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종교계를 비롯한 대구퀴어축제대책본부 관계자들이 18일 대구시청 앞에서 '동성애 축제 반대'를 외치고 있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 제공

"대구퀴어축제 반대" 7만5000여명 반대서명

"동성애는 건강한 가정을 원하는 창조주의 창조질서를 부정하는 행위입니다. 인권과 평등으로 포장한 어떠한 동성애 합법화 시도에도 우리는 반대 합니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를 비롯한 대구퀴어축제대책본부(이하 대책본부)는 18일 대구시청 앞에서 23일(토) 동성로에서 열릴 예정인 '제10회 동성애 퀴어축제'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대책본부는 7만5천여 명이 참여한 반대서명을 대구시, 중구청, 중부경찰서에 전달했다. 이번 반대서명은 기독교 단체, 대책본부를 비롯 동성애 반대 24개 단체와 연대하여 1인 시위현장, 교회, 거리에서 1개월 동안 접수한 것이다. 10회 째를 맞는 올해 대구퀴어축제엔 같은 날 2ㆍ28기념공원에서 대책본부의 반대집회, 기도회도 예정돼 있어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 관계자는 "이날 집회엔 지역 기독교인, 대책본부 5천여 명이 참석해 대구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비윤리적 축제를 막을 것" 이라며 "동성애자들이 잘못된 성(性) 방식에서 벗어나 올바른 윤리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기도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동성애동성혼헌법반대국민연합 함성호(경북대 교수) 대표는 성명을 통해 "대구퀴어축제는 비윤리적, 비생명적이며 에이즈 같은 질병의 온상이 되고 있다"며 "특히 청소년에게 왜곡된 성문화 정보를 제공하는 행사가 대구 중심 동성로에서 개최되는 것을 반대 한다"고 말했다. 의학계대표로 발언한 김성림 산부인과원장도 "동성애는 유전이 아니며 동성간 쾌락추구로 정상적인 결혼 임신, 출산을 기반으로 하는 건강한 가정을 파괴하는 행위"라며 "이로 인해 에이즈를 비롯한 성병감염의 주요 통로가 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한편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는 성명서를 내고 "일부 기독교, 시민단체가 성 소수자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고 있다"면서 "나와 다른 이들을 혐오의 대상으로 치부하고 공격하는 폭력적인 방법은 기독교 정신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2018-06-22 11:15:07

지난해 '가톨릭 부제들의 교회 일치와 종교간 대화' 기간 부제들이 이슬람 서울중앙성원을 방문해 종단 예식을 참관하고 성직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제공

가톨릭 부제들의 이웃종교와의 대화

사제 서품을 앞둔 천주교 부제들이 이웃 종교를 찾아가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지난 20~22일 '2018년 가톨릭 부제들의 교회 일치와 종교 간 대화'를 개최했다. 올해 11회째인 이 행사에는 전국 13개 교구와 8개 선교·수도회 소속 부제 111명이 참가했다. 부제들은 한국천주교주교회의를 시작으로 3일 동안 주한 교황대사관, 정교회 한국대교구청,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대성당, 대한불교조계종 화계사, 원불교 강남교당, 한국이슬람교중앙회 서울중앙성원 등을 방문해 예식을 참관하고 성직자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천주교주교회의 관계자는 "이 행사는 천주교 사제 서품 전 단계를 밟고 있는 부제들을 초청해 한국 천주교회의 구심점인 주교회의의 임무와 역할을 알리고 교황청과 지역 교회 간의 일치와 소통, 그리스도교 교파들의 차이점과 접점, 이웃 종교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2018-06-22 11:06:26

박용욱 신부

[종교칼럼] 병원의 탄생과 인간의 가치

고대 건축이 보여주는 놀라운 성취는 오늘날까지도 우리를 경탄하게 한다. 기원전 2천500년 무렵부터 들어서기 시작한 피라미드들은 건축학적 놀라움뿐 아니라 그만한 규모의 토목건축을 뒷받침한 효율적 행정체계와 생산력을 증언한다. 서기 125년 경 재건된 로마의 판테온은 무려 2천여 년의 풍파를 견뎌내며 아직도 현역의 위용을 뽐내며, 기원전 19세기 무렵 고대 바빌로니아에 설치된 하수도와 수세식 화장실은 생활에 필수적인 건물과 구조물들이 고대 사회에도 이미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그런데 어지한간 것은 모두 갖춘 이집트와 로마 제국에서 찾을 수 없는 건물이 있으니, 그것은 병원이다. 이집트 의학의 창시자요 최초의 의사라 불리는 임모텝은 역사상 최초의 체계적 의학 기록을 남겼지만, 이집트 어디에도 병원은 따로 존재하지 않았다. 명실상부 세계의 중심(Axis Mundi)으로 기능했던 로마에도 병원 건물은 없었다. 오늘날의 병원과 비슷한 발레뚜디나리아(Valetudinaria)가 존재하기는 했으나, 여기에는 오직 군인들과 노예들만 드나들 수 있었다. 환자들을 위한 돌봄의 기관이라기보다는 손상된 노동력을 보충하는 일종의 수리소였다는 뜻이다. 임모텝이 환자들을 돌본 것도 그가 최초의 피라미드 설계자요 건축가였다는 사실과 연관된다. 임모텝의 의료는 근본적으로 건설에 동원된 수많은 인적 노동력을 최대한으로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었다.요컨대, 고대 사회는 더 이상 생산수단으로 기능하지 못하는 노동력을 보충하는 데 관심을 두었고, 병원을 세워 환자를 돌보는 것은 아무 것도 생산할 수 없는 이들에게 자원을 낭비하는 일로 여겼다. 인간의 가치는 그가 무엇을 생산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었던 것이다. 그런 가운데, 서양 최초의 병원이 체사레아의 주교 바실레이오스(성 바실리오)에 의해 등장한다. 바실레이오스 주교는 그리스도교 복음 정신으로 사회적 이상을 구체화시킨 일종의 사회복지 복합 건물을 세워 여행자와 가난한 이들에게 숙소를 제공하고 환자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주교는 여기서 친히 허리에 앞치마를 두르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돌보며 음식과 영혼의 양식을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호스피치움(Hospicium)이라 불리는 이런 건물들이 곳곳으로 퍼져나가 훗날 병원의 모태가 된다. 신약 성경에 기록된 17개의 치유 이야기에서 볼 수 있듯, 아무 것도 생산할 수 없고 어떤 보상도 기대할 수 없는 환자들은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하느님의 각별한 사랑을 받는 존재로 격상되었다. "우리의 병고를 떠맡고 우리의 질병을 짊어진"(마태 8,16~17) 예수의 모범을 따라 환자를 돌보는 일은 하느님 나라를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일이 되고, 마지막 날의 심판을 통해 하느님께서 그 수고를 갚아주시리라는 희망이 그리스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된다. 인간 생명의 가치를 그의 생산력과 분리하게 되는 이 지점이야말로 인간의 가치와 품위가 복음 정신으로 새 옷을 갈아입은 생생한 예일 것이다. 인간의 가치는 그가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에 매이지 않는다. 오늘날 의료와 관련된 여러 가지 논쟁에서, 그러니까 낙태 합법화라든가 안락사 논쟁 같은 문제에 있어서 우리는 이 명료한 진실을 자주 잊는다. 참으로 안타깝게도.박용욱 신부 대구가톨릭대 의과대학 윤리학교실 주임교수

2018-06-15 14:07:28

보얄리에서 50km 떨어진 람비공소를 방문한 장신호 주교 일생이 신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맨 중앙 두 사제 중 왼쪽이 장신호 보좌 주교. 가톨릭신문 제공

천주교대구대교구 아프리카 선교활동 잰걸음…2012년부터 사제 파견 사회복지 활동

천주교대구대교구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과 볼리비아 등에 성전을 건립하고 사회복지시설을 설립하는 등 해외 선교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교구는 또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방기대교구 신학생을 초청해 대학에서 신학과정을 이수할 수 있게 하는 등 교구 간 협렵 증진과 친선 도모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대구대교구는 2012년부터 방기대교구에 교구 사제를 파견해 선교와 사회복지 활동을 벌이고 있다. 2012년 8월 남종우, 배재근 신부 파견을 시작으로 현재 배재근, 김형호, 김정철, 이진희 신부가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다. 교구 총대리 장신호(요한 보스코) 보좌주교는 지난달 27일 방기대교구를 방문해 방기대교구장 듀도네 은자빠라잉가 추기경과 함께 보얄리 삼위일체성당 새성전 봉헌미사를 공동집전하고 교구가 설립한 사회복지시설 들꽃마을 축복식을 집전했다. 또 현지 학생을 위해 사제들이 직접 마련한 수도 방기 시내에 있는 공부방도 둘러봤다. 연면적 640㎡ 규모의 새 성전 보얄리 삼위일체성당은 남종우 신부가 초대 주임 신부로 부임해 2015년 공소에서 본당으로 승격됐다. 그동안 공간이 협소해 대부분의 신자들은 밖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축복한 들꽃마을은 20만여㎡부지에 사무실동(진료실, 약제실, 사무실, 식당 등)과 거주동 등을 갖추고 있다. 거주동은 30여 명이 거주 할 수 있으나 가족이 늘어날 경우 추가로 신축할 계획이다. 사회복지사업의 필요성을 이해시키고 사업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2012년에 설립된 들꽃마을은 그동안 내전으로 공사가 미뤄지다가 이번에 완공하게 된 것이다. 대구대교구는 또한 방기대교구 신학생을 초청해 사제품을 받을 때까지 지원하고 있다. 지난 1월 부제로 서품된 방기대교구에서 유학 온 에리찌에, 크리스티앙은 내년 1월 사제품을 받는다. 올 초에도 방기대교구 소속 신학생 2명이 대구가톨릭대 신학과에 입학했다.이와 함께 대교구는 남아메리카 볼리비아에도 8명의 사제를 파견해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구대교구 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는 "한국 교회는 그동안 다른 나라 교회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제 그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국경을 넘어 전 세계에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해야 한다"며 "앞으로 여건이 허락하면 선교와 복지, 나아가 학교설립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8-06-15 13:54:44

"조계종 정화 앞장서겠다" 스님들 모임 발족…참회 안거 스님 등 40여명 참석

큰스님들의 일탈 행위와 의혹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조계종을 우려하는 스님들이 승가 모임 가칭 ‘조계종을 걱정하는 스님들의 모임’(이하 스님들의 모임)을 발족하고 대안 모색에 나섰다. 스님들의 모임은 지난달 31일 1차 회의에 이어 5일 AW컨벤션센터(구 하림각)에서 종단 현안에 대한 대안 모색 및 임원진 선출 등을 위한 2차 회의를 가졌다. 이날 모임에는 조계사 앞에서 참회 안거 중인 스님을 비롯해 중진급 스님 4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스님들은 여의도포교원 주지 현진 스님을 임시의장으로 선출했으며, 활동계획 수립 및 홍보 등을 담당할 실무위원 9명을 뽑았다. 이날 회의에서는 현 사태를 해결할 실천방법을 놓고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자는 측과 원로·종회·교구본사주지회의 등 종단에 자정 능력을 요구하자는 측 등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것으로 알려졌다. 2시간 넘게 진행된 회의에서는 결의문을 채택했지만 더 많은 스님들의 뜻을 모아 다음 회의에서 결의문을 발표하기로 결정했다. 결의문은 현 집행부와 교구본사주지의 계율을 어긴 행동 등으로 국민적 지탄이 확대되는 경향을 막는 자정 능력을 보여야 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회의 후 대변인 허정 스님과 실무위원 도정 스님은 “총무원장 스님을 비롯한 고위직 스님들의 은처자·성폭력 의혹·배임 횡령 문제 등이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만큼, 문제가 더 이상 확대되기 전에 종단 구성원들이 나서 자정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모임을 가졌다”고 발족 이유를 설명했다. 두 스님은 그러나 “종권 탈취나 노리는 그런 모임은 아니다. 현 사태를 수습하자는 순수한 뜻으로 종도들 의견을 수렴하자는 모임”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결의문 발표와 함께 ‘‘도박·성폭력 승려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 서명운동’에 나서기로 뜻을 모았다. 도정 스님은 “언론을 통해 의혹이 제기됐는데 많은 부분이 아직 계류 중에 있다”면서 “검찰과 경찰 등에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하기 위한 서명운동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임시의장 현진 스님은 “종단이 신자나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종도의 뜻을 모아갈 것”이라며 “앞으로 외연을 확장해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조계종이 건강하고 청정한 종단으로 회복되도록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8-06-08 12:22:12

박병욱 목사

[종교칼럼] 미움이여, 안녕!

