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컬럼

 
권미강 프리랜서 작가

[권미강의 생각의 숲] '니나'를 위한 '노나메기'

말로써 5천 년을 넘게 이어왔는데 우리말이 참 생경스럽다. 말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사는 방식과 주어진 환경에 따라 그 뜻이 있기 마련이다. 한 아침방송을 통해 들은 '니나'라는 말이 '민중'이라는 순우리말이라니, '아'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통일운동가 백기완 선생이 10년 만에 탈고하고 출간한 소설 '버선발 이야기'다.백기완 선생은 1964년 한일회담 반대운동을 시작으로 평생을 통일운동과 시민운동에 바쳐왔다. 백범사상연구소와 통일문제연구소 등을 설립해 자주적인 겨레의 정신을 잃지 않고, 잊지 않도록 노력해온 분이다. '장산곶매 이야기' '우리 겨레 위대한 이야기' '백기완의 통일 이야기' 등을 저술한 선생은 1932년생이다. 올해로 여든일곱의 나이에 소설집을 낸 것이다.선생이 쓰는 언어들은 대부분 순우리말이다. 한 살매(일생), 달구름(세월), 말뜸(화두), 바랄(희망), 땅별(지구), 온이(인류), 누룸(자연) 등등 듣는 순간 잃어버린 소중한 것을 찾은 듯 미소가 자신도 모르게 흘러나온다. 책 제목인 '버선발'은 '맨발, 벗은 발'이라는 뜻으로 '버선발'이라는 아이가 세상을 겪으며 자유와 희망을 일궈가는 과정을 담아냈다. 평생 부조리하고 비인간적인 권력과 부패에 맞서 싸운 선생은 꿈꿔온 '다 같이 잘살되 올바로 잘 사는 세상'인 '노나메기'를 이야기로 풀어낸 것이다.우리 땅에서 낳았으니 우리말과 우리 것들을 소중히 여기고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하는 것이 사람살이의 이치가 아니겠냐는 선생에게 세상은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기도 했다. 18년 군사정권이 막을 내리던 때, 보안사령부로 끌려가 82㎏이던 몸이 38㎏이 될 정도로 모진 고문을 당했다. 그런 핍박을 견디며 지금까지 겨레 정신을 지켜온 선생은 자서전 같은 이야기를 고운 겨레말에 담아 세상에 내놓았다. 감히 기쁘고, 감사하다. 이렇게 소중한 또 하나의 우리 것을 지켜낸 것이다.

2019-03-20 18:30:00

전영평 대구대 명예교수

[전영평의 귀촌한담] 산골 나물이야기

봄은 나물의 계절이다. 초봄부터 늦가을까지 산골에는 도처에 나물 풍년이다. 불현듯 우리 동네엔 무슨 나물들이 있을까 궁금하다. 학계마을 할머니들과 나물 종류 세어보기 공부를 해본다.할머니들은 눈을 반짝이며 무릎을 당기신다. 크게 덤불나물, 나무나물, 산나물, 들나물이 있단다. 덤불나물에는 다래순, 찔레순이 있고, 나무나물에는 가죽잎, 오가피잎, 엄나무잎, 뽕잎, 재피잎, 두릅, 들미순이 있다. 산나물로는 취나물, 불초, 곰취, 곤달비, 미역초, 신부쟁이, 고무이, 수리취, 모싯대, 음바구, 작두삭, 삽초삭이 있다. 들나물에는 머위, 냉이, 쑥, 달래, 지부, 미나리, 고구마순, 고비, 아주까리, 돌나물, 방풍, 대나물, 도라지 등이 있다 하신다. 세어보니 마흔 종류가 넘는다.우리 마을에 이렇게도 많은 나물이 있다는 사실에 할머니들도 사뭇 놀라시며 재미있어 하신다. 할머니들과 모처럼 공부하면서 노는 이런 분위기가 나는 참 좋다. 들에는 달래, 머위, 쑥이 한창이다. 같은 나물이라도 산에서 나는 것이 훨씬 향도 좋고 맛도 좋다. 마을회관서 점심식사 때 밥상에 오르는 가장 흔한 반찬은 단연 나물이다. 할머니들은 나물 반찬이 참 맛있다고 하시지만, 도시 음식에 익숙한 나는 나물 반찬에 잘 적응되지 않았다. 이런 나에게도 봄 마중 달래, 냉이, 머위, 두릅순은 입맛을 돋운다. 살짝 데친 엄나무순은 정신 줄을 놓을 정도로 맛이 좋다. 귀촌의 식도락은 나물로 충분할 수도 있지만, 식사가 끝나면 인생 여정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나물 먹고 물 마시고 팔을 베고 누웠으니 즐거움이 그 안에 있다. 의롭지 않게 부귀를 누림은 나에겐 뜬구름 같도다!' 논어 술이편에 나오는 귀한 말씀으로 위안과 반성의 기회를 삼는다.오늘은 나물 숫자가 많아서 귀촌한담을 신나게 썼다. 봄처녀 나물 캐듯이! 기후변화로 냉이도 쑥도 본래의 향을 잃었고 미세먼지가 자욱한 날도 많아 슬프다. 하지만 설중매가 빨간 꽃잎을 터트리는 봄, 그 봄을 오늘은 잠시 즐겨야겠다.

