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 드루킹·판문점 선언을 바라보는 혼란한 국민의식

서울대 농경제학과 및 동 대학원 수료. 새천년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정치평론가.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서울대 농경제학과 및 동 대학원 수료. 새천년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정치평론가.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드루킹 폭로 맞다면 정권 치명타

특보는 한미 동맹 없애자는 발언

경제위기 징후 국가안보도 흔들

감성 쇼통에 진실 뭔지 헷갈려

'판문점 선언'이 있은지 어느덧 20여 일이 지났다. 여전히 많은 국민들은 이 선언이 평화와 안전을 보장해 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런데 최근 북한은 사소한 핑계를 삼아 남북 고위급회담을 무기연기시키고 미북 정상회담도 안 열릴 수 있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미국 내에선 하원 군사위원회가 주한미군 철수 시 미 의회 동의를 연계시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한미군 협상카드'화를 경계하고 나섰고 의회, 싱크탱크, 언론 등에서 미북 회담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선이 늘어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미북 회담 성사에 집착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과 한국의 회담 성공에 대한 '평가나 목표'가 다를 수 있다며 한국 보수층의 우려를 전달했다. 그런데도 국민 다수의 안보 불감증은 여전하고 6·13지방선거에서 여당의 압승 전망도 여전하다.

도대체 '촛불' 이후 국민들 사고는 어떻게 변모된 것인가? 엊그제 드루킹이 옥중에서 자신의 양심선언 성격의 폭로 글을 한 언론사에 전달했다. 드루킹의 주장에 따르면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의 동의와 지시에 따라 '킹크랩'이라는 첨단 댓글공작 기계를 동원했고 대선 때 일일 보고했고 점검도 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런데도 이후 대선 기여에 대한 '경공모 회원'의 인사 청탁 과정에서 김 후보에 농락을 당했다고 느껴 불법행위에 대한 언론폭로를 예고하자 긴급체포되고 증거인멸 차원의 압수수색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자신과 동료들이 구속 이후 접견, 변호사 면회 등에서 차단이 되고 '김경수를 진술 내용에서 빼라'는 검사의 지시가 있었다고 폭로했다. 물론 검찰은 드루킹의 폭로 내용 중 검찰 관련 김 후보 수사 축소 의혹을 부인했다.

드루킹의 폭로가 맞는다면, 이 사건은 두 가지 측면에서 엄청난 폭발력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드루킹 사건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경찰, 검찰 등 국가 권력기구가 더 상층 누군가의 지시에 의해 이 사건 축소 은폐에 가담했다는 것이다.

미국 닉슨 대통령의 하야는 자신이 직접 '워터게이트 도청 사건'에 결부되어서가 아니라 도청 이후 이 사건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거짓말을 한 이유로 탄핵에 몰렸다. 만약 드루킹 사건 축소 은폐 공작이 권력 최상층의 지시로 검경과 민정수석실이 동원됐다면 이는 문재인 정권의 도덕성에 치명타가 될 것이다.

다른 하나는 드루킹의 첨단 IT기계를 동원한 불법 댓글공작을 김 후보가 사전에 알고 동의한 것이 맞는다면, 이는 당연히 문재인 정권 대선 승리의 불법성 시비가 생기게 된다. 그리고 김 후보가 문재인 캠프 내 윗선 누구에게 최종 보고했는가 유무가 핵심 수사 관건이 될 것이다.

여야 간 협의된 특검 내용을 봐도 권력기관에 대한 축소 은폐 공작 내용이 수사될 수 있을지 의문이고, 김 후보 수사도 제대로 못한 수사기관이 그 윗선을 수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결국 정권 초반에 벌어진 드루킹 게이트는 특검을 맡으려고 하는 변호사가 없다고 특검 추천을 맡은 변협이 고민을 토로하고 있다. 이 나라 2만여 명의 변호사 중에 민주주의 수호의 사명감과 정의에 불타는 변호사가 단 한 명도 없단 말인가?

상황이 이러함에도 다수의 국민들은 J노믹스가 실패해도 경제 위기 임박 징후가 곳곳에서 나와도 국가 안보가 흔들려도 민주주의 원칙이 흔들려도 얄팍한 감성과 '쇼통'에 흔들려 진실이 무엇인지 헷갈려 하고 있다.

6·25 남침 전쟁 휴전 후 65년 동안 지속된 한미 동맹을 없애는 게 최선이라는 말이 대통령 특보라는 자의 입에서 나오고, 이제 한미합동군사훈련이나 미국의 전략자산 무기들은 아예 북한의 반발을 의식해 한반도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주 자신들이 제안한 고위급회담을 몇 시간 후 무산시키고 존 볼턴 미국 NSC 보좌관을 제거하지 않으면 미북 회담을 재고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 이런 북한에 NLL과 DMZ를 열어젖히고 한시라도 빨리 경협이란 명목의 대북 지원을 하고 싶어 안달하는 게 판문점 선언의 본질인가?

악마는 디테일에 있는 게 아니라 진실을 외면하고 시류에 영합하고자 하는 안일한 의식 속에 있는 것이 아닐까? 정의와 진실의 길은 멀고 시류와 안일함은 우리 곁에 있다.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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