내가 처음 본 김일성의 얼굴은 오동통한 우량아의 얼굴이었다. 우리 어릴 때만 해도 보릿고개가 있었고, 우량아 대회도 있었다. 얼마나 먹고 살기가 힘들었으면 요즘 시각으로 보면 영락없는 비만아를 건강의 상징처럼 여기고 상까지 주었을까? 김일성의 살진 얼굴이 북한이 지상낙원이라는 정치 프로파간다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리라. 어쨌든 그들은 그런 식으로 김일성의 얼굴을 상징화했다. 금강산 관광을 갔을 때 본 풍경이다. 북한 마을 입구에 이집트의 오벨리스크 같은 모양의 기둥을 높이 세우고 이렇게 써 놓았다. "위대한 김일성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 성경의 예수님 말씀을 흉내 낸 문구다. 이쯤 되면 김일성은 예수님 급이다. 요즘은 이 구호에 '김정일 동지'가 첨가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북한에서는 김일성 '신격화'가 진행되었다.남한에서는 김일성 '악마화'가 진행되었다. 군대 내무반 벽에 그려져 있는 김일성의 얼굴은 뿔이 난 빨간 도깨비였다. 그리고 집합을 하면 예외 없이 '때려잡자 김일성, 무찌르자 공산당' 구호를 반복해서 외쳤다. 우리는 미국에서 구호 물자로 온 딱딱한 옥수수 빵을 씹으며 마을회관, 면사무소, 학교 등 관공서 담벼락에 써있는 이 구호를 읽었다. 일 년에 한 번 이상은 반공 글짓기 대회, 반공 그림 그리기 대회를 했다. 이때 '공산당, 김일성'은 반드시 빨간색 크레용을 쓰는 것이 공식이었다. 일 년에 한 번 반공 웅변 대회를 하면 어린 학생들은 소리 높여 부르짖었다. "공산당을 때려잡자."이렇게 북한에서나 남한에서나 김일성 종교화가 진행된 것은 마찬가지다. 북한에서는 신의 모습으로, 남한에서는 악마의 모습으로 종교화된 것이다.남한 사회의 가장 큰 비극은 종교화된 증오였다. 북한에 강한 증오심을 가질수록 증오종교의 진골 선봉자로 높임 받는 세상이었다. 많이 미워할수록 증오종교의 헌신자이기 때문이다.특별히 기독교 지주계급은 종교적 경제적 이유로 공산정권에 의해서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받았다. 그들의 아버지가 제대로 재판도 받지 못하고 잔혹하게 처형당하는 모습을 두 눈 뜨고 보아야 했다. 평생을 지고가야 하는 고통이었다. 악마가 아니고는 그런 일을 저지를 수 없다고 생각했다. 김일성과 공산당 정권은 악의 화신을 넘어 악 그 자체였다. 북한 지역에서 소위 유산자 계급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같은 경험을 했을 것이다. 또한 6·25의 참상은 어떠했는가? 형편이 이러니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도 공산당에게는 예외조항이었다.우리 사회에 분노와 적개심이 왜 이렇게 많은가? 왜 사람들은 내편과 적을 만들어 놓을까? 누구든 증오하도록 만들어진 결과다. 증오의 종교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집단적 트라우마가 분노와 적대감의 씨앗으로 심겨져 남한 사회에서 증오의 싹이 돋아나고 증오의 열매가 맺혀가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 사회의 분열의 씨앗이다.우리는 정전 이후 65년을 지내오면서 트라우마가 주도하는 삶만을 살아온 것이 아니다. 우리는 경제 발전도 이루었고, 민주화도 이루었고, 지구촌 이웃의 살아가는 모습도 보았고, 지구촌 인류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법도 배웠다. 선진국 국민으로서의 교양도 익혔다.전쟁의 원한이 빨리 사라졌으면 좋겠다. 우리가 여전히 분단의 시대에 붙잡혀 있다면 불행한 일이다. 이제는 우리가 분단의 시대를 끝내야 하지 않을까?우리가 여전히 증오의 종교를 섬긴다면 불행한 일이다. 증오의 종교도 사라져라. 증오의 시대여 떠나가라. 빨리 새 시대가 열렸으면 좋겠다. 사랑의 종교로 돌아가야 한다. 빨리 돌아가자.박병욱 대구중앙교회 대표목사

2018-06-08 10:35:42

선도산 마애불 돌출바위에 새겨진 삼국시대 명문과 명문 위치사진

경주 선도산 마애불 명문 발견

경주 선도산 마애불(보물 제62호)의 오른쪽 암벽에서 삼국시대에 새겨진 것으로 보이는 명문이 발견됐다.경주시는 이 명문이 경주 위덕대 박물관장인 박홍국 교수가 유적답사 중 글자가 있는 것을 보고 전공학자들과 함께 조사한 결과, 가로 5행, 세로 5열 중 8자를 판독했다고 4일 밝혔다. 명문은 암벽에서 약 1.3m 떨어져 나와 성모사(聖母祠) 뒷편 처마아래까지 밀려온 바위면에서 발견됐다.선도산 마애불은 높이 6.85m인 아미타여래입상이 좌우에 높이 4.6m 안팎의 관음보살상과 대세지보살상을 거느린 형태다. 많은 학자가 이 불상 주변 어딘가에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신라인이 새긴 글씨가 확인된 셈이다. 불상에 얽힌 사실뿐만 아니라 신라 사회상을 유추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는 점에서 주목된다.박 관장은 "오래전부터 막연하게 성모사 뒤쪽 바위에 희미한 글씨가 있다는 사실은 알았다"며 "먼지를 닦아내고 탑본을 뜨니 몇몇 글자가 선명하게 보였다"고 말했다.박 관장이 판독한 글자는 가로 5행, 세로 5열 중 8자다. 오른쪽부터 왼쪽으로 1∼5열로 번호를 붙이면, 1열 1행에 운(云)으로 보이는 글자가 있다. 2열 1행은 거(居), 5행은 미(彌)를 새겼고, 3열과 4열 5행에 각각 문(聞)과 사(思)가 있다.가장 글자가 많이 남은 열은 5열이다. 5열 3∼5행에는 차례로 아(阿), 니(尼에서 匕 대신 工), 신(信)이 보인다.글자 크기는 세로 3.5∼4.5㎝이며, 상하 글자 간격은 2∼3㎝다. 열간 간격은 약 4㎝다. 바위는 많이 훼손됐으며, 글자가 있는 부분 중간에 대각선 방향으로 후대에 배수를 위해 판 것으로 짐작되는 길이 110㎝, 너비 6㎝, 깊이 3㎝인 홈이 있다.박 관장은 "이번에 판독한 글자는 전체 글의 중간 부분으로 보이며, 연호나 간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며 "경주 단석산 신선사 마애불 조상 명문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이른 시기 석불 명문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박 관장과 함께 선도산 마애불 명문을 살펴본 이영호 경북대 교수는 "비록 일부글자만 판독했으나, 마애삼존불 조상기일 가능성이 큰 매우 중요한 금석문"이라고 평가했다.

2018-06-04 17:00:26

각정 스님

[종교칼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여름 안거가 시작됐다. 산중에는 나무들이 초록의 숲을 이루고 생명에게 없어서는 안 될 공기를 내뿜고 있다. 나무와 나무들은 푸른 사원을 만들어 총림이 되었다. 텃밭에서는 상추와 고추, 가지 토마토가 쑥쑥 자란다. 사람이 행복과 불행을 이기는 길은 삶 전체가 온전하게 하나가 되는 일이다. 삶이란 온통 질문뿐이지만 그 속에서 정답을 찾으려고 고심한다. 자신이 몸담아 사는 일상에서 언제나 홀로 무심하게 지낼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진정으로 깨어있는 사람이다. 삶의 희노애락과 욕망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말이다.수행이란 무엇인가? 수행은 나를 겸손하게 하고 단순하게 하는 거기에서 깊은 체험을 하게 된다. 그것은 자신을 위한 일이지만 이웃을 위해서 자비심이 싹트게 되면서 본래의 나로 드디어 태어나는 것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슴속에서 사람의 마음이 없어지고 있다. 밤 하늘의 별이나, 속삭이는 바람, 춤추는 나무들의 자태를 기쁨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사는 일에 급급하여서 자연의 소리를 멀리하게 되었다. 달이 뜨고 새가 나는 모습들을 눈 여겨 보지도 않는다. "사람과 기도와 명상이 그대 가슴에 중심이 되게하라 (팃낙한)"모든 경전과 스승들은 '나를 보라'고 하지 않는다. '나를 초월하여 보라'고 외친다. 이 초월함은 내면의 고요와 평화로움에서 얻어질 수 있다.정욕에 휘둘리고 티끌만한 명예를 쫓아가는 사람은 홀로 있지 못하고 윤회의 업력에 끌려가는 사람이다.승복 입은 도독들이 설치고 있고 세상이 절을 걱정하는 세태가 되었다. 참회와 민망함으로 같은 옷을 입고 얼굴을 들수 가 없게 되었다. 무엇을 위해서 부모형제와 살던 집을 등지고 출가 하였는지 깎은 머리를 자주 만져본다.주지 자리를 서로 다투고, 은처 자에 학력위조까지 다반사가 되었다.출가가 집에서 뛰쳐나오는 단순한 일인가? 온갖 욕망과 세속적 집착에서 벗어나도록 일상화되고 참선하고 기도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체화하기 위해 안과 밖으로 자신을 갈고 닦지 않는 사람은 수행자가 아니다. 말할 것도 없이 승가의 생명은 청정함에 있다. 청정성을 잃으면 더 이상 승가가 아니다. 지금 참선하고 염불하는 그 일 말고는 어떤 욕망도 비워 내야하며 그 수행과 정진을 통해서만 자유와 평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만일 겉으로만 수행자처럼 꾸미고 돈이나 명예 그 밖의 것을 생각했다면 그런 사람은 불자가 아닌 가사 입은 도둑놈들이다.부처님 당시에도 부처님이 한탄하며 말씀 하셨다."어찌하여 도둑들이 내 옷을 꾸며 입고 부처를 팔아 온갖 악업을 짓고 있는가"고통스런 과거와 업을 떠나지 못한 사람들은 비록 머리를 깎았을 지라도 집착과 욕망에서 벗어나 못하고 있는 것이다."재물과 이성을 바른 생각(正念)으로 대하라" 몸을 해치는 것은 이성보다 더한 것이 없고 도를 잃게 하는 것은 재물에 미칠 것이 없다.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계율을 마련해 경책하고 계신 것이다. "출가하여 수행승이 되는 일이 어찌 작은 일인가, 편하고 한가함을 구해서가 아니며, 따뜻이 입고 배불리 먹으려고 한것도 아니며, 명예나 지위 혹은 재물을 구해서도 아니다. 오로지 생사의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며, 번뇌의 속박을 끊으려는 것이고,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를 이어 끝없는 중생을 건지기 위해서이다."서산대사 휴정스님이 선가귀감에서 하신 말씀이다.세속적인 명예와 지위에 연연하지 않는 그런 사람을 수행자라고 말한다.무엇이 참이고 진리인가, 참 수행자는 모든 것으로부터 훌쩍 뛰어 넘어서 자유로운 사람이다.장미 꽃 붉게 지는데 부끄럽고 부끄럽다.각정 스님(청련암 암주)