2019-03-20 18:30:00

[권영재의 대구음악유사]메리 크리스마스

해방 다음해 10월 1일 대구에 폭동 사건이 일어났다. 대부분 공산당원인 폭도들이 공무원들이 쌀을 다 먹는 바람에 시민들이 굶어 죽게 되었다며 난동을 일으켰다. 재물을 부수고 사람을 몽둥이로 때려죽이고 칼로 도려내는 피의 난동은 대구 시내에서 시작되어 경북도로 이윽고는 남쪽지방 전역으로 번져나갔다. 남로당의 적화 혁명 시도는 이렇게 시작되었고 6.25사변으로 이어지게 된다.힘없는 시민들은 죽음의 수용소에서 희망 없는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그러나 고통의 동토(凍土)에 위안의 날이 생겼으니 크리스마스다. 해방 후 미국 군정 때 크리스마스가 휴일로 정해지고 1948년 이승만 대통령은 12월 25일을 '기독탄생일'이라는 이름으로 정식 법정 공휴일로 지정한다. 일반인들은 이 날을 '성탄절'이나 '크리스마스'로 부르고 선물용 카드 같은 데서는XPIΣTOΣ(그리스 말로 크리스토스)의 준말인 X-mas라고 많이 쓴다. 그리스도(Christ)의 미사(Mass)라는 뜻이다.천주교에서는 '주님 성탄대축일'이라고 쓴다. 예수님이 12월 25일 이 땅에 오셨다는 말은 근거 없는 소리다. 성경에도 없고 어디에도 그런 말은 없다. 아무도 예수님이 태어난 날을 모른다. 봄의 어떤 날이라는 말도 있고 1월 7일(유럽 성공회)이라고 하는 곳도 있다. 날짜가 지금처럼 정해진 내력은 초대 교회 때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 메시아 잉태한 날과 사망일이 같다는 것을 바탕으로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3월 25일에 임신기간 9개월을 더해서 12월 25일이 생일 날로 정해지게 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우리는 학자들이 아니므로 예수님이 언제 탄생했는지는 크게 관심이 없다. 다만 훌륭한 어른이 이 땅에 오셨다는 사실이 기쁘고 행복할 따름이다. 한반도의 민초(民草)가 해방, 전쟁 등 혼란과 고통의 바다 속에서 허우적거릴 때 크리스마스는 가뭄의 단비였다. 이 날은 신성한 성인의 생일인데다가 통행금지가 없는 자유의 밤까지 주어지니 예수교 신자이든 아니든 온 국민에게 이 날은 축제의 날이 되는 것이다. 큰 잔치에는 불청객이 자주 끼어들 듯 난데없이 산타클로스가 사슴타고 나타나 선물을 뿌리니 축제가 더욱 풍성해진다. 이 양반은 예수 탄생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터키 지역 대주교로 '성 니콜라우스'라고 불리던 사람이다. 성 니콜라우스는 네덜란드어로 '신테르클라스'라고 하는데 이 게 오늘 날의 산타클로스의 어원이 된다.이렇게 루돌프 사슴타고 오는 복덩이 영감과 미국 군인들이 교회나 자선단체를 통해 먹을 것, 입을 것, 놀 것 등을 제공하니까 크리스마스는 풍성하고 즐거운 날, 희망의 날이 되는 것이었다. 크리스마스 무렵에 동성로, 향촌동에는 캐럴이 요란하고 청춘 남여의 흐름이 홍수처럼 넘쳐흘렀다. 동네마다 있던 전파사에서는 11월부터 크리스마스 캐럴을 틀기 시작해서 1월 말까지 굉음(轟音)을 질러대었다.나라의 곳간이 차게 되자 외국인들이 주던 과자, 옷가지, 장난감 등의 구제품이 시시하게 느껴지기 시작했고 그들도 더 이상 주지 않았다. 통행금지도 전면 폐지되었다. 1975년 1월 15일 용태영 변호사의 분투로 석가탄신일이 법정공휴일로 정해지면서 크리스마스의 희소성을 희석시켰다. 연말만 되면 그렇게 오래 동안 골목을 떠들썩하게 하던 소음성 캐럴이 없어졌다. 젊은이들의 올 나이트도 없어지고 동성로의 뿔피리도 없어졌다. 사는 게 각박해서 마음이 허전한 날엔 루돌프 탄 산타가 보이고 귀에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부르는 빙 크로비의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 잊힌 그 환각이 그나마 구겨진 희망을 잠시나마 되살려 줄 뿐이다.전 대구적십자병원 원장

2019-03-20 14:18:03

박용욱 대구가톨릭대 의대 윤리학교실 주임교수

[종교칼럼]기도 단식 자선

미세먼지 때문인지 가슴이 답답하다. 며칠 쾌청한 하늘이 마음을 들뜨게 하더니 다시 시야가 어두워진다. 때맞춰 세상일이 성에 차지 않던 이들은 미세먼지를 빌미로 누군가를 탓하고 꾸짖는다. '이웃 나라가 문제다'로 시작해서 '정부 대응이 엉망이다'까지 힐난의 목소리는 다양한데, 사실 그다지 공감 가지는 않는다. 그 많은 비난과 비평 속에 유독 '내 탓'은 빠져 있기 때문이다.미세먼지는 답답하지만 큰 디젤 SUV는 몰고 다녀야 하고, 환경은 걱정되지만 소비는 멈출 수 없는 욕망의 전성시대다. 제철도 아닌 음식을 먹겠다고 화학비료와 비닐을 땅에 퍼부어 대고, 부화한 지 두 달도 되지 않는 어린 닭을 공장식 축산으로 살찌워 도축하는 탐욕의 일상을 살면서 국제 관계와 국가 정책을 탓하는 것은 얼마나 쉬운 일인가. 내가 실천하고 바뀔 것은 하나도 없고 오로지 남 탓만 하면 되는 편리함은 또 얼마나 유혹적인가. 여전히 공사판은 벌어져야 하고, 에너지 과소비는 지속되어야 하며, 마음껏 '쓰면서' 살기를 바라는 동시에 환경은 좋아져야 한다는 이율배반을 남 탓으로 돌리는 것만큼 편리한 해법이 또 있겠는가.가톨릭교회가 지금 보내고 있는 사순 시기는 부활절의 영광에 앞서 삶의 태도를 전환하는 회개의 때다. 전통적으로 유대-그리스도교 문화에서 회개의 때를 보내는 방법은 기도와 단식과 자선이었다.우선 기도는 차안대(遮眼帶)를 끼고 달려가는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치닫던 시야를 넓히는 일이다. 머리 위로 하늘을 우러르고 아래로 땅을 굽어보는 넓은 시야는 욕망의 굴레에 매인 자신의 한계를 바로 보게 한다. 또 단식은 욕망을 어르고 다스려 일상 속에 덕지덕지 붙은 군살들을 떼어내는 일이다. 없으면 안 될 것 같았던 것들도 결국 '흙으로 돌아갈'(창세 3, 19 참조) 것이고, 판매대 위에서 자태를 뽐내던 '신상'과 새롭게 열었다는 '맛집'도 결국 거기서 거기일 뿐이다. "있던 것은 다시 있을 것이고 이루어진 것은 다시 이루어질 것이니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이란 없다."(코헬 1, 9)기도와 단식을 통해 달뜬 욕망을 가라앉힌 사람은 옆을 돌아보게 된다. 내 욕망에 눈이 멀어 있던 동안 보이지 않던 형제의 고통과 수난이 말을 건넨다. '보라, 이 고통 속에 구세주가 계신다.' 그리하여 사람은 자신의 것을 나누기 시작한다. 자선의 시작이다.이렇게 기도와 단식과 자선을 통해 세상의 십자가를 함께 지는 사람은 고통의 의미를 재발견한다. 욕망이 가렸던 삶의 진실, 그러니까 세상의 악과 고통에 자신도 한몫하고 있으며 이 악과 고통은 내 욕망을 다스리고 변화시키는 회개 없이는 나아지지 않는다는 진실을 알아보게 된다. "제 탓이오, 제 탓이오, 저의 큰 탓이옵니다"라고 고백하며 제 가슴을 두드릴 줄 알게 되는 것이다.물론 환경 문제 같은 광범위한 문제가 개개인의 각성과 윤리적 실천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하다. 법과 국가 정책 같은 제도적 장치와 사회윤리가 존재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그 어떠한 제도적 개선도 개개인의 책임과 무관하지 않다. "제 탓이오"를 외면하고 '남 탓'만 하는 것은 위선일 뿐이다.

