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습니다] 임익기 씨 어머니 故 김분선 씨
남에게 싫은 소리 한번 안 하고 평생 법 없이도 삶을 살고 계셨던 어머니는 돌아가시기 몇 년 전부터 거동이 불편해지셨다. 일제 강점기 시대에 태어나서 광복과 6·25를 겪으시면서 온갖 고생을 하셨다. 우리 근현대사의 굵직굵직했던 사건들을 직접 겪으셨다. 우리 어머니는 1932년생 원숭이띠이다.그 시대 삶이 다 퍽퍽했겠지만 그나마 남부러울 것 없는 집안에 아들 없이 딸만 셋의 맏딸로 태어나 스물이 안 되는 나이에 맏며느리로 시집을 왔다. 봉건제에서 자본주의로 넘어가는 과정에 적응하지 못하고 서서히 기울어 가는 가문의 마지막 석양을 지켜보아야 하셨던 불운한 분이다.전쟁이 끝나고 피란에서 돌아와 폭격으로 불타버린 집을 복구하고 층층시하에 시동생, 일곱 자식 뒷바라지에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손톱이 다 헤지고 물 마를 날 없이 피눈물 나는 고된 삶을 사셨다. 어머니는 옷도 거의 안 사 입으시고 있던 옷이 낡아 구멍이 나면 고쳐서 입으시던 근검절약이 몸에 밴 존경스러운 분이다. 어머니는 식사 시간이면 마당 일을 하신다고 밥을 같이 잘 드시질 않았는데 우리를 위해 안 드신 건가 싶기도 하다.본능처럼 세월을 보내셨던 어쩜 슬픈 어머니이기도 하다. 우리 가족의 역사에 마지막 한 세대이신 어머니가 이제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힘들어하셨다. 아마도 지켜보는 자식들보다 더 많은 생각이 들어 표현하기 어려우셨을 거라 생각한다. 꼬장꼬장하고 칼날 같았던 옛 어르신들을 모시며 일생을 부끄럽지 않게 깨끗하고 고운 마음가짐 몸가짐으로 살아오신 어머니.비록 배움은 넉넉지 아니하셨지만, 몸에 밴 부지런함과 우직함, 그리고 검소함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자식들의 삶에 귀감이 되기에 충분한 분이셨다. 항상 형제간 우애있게 지내라, 많이 먹어라, 운전 조심하라고 하시던 어머니가 그립습니다.열대야로 밤잠을 설치는 한여름이면, 어머니 손길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고향 집 마당 구석구석을 한참 물끄러미보기도 한다. 자작자작하게 끓인 애호박국에 무쇠솥으로 지은 주먹 크기의 감자가 들어 있는 밥과 호박잎, 맵싸하게 부친 청량 고추전이 생각난다. 어머니. 마당 아랫마루 그늘에서 이른 아침을 귀가 성가실 정도로 우는 매미와 온 가족이 함께했던 그때 그해 그 따갑던 여름이 그립다.가족들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갔던 일, 주왕산 국립공원에 갔던 일, 청송 달기 약수터에 갔다가 백숙을 먹은 날도 그리운 날들이다. 어머니가 참 좋아하셨던 셋째형 장가가는 날에도, 큰손자 대기업 취직 소식을 듣고 기뻐하시던 날 활짝 웃던 그 모든 모습 하나하나가 아직도 생생하다. 사랑하는 어머니가 매일 보고 싶다. 이제는 작게 쪼그라든 어머니의 고달팠던 삶을 조금씩 이해하고 배우며 살아가고 있다. 항상 자식들 잘되라고 응원하고 걱정하던 어머니 당신의 아들이기에 저는 행복하다. 어머니 사랑합니다.어머니가 참 좋아하시던 칼국수와 된장, 된장찌개가 오늘 더 생각나네요. 살아계신다면 큰 그릇에 한가득 대접하고 싶다. 자식이 전부였던 어머니... 나의 어머니 거호댁 김분선 여사님. 당신은 저에게 오늘을 버티는 힘입니다.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매일신문이 유명을 달리하신 지역 사회의 가족들을 위한 추모관 [그립습니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가족들의 귀중한 사연을 전하실 분들은 아래 링크를 통해 신청서를 작성하시거나 연락처로 담당 기자에게 연락주시면 됩니다.▷추모관 연재물 페이지 : http://naver.me/5Hvc7n3P▷이메일: tong@imaeil.com▷사연 신청 주소: http://a.imaeil.com/ev3/Thememory/longletter.html▷전화: 053-251-1580