2018-06-01 14:19:45

박용욱 신부

[종교칼럼] 여성가족부에 묻습니다 1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에서 헌법재판소에 낙태죄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현행 형법이 낙태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어 낙태 시술이 불법적, 음성적으로 시행되고 있고, 여성의 생명권과 건강권, 임신·출산을 자유롭게 결정하는 재생산권이 심각하게 침해 받고 있다"는 것이 여가부의 입장이라고 합니다. 여성가족부의 이 주장이 왜곡된 근거에서 도출된 일방적인 의견 아닌가 싶어서 지면을 빌려 몇 가지 여쭙습니다. 먼저 낙태가 불법이라서 낙태 시술이 불법적, 음성적으로 시행되고 있고, 그 결과 여성의 생명권과 건강권이 침해받는다고 하셨지요. 세계보건기구(WHO)가 만든 '안전한 낙태(Safe Abortion):보건 시스템에 활용하기 위한 기술 및 정책 지침'에도 비슷한 내용이 나옵니다. 2012년 갱신된 'Safe abortion'에서 WHO는 낙태에 관해 폐쇄적인 법률과 정책을 가지고 있는 개발도상국에서 행해지는 낙태시술 4건 중 3건이 안전하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루마니아 같은 나라에서는 낙태가 불법인 탓에 무허가 업자들에게 임신중절시술을 받다가 건강을 잃거나 위험에 빠진 사례가 적지 않게 보고됩니다. 아마 이런 통계와 권고에 입각해서 여성가족부도 입장을 정리하지 않았을까 추측합니다.하지만 한국의 실태와 자료에 정통할 여가부에서 WHO의 권고가 우리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을 왜 설명하지 않으시는지요? 개발도상국에서 일어나는 불법 낙태와는 달리 한국의 임신중절수술은 대부분 병의원에서 숙련된 의사에 의해 시행되고 있음을 여가부에서 모르지 않을 것입니다. 음성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이 으레 그러하듯, 불법 낙태 비용이 워낙 비싸서 병원 대신 다른 곳을 찾을 것이라는 예측도 우리 현실에는 부합하지 않습니다. OECD 주요국 중에서 높은 수준의 중절률을 보이는 우리나라에는 이미 큰 시장이 형성되어 있어 낙태 비용이 상당히 내려와 있다는 점을 알고 계시지요? 그런데도 굳이 개발도상국의 통계에 근거해서 여성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주장하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낙태 수술로 인해서 자궁 천공 등의 손상이나 골반 염증성 질환 같은 후유증에 시달리는 여성의 건강권은 왜 언급하지 않으시는지요? PASS(Post Abortion Stress Syndrome)라 불리는 정서적인 후유증을 환자와 의사 모두 경험하게 되는 현실은 건강권과 전혀 상관없는 것입니까? 낙태로 인해서 위험해지는 임신부의 생명권과 건강권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여가부가 언급하는 "임신·출산을 자유롭게 결정하는 재생산권"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2011년 보건복지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낙태 여성의 60%가 피임을 하지 않았고, 피임한 경우도 무려 82%가 피임이라고 부르기에는 무색한 방법을 썼다고 합니다. 여성이 '애 낳는 기계냐!'고 강변하기 전에, 이른바 '원치 않는 임신'을 피할 수 있는 피임방법을 실천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피임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선택하는 권리가 태아를 죽일지 살릴지 선택하는 권리보다 훨씬 인간적이면서 우선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수많은 이해관계를 조정하여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하는 정부 부처로서, 무엇보다 여성과 가족의 가치를 존중하고 지켜야할 정부 부처로서 여가부가 책임 있는 자세와 대안 제시를 통해 제 역할을 다 해주시길 바라마지 않습니다.박용욱 신부 대구가톨릭대 의과대학 윤리학교실 주임교수

2018-05-28 10:28:36

조계종 원로의원 속초 신흥사 조실 무산 스님이 26일 오후 5시 11분 신흥사에서 입적했다. 연합뉴스

'한국불교 대표 시조시인' 무산 스님 26일 입적…세수 87세

한국불교 대표 시조시인으로 조계종 원로의원인 속초 신흥사 조실 무산 스님이 26일 오후 5시 11분 신흥사에서 입적했다. 세수 87세. 승납 60세. 무산 스님은 1932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1939년 성준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1959년 직지사에서 성준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68년 범어사에서 석암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불교신문 주필,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신흥사 주지를 역임했으며, 종단 최고법계인 대종사 법계를 품수했다. 조계종 원로의원과 신흥사 조실, 백담사 조실, 조계종립 기본선원 조실로 후학을 지도해왔다. 1968년 등단한 무산 스님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시조시인으로, 한글 선시의 개척자로 꼽힌다. 시조집 '심우도', '아득한 성자' 등을 펴낸 스님은 가람시조문학상, 정지용문학상, 현대시조문학상, 고산문학대상 등을 받았다. 무산 스님은 만해 한용운의 사상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만해사상실천선양회를 설립하고 만해대상, 만해축전을 개최하는 등 포교 분야에서도 큰 업적을 쌓아 조계종 포교대상 등을 받았다. 빈소는 신흥사에 마련됐으며, 장례는 조계종 원로회의장으로 엄수된다. 영결식과 다비식은 30일 오전 10시 신흥사에서 열릴 예정이다. (연합뉴스)

2018-05-27 16:16:03

[종교칼럼] 여성가족부에 묻습니다 1

여성가족부(이하 여성부)에서 헌법재판소에 낙태죄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현행 형법이 낙태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어 낙태 시술이 불법적·음성적으로 시행되고 있고, 여성의 생명권과 건강권, 임신·출산을 자유롭게 결정하는 재생산권이 심각하게 침해 받고 있다"는 것이 여성부의 입장이라고 합니다. 여성부의 이 주장이 왜곡된 근거에서 도출된 일방적인 의견이 아닌가 싶어서 지면을 빌려 몇 가지 여쭙습니다. 먼저 낙태가 불법이라서 낙태 시술이 불법적·음성적으로 시행되고 있고, 그 결과 여성의 생명권과 건강권이 침해받는다고 하셨지요. 세계보건기구(WHO)가 만든 '안전한 낙태(Safe Abortion): 보건 시스템에 활용하기 위한 기술 및 정책 지침'에도 비슷한 내용이 나옵니다. 2012년 갱신된 'Safe abortion'에서 WHO는 낙태에 관해 폐쇄적인 법률과 정책을 가지고 있는 개발도상국에서 행해지는 낙태 시술 4건 중 3건이 안전하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루마니아 같은 나라에서는 낙태가 불법인 탓에 무허가 업자들에게 임신중절시술을 받다가 건강을 잃거나 위험에 빠진 사례가 적지 않게 보고됩니다. 아마 이런 통계와 권고에 입각해서 여성부도 입장을 정리하지 않았을까 추측합니다. 하지만 한국의 실태와 자료에 정통할 여성부에서 WHO의 권고가 우리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을 왜 설명하지 않으시는지요? 개발도상국에서 일어나는 불법 낙태와는 달리 한국의 임신중절수술은 대부분 병·의원에서 숙련된 의사에 의해 시행되고 있음을 여성부에서 모르지 않을 것입니다. 음성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이 으레 그러하듯, 불법 낙태 비용이 워낙 비싸서 병원 대신 다른 곳을 찾을 것이라는 예측도 우리 현실에는 부합하지 않습니다. OECD 주요국 중에서 높은 수준의 중절률을 보이는 우리나라에는 이미 큰 시장이 형성되어 있어 낙태 비용이 상당히 내려와 있다는 점을 알고 계시지요? 그런데도 굳이 개발도상국의 통계에 근거해서 여성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주장하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낙태 수술로 인해서 자궁 천공 등의 손상이나 골반 염증성 질환 같은 후유증에 시달리는 여성의 건강권은 왜 언급하지 않으시는지요? PASS(Post Abortion Stress Syndrome)라 불리는 정서적인 후유증을 환자와 의사 모두 경험하게 되는 현실은 건강권과 전혀 상관없는 것입니까? 낙태로 인해서 위험해지는 임신부의 생명권과 건강권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성부가 언급하는 "임신·출산을 자유롭게 결정하는 재생산권"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2011년 보건복지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낙태 여성의 60%가 피임을 하지 않았고, 피임한 경우도 무려 82%가 피임이라고 부르기에는 무색한 방법을 썼다고 합니다. 여성이 '애 낳는 기계냐!'고 강변하기 전에, 이른바 '원치 않는 임신'을 피할 수 있는 피임방법을 실천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피임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선택하는 권리가 태아를 죽일지 살릴지 선택하는 권리보다 훨씬 인간적이면서 우선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수많은 이해관계를 조정하여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하는 정부 부처로서, 무엇보다 여성과 가족의 가치를 존중하고 지켜야할 정부 부처로서 여성부가 책임 있는 자세와 대안 제시를 통해 제 역할을 다 해주시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박용욱 신부 대구가톨릭대 의과대학 윤리학교실 주임교수

2018-05-26 00:05:16

묘향사 주지 혜민 스님

자연과 인간 조화 이룬 사찰, 공부하는 수행자들의 천국…경북 칠곡 묘향사

묘향사(경북 칠곡군 동명면 득명리)는 주지인 혜민 스님이 15년 동안 직접 하나하나 개척해, 자연과 건물 그리고 인간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사찰이다. 뭐 하나 인공적인 것을 찾기 어렵다. 직접 재배하는 싱싱한 수십 가지 야채나 식물은 아침점심저녁 식탁에 오른다. 혜민 스님은 일주일에 딱 두 번만 법문을 한다. 부처님의 가르침도 본인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깨닫느냐가 중요하다는 사실 때문에, 굳이 애써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신도들에게 강요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강하다. 현 세대에 대해서도 "잘 명상해보라. 왜 그런 상황에 처해졌는지 알 수 있으며, 자신의 일 역시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한다"고 법문했다. 사실상 혜민 스님은 특이한 '괴짜'(?)에 가깝다. 항상 고시(사법행정CPA), 공무원, 경찰 등 공부하는 젊은 수행자들과 옆집 아저씨처럼 대화하고, 함께 운동한 이후에 맛있게 식사를 한다. 일명 '산적 탁구'라 불리는 탁구 실력도 웬만한 아마추어 실력자들을 울게 하고, '소림 족구'라 불리는 족구 실력도 상당하다. 묘향사의 식단은 각별하다. 맛있는 야채와 밑반찬에 숯불에 구운 고등어구이 등은 세상 어디를 가도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맛을 제공한다. 고시 준비를 하는 수행자들에게 맛있는 식사만큼 더 좋은 선물은 없을 것이다. 묘향사는 공부하는 수행자들에겐 천국이다. 사찰 속에 야간 족구장, 탁구장, 복싱 샌드백, 간이 골프연습장, 야구연습장, 단체 영화관까지 갖추고 있다. 이 절에서 공부해 성공한 법조인, 공인회계사, 공무원 등 수백 명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한 번씩 옛 생각에 젖어 다시 묘향사를 찾아 혜민 스님과 담소를 나누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혜민 스님은 "시대가 바뀌었으니, 사찰도 세상과 소통하며 문화 체육도 즐기는 수행장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묘향사에서는 다음 달 4일 (월)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한여름밤의 힐링 명상캠프'가 열린다. 054)975-7428.

