "소고기의 반대말?" "돼지고기!"라고 답하는 경우가 있다. 소고기와 돼지고기는 같은 상위 항목 안에 속하는 말로 반의 관계는 아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은 자기들이 아는 고기는 소고기와 돼지고기밖에 없기 때문에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상보 반의어로 생각한다.(닭고기는 조리법이 달라서 다른 고기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상보 반의어를 익히면서 반대, 대립을 생각하지 않는다. 대신 세상에는 소고기도 있어야 하고, 돼지고기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상보'(相補)라는 말은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여 완전하게 만들어 주는 관계를 말하는데, 아이들이 익힌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대표적인 상보 반의어는 남자와 여자이다. 둘은 대립의 관계가 아니라 세상을 완전하게 만들 '상보'의 관계이다.

관련기사

AD

오피니언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

기획 & 시리즈 기사

[매일TV] 협찬해주신 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