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캡슐]1992년의 한일극장 앞 풍경

1990년대 공중전화의 추억... 지금은 기본 이용요금 70원
삐삐와 함께 흥했던 공중전화... 이젠 희귀품 대접

 

1992년 6월 대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 풍경. 매일신문 DB 1992년 6월 대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 풍경. 매일신문 DB

1992년 동성로 한일극장(현 CGV 대구한일) 앞 사진이다. 한일극장 앞은 만남의 공간이었다. 한일극장 앞은 대구백화점 앞 시계탑과 함께 누구나 알고 있는 곳이라 약속 장소로 숱하게 거명되던 곳이었다.

제 시각에 서로 나타나주면 좋으련만 늦는 이는 꼭 있었다. 기다리는 이들의 모습은 다양했다. 미리 책을 들고 와 읽기도, 하염없이 담배를 피우기도, 만보기 걸음수 채우듯 발걸음만 이런저런 스텝으로 밟기도 했다.

사진 속 7칸의 공중전화에는 사람들이 모두 들어차 있다. '어디쯤이냐'고 묻는 전화는 애초에 불가능했다. 보통 기다리게 만든 사람의 집에 거는 전화였기에 '아직 집'이라고 하면 약속은 깨졌다. 공중전화 매너라는 것도 있었는데 오래 통화하는 건 결례였다.

기다림과 공중전화의 교집합은 그리움, 외로움, 짝사랑 등을 비유되기 마련이었다. 1989년 나온 김혜림의 'DDD', 1990년 발표된 015B(노래를 부른 이는 윤종신이었다)의 '텅빈 거리에서'가 대표적이다.

'마지막 동전 하나 손끝에서 떠나면...', '야윈 두손엔 외로운 동전 2개뿐...'과 같은 노래 가사에서는 기본 이용요금도 나온다. 그때는 20원이었다. 지금은 70원이다. 퀴즈 문제로 나올 만큼 이용자가 드물다. 2002년 이후 17년째 제자리걸음인 것도 놀랍다.

전화카드도 있었다. 10%를 더 줬다. 1만 원짜리를 사면 1천원 더 쓸 수 있는 거였다. 기업홍보용으로, 결혼식 청첩장 대용으로도 활용됐다. 공중전화는 1990년대 중반 호출기, '삐삐'와 상생 관계가 되며 전국에 15만대 이상 설치돼 전성기를 누렸다. 지금은 전국에 5만여 대가 남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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