2018-05-22 00:05:01

제2석굴암(주지 법등 스님)이 20일 대구경북지역 고등학생 10명, 대학생 10명에게 각각 50만원, 1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제2석굴암 제공

13년간 4억원, 장학금 주는 게 중요한 불사…제2석굴암 주지 법등 스님

경북 군위군 제2석굴암은 고등학생, 대학생에게 매년 장학금을 주며, 장학금 수여 자체를 중요한 불사로 여기는 사찰이다. 제2석굴암 주지 법등 스님은 매년 장학금 주는 것을 사찰의 사명이자 큰 보람으로 여기고 있다. 올해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20일에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고등학생, 대학생을 위한 장학금 전달식이 있었다. 법등 스님은 "옥석도 다듬어야 보석이 되듯, 사람은 배워야 보배가 된다"며 "미래의 큰 꿈을 품고, 향후 사회에 따뜻한 향기를 전하는 사람으로 성장해 주길 바란다"고 법문했다. 제2석굴암은 이날 고등학생 10명에게 50만원, 대학생 10명에게 100만원씩을 전달했다. 법등 스님을 중심으로 제2석굴암 자체적으로 장학금을 조성해,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이 행사는 올해로 13회를 맞았고, 지난 13년 동안 총 4억원이 전달됐다. 이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 중에는 현재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도 많지만, 이미 공무원, 회사원 등 다양한 직업인으로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 법등 스님은 강원도 상원사, 합천 해인사, 양산 통도사를 거쳐 이곳 제2석굴암으로 왔으며, 이곳에서만 45년째 수행정진을 하고 있다. 세속 나이로는 80줄에 드셨다. 댓바람에 '어떻게 매년 이 많은 장학금을 조성하느냐'는 질문에는 "절 재정이 넉넉지도 않고 내가 무슨 돈이 있겠는가"라며 "다만 장학금 조성을 위해 절에서 아낄 수 있는 것은 아끼고, 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리 힘들어도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법등 스님은 다 해지고 닳아 기워 입느라 바느질 자국들이 선명한 승복을 걸치고 있다. '깨끗한 옷이 없냐'고 묻자, 스님은 "아직까지 내가 바느질하고, 빨래도 스스로 한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모든 일을 스스로 해결하자'는 생각을 실천하고 있는 스님은 "절을 짓고 가꾸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세상에 전하는 것"이라며 "아무리 크고 잘 가꾸어진 사찰이라도 불자가 없으면 소용없다. 이제부터라도 불교계는 젊은 신도를 양성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설파했다. 마지막으로 법등 스님은 작금의 불교계 현실에 대해 "불교계 지도자들이 수많은 불자들 보기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서야 되겠습니까. 특히 스님들 중에서도 세상 일을 보는 사판승들은 부처님 가르침을 각별히 새겨야 합니다"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스님은 "하루가 다르게 건강이 쇠약해지고 있지만, 살아있는 동안에는 계속 장학금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꼭 쥐여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2018-05-22 00:05:01

아름다운 주변 풍광을 자랑하는 구룡산 석장사의 주지(가운데)와 불심 가득한 스님들. 석장사 제공

산 속 명당서 고인 극락왕생 기원…구룡산 자락 위치한 석장사

대한불교조계종 석장사는 건립 20년이 넘었으며, 강원도 월정사 출신의 석장 주지 스님이 고인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창건했다. 납골당 사찰로는 주변 산세가 온화하며, 주지 스님 등이 고인과 유족들을 위해 편안한 제례의식을 치러준다. 구룡산 자락에 위치한 석장사는 전통 고건축 양식으로 지었으며, 극락보전은 첨단 강제식 환기시설을 배제한 자연통풍 방식을 갖추어 산속의 맑은 바람을 끌어들이고 있다. 건물 아래에는 천연 참숯을 넣어 방충과 습도를 조절하며, 기초에는 대리석 좌대를 설치했다. 상단의 납골함은 천연대리석으로 만들어 어떠한 천재지변에도 유골의 유실을 최대한 방지하고 있다. 구룡산 석장사는 풍수지리적으로 태백산맥의 줄기에 위치한 명산인 구룡산 중심에 극락보전이 있으며, 명당의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특히 극락보전은 구룡산 자락에 아름다운 불교 고건축 양식의 납골당으로 건립, 기존 납골당의 이미지를 완전 탈피하여 경건한 분위기에서 조상을 모실 수 있는 공간이다. 경산과 청도, 영천에 걸쳐 있는 구룡산은 경산IC를 이용하면 대구에서는 1시간 거리이며, 부산과 경주 방면에서는 건천IC를 이용하여 1시간 30분 정도로 교통이 편리하다. 주변 경관도 수려해 고인과 남은 가족이 함께 마음을 이어가며 심신의 평안을 누리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구룡산 석장사 주지 석장 스님은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를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을 낳아준 부모에 대한 진정한 효(孝)가 무엇인지를 잘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시대의 정서가 각박해지고, 기술이 급변하지만 효의 본질은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053)857-2225.

2018-05-22 00:05:01

휴식과 힐링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도림사 전경.

수행·포교도량, 도시민 힐링사찰로 거듭나…대구 동구 도림사

도림사(道林寺대구시 동구 인산로)는 대한불교조계종 11·12대 종정 법전(法傳) 대종사가 창건한 수행과 포교의 근본도량이며, 생활불교 지장도량이다. 갓바위, 동화사, 파계사 등 천년고찰을 품은 팔공산맥을 마주한 명당자리에 절터를 잡은 도림사는 전통과 현대, 출가와 재가, 산중문화와 도시문화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도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스님의 기도 소리가 울려 퍼지고 신도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등 도량은 기운이 넘치고 있다. 법회와 기도, 도시민의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힐링 사찰'로 거듭나고 있다. 도림사 주지 종현 스님은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저마다의 마음에 따뜻한 평화가 깃들기를 축원한다"면서 "도림사는 불자들에게 받기만 하는 절이 아닌 베푸는 사찰,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힐링 사찰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가람 면모 두루 갖춰=도림사는 대웅보전을 비롯해 조사전, 석굴암, 소원불대탑 등 대가람으로서의 면모를 두루 갖췄으며 곳곳에 기도 공간이 많다. 360㎡(108평) 규모의 대웅보전은 주불(主佛)로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시고 있다. 청동에 금박을 입힌 주불 석가모니불은 높이가 333㎝, 무게가 1t이나 되는 거대하고 웅장한 부처님이다. 특히 야간에는 조명을 설치해 조명과 전통건물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24시간 개방하고 있다. 특히 대웅보전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불국사의 청운교백운교를 연상케 할 만큼 아름답다. 조사전에는 도림사를 창건한 법전 스님의 진영(眞影)과 평소 생활하면서 사용한 물건, 행장 등 유품이 보관돼 있다. 경주 분황사탑을 닮은 소원불대탑은 25m 높이의 5층 탑으로 맨 꼭대기에는 갓바위 부처님인 약사여래불을 모셨다. 석굴암은 도림사를 창건할 때 지은 석조 기도처로 도림사 경내 맨 위쪽에 위치하고 있다. 석굴 안에는 경주 토함산의 석굴암을 축소해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셨다. 입시철에는 많은 학부모들이 찾아와 합격을 기원하는 기도를 올리는 곳이다. ◆명상과 휴식, 힐링 공간 조성=도림사는 절을 찾는 불자나 시민들을 위해 명상과 휴식, 힐링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 놓았다. 부처님이 다섯 명의 비구(콘다나, 밧디야, 밥파, 마하나마, 앗사지)에게 최초로 사성제 (四聖諦)를 설법한 곳의 이름인 녹야원에는 부처님을 상징하는 자연석으로 세운 석탑과 다섯 비구를 상징하는 자연석 좌대를 배치했다. 석탑 맨 아래 기단석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셔놓음으로써 부처님의 최초 설법을 재현했다. 육송루는 보살도의 6바라밀 수행을 상징하는 6그루의 소나무가 심어져 있고, 자연과 더불어 명상과 참선을 할 수 있도록 나무 평상과 좌복이 마련돼 있다. 이 밖에 절 곳곳에는 대여섯 명가량 앉아서 쉬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원두막이 여러 채 있다. 도림사를 찾는 불자나 가족들이 도시락을 먹거나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베푸는 사찰=도림사는 "불우한 이웃을 돌봄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라"는 법전 스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다. '부처님의 자비로 이웃과 함께'를 실천하기 위해 지역 사회복지시설이나 기관 등에 매월 쌀을 지원하고 있다. 또 투명한 사찰 운영을 위해 재정은 재가자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주지 종현 스님은 "도림사는 역사는 일천하지만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등 종교 본연의 사명을 다하고 있다"면서 "한번 가보면 또 가고 싶은 아름다운 사찰로 가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18-05-22 00:05:01

부처님오신날 팔공·비슬산 방면 시내버스 추가 투입

대구시는 22일 부처님오신날 유명 사찰이 있는 팔공산과 비슬산을 찾는 시민이 많을 것으로 보고 시내버스 이용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우선 이날 달성군 다사읍~팔공산 동화사 구간을 운행하는 급행1번 버스 노선에 평상시보다 6대 많은 26대를 투입한다. 추가 투입되는 6대는 동화사~동대구역 구간만 왕복한다. 주말에만 운행하는 팔공산 맞춤 노선버스인 팔공2번(동대구역~갓바위), 팔공3번(칠곡경대병원역~파계사·동화사·갓바위)도 이날 운행에 나선다. 현재 팔공산 동화사에는 급행1번, 팔공1번, 팔공3번 버스가 운행하며 갓바위에는 401번, 팔공2번, 팔공3번 버스가 다닌다. 비슬산 용연사와 유가사에는 600번, 달성5번 버스가 운행한다. 김정섭 대구시 버스운영과장은 "부처님오신날 시민들은 시내버스를 많이 이용해주기 바란다"며 "특히 동화사와 갓바위로 가는 급행1번과 401번 노선은 이용자가 많기 때문에 팔공산 맞춤 버스인 팔공2번과 팔공3번을 많이 이용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2018-05-22 00:05:01

동천사 경내 모습. 동천사 제공

"동쪽 하늘 바라보며 한반도 통일 염원"…소백산 품은 동천사

동천불교문화재단 동천사 회주 백석 도연 스님은 불기 2562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세존차토 불래거(世尊此土 不來去) 조사피토 불래거(祖師被土 不來去) 여시불조 본래의(如是佛祖 本來意) 여하지수 진면목(如何知誰 眞面目) 삼계유심 이심전심(三界唯心 以心傳心) 당지심법 즉성불심(當知心法 卽成佛身)"이라는 긴 법어를 전했다. 이 법어는 "부처님 이 세상에 오고 가지 않았으며, 조사님도 저세상에 가고 오지 안 했으니 이와 같은 부처님과 조사님의 본래 뜻을 누가 어찌 그 진면목을 알 수 있으리. 삼계는 오직 마음! 마음으로 마음을 전했으니 마땅히 마음 법을 바로 알면 곧 즉시로 부처의 몸을 성취하리라"라는 뜻이다. 이와 함께, 백석 도연 스님은 "남북이 진정으로 하나 되는 길은 모두가 참선 수행으로 우리 마음속에 있는 갈등과 불신을 없애고,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여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설법했다. 동천사는 소백산 아래 풍기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봉현면 오현리 840의 1(2만여 평)에 위치하고 있으며, 백석 도연 스님이 부처님의 현몽을 받아 1993년에 창건한 절이다. 종교 간 화합을 몸소 실천하며, 불자들을 위해 희망과 화합, 믿음의 진리를 펴고 있다. 동천사의 뜻은 '동쪽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는 뜻이다. 동천사 산문을 들어서면 일주문과 사찰의 규모가 웅장하다. 일주문에서 대웅전을 잇는 가파른 108계단을 오르면 극락으로 통하는 불의문이 나온다. 사찰 내에는 백두산 홍송으로 지은 목조 5포형의 법당이 들어서 있고, 단청이 아름다운 대웅보전이 자리하고 있다. 사찰 내에는 철이 1만1천250㎏(3천 관)이나 들어간 거대한 종이 매달린 종각이 웅장한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다. 대웅보전 내부에는 과거불인 석가모니, 현재불인 미륵여래, 미래불인 무량보살 삼존불을 모시고 있다. 명부전은 은행나무를 직접 손으로 다듬어 조성한 십대왕 존영을 모시고 있으며, 참됨과 의로움을 토론하는 전각인 진의숙당이 자리하고 있다. 또 제석천왕과 함께 통일 염원을 담은 통일미륵대불 석불상(높이 15m)도 먼 동쪽을 바라보며 통일 대한민국을 염원하고 있다. 사부대중을 위한 불교대학(선학관)에서는 백석 도연 스님이 지난 8년 동안 불교 학생들을 위해 선학에 대한 전문지식을 직접 강의하고 있다. 매년 대중 포교를 위한 산사음학회도 열고 있다. 또, 매년 성탄절이면 풍기성당 앞과 시내 일대에 '예수님 탄생을 축하합니다'라고 쓴 플래카드를 내걸고 있다.