2021-04-15 14:51:46
[이상헌 기자의 C'est la vie] '봉사왕' 이시우 청맥로타리클럽 이사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란 유명한 말을 남긴 영국 철학자 토마스 홉스는 인간의 천성이 이기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도 종종 선행을 베풀어 걸인에게 적선하곤 했는데, 평소 주장과 다르지 않느냐는 친구의 지적에는 이렇게 대꾸했다고 한다. "아무 문제가 없는 일이네. 불행한 사람을 보고 불편해졌던 내 마음이 동전 몇 푼에 좋아졌지 않은가."홉스의 그런 심리를 의학적 용어로는 '헬퍼스 하이'(Helper's High)라고 한다. 미국 내과의사 앨런 룩스가 '선행의 치유력'이란 책에서 처음 쓴 표현이다. 말 그대로 타인을 돕는 이타적 행위가 정신뿐 아니라 신체 건강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그래서일까? 이시우(55) 국제로타리 3700지구 청맥로타리클럽 이사의 얼굴에는 밝은 기운이 넘쳐나는 듯 했다. 여행과 수영·축구·등산 등 다양한 레포츠 활동으로 다져진 덕분이겠지만, 나이에 비해 다부진 몸매도 자원봉사단체인 로타리클럽 회원 사이에서도 손꼽히는 '봉사왕'다워 보였다."사실 이곳 저곳에서 도와달라는 부탁이 꽤 많이 들어오기는 합니다. 때로는 아무 연고도 없는 곳을 찾아가 봉사를 하기도 하고요. 일손 도우러 왔다고 말씀드리면 다들 반겨주시죠.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코로나19 사태처럼 세상이 내일 당장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좋은 말, 좋은 생각, 좋은 행동만 하고 살아도 시간이 모자라지요."그의 봉사활동은 벌써 30년을 헤아린다. 경북대 유전공학과에서 학사·석사학위를 받은 뒤 취직했던 모 대기업 사원 시절 동료들과 당직비를 모아서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한 게 시작이었다. 이후 개인사업을 하면서는 지난 2000년 대구 '질라라비장애인야간학교' 창립 멤버로 참여해 장애인들의 공부와 등·하교를 도왔다.봉사 분야도 가리지 않는다. 대구 컬러풀풀페스티벌 같은 고장의 행사는 물론 평창 동계올림픽처럼 국가적 이벤트에도 수시로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의용소방대 대원이기도 하며, 지난해 코로나19 1차 유행 때는 지역거점병원이었던 대구동산병원에 두유 5천개를 남몰래 기증하기도 했다.특히 8년 전부터는 지인들과 함께 정부의 사회복지망에서 빠져 있는 취약계층을 보살피는 데 힘쓰고 있다. 매월 각자 수십만 원씩 회비를 거둬 쌀, 김치, 우유, 라면 등 생활필수품을 구입한 뒤 대구 시내 10여 가구에 손수 배달해준다."재작년까지는 각종 단체에서 김장 나눔 행사가 많아 김치 걱정은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코로나19 이후로는 그런 모임이 확 줄어 무척 안타깝습니다. 저희가 한 번씩 찾아뵈면 홀몸어르신들이 참 좋아하시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오래 대화를 나누지도 못하고요."이 이사는 주말조차 허투루 보내지 않는다. 인연을 맺고 있는 보육원, 양로원, 복지관 등 사회복지시설들을 찾아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설거지, 청소 봉사를 한다. 신앙 생활을 하지 않지만 종교시설에서 주차관리 봉사를 할 때도 있다.경북 군위군 소보면 출신인 그는 대구와 인근 도시들을 아우르는 로타리 3700지구 월신편집기자, 사진동호회 회원으로도 바쁘게 뛰어다닌다. 어르신들의 영정 사진, '내 생애 최고의 봄날' 사진 촬영 봉사를 연 2회가량 해오고 있다. 올해는 이달 24일 경북 고령군에서 다문화가정들에게 가족 사진을 찍어줄 예정이다."