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보수 회생의 길은 있는가?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한국당 안보 우선 일관되게 주장
중산층 이하 계층 겨냥 정책 발굴
법조인'자산가 많은 의원 물갈이
박근혜'MB 유산 과감히 청산 정리


사상 유례없는 지방선거 참패 이후 보름이 넘도록 한국당이 표류하고 있다. 결과를 보면 60.2%의 투표율에 한국당은 대구, 경북 광역단체장 2석을 확보하는 데 그쳐 TK 지역당으로 전락했다.

기초단체장도 민주당의 3분의 1인 53석, 교육감 선거는 보수 성향 3석 확보에 그쳤다.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는 20.9%의 득표에 그쳤고 정당 득표율은 27.8%였고 반면 민주당 정당 득표율은 51.4%였다.

지난 대선 당시 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득표율이 24%였는데 결국 한국당의 전국 득표율은 작년 대선부터 현시점까지 24%에서 27%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작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보수 대부분이 한국당보다는 민주당 측에 표를 던졌다고 볼 수 있다.

유승민 의원의 바른정당이 호남 기반 국민의당과 통합하여 만든 바른미래당은 정당 득표율에서 의석수 6석의 정의당에 뒤지며 제주에서 겨우 광역의원 1명을 당선시키는 데 그치며 정치적 소멸 한계에 접어들었다.

작년 대선에서 보수 성향 홍준표, 유승민 후보의 합계 득표율이 30%를 넘겼던 것과 비교하면 보수 지지층 기반은 더욱 줄어들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그간 보수 진영은 문재인 정권의 지지율 70%대가 여론조사의 조작이나 실수에서 형성된 것이고 실제 지지율은 훨씬 낮을 것이라 생각했다.

태극기부대 같은 장외 보수에서는 실제 문 정권 지지율이 20% 안팎이라는 말까지 떠돌았고 숨어 있는 샤이 보수 지지층이 이번 지방선거에 결집해 문 정권에 일격을 가할 것이라는 희망적 환상을 품어 왔으나 이 또한 사실무근임이 드러났다.

필자는 실제 문 정권 지지율에 20% 정도의 거품이 있고 한국당의 지지율은 실제보다 10% 정도 낮을 것이라고 봤는데 대충 선거 결과는 이런 예측에 부합되었다. 과거 전체 보수 진영 중 40% 이상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고 이들 대다수는 이후 보수 진영에서 멀어져 다수가 민주당을 지지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지방선거 이후 책임론 내홍에 휩싸여 '비대위'조차도 꾸리지 못하고 있고 끝없는 분열에 빠져 들어가고 있다.

그러면 과연 보수 정당 최상의 길은 무엇인가?

첫째, '보수의 가치'를 시대에 맞게 새로 정의해야 한다. 그렇다고 현재 한국당 내 기회주의자들이 주장하는 문 정권의 대북 평화 드라이브에 찬성해야 한다는 주장은 한심하기 그지없다. 정치는 단기 이익을 떠나 일관성이 중요하며 한국 현실에서 보수 정당의 핵심은 '안보'에 있다. 한미 훈련 중단, 미군 철수 거론, 서해5도 자주포 훈련 중단과 평화수역 지역, DMZ 일대 비무장화와 미군 화력여단 철수 등이 거론되는 안보 현실에서 한국당은 더욱 '안보 우선'을 유불리에 관계없이 일관되게 주장해야 한다. 안보 때문에 진 것이 아니라 시류에 휩쓸려 안보를 소홀히했기에 진 것이다. 나아가 변화하는 시대 가치에 맞게 보수 가치를 대폭 수정해야 한다.

둘째, 고실업, 저성장 장기 불황, 양극화, 고령화 및 중산층의 몰락이 급속히 진행되는 한국 경제 현실에서 보수 정당은 새로운 경제사회 정책을 표가 많은 중산층 이하의 계층을 겨냥해 국가적 주거 해결, 주요 생활 비용의 인하, 입시 개혁, 사교육 비용 제거 등에서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 더 이상 과거 고성장 개발도상 시대 이데올로기에 기반해 상류 기득층의 이익을 주로 대변해서는 안 된다.

셋째, 솔직히 현재 한국당 의원 다수는 법조인, 기업인, 언론인, 자산가, 전문직 지역 유지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들 다수는 대기업의 이해를 일방적으로 대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들 기득층 다수가 물갈이되지 않고는 회생이 불가능하다. 보수는 기득권을 대변하는 게 아니라 다수 국민 공동체의 삶의 질을 온건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탄핵을 과감히 청산 정리하고 박근혜, MB 두 전직 대통령에게서 벗어나야 한다. 그들의 올가미에 걸려 장외 태극기부대, 친박, 비박, 친이로 싸우는 한 미래는 없다.

황장수 서울대 농경제학과 및 동 대학원 수료. 새천년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정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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