2018-05-22 00:05:01

장세철 동화사 신도회장 "봉사와 헌신,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실천할 것"

"종교를 넘어 봉사와 헌신의 참 의미를 실천하겠다." '풀비체'라는 아파트 브랜드로 더 알려진 고려건설의 장세철 회장은 올해 취임 법요식(3월 12일)을 시작으로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팔공총림 동화사 신도회장을 맡으면서, 봉사와 후원의 광폭 행보를 하고 있다. 장 회장의 취임식에는 이례적으로 조계종 종정 진제 대종사와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줬으며 법일 스님, 이수성 전 국무총리, 권영진 대구시장, 김관용 경북지사를 비롯한 1천여 명의 사부대중이 참석했다. 그는 동화사 신도회장으로서 "팔공총림 동화사는 대구경북의 대표사찰인 만큼 봉사와 희생을 통해 지역 불자들에게 모범이 될 것"이라며 "지역 기업인인 제가 동화사 신도회장이라는 무거운 직책을 맡은 만큼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더불어 "불자로서의 역할도 있겠지만, 범종교적인 측면에서도 어려운 지역경제와 소외받고 힘들어 하는 이웃을 위해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봉사하고 헌신하는 신도회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장 회장은 불교가 이 시대의 과제와 사회적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자신이 경영하고 있는 고려건설부터 참다운 봉사와 헌신을 실천할 각오를 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7억원 이상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고 장학사업, 후원활동을 펼쳐왔으며, 올해 아너소사이어티 제1호 기부자로 1억원을 후원하기도 했다. 더불어 이달 7일에는 (사)한국청년회의소 대구지구의 향후 2년간 모든 봉사활동과 사회공헌활동을 지원 및 후원하는 스폰서 기업으로 활동한다는 상호협력 협약서(MOU)도 체결했다. 그는 "참 세상이 시끄럽지만, 대구경북민들은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종교와 관계없이 다들 부처님의 자비를 한껏 느끼며 마음이 평안한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8-05-22 00:05:01

서중호 대불총 신도회장 "평화로운 세상 만들기, 장학·교육·포교사업 매진"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가 온 세상에 널리 퍼져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고 평화로운 세상이 되길 서원합니다." 대구지역 범불교 종단 연합체인 대구불교총연합회 서중호(아진산업 대표) 신도회장은 "불자들이 앞장서 부처님 오신 날의 참뜻을 새기고 이를 실천한다면 이 지구상 사람들이 다툼과 갈등으로 인한 고통이 줄어들고 좀 더 행복하고 평화로운 세상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월 대구불교총연합회 신도회 제2대 회장에 취임하면서 지역 불교 발전의 초석이 되고 승단을 외호하며 범종단과 재가 불교단체의 단합과 자비 실천을 통해 신도회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면서 "앞으로 우리 신도회가 장학사업, 교육사업, 포교사업 등을 더욱 활발하게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서 회장은 기부를 기업의 의무라고 생각해 오래전부터 여러 가지 방식으로 '통 큰' 사회 환원을 실천해 오고 있다. 10여 년 전부터 장애인 관련 복지시설이나 단체, 대구역 노숙자, 다문화 가정, 저소득 가구와 소년소녀 가장·홀몸노인 등 국내의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위한 나눔과 기부는 물론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 우물 파주기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차량 및 의류 후원 등 다양하고 통 큰 나눔을 끊임없이 실천하고 있다. 이 같은 마음 씀씀이와 베풂이 곧 불교에서 말하는 자비와 통하는 것이다. 서 회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UN본부에서 열린 세계중소기업협의회 국제포럼에서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 사람 중심의 경영'이라는 제목으로 사례 발표를 했다. 그는 "사람에 대한 투자가 곧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 직장을 만들고 회사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부처님께서 말씀한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도 결국은 사람 중심, 개개인의 존귀성을 표현한 것이니 일맥상통하는 것 아니겠냐"고 강조했다.

2018-05-22 00:05:01

금곡사 주지 무량 스님이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는 5층 석탑을 소개하고 있다.

기도·힐링 도량 금곡사…세존 사리 모셔진 5층 석탑 유명

칠곡군의 금곡사(金谷寺)는 신라 638년 선덕여왕 7년 때 금란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사찰로, 팔공산 자락에 고즈넉히 자리 잡고 있는 천년 고찰이다. 경내 마당에는 5층 석탑이 자리하고 있는데 인도 동부 벵골지역에서 발견된 세존사리가 봉안돼 있다. 이 때문인지 이 사찰은 예로부터 기도 영험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금곡사의 또 다른 볼거리는 17세기에 조성된 극락전의 아미타불로, 당시 영남 일대의 조각승으로 유명한 승호(勝湖) 스님이 주관해 모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아미타불은 마치 시골의 마음씨 좋은 소탈한 할아버지를 연상케 한다. 금곡사를 얘기할 때 '금'(金)이라는 글자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지리적으로 가산면 금화리에 자리하고 있고, 사찰 아래에는 금화저수지가 있으며, 상류계곡은 금화계곡이라 불린다. 또 금곡사의 주불은 서방정토에 있는 아미타불로, 오행에서 금의 방향인 서쪽을 바라보고 있다. 금곡사 주지 무량 스님은 "우리 절은 인적이 드물고 고즈넉해서 바람 소리와 새소리만 들리는 옛날 시골의 소박한 절 풍광이 살아 있다. 번잡한 일상의 삶 속에서 지친 마음을 내려놓고 쉬어가며 기도도 하고 힐링도 하고 갔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바람은 일요일 신도들을 대상으로 부처님 원음을 가르치는 초기불교법회를 활성화하는 것이다"고 했다. 무량 스님은 동화사 문중으로 동화사 기획국장 및 박물관장, 선운사 강사 등을 역임한 학승이다.

2018-05-22 00:05:01

15년째 매일 대륜사 앞의 작은 정원을 가꾸는 덕신 스님.

팔공산 대륜사 덕신 주지 스님 "찬불가 대중화 위해 콘서트 열고, 폐지 팔아 이웃에 보시"

대구 팔공산 아래 백안삼거리 인근에 작고 아름다운 절이 하나 있다. 덕신(德信·사진) 주지 스님이 15년째 가꾼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대륜사'. 지난 15년 동안 큰 법당을 만들고, 사회봉사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덕신 스님은 의정부구치소와 대구구치소, 군법당, 동부경찰서 경승 등 기관에서 법문 강의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덕신 스님의 남다른 재능도 이채롭다. 어린이 찬불가 작사가로 활동하며, 2014년 제2회 불교음악상 대상을 받았다. 조계종 총무원은 당시 어린이 찬불가 작사가로 불교 포교에 앞장서 온 덕신 스님을 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덕신 스님은 찬불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좋은 벗 풍경 소리'의 초대 및 5대 회장을 지내며 동요 찬불가 보급에 힘쓰고 있다. 또 찬불가 대중화를 위해 2013년부터 정기적으로 '붓다콘서트'도 열고 있다. 덕신 스님의 사회봉사 활동과 찬불가 작사가로서의 이력이 알려지면서, 대륜사에는 신도들이 하나둘 늘고 있다. 이곳에서는 100일마다 큰스님 초청법회도 열리고 있다. 덕신 스님은 인연을 아름답게 여긴다. 그래서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경우에 '금수만도 못한 놈'이라고 질타한다. 자신 역시 보은의 아이콘이다. 49년 전 출가해 행자 생활을 할 때 자신을 도왔던 노스님이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만행(萬行·세상을 다니면서 불교도나 수행자들이 지켜야 할 여러 가지 행동을 익히는 것)을 그만두고, 10년이나 병 수발을 들었다. 지금은 이 세상에 없지만, 그 노스님이 대륜사를 세운 묘신혜안 스님이다. 덕신 스님은 묘신혜안 스님의 뜻을 잘 받들어 대륜사를 잘 이끌어 나가고 있다. 사실 덕신 스님은 동국대를 졸업하고, 조계종 총무원 총무국장까지 지냈던 속된 말로 '잘나가던' 사판(事判·절의 모든 재물과 사무를 맡아 처리) 스님이었다. 하지만 묘신혜안 스님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소식을 듣고, 모든 걸 던지고 대륜사로 와서 수행정진하고 있다. 덕신 스님은 아무리 힘들어도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고,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다. 덕신 스님은 15년째 매일 절 앞의 작은 정원을 가꾸고 있다. 꽃씨를 뿌리고 주변의 잡초를 정리할 뿐 아니라 불상, 불교 관련 소도구 등을 잘 갈무리해 보기만 해도 소담스러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그는 "매년 새봄이 되면 새순이 나는 것을 보면서 세상 이치를 깨닫는다"고 했다. 그의 또 다른 주특기는 폐지 줍기다. 산속 절이 아니기 때문에 주변 주택가를 돌며 박스나 종이를 하루 종일 주워 고물상에 팔아 많으면 1만5천원, 적으면 1만원 정도를 받는다. 그러면 그 돈은 주변 경로당이나 어려운 이웃의 간식비가 된다. 모인 돈으로 떡, 순대, 빵 등을 사서 나눠 주고, 그것을 자신의 작은 행복으로 여긴다. 덕신 스님과 15년 인연을 맺어오고 있는 양수용 중구청 복지문화국장은 "온갖 궂은 일을 다 해가며 불평 없이 부처의 마음을 따라 실천하는 모습을 보며 감명을 받았다"고 찬사를 보냈다.

2018-05-22 00:05:01

파동에 위치한 도심 사찰 '법왕사' 전경. 이채근 선임기자 mincho@msnet.co.kr

사회사업 활발히 펼치는 '법왕사'…불교 종합복지타운 꿈꾼다

법왕사(대구시 수성구 파동 소재)는 신천대로 남쪽 끝(고산골)에서 가창 가는 길 오른편에 자리 잡고 있는 절이다. 매년 봄에 하는 백고좌대법회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불교종합복지관과 요양원 등 사회사업을 많이 하는 절로도 알려져 있다. 법왕사는 1990년 충무원 직할 포교당으로 창건됐으며, 이듬해부터 100인 고승 초청 백고좌법회를 매년 열고 있다. 1997년에는 법왕사 칠곡분원 연홍사를 개원했으며, 2000년에는 법왕사 달서분원 변연사도 문을 열었다. 2002년 이후에는 불교종합복지관(대지 5천 평, 지하 2층, 지상 3층)을 수년 만에 완공했으며, 최근에는 해오름 요양원도 운영 중이다. 세상에 부처님의 따뜻한 빛을 나누는 행사에는 그 어떤 절보다 적극적이다. 매년 봄 또는 가을 경로잔치, 이웃돕기 자비의 쌀 나누기 운동, 산사음악회 등으로 법왕사 신도뿐 아니라 이웃 주민들과 나눔의 자리를 만들고 있다. 특유의 부지런함으로 포교 활동에 임하고 있는 실상 주지 스님은 1980년 원공당 정무 대종사를 은사로 득도했고, 1984년 자운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 수지를 받았으며, 2010년 서울신문 주최 올해의 종교인대상 포교 부문 대상을 받기도 했다. 실상 스님은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해 "어둠을 헤치는 한 줄기 빛처럼 희망의 등대가 되는 불자가 됩시다"라며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는 언제나 우리에게 그 어느 것보다 큰 희망을 안겨다 줄 것"이라고 설파했다. 법왕사는 향후 10년 안에 동양에서 제일 힐링하기 좋은 불교종합복지타운을 꿈꾸고 있으며, 매년 봄 백고좌 대설법회로 국가 안녕과 지역민의 행복을 기원하고 있다.

