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野, 서울시장 단일화 신경전 "공멸? 노이즈 마케팅 효과?"

안철수, 나경원, 김종인. 매일신문DB, 연합뉴스 안철수, 나경원, 김종인. 매일신문DB, 연합뉴스

야권이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문제를 두고 자중지란 직전 상황이다. 단일화를 위한 과정이 행여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요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불만이 많다.

그는 14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후 기자들에게 '3월 초 단일화를 얘기하든지' 아니면 '그 전에 우리 당(국민의힘)에 들어오든지' 라며 2개 선택지를 제시했다. 그는 "결심하면 얘기하라고 했는데 이후 얘기가 없다"고 덧붙였다.

어제인 13일 서울시장 선거 출마 선언을 한 나경원 전 국회의원도 선을 긋고 나섰다. 그는 출마 선언을 하는 자리에서 "현 정권에 도움 준 사람"이라고 대놓고 안철수 대표를 공격하기도 했고, 14일 KBS 라디오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서는 단일화 관련 질문에 "너무 정치공학적"이라고 하기도 했다.

반면 같은 국민의힘에서도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지금은 선순환 경쟁의 시간"이라며 "단일화 논쟁을 잠시 접고 서로 감정이 상하거나 상처를 주는 언행은 자제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2017년 대선 때 안철수 후보 정책대변인을 지낸 바 있다.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했거나 할 것으로 보이는 인물들 가운데 김근식 위원장과 함께 정계 입문을 도움 받은 금태섭 전 의원도 안철수 대표와 인연이 있다. 이에 향후 단일화 과정에서 '친 안철수' 노선이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럴 경우 나경원 전 의원을 비롯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유력 후보들이 안철수 의원과 거리두기에 나서는 것은 필연적인 수순이고 지금 오히려 당연한 전략일 수 있다. 이들을 경선에 참가시켜 '흥행' 성공을 이끌어내야 하는 국민의힘의 김종인 비대위원장 역시 마찬가지.

특히나 김종인 위원장은 단일화를 하더라도 제1야당 국민의힘이 비(非) 국민의힘 후보들의 병풍이 되는 상황은 웬만하면 막아야 하는 처지에 있기도 하다.

이에 국민의당은 국민의힘을 두고 네거티브 전략을 쓴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14일 MBC 라디오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전날 출마 선언 자리에서 안철수 대표를 저격한 나경원 전 의원을 두고 "본인도 지난 총선에서 떨어졌다. 왜 떨어졌는지 반성부터 해야 본인이 나아갈 길이 보일 텐데, 출마 회견을 네거티브로 시작했다"고 대응했다.

안철수 대표 역시 당 회의에서 "저로 단일화하자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소리(小利, 작은 이익)보다 대의(大義, 큰 뜻)가 중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국민'이라는 단어는 물론 '의'라는 조사(助詞)까지 공유하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두 당이 모든 선수가 채 출전도 하지 않은, 본격적인 단일화 시기도 아닌, 그 준비 시점부터 신경전을 벌이는 것을 두고 '과한' 소모전에 따른 공멸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후보 각자가 당연히 할 수 있는 수준의 신경전을 펼치고 있고, 이게 '노이즈 마케팅'처럼 작용해 향후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라는 판의 흥행을 키우는 바탕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네거티브 전략으로든 어떻게든 각자 몸집을 키운 후, 결국 단일화 자체에만 성공하면 된다는 얘기다.

단일화 자체가 무산되면 치명적이다. 지난 대선이 그랬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그리고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이렇게 보수 지지층을 공유하는 세 사람이 뭉치지 못하면서 문재인 대통령(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당선을 내 준 맥락이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41.08%의 득표율로 당선됐고, 2위가 홍준표(득표율 24.03%), 3위가 안철수(득표율 21.41%), 4위가 유승민(득표율 6.76%)이었다. 홍·안·유, 세 후보의 득표율을 더하면 52.2%로, 문재인 당시 후보에 11.12%p(포인트)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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