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83타워에서 본 대구 근대유산

유병천 E.World 대표이사 유병천 E.World 대표이사

대구83타워는 불국사의 다보탑 모양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거기에는 찬란했던 신라 문화를 계승하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대구라는 지명이 처음 역사 속에 등장한 것은 신라 757년(경덕왕 16)때다. 꽤 오래전 일이다. 그럼에도 대구의 옛 지명 '달구벌'이 아직도 익숙한 것은 달구벌이란 이름이 주는 친근함 때문일 것이다.

오래된 도시는 오래된 이야기를 품기 마련이다. 경상감영은 옛 대구를 이야기 할 때면 자연스러운 소재로 등장하고, 대구 근대골목은 개항을 시작한 조선의 시대상과 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곳으로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동산 병원에서 시작되는 근대화 골목과 건물들을 거닐다 보면 최근 화제 속에 방영된 드라마 '미스터션샤인'의 주인공이 된 듯 서구의 문물을 받아들인 구한말 우리 민족의삶 속으로 빠져든다.

내가 가끔 찾는 곳은 청라언덕이다. 중학교 시절 합창부를 하면서 배웠던 동무생각의 가사에 나오는 청라언덕. 묘비에 적혀 있는 이은상 선생님이 지으신 노래 가사가 정겹다. "청라언덕과 같은 내맘에 백합 같은 내동무야~~" 유년 시절의 기억이 활동 사진처럼 대구 몽마르트르 언덕 너머로 어렴풋이 떠오르고,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온다.

선교사 묘역과 러시아 선교사였던 블레어 주택을 지나 3.1만세운동길에서 만나는 태극기는 3·1운동의 모태가 되었던 국채보상운동과 2.28학생의거를 떠올리게 한다. 역동적인 대한민국 근대화의 한 출발점이 대구였다고 말할 수 있을 듯 하다.

타워에서 바라보면 유독 눈에 들어오는 건물이 계산성당이다. 주황색의 천정과 고딕 양식의 성곽은 저곳이 근대골목의 중심이라는 것을 보여 주는 듯하다. 1960년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계산성당에서 웨딩마치를 울렸다고 한다. 육영수 여사와 팔짱을 낀 채 근엄한 얼굴을 하고 있었을 젊은 시절의 박정희 대통령 얼굴이 눈 앞에 어른거린다.

매일신문 건물 뒤 약령시장은 대구를 처음 찾았던 2014년 혼자 길을 걸으며 한방 문화체험도 하고 향 짙은 쌍화차를 혼자 마시며 대구의 문화에 익숙해져 가야 한다고 마음 먹었던 곳이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시인의 고택에서는 어려운 시기를 꿋꿋하게 헤쳐나간 시인의 단단한 마음을 엿보며 나 역시 마음을 다잡던 기억이 있다.

'대구에 갈만한 곳이 별로 없다' 라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다. 김광석거리와 근대골목은 타도시에서 벤치마킹을 할 정도로 성공적인 지자체 관광 콘텐츠가 되었으며, 대구시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각종 축제들의 질과 양은 타 도시들보다 월등하기에 대구에 갈만한 곳이 없다는 말은 틀렸거나 겸손의 표현인 것 같다. 다만 도시 관광 콘텐츠들이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재방문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끊임없는 스토리 개발과 관광시설 간의 상호 연계 시스템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모두 힘을 모으고 더 많은 생각들을 나누어야 한다.

유병천 E.World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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