2019-03-20 13:05:18

김은혜 이화아동가족연구소 부모교육전문가

[매일춘추]분노에서 벗어나기

대한정신건강의학회 조사 결과 우리나라 성인 절반 이상이 분노조절장애를 겪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도 우리는 도로 위, 직장, 가정 등 일상 생활 속에서 분노에 사로잡혀 스스로 감당이 안 되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물론 흔히 화병이라고 부르는 증상처럼 분노를 자신 안에 꽁꽁 싸매어 놓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타인을 향해 분노를 폭발시키는 것이다. 이는 자신의 건강과 사회에 모두 큰 피해를 끼친다. 미국은 한 해 분노로 인한 총기사고로 2만 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한다고 한다.화가 나는 상황은 계속 곱씹다보면 더 화가 난다. 분노는 일종의 생각의 습관과도 같다. 특히 가까운 사이일수록 화는 더 절정에 달한다. 그리고 이렇게 타인을 공격하던 화살은 결국 다시 자기를 공격하게 된다. 따라서 이런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해 분노를 다스리는 방법들은 일관되게 분노가 절정에 올랐을 때는 차라리 그 상황을 벗어나거나 안정을 취하는 감정완화시간을 가져 화를 피하라고 이야기한다.대체 왜 이렇게 분노하는가? 우리는 대개 분노의 원인을 상황과 환경 등의 외부에서 찾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사실 대부분의 원인은 마음속에 있다. 외부의 요인들은 늘 끊임없이 불공평했고, 부당해왔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보느냐하는 내 기준의 판단과 증오심이다. 내 기준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타인이 나의 판단에 맞지 않거나 혹은 특정한 누군가에 대한 증오뿐 아니라 자신도 인지하지 못한 불특정한 대상에 대한 내면의 증오심과 같은 것들이 조그만 잘못에도 불같은 분노를 뿜게 한다.결국은 상황이 바뀌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바뀌어야 분노는 해결이 된다. 나는 다름을 얼마나 인정하고 있는가? 내가 항상 옳을 수 없든, 타인도 늘 그를 수 없다. 타인의 잘못에 내가 분노를 표출하는 것을 합리화해서는 안된다. 물론 분노의 감정은 누구나 느낄 수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는가는 또 다른 문제이다. 분노는 어떤 식으로든 건강하게 발산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사람에게 향하게 되면 또 다른 분노와 분쟁을 낳는다. 분노의 표현은 솔직하게 내 감정을 드러내되 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관계의 회복을 위해서여야 한다.성경에 '노하기를 더디하는 자는 용사보다 낫고,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니라.(잠 16:32)'는 말씀이 있다. 사실 돌아보면 분노의 상황은 도처에 깔려 있다. 그러나 거기서 넘어져 다 잃고 상처만 남는 사람이 될지, 분노를 다스리는 깊은 통찰력으로 진정 강하고 용기 있는 사람이 될 지는 나의 선택이다. 오늘 하루, 화에 사로잡히지 않는 것만으로 내 삶이 한층 더 건강해지는 경험을 해보길 권해본다. 김은혜 이화아동가족연구소 부모교육전문가

2019-03-20 11:19:52

실직자에게 희망을 주는 메시지를 담은 공익 광고. 빅아이디어 아카데미 수료생의 작품이다. 빅아이디어연구소 제공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나의 꿈을 이루어 준 제자들

"소장님 저 BBDO 코리아에 합격했어요!"제자의 전화에 가슴이 뜨거워졌다. 미국 유학 시절, 광고대행 전문업체 BBDO 애틀랜타에 입사하는 것이 필자의 꿈이었기 때문이다. 필자의 꿈을 제자가 대신 이루어주었다. BBDO는 한국에도 지사가 있었고 빅아이디어 아카데미 1기 수료생인 친구가 입사한 것이다.BBDO는 필자에게 꿈같은 회사였다. 유명 광고제에서 상을 휩쓸다시피 했고 JWT, 오길비와 같은 대형 광고 회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정말 가고 싶었던 회사라 자전거를 타고 무작정 찾아갔던 적도 있다. 회사 건물에 들어가 우연히 마주친 비서 앞에서 더듬거리며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My dream is to work for here. Can I look around?" (여기에서 일하는 것이 제 꿈입니다. 좀 돌아봐도 될까요?) 짧은 영어를 더듬거리며 허락을 구했다. 비서는 나를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약간의 시간을 허락해주었다.잠깐의 시간이 필자에게는 더 짧은 시간이었다.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그들의 모습을 눈에 담으려 노력했다. 그들의 근무 환경은 역시 자유분방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도 있었고, 열심히 노는 사람도 있었다. 한쪽에선 광고를 만들고, 한쪽에선 탁구를 치고 있었다. 거기서 일하면 아이디어가 절로 나올 것 같았다. 하지만 필자는 BBDO에 입사하는 꿈을 이루지 못한 채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한국에 돌아와서는 백수 생활이 시작되었다. 정체성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시간이 계속되었다. 영어 학원 강사, 자동차 영업 사원 등의 일을 했지만 이내 그만두고 말았다. 결국 돌고 돌아 다시 광고를 하게 되었다. 광고회사를 창업하며 광고 아카데미까지 열게 되었다. 백수 시절의 필자처럼 돈은 없어도 광고 공부를 하고 싶은 친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처음 시작은 소박했다. 대구 내 대학교를 돌며 교수님들을 만났고 학생들을 구했다. 그렇게 여섯 명의 학생을 모집했고 빅아이디어 아카데미 1기가 탄생했다.그때는 몰랐다. 학생들을 위한 무료 교육 활동의 보답이 이렇게 클 줄은. 아카데미 2기는 미국 Creativity International Awards에서 26개의 상을 휩쓸어 전 세계 광고 교육 기관 중 최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4개를 수상한 뉴욕의 한 광고 아카데미를 제친 기록이었다. 또 어떤 수료생은 서울의 유명 디지털 광고회사에 입사하기도 했다. 필자의 노력에 비해 제자들은 훨씬 큰 선물로 보답했다.빅아이디어 아카데미 설립 5년이 지난 지금, 수료한 친구들은 80여명에 달하고 그들은 전국에 진출해있다. 서울 출장이 잡힐 때면 꼭 수료생 중 한 친구를 만나고 내려온다. 그 재미가 쏠쏠하다. 대구에 있는 필자에 비해 서울의 제자들은 트렌드에 더 밝다. 빠르게 변화하는 광고 시장에 변화에도 잘 대처한다. 그래서 이제는 스승과 제자가 바뀌어 오히려 필자가 배우게 된다.필자는 창업한 이후 가장 잘 한 것이 빅아이디어 아카데미의 설립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좋은 인연도 많이 만났고, 그들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큰 기쁨이었다. 하지만 막연한 두려움도 든다. 나이가 들수록 꼰대가 되어 가는 게 아니겠느냔 두려움, 일에 투자하는 시간을 줄여 광고 공부를 더 해야 된다는 부담감이 그것이다. '광고에는 정답이 없어'라는 말로 자신을 위로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부끄럽지 않으려면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끝으로 아카데미 교육을 함께하며 학생들이 만든 작품 몇 개 더 올리며 글을 마무리한다.

