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언컨택트 시대] <2> '개점휴업' 희생 감수한 문화계…대안은 온라인 매체

국내 최초 온라인 콘서트…대구 공연장, 코로나시대 뉴노멀 주도

지난 3일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첫 대면공연인 '2020 대구콘서트하우스 힐링콘서트'가 진행된 가운데 '거리두기 좌석제'를 운영함에 따라 200여 명의 관객만이 공연장에 입장했고 목관, 금관악기 연주자들 앞에는 투명가림막이 설치됐다. 대구콘서트하우스 제공 지난 3일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첫 대면공연인 '2020 대구콘서트하우스 힐링콘서트'가 진행된 가운데 '거리두기 좌석제'를 운영함에 따라 200여 명의 관객만이 공연장에 입장했고 목관, 금관악기 연주자들 앞에는 투명가림막이 설치됐다. 대구콘서트하우스 제공

"사람이 죽어가는데 예술이 중요한가." 이 논리는 코로나19 확산 사태에서 문화예술계에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했다. 다중이용시설인 공연·전시장은 가장 먼저 문을 닫으며 예술인은 일자리를 잃었고, 대구는 추경 예산 확보를 위해 문화예술 관련 예산을 30% 일괄 삭감하기도 했다.

위기를 기회로 돌리려는 여러가지 시도도 나왔다. 지역 공공 공연장을 중심으로 비대면 방식인 온라인·드라이브인·찾아가는 콘서트를 활용해 관객을 만났고, 전시도 VR이나 영상을 통해 관객과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이러한 시도들과 더불어 문화예술이 어렵게 유지해온 생태계를 지킬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온라인·드라이브인…비대면 콘서트의 일상화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에서 무관중 온라인 콘서트를 최초로 시도한 것은 대구문화예술회관이다. 문예회관은 지난 3월 2일부터 유튜브 채널에서 'DAC on Live'를 선보여 온라인 콘서트 시작을 열었다. 이후 다른 지자체들도 앞다투어 온라인 공연 제작에 나섰다.

대구콘서트하우스 소속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6월5일)는 지역 온라인 공연의 경험을 집대성한 결과물이었다.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진행된 공연에서 관객은 7대의 카메라를 통해 다양한 각도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고, 악기를 연주하는 연주자의 표정까지 볼 수 있었다. 이날 실시간 최대 접속자 수는 916명, 누적 접속자 수는 5천682명을 기록했다.

온라인 공연이 뉴노멀로 떠오르면서 세계적 스타들도 가세했다. 전세계적 열풍을 일으킨 온라인 공연은 진행된 '원 월드 투게더 앳 홈'(4월19일)이다. '코로나판 라이브 에이드'라 불리는 이 공연은 레이디 가가의 주최로 세계적인 팝스타들이 대거 출연해 온라인, TV를 통해 공연을 펼쳤으며, 코로나19 대응 기금 1천500억달러가 모금됐다.

행복북구문화재단이 지난 5월 5일 지역 내 아파트, 광장 등을 직접 찾아 1.5톤 트럭 위에서 공연을 펼치는 '발코니 음악회'를 열었다. 행복북구문화재단 제공 행복북구문화재단이 지난 5월 5일 지역 내 아파트, 광장 등을 직접 찾아 1.5톤 트럭 위에서 공연을 펼치는 '발코니 음악회'를 열었다. 행복북구문화재단 제공

찾아가는 콘서트는 실내악팀을 꾸려 학교나 공공 기관을 찾아가 소규모 공연을 펼쳐보이는 형식으로 코로나19 이전에도 시도된 바 있다. 이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실내 공연의 대안으로 떠오르며 도심의 아파트 단지, 공원, 광장 등을 찾아가는 콘서트로 발전했다.

대구 행복북구문화재단은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지역 내 아파트 단지를 찾아 게릴라성 공연 '발코니 콘서트'를 열었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5월 16일 야외광장에서 광장 콘서트를 펼치는 등 여러차례 관객을 직접 찾아갔다.

드라이브 스루(drive-thru)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생활 양식으로 떠오르며 차 안에서 즐기는 드라이브 인(drive-in) 공연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16~18일 팔공산 자동차극장을 빌려 시민들에게 공연과 영화 관람 기회를 제공했다.

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공연의 들러리로 여겨졌던 온라인 공연 등 비대면 공연은 향후 일상 속으로 깊숙히 들어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예술인들이 관객들과 교감하는 새로운 창구가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시도는 좋지만 효과는?…비대면 공연의 가능성과 한계

지역에서 온라인 공연은 지자체를 중심으로 무대를 잃어버린 지역 예술인 일자리 제공에 초점을 맞춰 이뤄져왔다. 그러나 예술 수요자 관점에서 봤을 땐 지역 스타 예술인 부재로 흥행에 한계가 있고 관객의 관심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공연의 주요 가치인 현장성이 상실된다는 측면에서 '온라인 공연이 답은 아니다'라는 게 지역 문화계의 중론이다.

이런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8일 주최한 온라인 토론회 '제1회 코로나19 예술포럼'에서는 세부 주제로 '온라인 등 비대면 콘텐츠의 전망과 한계'가 논의됐다.

패널로 참여한 윤보미 봄아트프로젝트 대표는 "온라인 공연화에 따른 스타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일부 팬덤을 확실히 구축한 스타 아티스트들의 공연으로 최소한의 시장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공연 콘텐츠 스트리밍 사이트와 OTT 서비스에는 유명 연주단체나, 극단, 안무가의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윤 대표는 "클래식이나 연극 등 현장성과 관객과의 공감이 기본 전제인 예술 장르는 공연의 영상화를 궁극적 목표로 삼아선 안 된다"며 "온라인 콘텐츠가 아티스트 팬덤 구축과 홍보 등 보완적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야외나 좁은 실내 공간에서 진행되는 소규모 살롱 콘서트가 비교적 안전한 공연 형태라는 인식 속에서 점차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보다 본질적으로 '공연의 영상화'에 매몰되기보다는 일상 속에서 공연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관람객 명단 작성, 발열체크 후 입장, 거리두기 좌석제 등을 통해 제한적으로라도 공연장을 운영하는 것이 현재로선 현실적인 방안이다.

정유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은 "국공립 공연장들이 대부분 폐쇄되고 있는데 이는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에 따른 결과다. 이럴 게 아니라 안전을 담보하며 일상에서 예술이 존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에 대해 모색해야 한다"며 "국공립 공연장이 앞장서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줘야 하고, 공연장 안전하게 이용하기 캠페인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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