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돋보기) 'TK=자유한국당'이라면 '황교안 한국당 대표=TK 맹주'는 맞는 등식인가? 틀린 등식인가?

황교안 대표의 TK리더 자격에 대한 의문 꼬리를 물기 시작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제1야당 자유한국당은 대구경북(TK) 싹쓸이를 기대하고 있다. 보수의 심장 TK가 보수의 대표라 불리는 한국당을 지켜준다면 전국적 바람몰이를 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 부분에서 한국당은 'TK=자유한국당'이라는 전통적 등식을 내세운다.

이런 가운데 'TK=자유한국당'이라면 '황교안 한국당 대표=TK 맹주'라는 등식은 과연 맞는 것인지에 대해 정치권은 물론, TK 지역민들 사이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5일자에 게재된 매일신문 창간 73주년 기념 여론조사결과에서 TK 지역민들이 황 대표의 경쟁자로 꼽히는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를 여전히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점도 TK에서의 황 대표 위치가 어디쯤인지에 대한 의심이 고개를 들게 만든다.

이와 관련, 지역 정치권은 "황 대표가 TK에서 연착륙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은 맞지만 한계점이 벌써부터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TK 출신이 아니라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는 적극적 노력이 없다는 것이다.

◆황 대표, TK 대표 맞나?

최근 10여년간 한국 정치사를 볼 때 TK가 전폭적으로 밀어준 TK출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청와대로 갔다. 포항에서 나고 자란 이명박 전 대통령과 달리 박근혜 전 대통령은 TK에서 자라지는 않았지만 출생지가 대구인데다 대구 달성에서 국회의원으로 4번이나 당선돼 TK라는 이름을 붙이기에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황 대표는 다르다. TK와는 전혀 연고가 없다. 대세론에도 불구하고 결국 청와대 입성에 실패한 이회창 전 국무총리를 떠올리는 지역민들도 적지 않다. '지역에서 나고 자라 지역 실정을 이심전심으로 잘 아는 지도자 감은 없느냐?'는 지역 정서 앞에 황 대표가 불안한 모습으로 서 있는 것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TK에 대한 공천이 황 대표에 대한 TK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세력을 확장하고자 TK에 내리꽂기 공천을 하는 무리수를 뒀을 때는 '지역 출신 대통령 만들기' 정서가 상쇄작용을 했지만 황 대표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을 통해 자신의 대선가도를 호위해 줄 세력을 확보해야 하는 황 대표로선 절체절명의 과제를 한국당 후보 당선가능성이 높은 TK에서 풀어야 하지만 지역여론의 호응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황 대표가 당의 거점인 TK의 광역자치단체장과 제대로 호흡을 맞추고 있느냐, 그리고 황 대표가 TK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도 나온다.

TK의 광역부단체장 출신 한 인사는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의 지역 순회를 보면서 한국당은 도대체 뭘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당의 텃밭 TK에 대해 한국당이 너무 안이한 사고로 접근한다"고 꼬집었다.

당내 일각에선 황 대표가 대권 경쟁자인 홍준표 전 대표로부터 공천을 받은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견제하는 차원에서 스킨십 부족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영진 시장은 홍 전 대표와 대학교, 이철우 도지사는 중학교 동문이고 이 지사는 홍 전 대표가 당을 이끌 당시 수석최고위원을 지내면서 최측근으로 호명됐다.

◆대안도 없고 시간도 없다…황 대표로 가야한다?

황 대표를 따르는 TK 의원들은 "황 대표만한 사람이 없다"며 TK 대안부재론을 내세운다. 홍준표 전 대표나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은 나이가 너무 많은데다 '흘러간' 사람이고 새로운 신진 세력을 지금 발굴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황 대표는 국정 경험이 많고 문재인 대통령과 겨룰 수 있는 '반듯한' 사람이라는 점을 황 대표의 측근 TK 정치인들은 강조하고 있다.

황 대표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추경호 한국당 의원(달성)은 "산업화와 근대화를 이끈 대구경북민의 자부심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고 존경하는 마음을 표시해 온 정치인이 황 대표다. 개인적 정치 이해를 좇기보다 헌신과 소명의식을 강조해 온 그동안의 정치행보도 지역민들의 마음을 흡족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전직 의원은 "대안부재론 때문에 지역민들이 보수의 새 주자로 황 대표를 선택했고 당 대표로 있지만 요즘 행보를 볼 때 'TK 대표'로 보기에는 활동이 전무하다"며 "홍준표 전 대표가 일찌감치 '나는 대구사람'이라고 선언했고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의 TK구애 행보, 지난 대선에서 보여준 문재인 대통령의 민주당 텃밭 호남 민심잡기 행보와는 하늘과 땅 차이로 비교되는 대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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