2019-03-20 10:02:43

고양이와 실은 상극 (출처: https://en.thecatsociety.org)

고양이에게 털실 매우 위험해…독성 이물 삼킨 경우엔 구토 유도해야

바니(6·고양이)가 내원했다. 며칠 전부터 입안이 불편한 듯 혀를 날름거리며 얼굴을 비비는 행동을 보였다. 엑스레이 검사 결과 소장이 겹쳐지는 증상(소장 중첩) 확인되었다.고양이는 선상이물(Linear foreign body·실 형태의 이물)을 먹고 소장 중첩이 발생해 수술을 받는 경우가 많다.바니의 혀 아래에 걸린 긴 실은 위를 지나 소장을 길게 중첩한 상태였다. 수술을 통해 실을 제거하였는데, 원인은 뜨개질용 실이었다.고양이가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을 먹고 위험해지는 경우가 있다. 백합과 식물, 독성이 있는 화초, 어린이 감기 시럽 약, 초콜릿, 자일리톨, 커피, 양파와 마늘이 포함된 음식 등은 중독 증상과 빈혈을 유발할 수 있다.독성이 있는 이물을 먹었다면 보호자는 곧바로 수의사에게 연락해 구토를 유도해야 할지 상담받아야 한다.가정에서 고양이를 구토시키기 위해서는 약국에서 판매하는 과산화수소수(3%)를 체중 kg당 1cc (체중 5kg당 1티스푼) 먹인다. 거부감이 심한 고양이는 담요를 몸에 감싸서 주사기 또는 투약 병을 이용하여 송곳니와 어금니 사이에 주입하면 쉽게 먹일 수 있다.급여 후 몸을 천천히 흔들어 주면 위 내에서 거품 포말이 더 잘 형성돼 구토가 빨라진다. 구토하더라도 음식물의 일부가 위 내에 남아있으므로 추가로 구토하지 않는다면 10분 뒤 동일 양을 한 번 더 급여할 수 있다.하지만 이미 몸을 겨누기 힘든 고양이는 무리하게 구토를 유도하기보다는 신속하게 응급치료센터를 내원하여 집중치료를 받아야 한다.고양이가 이물을 먹어서 수술을 받는 경우는 개보다는 적다. 하지만 고양이는 선상이물을 특히 주의하여야 한다.털실의 감촉을 좋아하고 실을 헝클어뜨리는 걸 즐기는 고양이에게 털실은 신나는 장난감이다. 하지만 실이 고양이의 까칠한 혓바늘에 걸리면 쉽게 뱉어내질 못하고 끊임없이 삼키게 된다. 실이 소장을 통과하게 되면, 허리끈을 조였을 때 바지 주름이 잡히듯 소장을 중첩해 장이 파열되는 심각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털실, 뜨개질용 실, 현악기 줄, 장난감에 달린 끈, 바느질용 실과 바늘, 옷에 부착된 탄력 밴드 등이 선상 이물이 될 수 있으며 고양이가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고양이가 선상이물을 먹은 것이 의심되고, 고양이가 입안을 불편해하거나 맛있는 음식 앞에서 머뭇거리는 행동을 보인다면 수의사의 상담을 받으시기 바란다.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SBS TV동물농장 수의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 원장은 개와 고양이,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한 30년간의 임상 경험을 토대로 올바른 동물 의학 정보를 제공하고 바람직한 반려동물 문화를 제시하고자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2019-03-20 09:36:35

서영완 작곡가

[매일춘추]DCDC의 DCDC

얼마전 러시아의 발레단체가 우리 대구를 방문한 적이 있다. 방송에서도 연신 그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려 갔다. 많은 시민들은 신선한 느낌으로 그리고 기대감으로 관람했을 것이다. 하지만 초대한 단체에 의해 공연이 얼마나 무성의하게 준비되었고 또 실망스럽게 마무리 되는가를 보면서 우리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더 값진 보물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걱정했던 기억이 있다.DCDC는 Daegu City Dance Company의 이니셜을 딴 약자이면서 또한, 지난주 금요일(15일) 있었던 대구시립무용단의 제75회 정기공연 제목이기도 했다.이번 작품의 구상은 김성용 예술감독에 의해 작년 12월부터 시작되었다. 아이디어는 '대구시립무용단의 모습 그대로를 무대에 올린다'였다. 이는 대구시립무용단 자체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그래서 이 단체를 대구시민들이 사랑하고 아끼고 응원하는 단체로 만들고 싶은 의도였을 것이다. 그래서 공연의 제목이 단체 이름 그대로인 'DCDC'이다. 이 작품은 각 단원들 사이에서의 관계, 그리고 그 관계로부터 나오는 긴장감과 유기적 밸런스, 전체적 DCDC의 다양한 분위기를 하나의 작품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이었다. 예를 들면 가장 오래된 단원과 가장 신입단원의 미묘한 긴장을 작품으로 가져온다든지, 아니면 연습실에서 생길 수 있는 미묘한 다툼이 싸움으로 번지는 장면을 과감하게 작품 속으로 끌어들였던 것이다.이번 작품의 특징은 세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는 대학생 서포터즈 '몸짓's'를 모집, 운영했다는 점이다. 이는 블로그와 페이스북 등의 SNS의 활용도가 높은 젊은이들과 일반시민을 DCDC와 조금 더 가깝게 호흡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 만들어졌고 그들만의 젊은 아이디어를 최대한 보장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들의 다양하고 산뜻한 아이디어와 노력들은 수성아트피아 대공연장의 1,2층 매진에 크게 작용하게 된다.두 번째로는 퇴직한 단원들의 귀환이다. 이번 공연의 오프닝을 장식한 그들의 움직임은 DCDC가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 선배들이 연습실 바닥에 뿌린 땀방울 또한 소중한 자산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들 또한 분명히 존재하는 DCDC의 모습이다.세 번째로 DCDC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요소들을 한 무대에 집약했다는 점으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만족시켰다는 점이다. 작품의 제목 그대로 DCDC의 모든 단원들 하나하나의 반짝이는 실력과 개성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게 완성했다. 이는 비단 김성용 예술감독의 역할 뿐만 아니라 단원들 자신들의 열정이 쏟아진 작품이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DCDC를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부분이기도 하다. 서영완 작곡가

