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언급 말라던 김종인, 통합당 혁신에 TK는 없다?

1일 출범하는 미래통합당 김종인 호(號), 핵심지지층인 영남 정서와 충돌할 우려 커
대구경북 반면교사로 규정하고 당 운영에서 배제시킬 수 있다는 염려 나와
노골적 배제 심할 경우 차기 전당대회에서 영남권이 김 위원장 오만 심판할수도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자택에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자택에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출범시킨 미래통합당이 정치적 '텃밭'인 대구경북(TK)을 향해 또다시 무례를 범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의 대대적인 수술을 집도할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핵심지지층의 반발이 있더라도 당의 정향(政向)을 중도로 좌클릭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에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등 보수주의의 근간이 흔들리는 것은 물론 TK의 정치적 자산인 조국 근대화 성과 등이 당내에서조차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나아가 김 위원장이 TK를 반면교사로 규정·배제하고 당의 운영·진로와 관련한 중요한 사안을 모두 독단적으로 결정한 후 당내 최대세력을 향해 결과물에 동의만 해 달라는 통보를 할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까지 거론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전국조직위원장회의 특강에서 "보수냐 진보냐, 이념으로 나누지 말자. 이제 시대가 바뀌었고 세대가 바뀌었다. 국민은 더 이상 이념에 반응하지 않는다. 당의 정강·정책을 시대정신에 맞게 바꿔야 한다"고 강조하고 그동안 통합당이 강조해온 '보수', '자유우파' 같은 말도 쓰지 말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언행이 그동안 당의 핵심지지층으로 보수의 본류를 자처해 온 영남권의 정서와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의 한 국회의원은 "김 위원장의 속내는 '한동안은 통합당이 말도 듣지 않고 맘에도 들지 않겠지만 그래도 어여삐 여겨주시고 나중에 통합당이 필요할 때는 그동안의 서운함은 모두 잊고 몰표로 화답해 주세요'가 아니냐"며 "지난 4·15 총선 공천과정에서 TK를 농락했던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의 2탄이 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일부 영남지역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는 김 위원장의 혁신이 내부 동의를 제대로 확보하며 차근차근 이뤄지지 않을 경우 차기 전당대회에서 최대 세력인 영남이 김 위원장의 오만을 심판할 수도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김 위원장이 중도설득과 쇄신을 명분으로 영남을 변방으로 밀어낼 경우 차기 전당대회에서 영남지역 당원과 대의원들이 실력행사를 통해 당내 지분에 걸맞은 권리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도부의 일원으로 참여하지만, 독선적인 김 위원장의 성격을 고려하면 TK가 한동안은 통합당으로부터 홀대를 받을 것 같다"며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이 하지 못했던 TK 지역민의 애국심을 끌어내고 격식 있게 양해를 구하는 작업을 김 위원장이 얼마나 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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