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의장실 탁자 엎고 싶었다…1당 독재 시작돼"

"법사위 단 하나 요구…무리한 요구 아니다"
"야당과 의사일정 합의없이 본회의…의회를 여당 마음대로 운영"

여야간 개원협상이 결렬된 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협상 결렬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간 개원협상이 결렬된 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협상 결렬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결국 결렬된 원구성 협상과정에 대해 "의장실 탁자를 엎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토로했다.

주 원내대표는 29일 원구성 협상 결렬 뒤 페이스북을 통해 "오전 협상이 끝날 무렵, 국회의장은 내게 '상임위원 명단을 빨리 내라'고 독촉을 했다. 집권 여당이 의회민주주의를 파탄내는 그 현장에서 국회의장이 '추경을 빨리 처리하게 상임위원 명단 제출을 서둘러라'는 얘기를 하는 게 가당키나 한 소리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오늘 야당과의 의사일정 합의없이, 본회의를 열고, 예결위에서는 국무위원들을 상대로 정책질의를 하겠다고 한다. 야당을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의회를 여당 마음대로 운영하겠다는 '독기'를 뿜어내고 있다"며 "1당 독재의 문이 활짝 열렸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우리 야당이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에서 요구한 것은 '법제사법위원회' 단 하나였다. 견제와 균형, 대화와 타협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인 법제사법위원회는 야당이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며 "지금까지 여야가 늘 그랬던 것처럼, 생소하거나 무리한 요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권세력이 최종적으로 가져온 카드는 '2022년 대선에서 승리한 당이 21대 국회 하반기 법사위원장을 차지한다'는 기괴한 주장이었다"며 "'너희가 다음 대선 이길 수 있으면 그때 가져 가봐'라는 비아냥으로 들려, 저는 엄청난 모욕감을 느꼈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우리는 지금 한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길에 들어섰다"며 "30여 년의 민주주의를 거친 '성숙한 민주 체제'가 일당독재 의회독재로 퇴행하고 있다. 저와 우리 당은 결연하게,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맞서겠다.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고 했다.

그는 "역사는 33년 전 전두환 정권이 국민에 무릎 꿇었던 그날, 문재인 정권이 몰락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고 기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주 원내대표가 페이스북에 남긴 글의 전문이다.

<의회민주주의의 조종이 울렸다>

오늘 한국의 의회 민주주의가 무너져 내렸습니다. 이른바 민주화 세력으로 불리는 이들이 한국의 민주주의를 목 졸라 질식시키고 있습니다.

민주당과 집권세력은 1987년 체제 이후 우리가 이룬 의회 운영의 원칙을 깡그리 무시해 버렸습니다. 야당과의 협의없이 의장단을 선출하고, 6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했습니다. 야당 몫이던 법사위를 탈취했습니다. 오늘은 우리 야당에게 돌아올 7개 상임위원장을 포함 12개 상임위원장을 단독으로 선출하겠다고 합니다.

오늘 야당과의 의사일정 합의없이, 본회의를 열고, 예결위에서는 국무위원들을 상대로 정책질의를 하겠다고 합니다. 야당을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의회를 여당 마음대로 운영하겠다는 '독기'를 뿜어내고 있습니다. 1당독재의 문이 활짝 열렸습니다.

2020년 6월29일, 오늘을 역사는 한국 의회민주주의가 조종을 울린 날로 기록할 것입니다.

우리 야당이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에서 요구한 것은 '법제사법위원회' 단 하나였습니다. 견제와 균형, 대화와 타협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인 법제사법위원회는 야당이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여야가 늘 그랬던 것처럼. 생소하거나 무리한 요구가 아니었습니다.

집권세력이 최종적으로 가져온 카드는 '2022년 대선에서 승리한 당이 21대 국회 하반기 법사위원장을 차지한다'는 기괴한 주장이었습니다. 21대 국회 원구성은 21대 총선에서 드러난 '총선 민의'를 토대로 진행돼야 합니다. 21대 원구성 협상에, 2년 뒤에 있을 대선을 왜 끌어들여야 하는 것입니까? '너희가 다음 대선 이길 수 있으면 그때 가져 가봐'라는 비아냥으로 들려, 저는 엄청난 모욕감을 느꼈습니다.

오늘 오전 협상이 끝날 무렵, 국회의장은 제게 "상임위원 명단을 빨리 내라"고 독촉을 했습니다. 의장실 탁자를 엎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집권 여당이 의회민주주의를 파탄내는 그 현장에서 국회의장이 "추경을 빨리 처리하게 상임위원 명단 제출을 서둘러라"는 얘기를 하는 게 가당키나 한 소리입니까?

1987년 6월 항쟁, 거기에 굴복한 전두환 정권의 6-29 선언으로, 직선제 개헌의 문이 열렸습니다. 1987년 체제는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전두환 정권이 국회 의석이 모자라 무릎을 꿇었습니까? 국회 상임위원장 숫자가 부족해서 국민의 뜻에 굴복했습니까?

우리는 지금 한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길에 들어섰습니다. 30여년의 민주주의를 거친 '성숙한 민주 체제'가 일당독재 의회독재로 퇴행하고 있습니다. 저와 우리 당은 결연하게,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맞서겠습니다.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습니다.
역사는 2020년 6월29일, 33년 전 전두환 정권이 국민에 무릎 꿇었던 그날, 문재인 정권이 몰락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고 기록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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