2019-03-19 11:00:17

[김현남의 행복한 풍속인테리어] 복과 에너지를 부르는 나무

봄이 되면 집 안팎으로 나무와 꽃을 심기 위해 분주하다. 정원에 나무를 심을 경우에는 나무가 지닌 의미와 잘 어울리는 방위가 있고, 또한 환경이라는 측면에서 수목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목에서 발생하는 근원적인 에너지를 약처럼 복용하는 복기법(服氣法)이라는 기법이 있다. 따라서 아무리 작은 정원이라 할지라도 흙이나 식물로부터 얻어지는 자연의 에너지(氣)를 우리 인체가 흡입한다고 할 것이다.크고 아름다운 이상적인 정원을 만들 수는 없어도 작지만 자연의 상태를 마당의 한쪽 구석이나 집안에 만드는 것으로 땅의 정기를 받을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정원을 만들고, 식물․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를 받는 것은 중요하다. 정원을 만들 때 심는 나무가 지닌 의미를 한 번 정도는 생각하고 심는 것이 바람직하다.집을 중심으로 동쪽 방향에는 동백이나 구기자나무를 심으면 형제들이 입신출세하고, 살구나무를 심으면 바람을 많이 피운다고 하는 속설이 있다. 동남쪽 방향으로는 곧게 성장하는 나무가 있으면 그 집에서 유명한 사람이 많이 태어지만, 만약 이 방향으로 대나무를 심으면 자손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남쪽 방향으로는 매실이나 대추, 벽오동과 소나무를 심는 것이 좋고, 키가 큰 대형의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는 것은 오히려 흉이다. 서남쪽 방향으로는 모란이나 작약 등을 심고, 이 방향으로 큰 나무를 심어 가지 등이 지붕을 덮을 때는 집안에 환자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나무 주위에 등나무 등을 심어 덩굴이 감겨있을 때는 가족에게 소송과 시비가 자주 발생하니 주의해야 한다. 서쪽 방향에는 치자나무나 느릅나무 등을 심으면 좋고, 이 방향으로 붉은 꽃이 피는 초목을 심으면 술을 매우 좋아하게 되어 건강이나 재산을 잃게 된다. 서북쪽으로는 감나무나 밤·은행나무·대나무 등을 심으면 좋고, 만약 이 방향으로 집의 안팎으로 버드나무가 있을 때는 정신계통의 질환자가 자주 발생하니 주의해야 한다.북쪽 방향에는 회화나무나 대나무를 심는 것이 좋고, 만약 이 방향으로 붉은 꽃이 피는 나무를 심으면 화재가 일어날 염려가 있고, 복숭아나 살구나무를 심으면 여난(女難)이 일어나는 가정이 된다. 동북쪽 방향은 어떤 나무라도 큰 나무를 심으면 흉이 되고, 매화나무를 심으면 학문을 좋아하는 자손들이 태어난다.정원에 나무를 심을 때 땅을 50cm이상 파는 경우에는 나무가 가진 의미와 방향을 잘 살펴서, 장소와 방위에 적합한 나무를 심는 것이 중요하다. 정원에 나무를 심을 때는 나무가 다 자랐을 때의 높이를 생각하고, 그 높이만큼 건물에서 멀리 심는 것이 좋다. 또한 수종으로 일반 가정에서 흉이 되는 것은 집을 덮을 정도의 큰 나무, 버드나무처럼 늘어지는 나무는 음수(陰樹)로 흉의 나무이기 때문에 적합하지 못하다. 김현남 철학박사

2019-03-18 18:30:00

김구철 경기대 미디어학부 특임교수

[김구철의 富의 비밀수학]4조와 6천억, 스타의 민낯

4조가 큰가 6천억이 큰가? 사람을 뭘로 보고 이런 질문을 하나? 답이 뻔한 이 질문을 다시 던진다. 4조가 큰가, 6천억이 큰가? 당연히 4조가 크다. 6배 하고도 3분의 2배가 남는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몇 달째 하루 종일 6천억을 화제로 삼고, 언론도 4조보다 6천억을 훨씬 큰 비중으로 다룬다.먼저 4조, 현대경제연구원이 추산한 지난해 미세먼지의 경제적 손실이다. 우리는 여태껏 공해 문제를 다루면서 수질, 토질, 대기질, 지구온난화 순서로 대응해 왔다. 미세먼지는 우선순위에서 맨 아래였다. 그러나 최근 심각성이 부각되면서 미세먼지를 줄이려는 노력이 크게 강조되고 있다. 나아가 미세먼지는 우리 경제에 하나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미세먼지를 낮추는 '기술'과 '산업'을 발전시키면 새로운 경제성장의 동력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4조는 크지만 작게 느낄 수 있다.다음 6천억, 이른바 '버닝썬 게이트', 승리와 정준영 등 아이돌 스타들의 범법 행위로 날아간 엔터테인먼트 회사 주식의 시가총액이다. 사건은 법에 따라 처벌하고, 탈세에 대해 세금을 매기면 그만일 것이다. 그런데도 왜 마음이 헛헛해지는 것일까? 우리를 즐겁게 하던 스타들의 민낯이 드러났기 때문일 것이다.그건 일탈 행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젊은 나이에 명성과 부를 양손에 거머쥔 것으로 모자라, 어둠의 권력까지 휘두른다. 매춘과 마약, 집단강간, 탈세, 도박은 하나같이 중대한 범법 행위다. 범죄 조직이 거액의 검은돈을 모으는 방식이다. 집단적, 반복적, 일상적으로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면, 그들은 범죄 조직에 지나지 않는다. 정체를 알고 나니 4조가 6천억보다 6배 이상 크지만은 않다. 정체를 알고 보니 6천억이 더 크게도 느껴진다. 그게 인간 심리에 영향을 주고받는 경제와 영향을 받지 않는 순수한 수학의 차이다. 우리의 일상과 경제생활은, 자원과 숫자라는 변수에 인간 심리라는 복잡한 함수가 적용되는 고등수학이다.

2019-03-18 18:30:00

김준 고려대 사학과 초빙교수

[김준의 시사로 읽는 한자]唯才是擧(유재시거)와 唯親是任(유친시임)- 관료 임용의 두 가지

관료를 임용하는 데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능력을 위주로 하는 경우와, 능력이나 도덕성과는 관계없이 임명권자와의 개인적인 관계를 중시하는 경우이다. 유재시거는 오로지 능력(唯才)을 관료 등용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뜻이며, 유친시임은 오로지 자기와 친한(唯親) 사람을 중용하는 행위를 말한다. 유재시거는 서력 210년 조조(曹操)가 반포한 '구현령'(求賢令)에서 유래했다. 세습과 파벌이 성행했던 후한(後漢) 말 조조의 능력 위주의 관료 임용은 파격적이었다. 능력 있는 많은 인재들이 조조의 휘하에 모였고, 위나라를 세우게 된다. 당시 조조와 대척 관계에 있었던 손권과 유비도 조조 못지않았다. 황실의 후손인 유비가 몸을 낮추어 초가집(草廬)에 은거하고 있는 제갈량(제갈공명)을 세 번이나 찾아가서(三顧) 모셔온 삼고초려는 대표적이다.그런데 유비의 책사로 촉나라를 세우는데 능력을 발휘했던 제갈량 자신의 관료 등용 방식은 이와 크게 달랐다. 그는 자기와 친하거나 말을 잘 듣는 사람들을 요직에 앉히고, 유능한 장수라도 자신을 잘 따르지 않는 자는 배척했다. 유비가 죽은 후 위나라 원정에 나선 제갈량은 부하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을 아버지처럼 잘 따르는 마속(馬謖)을 선봉으로 삼았으나, 참패했다. 제갈량은 참패의 책임을 물어 마속을 처형했다. 여기에서 읍참마속이라는 말이 나왔다(揮淚斬馬謖).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결국 유친시임을 한 제갈량의 촉나라는 유재시거를 한 조조의 위나라에 패배해서 망했다.얼마 전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의 부인 유명희 씨가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임명되었다. 야당의 인재를 모셨다는 점에서 유재시거라 하겠다. 문재인 정부 2기 내각 개편을 위한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곧 시작된다. 유재시거일까, 유친시임일까. 곧 밝혀질 것이다.

2019-03-18 18:30:00

이지선 살롱 드 메이페어 대표

[뷰티라이프] 얼굴은 거짓말을 못 해요.