2018-05-22 00:05:01

동화사 주지 효광 스님. 이채근 선임기자 mincho@msnet.co.kr 사

팔공총림 동화사 주지 효광 스님 "마음의 눈을 떠라, 스스로 변해야 세상도 변한다"

대구 가장 큰 절의 큰스님인 팔공총림 동화사 주지 효광 스님이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16일 본지와 단독 인터뷰를 했다. 1시간 넘게 진행된 인터뷰에서 효광 스님은 '육체를 지배하는 마음론'을 화두로 제시했다. 효광 스님은 시종일관 '위대한 정신세계'에 대해 설파했다. 스님은 "보통 사람이 가시에 살짝 찔려도 그 아픔을 참지 못하지만, 전쟁 중에는 총알이 몸을 관통해도 그 고통을 잊기도 한다"며 "사실상 몸은 마음이 지배하는 세계에 존재하며, 우리가 잊고 있지만 위대하고 귀한 정신세계를 잘 보살펴야 몸과 마음을 건강하고 맑게 유지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스님은 또 "대구경북은 대한민국 정신세계의 중심"이라고 강조했다. 팔공산은 5악 중 중악으로 한반도 역사의 중추세력의 근거지로 통일신라 1천 년의 기운이 태동한 곳이라는 것. 대구경북은 근대에 들어서도 국채보상운동 등 항일투쟁 정신과 새마을운동 등 근대화를 위해 목숨 바쳐 일한 지역이다. 스님은 "나라가 어려울수록 대구경북민이 힘을 합쳐, 바른길로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효광 스님의 '마음론' '남한테 손톱만큼 속아도 분기탱천하지만 자기 자신한테는 태산만큼 속아도 속은 줄을 모른다.' 효광 스님은 요즘 사람들이 자신에게 너무 관대하고, 타인에게는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세태에 대해 이런 법문을 들려줬다. 스님은 "자신을 엄격히 돌아보라. 그리고 스스로 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세상이 변할 수 있다"고 설법했다. 그러면서 "부처와 예수가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스스로 변화하고 실천한 대표적인 인류의 성인"이라고 덧붙였다. 듣고 보니 참 맞는 말씀이다. 세상을 변화시키려 마음먹는데, 어찌 스스로 변화하지 않고 가당키나 하겠나. 효광 스님은 알아듣기 쉽도록 진나라 때 한 스님의 사례를 들려줬다. 맹면이라는 스님이 아주 소중한 도자기를 들고 가다 떨어뜨려 '와장창' 박살이 나버렸는데,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갔다. 이를 본 행인이 "스님, 아까운 도자기가 다 깨졌는데, 왜 그냥 가십니까? 안타깝지 않습니까"라고 묻자, 맹면 스님은 "이보게! 내가 왜 마음마저 깨져야 하겠는가"라고 답하며 홀연히 가던 길을 갔다. 이 얘기의 핵심은 역시나 '마음'이다. 세상의 돈, 명예, 권력, 사랑 등도 한순간 왔다가 한순간 사라지는 것일 수 있으니, '마음을 잘 다스리라'는 얘기다. 스님은 "어리석은 사람은 물질의 궁핍에 안타까워하지만 정작 소중하게 여겨야 할 것은 그 물질을 다스리는 마음"이라며 "물질의 결핍이나 육체의 아픔에 소중한 마음마저 빼앗기는 일이 없도록 경계할 것"을 당부했다. ◆팔공선문 생태복원 사업, 경관 좋은 동화사 동화사는 지금 공사가 한창이다. 팔공선문 터널 쪽에 생태복원 사업을 하고 있다. 작은 호수를 돌아 한바퀴 산책할 수 있는 데크로드를 조성 중이며, 이 공사가 완공되면 팔공선문 터널 아래로 차량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터널과 호수 주변에는 수달, 고라니, 멧돼지 등이 이동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고 있다. 효광 스님은 "동화사가 총림으로서 가져야 할 시설과 제도 완비는 물론이고 팔공선문 생태복원 사업이 완료되면, 많은 불자들과 관광객들이 힐링 산책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달 11일 대구 천주교와 불교 지도자의 만남에서도 효광 스님은 조환길 천주교대구대교구장과 공사가 진행 중인 이곳에서 주변 경치를 감상하며 환담을 나눴다. 효광 스님은 동화사 주지로 부임한 이후 살림을 알뜰살뜰 잘 살고 있으며, 든든한 재정이 확보되면 앞으로 더 많은 사회사업을 할 계획이다. 스님은 "제가 다른 주머니를 차고 있지도 않고, 기도하는 이판승으로 살다 보니 돈에 그렇게 욕심이 없다"며 "동화사 역시 재물을 탐하는 사찰이 되어서는 안 되고, 다만 건강한 재정상태를 유지하며 많은 불자들과 관광객들에게 맑고 깨끗한 절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효광 스님은 특히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살생에 관한 교훈도 잊지 않았다. 그는 '정산'이라는 곳의 토굴에서 기거했던 지순 스님의 일화를 들려주었다. 한 사냥꾼이 야생 꿩을 쫓아 토굴로 들어가 꿩을 죽이려 하자, 지순 스님이 자신의 귀를 잘라 '대신 이 고기를 먹어라'고 하자 사냥꾼을 기겁을 하고 도망간 후 살생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혜와 자비로 세상을 아름답게' 올해 부처님오신날 슬로건은 '지혜와 자비로 세상을 아름답게'이다. 효광 스님은 지혜와 자비를 존재의 이치를 이롭게 하는 양 날개에 비유했다. 지혜 없는 자비와 자비 없는 지혜는 인류의 평화와 인간과 자연을 파괴하는 악으로 잘못 사용될 수 있음을 경계했다. 그는 "지혜는 존재의 이치를 제대로 파악하는 힘이며, 자비는 평화로운 마음으로 행하는 실천"이라며,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자연과 자연은 조화로운 이치 속에서 화합하고 화평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효광 스님은 인터뷰 시작부터 끝까지 '마음론'을 벗어나지 않았다. 대구경북의 수많은 불자들을 위한 마지막 법어 역시 "마음의 눈을 떠라!"는 당부 말씀이었다. 그는 "어둠이 밝음을 이길 수 없듯이, 불자들은 미망 속에서 깨어나 깨달음을 얻으려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물질에 사로잡힌 어리석음을 깨치고 나와 고귀한 정신세계의 참기쁨을 누려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2018-05-22 00:05:01

합천 해인사 장경판전은 15세기 건축물로서 세계 유일의 대장경판 보관용 건물이다. 대장경판과 고려각판을 포함하여 1995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하지권 불교사진작가 제공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장경판전'…佛 일간지가 뽑은 '세계 아름다운 도서관'

해인사(海印寺)는 대한민국 NO.1 사찰이다. 삼보사찰 중에서도 팔만대장경이 보관되어 있는 법보사찰이다. 그만큼 대한민국 불교의 정신이 흐르는 곳이기도 하다. 해인사의 '해인'(海印)은 부처님의 삼매 가운데 화엄경의 '해인삼매'(海印三昧)에서 유래된 것으로 화엄사상을 천명하고자 이루어진 도량이다. '삼매'(三昧)는 마음을 한 곳에 집중시킨 흔들림 없는 평등심(平等心)을 뜻한다. 고요한 바다에 온갖 형상이 비치고, 온갖 물이 모두 바다로 흘러가고, 온갖 곳이 바다에 갈무리되어 있듯 일체의 안팎을 두루 명료하게 파악한다는 뜻이다. 해인사 하면 한국불교 최초로 총림을 이룬 큰 사찰이라는 점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장경판전'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고려팔만대장경판'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장경판전'은 2017년 9월에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 이모빌리애'에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 10선 중 일곱 번째에 선정된 바 있다. 해인사는 신라 애장왕(哀莊王) 3년(802)에 순응, 이정 두 스님이 창건했다. 해인사는 지금까지 일곱 번의 대화재가 있어 거듭 중창되었기 때문에 '장경판전'을 빼고는 가람의 형태가 신라의 소박하고 아기자기하던 옛 모습과는 달리 남성적인 웅장한 자태를 자랑한다. 그러나 빼어난 가야산의 경관은 그 옛날과 다름없이 고스란히 체험할 수 있다. 봄가을에 꽃과 단풍으로 붉게 물드는 '홍류동'의 맑은 물 하며, 온갖 새소리 가득하여 트레킹 코스로 최고의 조건을 갖춘 '소리길' 하며, '해인사 마애불'을 참배하러 가는 오솔길의 울창한 원시림이 그렇다. 해인사는 동안거와 하안거 때 7일 밤낮으로 쉬지 않고 참선하는 '용맹정진'으로도 유명한데, 해인사 템플스테이에 참가하면 스님을 만나 법문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법문은 갈급한 욕망에 휩쓸리는 현대인들에게 청명한 하늘과 같고, 시원한 바람과 같을 것이며, 맑은 법의 정수와 같아서 마땅히 가야 할 길로 안내한다. 해인사에 소장된 수많은 보물 중에서 일반인들에게 특별히 소개할 보물을 꼽으라면 바로 신라시대에 조성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쌍둥이 부처님'이다. 이 쌍둥이 목조 불상은 진성여왕이 삼촌인 위홍과의 사랑이 내세에서라도 이뤄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으로 조성했다고 전해진다. 진성여왕의 바람대로 위홍과의 사랑이 이뤄졌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간절히 사랑을 이루고 싶은 연인이라면 해인사 '비로전'을 찾아 참배하기를 권한다. 천년의 사랑을 보장해 줄지도 모른다.

2018-05-22 00:05:01

[종교칼럼] 나를 울린 독일 통일

1982년 9월부터 매주 월요일 오후 5시 독일 라이프치히의 성 니콜라이교회에서 '평화기도회'가 열렸다. 이 기도회는 8년째 지속되었다. 1989년 9월 4일에는 평화기도회 후 1천 명의 시민이 '자유'를 외치며 대규모 거리 행진을 시작했다. '평화기도회'는 '월요시위'가 되었다. 이어서 참가자가 매주 1만 명, 2만 명, 7만 명, 12만 명 규모로 확대되었다. 시위에 참가한 많은 사람들은 천안문 학살과 같은 사태가 되풀이될지 몰라 두려워했다. 그러나 시위 진압을 위해 대기하고 있던 경찰 병력에게 철수 명령이 내려졌다. 심지어 군인과 경찰도 시위에 참여했다. 1989년 11월 9일에 동서독 사이의 국경 제한이 풀렸다. 많은 동독 사람들은 전에 자동 살상 장치가 설치되어 있던 베를린 장벽을 뛰어 올라가 서베를린으로 넘어갔다. 동'서베를린을 가로막던 검문소가 없어졌다. 동독과 서독을 가로막던 국경의 장벽을 허물고 동독의 자동차가 서독으로 넘어왔다. 나는 이때 독일에서 유학 중이었다. 이런 급변하는 상황을 매 순간 TV를 통해 보고 있던 나의 눈에는 눈물이 흘렀다.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흘렸던 눈물처럼 펑펑 터져 나오는 눈물이었다. 부러움의 눈물이었다. 또한 가능성의 눈물이었다. '지구 상의 두 분단국가 중에서 한 나라가 이렇게 극적으로 통일이 되는구나! 정말 부럽다! 우리에게도 통일의 그날이 빨리 오게 하소서!' 나는 다음 날 당장 동료와 함께 1시간을 운전하여 가장 가까운 국경도시로 가보았다. 국경 검문소를 통과하는 동독 차량 행렬이 끝도 없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역사적 풍경이었다. 감격이었다. 또 눈물이 터졌다. 당시 동독의 자동차는 '트라비'(Trabi)라고 하는 소형차였다. '트라비'란 애칭으로, 원이름은 구 동독의 국민차 '트라반트'(Trabant)였다. 2기통 엔진, 최대 속력 60마일, 차체는 강화 플라스틱, 무게는 600㎏ 정도 되는 초경량이었다. 차를 신청한 후 12년을 기다려야 했던 동독 주민에게 자부심을 주었던 차였다. 꼬리에 꼬리를 문 트라비 자동차가 뿜어내는 시커먼 연기에 도로는 매연이 자욱해 눈을 뜰 수 없었고, 목이 아팠다. 또다시 눈물이 터졌다. 이제는 조금 전의 눈물과는 다른 눈물이었다. 트라비의 매연 때문이었다. 트라비는 동독 경제의 상징이었다. 나의 눈물 또한 동독민의 현실에 대한 아픈 마음이었다. 통일 이후 동독의 기업들은 경쟁력이 없어서 거의 망하게 되었다. 동독 출신 중년 여인의 TV 인터뷰가 기억난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하소연했다. "나는 전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심히 일하는 직장인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실업자입니다. 나는 정부의 구제금을 받고 살아가기가 싫습니다. 나에게 일자리를 주십시오. 나는 건강한 시민으로 당당하게 살고 싶습니다." 나는 마음이 짠했다. 또다시 눈에 눈물이 고였다. '내가 생각하기에 바람직한 체제의 변화도 모든 개인의 삶을 행복하게 해주지는 못하는구나' 하고 깨닫게 되었다. 서독 정부는 통일 전에도 탈동독 이주민에게 서독 사람들과 똑같은 복지 혜택을 주려고 애썼다. 통일된 후에 독일 정부는 여전히 구 동독 지역민의 복지와 생활수준을 구 서독 주민과 같은 수준으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수많은 반대에도 꾸준한 독일 정부의 노력 또한 눈물겹다. 독일 통일은 이래저래 내 눈물샘을 자극한다. 박병욱 대구중앙교회 대표목사

