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미안합니다' 서울대 게시글 "조은산 버금가네"[전문]

박근혜 전 대통령. 매일신문DB 박근혜 전 대통령. 매일신문DB

서울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박근혜 대통령님에게 미안합니다'라는 제목의 글, 일종의 사과문이 올라와 화제다.

27일 올라온 이 글은 스누라이프의 인기 게시물을 가리키는 '베스트 게시물'이 되더니, 현재 각종 SNS, 온라인 커뮤니티, 블로그, 카페 등에 퍼지고 있다. 아울러 야권 정치인들이 자기 SNS에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글쓴이가 현재 수감돼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느닷없이 소환, 문단 끝마다 "미안합니다"(총 14회)라고 사과한 이유는 무엇일까?

(글 전문은 기사 하단 첨부)

 

2013년 당시 채동욱 검찰총장, 황교안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2013년 당시 채동욱 검찰총장, 황교안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글쓴이는 우선 박근혜 정부 당시 채동욱 검찰총장이 혼외자 논란으로 법무부(당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법무부 장관)로부터 압박을 받아 사퇴한 것을 언급하더니, "요즘 윤석열 검찰총장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찍어내는 것을 보니 그건 욕할 것도 아니었다는 것을 알았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미안합니다"라고 했다.

또 박근혜 정부 당시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대한 찍어내기(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 유승민계의 공천 무더기 탈락 및 유승민 의원 탈당 사태 등)와 현 정부 및 더불어민주당의 금태섭 전 의원에 대한 찍어내기를 비교, "그건 그래도 상식적인 정치였던 것 같다"며 또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미안합니다"라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 금태섭 전 의원. 매일신문DB, 연합뉴스 유승민 전 의원, 금태섭 전 의원. 매일신문DB, 연합뉴스

아울러 박근혜 정부 당시 우병우 민정수석 아들에게 제기된 운전병 특혜 논란과 현 정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에게 제기된 군 휴가 특혜 논란도 비교 대상으로 언급했다. 글쓴이는 우병우 전 수석이 "(아들이)코너링을 잘 해서"라고 변명했던 것을, 추미애 장관이 "소설 쓰고 있네"('소설 쓰시네' 발언 논란)라고 발언했던 것과 비교해 "참 훌륭하고 성숙한 대처였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글쓴이는 재차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미안합니다"라고 했다.

요즘 문재인 정부의 최대 실정으로 떠오른 부동산 정책도 언급했다. 글쓴이는 "최경환 부총리가 나와서 집 사라 그럴 땐 욕했다"며 "(현 정부에서)국민은 집 사지 말라고 하면서 집값, 전셋값은 계속 올리는 거 보니, 당시(박근혜 정부 때)에 집 사란 건 서민을 위한 선견지명의 정책이었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문장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미안합니다"가 붙었다.

글쓴이는 두 정부가 임명했던 서울대 법대 교수 출신 2명의 장관도 거론했다. 한 명은 박근혜 정부 때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정종섭 전 의원이고, 또 한 명은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맡았던 조국 전 장관(현 서울대 법대 교수)이다.

글쓴이는 정종섭 전 장관에 대해 "허튼 짓 하는 것 보고 참 사람 보는 눈 없다고 욕했다"고 했지만 "조국이 장관 돼서 하는 짓을 보고 그나마 서울 법대 교수 중에 SNS는 안 하는 참 진중한 사람을 장관으로 발탁했구나 생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문장 마지막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미안합니다"라고 했다.

정종섭 전 국회의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둘 다 서울대 법대 교수 이력(조국 전 장관은 현직)을 갖고 있다. 매일신문DB 정종섭 전 국회의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둘 다 서울대 법대 교수 이력(조국 전 장관은 현직)을 갖고 있다. 매일신문DB

▶글쓴이는 이렇게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 때의 '닮은' 사건과 인물 등을 비교하면서, 어떤 경우는 문재인 정부 때의 사례가 더 못하다고 평가하고, 또 어떤 경우는 둘 다 '도긴개긴'이라고 평가하며, 일종의 '시사 풍자'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 정부 사례가 더 낫다는 평가는 없다.