그리스 신화의 탐욕스러운 왕 미다스가 모든 것을 황금으로 바꾸는 능력을 가지게 된 것은 사실 선행의 결과였다. 술의 신인 디오니소스의 스승 실레노스가 술에 취해 길을 잃었을 때 자신의 왕궁에서 극진히 대접한 뒤 안전하게 돌려보내자 디오니소스는 미다스의 소원대로 손에 닿는 모든 것을 황금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주었다.신통한 능력을 가지게 된 미다스는 나뭇가지, 조각상, 책상 등 모든 것을 황금으로 변하게 했지만 기쁨은 잠시였다. 만지는 모든 것이 황금으로 변하는 바람에 음식은커녕 물 한 모금 마실 수가 없게 되었고 사랑하는 가족들마저 황금으로 변해버리자 자신의 손을 저주했다. 결국 미다스는 디오니소스에게 다시 옛날로 돌아가게 해 달라고 간청했고 팍톨로스 강물에 손을 씻음으로써 원래의 미다스로 돌아갈 수 있었다.어리석은 욕심을 가진 사람에게 신이 깨우쳐 주고 싶었던 것은 '마음을 비우라'는 것이었다.조물주는 생명체를 정성으로 만들면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골고루 갖추어 주었다. 사람에게 불편한 것이 있으면 스스로 발전시키라는 생각으로 남다른 지혜와 뛰어난 능력을 주었고 인류는 놀라울 만한 발전을 이루어냈다.어른들은 젊은이들에게 욕심이 없으면 발전이 없다며 욕심을 권장하였고 우리는 그것이 정답인 것처럼 밤새워 글을 읽고 성공하기 위해 불철주야 일을 하며 부를 축적해왔다. 그 덕분에 우리는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적당한 욕심은 생명력의 원천이자 살아가는 힘이 된다. 하지만 바다는 메워도 사람의 욕심은 못 메운다는 속담처럼, 욕심은 아무리 부어도 채워지지 않는 항아리와 같다.경제적으로 풍족해진 만큼 우리는 행복해졌는가? 우리나라가 전 세계 자살 순위 최상위라는 통계 앞에서 삶의 근본은 어디에 있는지, 사람이 추구하는 것, 꿈꾸는 것들은 정말 가치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 스스로 물어야 한다.불행하게도 오늘날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돈과 명예, 권력을 추구하고, 이를 얻기 위해 타인과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병, 특히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다. 마음의 건강이 망가졌다면 몸에 생긴 치명적인 질병만큼이나 눈여겨보아야 한다.마음을 건강하게 가꾸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중 가장 근본적인 것을 꼽자면 탐욕을 줄이는 것이 아닐까? 지나친 욕심에서 기인하는 수많은 생각들을 의심하고 점검하여 우리는 중도의 길을 가야 한다.중도란 이쪽과 저쪽이 어중간한 위치를 의미하는 말이 아니다. 가령 휴가는 반드시 산이나 바다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중도를 택해 결국 집에 있기로 결정한다면 불행해질 것이다. 휴가지를 선택할 때 '중도'란 내 마음과 몸이 편히 쉴 수 있는 곳이지, 산 혹은 바다라는 특정한 장소의 중간이 아닌 것이다.중도의 삶은 현재에 머물지 않고 새로워지는 데 목적이 있다. 새로운 삶은 자기 반성과 성찰로 이루어진다. 반성적 사고를 거듭하다 보면 이기심과 욕심이 지혜로 바뀌면서 마음속의 지나친 욕심들을 내려놓게 되고 궁극적으로 평온해진다.삶의 중도를 지키는 것은 얼굴을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화장을 하는 방법과도 일치한다. 완벽하게 보이려는 욕심에 공을 잔뜩 들인 두꺼운 화장은 과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오히려 나이가 들어 보인다. 자연스럽게 얼굴 전체에 생기와 화사함을 더해 깔끔하게 포인트만 줄 때 더 맑고 깨끗한 동안을 완성할 수 있는 것이다.욕심 없는 마음에서 나오는 평화는 사람의 얼굴에 고스란히 축적되고, 한 폭의 풍경이 되어 밖으로 드러난다. 하얀 도화지와 같은 얼굴에 폭풍우가 몰아치는 거친 바다를 그릴 것인지, 색색들이 향기 나는 꽃과 바람에 한들한들 흔들리는 버들강아지의 편안함을 그릴 것인지는 내 마음에 달려 있다.

2019-03-18 18:30:00

김차진 대구 수성고 교장

[김차진의 분필과 지우개]우리는 왜, 어떻게 수업을 바꾸고 있는가?

고등학교에서 대학입시를 외면할 수는 없다. 대학은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를 통해 학생이 무엇을 배웠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어떻게 지적 성장을 이루었는지 평가하겠다고 한다. 따라서 고등학교에서 학생부를 잘 적어줘야 공교육의 신뢰도와 타당도를 확보할 수 있다. 그렇게 하자면 우선 적을 거리가 풍부해야 각 학생의 장래 진로, 진학에 도움이 되는 요소를 추출해서 맞춤형 기재가 가능할 것이다. 이를 지어낸다거나 다른 학생이 해놓은 것을 그대로 베낄 수는 없는 노릇이다.교사들이 학생들로 하여금 지식, 기능, 태도를 갖출 수 있도록 하려는 수업의 도달점이 성취기준이다. 예전에는 주로 교과별 교육과정이 지식만으로 진술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지식, 기능, 태도가 함께 어우러져 진술되어 있다. 따라서 교사의 수업설계도에는 학생으로 하여금 성취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어떤 내용을, 어떤 방식으로 가르칠 것인지, 그리고 학생을 어떤 대목에서 어떻게 수업에 참여시킬 것인지 나타나 있다.또한, 학생들이 수업 도중에 교사의 안내에 따라 개념과 현상에 대해 느끼고 깨우친 바를 표현하게 하는 등 과정형 평가를 할 것인지, 수업이 끝난 후에 필답고사를 통해 지식을 평가할 것인지 나타나 있다. 즉 수업 준비-과정-평가-기록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살펴보는 노력이 중요하다. 학생이 어떤 현상이나 원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학생에게 질문을 던져보면 학생의 사고와 이해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으며, 교사는 성취기준에 입각해 학생 활동을 소신껏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과정이 전 과목에 걸쳐 한 학기 또는 연간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학부모 입장에서 교사의 수업이 의심스러우면 학교에 와서 수업을 관찰하면 된다.예를 들면 아래와 같이 학생부에 기재된 내용을 살펴보면 교사의 수업 설계, 학생의 참여도와 학생이 어떻게 성장하고 발전하는지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확률과 통계] '작은 수학 도서관'에서 실시한 "이항분포 체험기", 수학 실험을 직접 체험하여 구슬이 이루는 모양을 확인해봄으로써 파스칼의 삼각형, 독립시행의 확률, 이항분포의 확률질량함수 사이의 관계 등을 시각적으로 명확하게 설명함.[법과 정치] 범죄의 성립 요건 중 '책임'과 관련된 형법 제10조 ②항(심신미약), 소년법 제4조 ②항(촉법소년)에 대한 보고서에서 현행법 조항의 수정 입장을 적절한 사례와 대안을 제시하여 논리적으로 주장함.교사는 학생이 내면에서 꿈틀대는 불완전한 지식, 개념, 원리를 끄집어내어 본인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게 함으로써 더 확연하게 자기 것으로 만들도록 도와주는 노력을 하는 전문가이다. 이 과정을 존중해주면 교실수업은 빠른 속도로 바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사들이 수업을 학생 활동 중심으로 바꾸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학부모와 시민들이 이해하고 격려해주어야 한다. 대입 공정성은 그 이후에 걱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2019-03-18 18:30:00