2018-05-19 00:05:00

각정스님

[종교칼럼] 행복으로 가는 길

불교는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우리들 자신도 부처에 이르게 하는 길이다. 그러므로 부처님의 가르침인 동시에 우리들 자신도 부처의 경지에 오르는 길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일평생 많은 가르침을 펴셨다. 그 가운데 핵심이 '자비'이며 '사랑'이라 할 것이다. 부처님은 자비를 이야기했고, 스스로 실천하셨다. 자비를 실천하셨기에 종교가 될 수 있었다. 자신의 깨달음만 말했다면 불교는 종교로서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모든 종교는 사랑을 말한다. 그것은 인간 중심의 사랑에 그치지 않고 만물과 더불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조화와 균형 속에서 이루어진다. 자비는 사람에 대한 사랑뿐만 아니라 모든 살아 있는 생명체까지 이르게 된다. 불교 초기경전인 '자비경'에서 사물을 통달한 사람은 평화로운 경지에 이르러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다고 했다, '유능하고 정직하고 말씨는 상냥하고 부드러우며 잘난 체하지 말아야 한다. 만족할 줄 알고 많은 것을 구하지 않고, 잡일을 줄이고 생활을 간소하게 한다. 또 모든 감각이 안정되고 지혜로워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으며 남의 집에 가서도 욕심을 내지 않는다. 마치 어머니가 목숨을 걸고 외아들을 보호하듯이 모든 살아 있는 것들에 대해서 한량없는 자비심을 발하라.' 자비경에서는 '모든 살아 숨 쉬고 움직이는 것에 대해서 자비심을 가지라'고 말한다. '마치 어머니가 외아들을 보호하듯이 무한한 자비심을 행하라고 하며, 온 세상에 대해서 자비심을 행하고 위로 아래로 옆으로 그 어떤 장애도 원한도 적의도 없는 자비를 행하며 서 있거나 길을 갈 때 앉아 있거나 누워서 잠들지 않는 한 자비심을 굳게 가지라'고 한다. 이런 상태를 최고의 경지라고 한다. 여기서 자비심을 발하라, 자비심을 행하라, 자비심을 굳게 가지라 등은 깊은 의미가 있다. 자비심이 곧 부처님이기 때문이다. 자비의 자(慈)는 함께 기뻐하는 일이며, 비(悲)는 함께 신음한다는 뜻이다. 남이 잘되면 기뻐하고 남의 고통을 그냥 바라보지 않고 신음하며,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는 양면성이 있는 것이다. 종교의 본질인 자비의 실천은 혼자서는 불가능하다. 중생이 없으면 부처가 될 수 없듯이 중생이 있기에 부처를 이루는 것이다. 우리가 매일 일상에서 만나는 이웃은 나를 일깨워주는 선지식이라고 할 수 있다. 타인을 만나서 자비심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수행자가 아니다. 수행은 누구의 전유물이 아니다. 자비심이 준비되어 있고 일상의 삶 자체에 깨어 있다면 그는 지혜 있는 사람이며 수행하는 사람이다.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 순간순간 새로워지고 새롭게 눈이 열리고 세상을 보는 안목이 갖추어지고 성숙되어지는 것이다. 원효 스님의 발심수행장에서는 "부처님이 세상에 나와 우리들을 이롭게 하는 것은 오랜 세월 동안 욕심을 버리고 견디기 어려운 수행을 겪었기 때문이요, 중생들이 괴로워하는 것은 끝없는 세월을 두고 탐욕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 세상은 우리 필요를 위해서는 풍요롭지만 탐욕을 위해서는 부족할 것이다. 행복은 자기 분수에 맞게 절제하는 데 미덕이 있다. 부처님께 으뜸 가는 행복에 대해서 물었다. "어리석은 사람을 가까이하지 말고, 어진 사람과 가깝게 지내며, 존경할 만한 사람을 존경하라. 존경과 겸손과 만족과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때로는 가르침을 들으라. 이것이 더 없는 행복이다." 이것이 바로 불타 석가모니의 행복론이다. 각자의 삶은 각자의 행복이다. 부처님오신날과 더불어 모두 행복하시길…. 각정 스님·청련암 암주

2018-05-12 00:05:10

[종교칼럼] 남과 북이 만나면

1995년으로 기억한다. 어쩌다 한 재중동포의 장례비용을 모금하게 되었다. 지하철역에서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은 마흔두 살의 젊은 아내요 어머니에게 대체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연변에 병든 남편과 두 아들을 둔 어머니는 첫 아들을 명문 북경대에 합격시키는 경사를 맞았다. 멀리 북경에 유학을 보내기엔 형편이 여의치 않았던 그는 빚을 내서 산업연수생으로 등록하고 한국에 왔다. 열심히만 일하면 빚도 갚고 아들 교육비도 마련하리라는 희망을 품었지만, 사정은 녹록지 않았다. 당시 산업연수생 신분으로는 저임금과 열악한 근로조건을 면할 길이 없어서 다수의 이주노동자들이 불법체류 신분으로 빠져나갔는데, 이 어머니도 대열에 합류해서 한식집에 일을 구하게 되었다.하지만 식당일도 생각과는 달랐다. 밥상에서 술을 따르라거나 손목을 잡아끄는 취객들에게 수모를 당해가며 일했건만, 사장은 월급날이면 이 핑계 저 핑계로 월급을 깎거나 미뤘고, 심지어 불법체류 단속이 나왔다며 도망가기를 종용했다. 놀란 마음에 2층에서 뛰어내리는 와중에 동료는 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당하고, 이 어머니도 몸을 다쳤다.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다시 출근을 했지만 약속했던 월급은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데다 병원에도 가지 못했다. 연변에서 보내온 싸구려 약으로 버텨가며 악착같이 일을 했지만, 다친 허리보다 더 크게 다친 마음까지는 어쩔 수가 없었던가 보다. 다친 지 여섯달 만에 이 어머니는 철길에 몸을 던지고 말았다. 여기저기서 보탠 돈으로 남편을 모셔 와서 장례를 치르던 날, 영정을 들고선 남편은 눈물만 뚝뚝 흘리더란다.연변에 남한 사람들이 들어가기 시작했던 초창기 풍경이 그랬다. 없던 유흥업소들이 생겨서 처자들을 술자리 시중에 불러내기 시작했고, 물정에 어두운 사람들을 우려먹으려는 행렬이 이어졌다. 독립운동의 큰 뜻을 품고 연변에 왔던 조상들까지 사기극의 미끼로 던졌으니, 이른바 독립유공자 유해 봉환 사기라는 낯부끄러운 짓을 벌인 자도 있었다. 당신네 조부가 남한 정부로부터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아서 국립묘지에 안장되고 연금도 받을 수 있으니, 수수료를 내면 그 수속을 대행해주겠다며 여러 동네를 통째로 털어간 사건이었다. 여차 하면 한민족의 우수성을 찬양하면서도, 돈 앞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민낯을 너무 많이 보였다.판문점 선언 이후로, 장밋빛 전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철도로 파리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는 말도 들리고, 엄청난 분단 비용을 덜어낼 수 있으리라는 낙관도 있다. 토목건설의 호황을 점치는가 하면, 북한의 싼 노동력과 상당한 수준의 지하자원에 대한 기대도 있다. 그러나 무려 칠십 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전혀 다른 체제 안에서 살아온 남과 북이 서로를 어떻게 대하게 될지, 어떻게 화해와 용서를 이뤄낼지 지혜를 모으는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독일 통일 이후, 오씨(Ossi)와 베씨(Wessi)로 반목하던 사람들을 화해하고 일치시키는데 그리스도교 교회가 큰 역할을 했다. 베를린 장벽 붕괴의 한 계기였던 1989년의 범유럽 피크닉 사건 때, 밀려드는 동독 난민들에게 긴급 자금과 생필품을 나눠 줄 수 있었던 데에는 오스트리아 시민들의 그리스도교적 형제애가 한몫 단단히 했다. 우리는 북에서 온 겨레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용서와 화해와 형제애를 실천할 마음을 품고 있는가.

2018-05-05 00:05:03

[종교칼럼] 꽃피듯 만나자!

