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인명민 정신 계승, 노숙자에 30년간 점심공양"

부인사 선덕회, 자비의 집 봉사

부인사 선덕회 회원들이 보현사 '자비의 집'에서 점심공양 준비를 하고 있다. 부인사 선덕회 제공 부인사 선덕회 회원들이 보현사 '자비의 집'에서 점심공양 준비를 하고 있다. 부인사 선덕회 제공

 

"선덕회 회원들은 관인명민(寬仁明敏)의 정신을 구현한 선덕여왕의 품성을 본받아 아상(我相)을 버리고 몸소 조리하고 배식하는 것을 볼 때 나를 태워 희생하는 촛불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어요."

부인사 선덕회 회원들이 30여 년간 무료급식소에서 점심공양 자비행을 실천해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여성 불자 250명으로 구성돼 있는 선덕회는 매월 둘째 주 수요일에 보현사 무료급식소인 '자비의 집'을 찾아 노숙자, 홀몸노인 등 500여 명에게 제공할 점심 준비와 배식, 설거지 등 노력봉사를 하고 있다. 보현사 '자비의 집'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점심공양을 한다. 급식봉사에는 선덕회 간부를 포함해 35명이 꾸준하게 동참하고 있다.

회원들은 급식봉사를 하는 날 오전 8시 30분이면 보현사 '자비의 집'에 모인다. 급식소 입구에는 일찌감치 나와 점심 한 끼를 먹기 위해 어르신 30여 명이 줄서 있다. 회원들은 앞치마를 두르고 식재료로 사용할 채소를 씻고 썰고 반찬을 만들고 밥도 짓기 시작한다. 점심은 밥과 국, 그리고 반찬 3찬 준비가 기본이다. 배식은 오전 11시 30분 시작한다. 식당은 100석 규모다. 어르신들은 식판을 들고 밥과 반찬을 받아간다. 몸이 불편한 어르신에게는 봉사자들이 직접 음식을 갖다준다. 배식을 마치고 설거지를 하면 오후 1시 30분이 지난다.

"급식소에 나온 어르신들에게 점심 한 끼라도 맛있게 만들어주고 싶어요. 노력봉사가 힘들 수 있지만 모두들 내 일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선덕회 간부들은 모두 무료급식 봉사 30년이 넘었다. 최태향(79) 회장은 급식봉사에서 주로 반찬 담아주는 일을 한다. 급식소에 자비로 에어컨 1대도 기증했다. 개인적으로 교도소 무기수 불자 상담 봉사도 하고 있다. 최정자(74) 부회장은 주로 국을 퍼주는 일을 한다. 신심이 돈독해 사찰 봉사도 많이 하고 있다. 변희숙(63) 총무는 설거지가 전문이다. 한지공예 작가 활동을 하기도 했다. 이부연(80) 고문은 주로 밥을 퍼주는 일을 한다.

"10여 년간 급식소를 이용하는 50대 어르신은 식판에 밥을 산더미 같이 세 번이나 받아가요. 얼마나 배가 고팠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먹먹해져요. 치아가 하나도 없는 60대 어르신은 급식소에 올 때 빈 도시락을 가져와요. 허드렛일을 도와주고는 밥과 반찬을 얻어가기도 해요."

선덕회는 어버이날에는 '자비의 집'에 점심 특식으로 고기를 기증하고 설과 추석 명절에는 떡을 나누고 있다. 또 특별회비가 모아지면 연간 한 번 동화사 자비원을 찾아 어르신들에세 옷가지나 간식을 제공하고 있다.

부인사 선덕회는 신라 선덕여왕을 기리기 위해 매년 음력 3월 보름에 선덕여왕 숭모재를 봉행하고 있다. 회원들은 숭모재에서 육법공양을 직접 한다. 부인사 삼광루에 선덕여왕 관련 상설전시회를 열고 있다. 또 선덕여왕 발자취를 따라 현장 답사도 30년 동안 진행하고 있다. 선덕회는 선덕여왕 숭모재가 대구를 넘어 전국 문화행사로 열리기를 바라고 있다.

부인사 주지 종진 스님은 "선덕회 회원들은 한 분 한 분 부처님처럼 살아간다. 나의 수고러움이 남들에게는 행복을 줄 수 있다는 자리이타 정신을 실천하기 때문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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