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분열의 씨앗" 국민의힘, 윤석열과 '불가근불가원'

차기 대권 다크호수 부상했지만… 제1야당, '잠룡' 이미지 부각은 부담
‘尹 후보’로는 차기 대선에서 보수결집 어렵다는 지적 많아
전직 대통령 사법처리 가담 부담…기존 잠룡들과 충돌도 예상 가능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 배제 결정으로 출근하지 못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 배제 결정으로 출근하지 못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안 부재로 주춤하는 야권의 차기 대권경쟁 구도에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적의 적은 우리 편'이라는 분위기 속에 반(反) 문재인 대통령 진영의 지지가 몰리고 있고, 거악척결(巨惡剔抉) 이미지를 잘 관리할 경우 마땅한 주자가 보이지 않는 야권에 원군(援軍)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정작 윤 총장이 정치권에 발을 들일 경우 둥지가 될 것이 유력한 제1야당에서 난색을 표시하는 분위기다.

보수당이 배출한 전직 대통령 두 명의 사법처리에 모두 가담한 윤 총장 카드로 보수진영을 아우르는 선거를 치를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과 함께 기존 당내 대권주자들의 견제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지지율이 깡패다'라는 속성을 고려하면 결국은 윤 총장에 대한 국민적 성원이 얼마나 확산하고 언제까지 이어지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2일 현 정권과 진검승부를 벌이고 있는 윤 총장을 적극 엄호하면서도 개인 윤석열에 대해서는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지금은 권력개입 의혹 수사에 대한 재갈 물리기 프레임으로 여권과 일전을 벌이고 있는 검찰을 두둔하면서 재미를 보고 있지만, 향후 입지가 어떻게 변할지도 모르는 '민간인 윤석열'과 정치적으로 얽히기는 싫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 같은 행보는 소탐대실(小貪大失)해서는 안 된다는 당내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만일 윤 총장이 당의 대선후보가 될 경우 윤 총장이 휘두른 칼에 의해 영어의 몸이 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흡수할 수 없고, 그렇게 보수가 뭉치지 못하면 차기 대선도 지는 선거가 될 것이라는 염려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총장이 '정의의 사도' 이미지로 중도층 유권자들을 얼마나 끌고 올지 모르지만 선거의 기본은 집토끼(지지층) 관리부터 철저하게 하는 것"이라며 "제1야당이 냉정을 유지하지 못하면 여권의 '윤석열 띄우기' 전략에 말려들 수도 있다"고 했다. 상황이 틀어질 경우 윤 총장이 자충수(自充手)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윤 총장의 대선도전이 가시화할 경우 당내 기존 대권주자들과의 충돌도 불문가지다. 진보와 보수정권을 상대로 모두 각을 세운 윤 총장의 정체성 논쟁부터 도덕성 검증까지 넘어야 할 산이 한둘이 아닌 것.

당 관계자는 "너무 앞서간 얘기지만 기존 당내 대선주자들의 이른바 '굴러온 돌'에 대한 검증공세가 상당할 것"이라며 "윤 총장이 그때까지 압도적인 지지율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당내 분란과 야권 분열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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