전재경 동구 부구청장

[기고] 대구공항 통합이전, 대구경북 상생

대구공항 통합이전은 영남권 신공항 무산의 뼈아픈 상처를 치유하고, 대구경북의 지도를 바꿀 대역사다. 동구 부구청장으로 발령을 받고 8개월간 지역을 돌아보니 그동안 얼마나 영혼 없는 공감만 하고 있었는지 절실히 깨닫게 됐다.공항 인근에 가면 귀가 어두운 어르신들을 많이 만나 뵙는다. 일상적인 전투기 소음에 만성이 되어 굉음이 울려도 무덤덤한 모습이 의아하면서도 마음 한쪽이 저려온다.이뿐인가. 비행기 소음에 노출된 학교에서는 수시로 수업이 중단된다. 학교는 '아이들이 가장 안전한 가운데 걱정 없이 다니는 곳'이어야 한다. 전투기 소음으로 심각한 학습권을 침해받는 것은 곧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을 침해받는 일이다.1961년 문을 연 대구공항은 당시만 해도 외곽지에 있었으나, 도시 발전에 따라 주변이 개발돼 지금은 도심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그 결과 전국에서 가장 시끄러운 공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도시 발전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심각한 소음에 귀를 틀어막아야 하는 주민이 공항 주변 지역에만 24만 명에 달한다. 대구 전체 면적 883㎢의 13%에 달하는 114.32㎢ 지역이 비행안전 고도제한 구역으로 묶여 각종 개발 행위가 제한됨으로써 재산권 침해도 심각한 수준이다.대구의 청약시장은 재개발, 재건축 단지에 집중돼 있다. 동구 또한 마찬가지다. 그런데 동구는 K2의 고도제한으로 아파트 규모가 15층 이하로 규제된다. 순풍이 불던 신암뉴타운은 역풍을 맞고 있으며, 도심 개발의 걸림돌로 인식돼 동구의 부동산 가치는 평가절하된다. 이는 대구는 물론 대구경북 전체의 낙후와 침체로 이어진다. 그 악순환의 연결 고리를 이제는 끊어야 한다.더구나 지금 대구공항은 여객터미널 한계 수용 능력 375만 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해 이미 이용객 406만 명을 돌파하면서 갖가지 문제점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공항 안팎의 주차 공간 부족, 계류장과 편의 시설 부족 등으로 시설 확장에 대한 목소리가 높지만, 공항 주변은 이미 주거지로 둘러싸여 사실상 확장이 불가능한 상태다.또한, 현재의 활주로 여건으로는 중대형기 취항이 아예 불가능하다. 대부분 항공 물류로 처리해야 하는 경박단소형 제품의 수출입 또한 모두 인천공항까지 옮겨 처리해야 하는 실정이다.가장 기본적인 항공 물류 처리 기반을 갖춰 놓지 않은 도시에 대기업을 유치하거나, 해외 투자자들이 찾아오게끔 할 방법은 없다.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고자 대구경북 전체가 대기업 유치에 힘을 쏟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공항이 없다면 미래가 암담할 수밖에 없다.구미의 전자산업과 포항의 철강산업 등 대구경북 전체가 잘 짜여진 하나의 경제권으로 상생 발전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통합신공항 건설이 반드시 필요하다.이제 우리는 소모적 논쟁을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국방부는 최종 이전 부지 선정을 기다리는 시도민들의 염원을 더 이상 방관해선 안 된다. 국토교통부도 이전하는 대구공항의 시설 규모를 빨리 확정해 지역 갈등을 없애고, 대구경북 시도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줘야 할 것이다.

2019-03-18 11:15:56

채형복 경북대 로스쿨 교수

[세계의창] 전두환은 역사에 독재자로 남기를 원하는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광주지법에 출두한 前 대통령시민들을 무표정하게 바라보며끝내 한마디 사과나 사죄 않아지난 11일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이 광주지법에 출두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데 불현듯 유학 시절 프랑스 TV 뉴스에서 본 화제의 인물이 떠올랐다. 모리스 파퐁. 그는 프랑스의 나치 부역자로 1997년 87세의 나이로 법정에 섰고, 그 이듬해 반인도적 범죄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반민특위가 무산됨으로써 일제 부역자를 척결하지 못한 우리와는 달리 전후 프랑스 정부는 철저하게 나치 부역자를 척결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파퐁은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그 이유는 바로 그의 '기회주의적인 변신 능력' 덕분이다.파퐁은 비시 정부에서 유대인을 포로수용소로 보내는 업무를 맡아 나치에 적극 협력하였다. 그러다 독일의 패전이 가시화되자 레지스탕스에 나치의 활동을 보고하였다.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샤를 드골 정권 아래서 파리 경찰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쳐 재무부 장관까지 지냈다. 1962년에는 프랑스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까지 받았으나 1998년 그가 반인도적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이 훈장은 박탈되었다. 2002년 파퐁은 질병을 이유로 석방되었고, 2007년 사망하였다. 파퐁 측은 훈장과 함께 그를 무덤에 안장하겠다고 발표하였다. 프랑스 정계와 시민단체들은 파렴치한 행위라며 강력하게 규탄하였지만 이를 막을 수는 없었다.1995년 12월 21일 검찰은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군형법상 반란수괴 등 혐의로 기소했고, 이어 5'18 내란사건에 대해서도 추가 기소하여 재판에 넘겼다. 1997년 4월 대법원은 2심 재판부가 전두환에게 내린 무기징역과 추징금 2천205억원을 확정했다. 1997년 12월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그를 특별 사면했다.전두환이 대통령으로 재임 중 조성한 불법비자금은 무려 1조원으로 추정된다. 검찰이 자신을 기소하자 그는 "가진 재산은 국가를 위해 헌납하겠다"고 약속했다.하지만 정작 법원이 추징금을 확정하자 전두환은 자신이 가진 전 재산은 '29만원뿐'이라고 발뺌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기염을 토하게 만들었다. 검찰에 따르면, 현재 추징금 총 2천205억원 중 53.5%에 해당하는 1천175억원가량만을 확보했다고 한다. 아직 1천3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 남아있는 셈인데, 추징금 환수는 22년째 진행 중이다.전두환의 안하무인식 모르쇠 전략은 광주지법 출석 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발포 명령을 부인하십니까"라는 어느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이거 왜 이래"라며 신경질적으로 대답했다. "전두환은 사과하라"고 절규하는 광주시민들에게 사과는커녕 그저 그들을 무표정한 모습으로 바라볼 뿐이었다.이날 어른들의 가슴을 가장 아프게 하면서도 부끄럽게 만든 광경은 광주지법 맞은편에 있는 초등학교 학생들의 모습이었다.어린 학생들은 교실 창문을 통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주먹을 불끈 쥐고 "전두환은 물러가라" "전두환은 사과하라"고 외치고 있었다. 전두환은 5'18의 영령과 시민들 앞에 끝내 한마디의 사과나 사죄도 하지 않았다.오히려 변호사에게 모든 답변을 내맡기고 마치 남의 일인 듯 재판 중에 꾸벅꾸벅 졸기까지 하였다.프랑스 작가 아네트 레비-윌라르는 파퐁의 죽음을 맞아 아래 제목으로 일간지 '리베라시옹'에 그의 삶을 평가하는 글을 썼다."존경스럽도록 치졸한 자의 기나긴 생애."(La si longue carriere dun salaud respectable)전두환에게 이보다 딱 들어맞는 말이 있을까. 앞으로는 그는 얼마나 더 존경스럽도록 치졸한 삶에 연연하며 구차한 목숨을 연명할 것인가. 그에게 묻고 싶다. 정녕 조국을 위해 목숨 마친 명예로운 군인이 아니라 국민을 학살한 독재자로 역사에 남고자 하는가.

