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4·15 총선 반성문 "비겁한 변명이십니다"

통합당 '총선 백서' 13일 비대위 보고 후 공개
선거 책임 황교안에 전가…역대 최악 참패에도 '맹탕 백서' 평가
보수 인사 "비겁하기 짝이 없다, 국민 비호감 떨쳐낼 수 없을 것"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제21대 총선일인 지난 4월 15일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개표상황실에서 총선 결과 관련, 당대표직 사퇴를 밝힌 후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제21대 총선일인 지난 4월 15일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개표상황실에서 총선 결과 관련, 당대표직 사퇴를 밝힌 후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서울정경부 기자 홍준표 서울정경부 기자

공천 파동, 불통, 핵심 공약과 선거 전략 부재, 안일한 선거 준비, 청년 메시지 부재.

지난 4·15 총선에서 지리멸렬한 미래통합당의 패인 분석으로 보이는가. 아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160석을 예상하는 여론조사에 낙관하다 참담한 성적표를 받은 새누리당(통합당의 전신)이 펴낸 '국민백서'의 내용이다.

이와 유사한 결과물이 곧 세상에 나온다. 바로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후 당 사무처에 내린 1호 지시인 '총선 백서'이다. 지난 6월 말부터 작업한 결과물의 초안은 벌써 나왔다. 13일 비대위 최종 보고를 거친 뒤 세간에 공개될 예정이나 이미 언론을 통해 상당수 내용이 '여의도 정가'에 떠돈다.

초안에서 ▷중도층 지지 회복 부족 ▷막말 논란 ▷공천 실패 ▷중앙당의 전략 부재 ▷탄핵에 대한 명확한 입장 부족 ▷청년층의 외면 등이 주요 패인으로 꼽혔다. 4년 전에 만든 백서의 재탕이나 다를 바 없다. 역대 최악의 참패라는 뼈아픈 기록을 남긴 선거였음에도 결과물이 이러니 '맹탕 백서'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죽하면 총선백서제작특별위원회에 참여한 인사마저 기자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위주로 한 백화점식 나열에 그쳤다"고 한숨을 쉴까.

더욱 가관은 "공천관리위원장은 당 대표가 선정했다", "대표도 정치에 입문한 경력이 일천하고 선거 경험이 없어 당을 장악하는 능력과 강력한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왔다"며 사실상 책임을 황교안 당시 대표에게 집중한 반면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종인 위원장에 대해서는 정책의제에 중심을 둔 긍정 평가를 했다는 점이다. 정치적으로 '사라진 자'에 대한 가차없음, 현직 지도부에 대한 '눈치 보기'라는 비판이 절로 나온다.

한 보수 인사는 "정말 비겁하기 짝이 없다. 이래서야 국민의 비호감을 통합당이 떨쳐낼 수 없을 것"이라고 한탄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복기해서 또다시 버림받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일어서야 했다. 백서는 그래서 꼭 필요했다.'

통합당이 4년 전 만든 백서의 머리말이다. 무엇을 복기해야 하는지 여전히 모르겠다면 4년 후에도 '오늘'의 재탕을 또 만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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