다른 분들도 그러하시겠지만 봉사를 가면 늘 제가 더 마음의 부자가 되는 느낌이 듭니다. 장애로 말을 못하는 어린이들의 반가워하는 눈빛에선 행복과 보람에 제 눈시울이 붉어지고, 카메라 앞에서 어색해 하시던 어르신들이 마침내 환한 미소를 보여주실 때는 제 가슴까지 벅차오르죠. 저를 기다리는 분이 있다는 건 정말 큰 축복입니다."이 이사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는 게 마지막 꿈이라고 귀띔했다. 그러기 위해 이미 사회복지사(2급)와 주택관리사 자격증도 따뒀다."젊었던 시절 대기업에 남았더라면 아마 지금쯤 임원은 달지 않았을까 싶지만 그만 두기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억지로 술도 마셔야 했을 테고, 업무 스트레스도 엄청나게 받았겠죠? 아무쪼록 코로나 팬데믹이 하루 빨리 끝나 예전처럼 좋은 이웃들과 웃으며 지내는 시간이 더 많아지기만 바랍니다."
2021-04-15 14:15:22
대구시설공단, 행정안전부 경영평가 고객만족도 전국 1위
대구시설공단이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지방공기업 경영평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전국 특별·광역시 시설공단 중 1위 및 고객만족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고 13일 밝혔다.이는 행정안전부가 주관하고 지방공기업평가원에서 전국 369개 지방공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7~11월 실시한 조사 결과다. 평가는 서비스 환경, 서비스 과정, 서비스결과, 사회적 만족, 전반적 만족 등 5개 항목으로 이뤄져 있다.대구시설공단은 90.0점을 획득해 2년 연속 고객만족도 우수기관에 선정됐다. 공단의 고객만족도는 전국 광역 시설공단 평균(86.7점) 대비 3.3점, 전국 기초 시설공단 평균(85.7점) 대비 4.3점 높은 것은 물론, 지방공기업 전체 점수 평균인 80.7점을 크게 웃도는 점수이다.대구시설공단은 '시민행복 365일 시민만족 100%'를 목표로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최상의 고객 서비스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전 부서의 고객 접점 서비스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다. 부서별 책임자를 선정해 서비스 책임제를 실시하고, 연중 지속적 서비스 모니터링과 고객의견 소책자 제작 등 고객중심의 서비스 품질관리에 주력해왔다.전문적인 고객응대 표준화를 위해 지방공기업평가원 CS컨설팅을 진행해 고객만족경영을 위한 중장기 목표를 재설정하고 부서별 세부 실천과제 마련했고, 고객만족경영시스템(ISO 10002), 한국서비스 품질우수기관(SQ) 인증 획득 등 체계적으로 공단 고객만족도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다.대구시설공단은 올해에도 3년 연속 고객만족도 우수기관을 목표로 고객소통경영을 위한 홍보 및 소통 플랫폼을 활성화하고, 서비스 경영 확립을 위한 직원 역량교육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김호경 대구시설공단 이사장은 "2020년 지방공기업 고객만족도 1위의 우수한 평가를 받은 것은 전 직원이 한 마음으로 시민만족을 위해 노력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최고의 시설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변화와 혁신에 적극 대응하고, 고객감동 서비스로 시민에게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2021-04-14 15:0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