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말 돋보기]10년 동안 당권 못잡은 TK, 이번엔 달라지나...한국당 전당대회 TK 운명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국위원회 회의에서 당 대표자 후보군으로 떠오른 이들이 회의장 앞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정우택 의원, 김문수 전 경기지사, 주호영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진태 의원. 연합뉴스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국위원회 회의에서 당 대표자 후보군으로 떠오른 이들이 회의장 앞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정우택 의원, 김문수 전 경기지사, 주호영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진태 의원.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를 앞두고 후보자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번에 선출되는 당 대표는 4·3 재보궐선거와 내년 4·15 총선을 진두지휘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 2021년 4·7 재보궐선거는 물론 2022년 3·9 대통령 선거에 나설 후보를 인큐베이팅하는 차원에서 보수 정당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다.

보수의 메카로 불리는 대구경북(TK)은 그동안 치러진 보수정당 전당대회에서 가장 큰 변수로 작용했으나, 정작 지역 출신 정치인들의 성적표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그렇기에 이번 만은 달라져야 한다는 지역 보수층의 목소리가 솟구쳐 나온다.

◆TK 10년간 잡지 못한 당권
2000년 이후 보수당의 TK 출신 당 대표는 2004년 박근혜 전 대통령, 2006년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 단 두 명뿐이다.

박 전 대통령은 1998년 한나라당 부총재로 있다 2002년 당시 '제왕적 총재'인 이회창 전 대표와의 불화로 탈당한 뒤 미래연합을 창당했다. 같은 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복당해 2004년 한나라당 대표로 선출됐다.

이어 강재섭 전 국회의원(대구 서구)이 2006년 전당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며 당권을 거머쥐었다. 당시 강 전 대표는 영양 출신의 이재오 전 의원에 불과 2%의 득표율 차로 신승을 거뒀다. 국민여론조사에서 7% 포인트 뒤진 강 전 대표는 대의원 투표에서 이를 만회했다.

잘나가던 TK는 그 후 10여 년간 당 대표를 배출하지 못했다. 지역민들은 각종 선거에서 보수정당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으나 정작 TK 인사는 당 대표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박희태 전 대표가 당선된 2008년에는 구미의 김성조 의원이 출마했으나 득표율 11.9%로 5위에 머물렀다. 당시 4등까지 최고위원이 되고 여성 몫 1명을 배정하던 터라 김 의원은 최고위원도 고배를 마셨다.

2010년 전당대회에선 안상수 전 국회의원이 대표에, 홍준표'나경원'정두언'이혜훈(여성 몫) 등이 각각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2014년 김무성, 2016년 이정현 대표, 2017년 비록 영남고를 나왔지만 경남이 고향인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대표가 되면서 TK는 당권을 움켜쥐지 못했다.

◆TK 손에 달린 당락 향배

승패의 관건은 지지층의 표 행사 여부다.

지난해 치러진 한국당 전당대회 기준으로 TK는 전국대비 인구 비율 4.8%와 6.5%에 불과하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대한 높은 지지도를 바탕으로 선거인단 비중은 대구 9.7%, 경북 11.8%로 인구비율 대비 두 배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실제 투표장을 찾은 투표자 비율도 대구 20.7%, 경북 31.6%로 인구대비 선거인단 비율보다 훨씬 높다. 인구의 50%가 몰려있는 서울·경기 권역의 실제 투표율이 각각 18.3%, 17.5%에 불과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실제 투표자 수를 살펴보더라도 대구·경북은 1만9천286명이 전당대회에 투표권을 행사했다. 서울·경기는 1만8천958명이었다. 수도권에 비해 인구가 2천만명이 적지만 전당대회장 투표인원은 TK가 더 많았던 것이다.

이달 기준으로 권역별 책임당원 수도 TK는 전국 책임당원 대비 28.5%를 차지해 인천·경기(18.9%)는 물론 부산·울산·경남(22.2%)을 압도한다.
막강한 당원 수와 높은 투표율을 보인 TK의 표심이 결국 전당대회의 향방을 좌우할 만큼의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주호영 의원 등이 도전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이번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TK가 당권을 거머쥘 수 있을지, 아니면 어느 정도 선전할 지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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