이 글은 최근 정부의 부동산·인사 정책 실정을 꼬집은 '시무 7조'로 화제가 된 진인 조은산을 떠올리게 하면서, 조은산과는 다른 스타일의 시사 풍자로 읽힌다.

글쓴이는 글 마지막에선 "박근혜 정부가 최악의 정부라고 욕해서 미안합니다. 그때는 이렇게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이 올 줄은 몰랐습니다. 미안합니다"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식 때 했고 지금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판 내지는 풍자에 자주 쓰이는 유행어가 된 말("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으로서 여태껏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습니다")을 인용, 일침을 가하며 글을 마무리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5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5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은 글 전문

두 집 살림한다고 채동욱 잘랐을 때 욕했었는데 이번에 사찰했다고 윤석열 찍어내는 거 보니 그건 욕할 것도 아니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미안합니다.

미르, K스포츠 만들어서 기업 돈 뜯는다고 욕했었는데 옵티머스, 프라임 보니 서민 돈 몇 조 뜯는 것보다 기업 돈 몇 천억 뜯어 쓰는 게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문체부 공무원 좌천시켰다고 욕했었는데 '원전 안 없애면 죽을래'라는 얘기했다는 거 보니 그래도 그건 정상적인 인사권의 범위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최순실 딸 이대 입학하게 압력 넣었다고 욕했었는데, 조국 아들딸 서류 위조하는 거 보니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그나마 성실히 노력해서 대학 간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위안부 합의했다고 욕했었는데 윤미향 하는 거 보니 그때 합의는 그나마 떼먹는 놈 없이 할머니들한테 직접 돈 전달해 줄 수 있는 나름 괜찮은 방법이었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유승민 원내대표 찍어내는 거 보고 욕했었는데, 금태섭 찍어내고 당내에서 다른 의견 내면 매장시키는 거 보니 그건 그래도 상식적인 정치였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우병우 아들 운전병 시킨 이유가 코너링을 잘해서라고 해서 변명도 가지가지 하고 있네 욕했었는데 추미애 아들 보니 소설 쓰고 있네 안 하고 변명한 건 참 훌륭하고 성숙한 대처였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최경환 부총리가 나와서 집사라 그럴 때 욕했었는데, 국민은 집 사지 말라고 하면서 집값, 전셋값은 계속 올리는 거 보니, 당시에 집 사란 건 서민을 위한 선견지명의 정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태블릿 나와서 사과 기자회견할 때 사퇴안하고 뭔 사과를 하고 있냐, 왜 기자 질문은 안 받냐고 욕했었는데 이제 와서 보니 나와서 사과라도 하는 건 정말 인품이 훌륭한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메르스 대처 잘못한다고 욕했었는데, 코로나로 난리 나고 독감백신 맞고 사람들 죽어나가는 거 보니 그때 그 정도로 끝낸 건 무난한 대처였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서울 법대 교수 중에 정종섭을 장관 시켜서 허튼짓하는 것 보고 참 사람 보는 눈 없다고 욕했었는데, 조국이 장관 돼서 하는 짓을 보고 그나마 서울 법대 교수 중에 SNS는 안 하는 참 진중한 사람을 장관으로 발탁했구나 생각했습니다. 미안합니다.

윤창중 미국서 인턴 성추행해서 도망 왔을 때 욕했었는데, 안희정, 오거돈, 박원(순) 터지고 피해호소인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용어가 나오는 거 보고 기겁했습니다. 미안합니다.

윤석열 좌천시킨다고 욕했었는데, 추미애 이성윤이 하는 거 보니 정권에 대들었다고 한직에 인사발령하는 건 그냥 상식적인 인사 조치인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박근혜 정부가 최악의 정부라고 욕해서 미안합니다. 그때는 이렇게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이 올 줄은 몰랐습니다. 미안합니다.

관련기사

AD

정치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