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캡슐] 팽이치기

아이들의 겨울철 야외놀이들... 공기놀이도 대표 실내놀이
전쟁놀이, 팽이놀이, 제기차기... 지금은 보기 어려워

1970년 대구의 한 동네 큰 길에서 아이들이 팽이를 치고 있다. 매일신문 DB. 1970년 대구의 한 동네 큰 길에서 아이들이 팽이를 치고 있다. 매일신문 DB.

1970년 겨울의 한 장면이다. 아이들은 팽이치기 삼매경이다. 옷차림이 가볍다. 팽이를 쳐보면 안다. 등줄기는 땀범벅이었을 것이다. 적절한 타이밍으로 쉴 새 없이 쳐대야 했다. 팽이는 잠시라도 가만히 있으면 균형을 잃고 팽그르르 나가 떨어졌다.

계절을 잊고 뛰어다니는 아이들과 본질적으로 궁합이 맞았다. 아이들은 잠시도 가만있지 않았다. 뛰어 놀아야 했다. 쉴 새 없이 아이들을 움직이게 하는 동력을 팽이는 갖고 있었다. 팽이치기에는 어깨 스윙과 손목 스냅이 필수다. 엉덩이와 허리 근육을 탄탄하게 잡아준다. 이쯤 되면 운동이다.

겨울엔 활동 폭을 좁혀 몸을 웅크리는 게 예사지만 아이들은 예외다. 뭐라도 하고 놀았다. 동장군은 애초부터 아이들의 싸움 상대가 못 됐다. 십중팔구 아이들이 이겼다. 감기가 아니고서야 아이들은 뛰어다니길 멈추지 않았다. 기침을 쿨럭이면서도 방안에서는 공기놀이를 했다. 어디서든 자기들끼리 규칙을 정해 어떻게든 놀았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 어른들은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호시절의 낭비라며, 점잖지 못하다며 훈계했다. 통제하기 좋길 바라는 어른들의 바람이었다. 끝내 터트리는 제어 무기가 '들어가서 숙제 해'와 비슷한 위력의 '공부 좀 하라'였다.

안타깝게도 뛰어놀지 말 것을 종용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층간소음 탓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아이들이 원흉은 아니다. 건물을 지은 이들이다. 건물을 그렇게 짓고 팔았다. 아이를 키우는 집일수록 층간소음 시비가 적은 아파트를 찾는다. 이들에겐 역세권, 숲세권보다 우선돼야 할 프리미엄은 공존권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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