독일에서 유학할 때의 일이다. 학교에서 세미나를 마치고 귀가하는 길이었다. 우리 집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타우누스라는 650m 높이의 큰 산자락에 있어서 도심과 비교하면 공기가 신선하고 계절의 변화를 맛볼 수 있는 곳에 있었다. 나는 그날도 집 앞 역에 도착하여 전철 문이 열리는 순간 저녁이지만 여전히 상큼하고 향긋한 봄 내음을 맡았다. 그런데 바로 앞의 벤치에서 누군가 어깨를 들썩이며 슬프게 울고 있었다. 다가가 보니 몇 번을 길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었던 할머니가 아닌가? 물론 '안녕하세요. 좋은 날입니다'가 전부였지만 얼굴만큼은 낯설지 않았다. "할머니 웬일이세요? 무슨 일이 있습니까?" 할머니는 눈물을 글썽이며 대답했다. "아들이 보고 싶어서 그래요." "아드님에게 무슨 일이 생겼습니까?" "아들에게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어요." "그런데 왜 우시죠?" "오늘 아들 집에 가려고 했는데 바쁘다고 오지 말라 해서…." "아, 네! 그래서 우시는군요. 그럼 다음에 가시죠. 얼마 전에 다녀오신 적이 있어요?" "3년 전에요." 나는 멈칫했다. "아드님이 어디 사시는데 3년 전에 다녀오셨어요?" 할머니의 대답에 의하면 아들은 프랑크푸르트 중심가에 살고 있었다. 전철로 30분 거리였다. 30분 거리가 3년 이상 걸리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에 나는 노년의 외로움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독일 사회가 이렇게 부모와 자식 간에 정이 없구나. 한국의 가정은 정이 있어서 좋다'는 민족적 자존심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그런데 요즘 내가 느끼는 바는 한국의 가정도 팍팍하기는 마찬가지다. 가족 관계가 마르고 말라 부서져 먼지가 날 정도인 가정도 꽤 있는 것 같다. 오죽했으면 아파트 이름을 늙은 시어머니가 찾아오지 못하게 국적 불명의 외국어풍으로 길게 짓는다고 한다. 이런 조크를 들으면 웃음이 나와야 하는데 진지하게 들린다. 하루는 아내와 산책을 하는데 벌이 나만 따라오는 것이었다. 평상시에는 아내의 화장품 향기 때문에 벌이 아내에게만 가까이 와서 힘들었는데 그날만은 예외였다. 이유는 내가 밝은 옷을 입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체험을 통해 한 가지를 공부했다. '봄의 꽃들이 이래서 밝고 화려하구나!' 나무가 겨울에 죽은 듯 있다가 봄이 되어 화려한 꽃을 피우며, '나 여기 살아있어, 한번 찾아와 줘'라며 벌과 나비를 초대한다. 벌과 나비는 그 초대를 받아들이고, 겨우내 움츠렸던 날개를 펴며, 반가운 만남을 하고 꿀을 빨며 기쁨의 축제를 벌인다. 그 덕에 꽃은 수분을 하고 열매를 풍성하게 맺어 생명을 이어간다. 이처럼 생명은 반가운 만남을 통해 이어지는 것이다. 만남의 기쁨이 서로를 사랑하게 하고, 사랑은 서로를 풍성하게 하고, 사랑이 서로에게 생명을 준다. 예수님도 모든 교훈의 결론은 '사랑'이라 했다. 사랑 속에 생명이 있다. 서로 사랑하면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몇 주 전 설교 시간에 내가 아내의 이름을 부르며 "~씨 사랑해!"라며 고백을 하였다. TV 방송을 통해 내 설교를 보았던 아내의 6촌 동생이 갑자기 아내에게 전화를 하였다. 까마득한 옛날에 본 어린 시절의 모습만이 서로의 기억에 있는 명목상의 친척 언니 동생 사이였다. 이번에는 정말 반갑게 서로 살아온 시간들을 알려주느라 두 시간을 통화했다고 한다. 아내가 다니는 헤어살롱의 원장님은 최근에 동창회에서 남이섬을 다녀왔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그 인원이 60명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그 모임이 반갑고 즐거운 만남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봄은 만남의 계절이다. 하나님께서 반가운 만남을 위해 축제의 자리를 만드셨다. 온 세상이 이처럼 화려하고 아름다운 때가 있는가? 아름다운 시간, 아름다운 곳에서 만나면 그 만남이 더 아름다워진다. 가족들아, 친구들아, 봄날에 만나자. 꽃 피는 계절에 꽃 같은 모습으로 만나자. 봄날에 꽃 피듯, 활짝 웃으며 만나자! 박병욱 대구중앙교회 대표목사

2018-04-28 00:05:00

[종교칼럼] 홍도 피는 날

새봄의 흙냄새를 맡는다. 꽃이 피고 진 자리에 새 잎이 난다. 대문 앞에 늦은 홍도화가 활짝 펴 온종일 문밖에서 서성거렸다. 홍도화는 장미보다 붉고 꽃송이가 겹겹이 둘러싸여 만첩홍도화라고 한다. 꽃만 피는 꽃 복숭아이다. 봄비 오는 날 스승을 찾아갔다. 매순간 스승에게 배우는 일은 여러 해를 지난 지금도 똑같은 가르침을 받는다. 빵을 굽듯이 불길에 잘 구워지고 속까지 잘 익어서 거죽까지 까맣게 그을리면 영혼도 골고루 숙성되어지는 것이다. 돌아보면 지난 시간 그분이 보내준 따뜻함과 아름다운 신뢰를 잊을 수 없다. 어떻게 온전하게 다 배울 수 있을까? 주변에 깨달음과 참 나를 찾는 프로그램과 속성반이 유행처럼 넘쳐나고, 수십 년씩 한 스승을 뫼시고 밥 짓고 공양하는 수행이 사라져가고 있다. 나 역시 그런 어리석음에 이뤄질 수 없음을 몰랐던 것이다. 매 순간, 그분에게 주어진 일, 그것을 지켜보며 모든 일을 감내하며 수행의 지남으로 삼았었다. 그런 스님의 살아있는 열정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출가 이후 60년 동안 수행과 방편을 함께하셨다. 성파 스님은 단절된 불교문화 복원이라는 서원을 세우고 문화 전도와 정진에 힘을 쏟고 계신다. 서운암에 주석하시면서 4만 평에 감나무를 심으셨다. 4월이 되면 5천 평 들꽃 가득한 정토세계를 만드셨다. 우리 들꽃의 소중함과 꽃 공양이 으뜸이라며 야생화를 심어서 종교화합의 축제를 해마다 열었다. 불모지의 서운암에 가마를 짓고 흙을 구워서 도자불상 3천불을 조성하고 1991년부터 10여 년에 걸쳐 고려대장경의 정신을 잇는 16만도자대장경을 봉안하셨다. 더구나 대장경을 봉안할 판전과 3천불전을 마무리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 과정이 28년 세월이 지났다. 산중 생활에도 시조를 짓고 시조문학에도 지원해 성파시조문학상을 34년째 진행하며 전국 시조백일장을 운영하고 있다. 수행자로서의 이런 일탈은 수행과 일상이 같아야 하며 일상이 생활로 정착돼 세상에서 완성되어야 한다. 사찰의 너른 공간은 무한대의 학습장임을 증명하며 여기에서 우리가 바라는 생산품이 만들어져야 한다. 스님은 사라졌던 염색문화를 위해 전통 쪽을 심고 염색한 감지와 색지, 그리고 들기름을 바른 유지를 되살렸다. 식물의 꽃과 잎, 뿌리와 열매에서 초목염재를 개발해 천연염색의 길을 열었다. 어느 것 하나라도 스님의 손길이 가면 예술이 되고 수행이 돼 일상으로 연결되었다. 게으를 수 없었다. 닥나무를 심어 직접 한지를 제작하고 감지에 사경과 불화를 그렸다. 그리고 그 위에 1천 년의 보전을 위해 옻칠을 올렸다. 해와 달은 쉬지 않는다. 수행과 방편도 둘이 아니다. 마음 가는 곳에 길이 있다. 그 길을 따라가면 길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전통문화에 천착한 스님은 감지은니사경, 서예, 도자, 산수화, 제지술, 천연염색, 옻칠화 등 보통 사람이 하기 힘든 작업을 이룩하셨다. 지금도 스님의 원동력은 마르지 않고 진행 중이다. 79세의 노인이 아니다. 2017년에는 흙과 종이로 단절되었던 북위 시대의 불상을 건칠로 조성해 신기원을 만드니 그 열정과 수행은 신라의 양지 법사가 살아온 듯하다고 하셨다. 언제나 중요한 것은 스님과 나눈 대화보다도 그분이 길을 만들며 이루어가는 작업량과 결과의 수준이 오랜 시간 위에 역사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분 곁에서 누리고 배우며 지켜보는 순간들은 자급자족하며 손수 솔선하며 배웠던 기억들이다. 나는 봄에 세 번이나 스승을 만났다. 그때마다 내가 그분 옆에 있는 시간은 고작 한나절이었다. 그분은 최근 산중의 최고 어른인 방장으로 취임하셨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 자신이 조금씩 익어가고 많은 세월이 어떤 불길 하나가 내 곁에서 활활 타고 있음을 생각하면 행복해지는 것이다. 각정 스님'청련암 암주

2018-04-21 00:05:00

[종교칼럼]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 난장이

12세기의 신(新)플라톤주의 철학자 베르나르두스는 훗날 길이길이 회자되는 구절을 남겼다.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 난장이'(Nanos gigantum humeris insidentes)라는 그의 표현은, 진리를 탐구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식견과 성과가 선학(先學)들의 축적된 업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을 잊지 말라는 경구로 쓰인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소개한 아이작 뉴턴 경은 "내가 더 멀리 볼 수 있었다면, 그것은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 있기 때문"이라고 고백한 바 있고, 얼마 전에 작고한 스티븐 호킹 박사 또한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서'라는 제목으로 물리학과 천문학의 거장들을 조명하는 책을 썼다. 무릇 탁월한 업적과 놀라운 혜안은 혼자만의 영감과 천재성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앞서 디딤돌을 놓고 생각의 물길을 틔워 준 이들이 없었다면, 그 어떤 거장이나 대가도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난쟁이로 하여금 더 넓게, 더 멀리 볼 수 있도록 해준 그 거인들이 반드시 학문의 대가이거나 그 분야의 거장만을 뜻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예컨대 최초로 실험실(In Vitro)에서 성공적으로 배양, 증식되어 의학 연구의 신기원을 열었던 헬라 세포주(HeLa Cell line)의 경우를 보자. 이 인간 세포주가 있기 전까지 인간 세포를 이용한 실험과 연구는 극히 제한적이었다. 인간의 세포는 배양 접시에서 적절한 조건만 갖춰 주면 무한정 배양하거나 증식시킬 수 있는 대상이 아닌 까닭에 연구자들은 세포에 대한 실험 자체보다 세포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더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할 지경이었다. 생리학, 병리학, 세포생물학, 면역학 등 의학 및 관련 학문의 연구에 있어서 인간 세포 실험은 절대적으로 필요했지만, 인간 세포를 배양하는 첫째 관문조차도 채 넘지 못한 것이 현실이었다. 그런 가운데 1951년 자궁경부암으로 투병하다가 세상을 떠난 가난한 흑인 여성 헨리에타 랙스(1920~51)에게서 유래한 세포 조직이 세포주로 확립돼 수없는 생명을 살리고 의학의 도약을 가능하게 한 디딤돌이 되었다. 제약회사들과 병원들이 이 세포주로 인해서 얻게 된 금전적 이익은 도무지 얼마나 될지 추정하기도 어려울 만큼 컸다. 하지만 헨리에타 랙스와 그의 가족들이 얻은 것은 저 획기적인 세포주가 헨리에타 랙스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는 사실 하나뿐이었고, 그 외에 어떤 경제적 보상도 받지 못한 채 곤궁한 삶을 견뎌야 했다. 그뿐 아니라 세포의 채취와 이용, 그리고 상업적 활용에 대해서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했고, 동의 과정도 없었다. 훗날 헨리에타 랙스의 딸 데보라는 이렇게 묻는다. '엄마 세포가 의학 발전에 그렇게 큰일을 했다는데, 왜 우리 가족은 마음 놓고 병원에 갈 수도 없는 것인가?' 의학 연구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들과 자료들은 결코 책상에서 몇 가지 공식을 풀어냄으로써 얻어낸 것이 아니다. 의학은 질병과 통증에 신음하던 환자들의 고통스러운 삶과 죽음을 데이터의 원천으로 삼는다. 오늘날 병원에서 생검을 통해 채취된 환자의 세포들부터 수술실에서 새로운 수술법의 적용을 받는 환자의 몸, 그리고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상담했던 환자들의 사연까지 모두가 의학 연구와 의료 발전의 도구로 사용된다. 최근 등장한 인공지능 진단 프로그램 Dr. Watson이 사용하고 있는 빅데이터들도 누군가의 소중한 신체 정보이며 누군가가 겪었던 고통의 기록이다. 오늘을 사는 난쟁이들은 자신이 구사하는 현묘한 학문과 압도적인 기술에 스스로 도취되곤 하지만, 그 밑에는 누구인지 얼굴조차 모르는 수많은 거인들의 어깨가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온전히 내 것이라고 생각한 것도 결국 다른 이의 기여와 희생을 바탕에 두고 있다. 내가 열심히 공부해서 얻은 전문지식과 기술이라고 그것에 대한 독점적인 권한과 보상만을 바라서는 곤란하다는 뜻이다. 내가 하고 있는 일, 내가 가진 기술과 학문적 역량이 공공을 위해서 어떻게 사용되어야 할지 고민해야만 하는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다. 박용욱 신부 대구가톨릭대 의과대학 윤리학교실 주임교수

2018-04-14 00: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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