2019-03-18 11:15:25

이미애 대구미술협회 사무처장

[매일춘추]석조(石彫)유물에 대한 단상

조선조의 석조유물 문인석(文人石) 한 쌍이 해외로 불법유출된 지 36년 만에 고국의 품으로 돌아온다. 문인석이란 바윗돌에 조각한 문신(文臣) 형상의 미술품. 왕이나 왕후의 무덤을 지키기 위해 석조물로 세워두는 일종의 능지기이자 수호신의 상징이다. 하지만 우리는 귀중한 문화유산인 문인석은 물론 무인석(武人石)과 망주석(望柱石)도 대수롭잖은 돌조각품으로 여겨왔다.그러나 독일 로텐바움 세계문화예술박물관의 눈길은 달랐다. 최근 동아시아문화재 수장고의 미술품을 점검하던 중 16∼17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시대 문인석 한 쌍을 발견했다. 반입과정을 조사한 결과 1983년 한국에 주재하던 독일인 사업가가 서울 인사동 골동품상에서 이 문인석을 매입해 이사용 컨테이너에 숨겨 밀반입한 것을 1987년 박물관에서 구입한 사실을 밝혀냈다.로텐바움박물관은 "남의 나라 귀중한 문화재가 불법유출된 사실을 미처 확인하지 못한 점을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반환키로 결정해 한국국립민속박물관이 인수하게된 것이다. 세계 각국의 문화재 불법반출과 양도를 금지한 유네스코협약 정신을 살린 독일 정부와 로텐바움박물관의 모범사례로 알려지고 있다.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은 고려청자, 조선백자 등 귀중한 우리 문화유산을 수집하는데 혈안이 되었으나 석조유물에도 관심이 높았다는 얘기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석조유물은 아직도 전국 곳곳에 흔하게 널려 있기 때문일까. 하지만 일본인들은 우리 민속미술품에 유달리 눈독을 들여 정원석으로 사용해 왔다고 한다. 1970년대엔 일반 묘지의 망주석까지 뽑아 일본으로 밀반출하려다 적발된 일도 있었다.일본 열도는 고온다습한 섬나라여서 습기를 빨아들이는 한국의 석조유물이 정원을 가꾸는데 안성맞춤이라고 했다. 때문에 집을 지켜주는 벽사수복(辟邪守福)의 상징인 데다 정원의 운치를 높여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한다. 일본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 문화를 꽃피울 수 있었던 연유다.도쿄의 일부 특급호텔 정원에는 아직도 조선시대 문인석과 무인석, 석등을 장식용 석물 조각상으로 버젓이 전시하고 있다. 강자의 논리로 남의 나라 역사까지 바꾼 일본 정부가 독일 정부의 문화재 반환 결정을 본받아야 얼어붙은 한·일 관계가 제대로 풀려나갈 것이다. 이미애 대구미술협회 사무처장

2019-03-18 11:08:57

배광식 대구 북구청장

[기고] 이봐!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 봤어?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김영랑의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 중 한 구절이다. '대구의 봄'은 언제였을까? 20여 년 전 IMF를 알기 전 동성로에 봄꽃이 볼만했었다.그 시절, 재계 30위권으로 성장한 지역 건설사는 방송사까지 설립하고, 경쟁관계의 또 다른 건설사는 하늘을 찌를 듯한 랜드마크를 짓고, 그 아래 테마파크에서 청춘들이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서울 백화점을 무색하게 할 유려한 조형미의 대형 백화점이 주말마다 고객 차량으로 인근 도로를 마비시키던 그때 대구의 봄향기가 아련하다.화려한 대구의 '모란'은 모두 떨어지거나 거의 시들어 서럽게 연명하고 있으니, 대구의 봄을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대구의 꽃놀이가 한창이던 1993년 즈음, 당시도 대한민국 최정상이던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세계 주요 도시를 둘러본 임원들과 독일에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다 바꾸자"며 '신경영'을 선언했다. 대구의 봄보다 몇 배는 화려한 꽃놀이 중에도 그들은 혁신과 도전을 선택하고 실천한 결과 꽃이 지기는커녕 100배 더 화려한 꽃을 전 세계에서 피우는 중이다. 오늘도 그들은 혁신을 외친다.우리는 그들을 고향 기업이라며, 위로한다.성장은 멈추고 순환 경쟁이나 상호 비판이 없는 동종 교배의 도시라는 비아냥이 들릴 법도 한데, 우리에게 혁신이나 변화는 그저 귓전에 맴도는 선언에서 한 걸음도 벗어나지 못하고 여전히 모란이 피던 20세기에 머물러 '대구병'이라는 진단을 받기도 한다. 이런 대구병을 치유해 나갈 시정부의 현안은 어떠한가?10년 전부터 낡고 비좁아 터진 시민의 일터가 빈 사무실을 찾아 이리저리 이사를 밥 먹듯 하면서도, 타 도시들이 자랑하는 시민전망대와 문화공간 그리고 화려한 홍보전시관을 바라보기만 할 뿐 대안은 그저 '검토 중'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이제 비워둔 경북도청 이전터에 세를 마련한 정도로 숨통은 열어 두었다니 반갑다 할지 다행이라 할지 고민스럽다. 이제 꽃이 피지 않는 봄을 대구는 익숙해한다. 소박한 현실, 낮은 포부에 안주하려면 또 다른 영웅을 찾아보자.대한민국 번영의 주역 중 한 사람인 고 정주영 현대 회장은 "이봐 해봤어?"라는 명료한 화법으로 도전 의식을 일깨우고 자동차와 조선 강국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었다. 초일류 도시 대구의 꿈은 현대의 도전처럼 이루지 못할 꿈은 아니지 않은가? 내리막에 안주하는 사회는 중력을 이길 수 없고, 가속력과 함께 나락으로 향한다. 하락을 전환할 혁신적 계기가 필요한 대구의 신청사는 모든 가능성을 두고 열린 사고로 미래를 위한 최선의 결과를 향해 도전해야 한다. 중심, 역사, 전통이 아니라 혁신과 도전이 유일한 대안이다.일류에서 초일류가 되려는 혁신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없었다. 무에서 출발한 세계 최고를 향한 기업가의 도전이 없었다면 무역 강국 대한민국도 없었다. 세계 최고를 향한 혁신과 도전으로 새로운 대구를 위한 과감한 출발을 해보자. 조선소 설계도만 들고 전 세계의 선주들을 찾아 세일즈하던 심정으로, 꿈의 청사진을 들고 대구의 구석구석을 찾아 희망의 터를 닦아 세계 무대에 내놓을 수 있는 걸작을 준비하자.대구 땅 어디라도 꿈과 희망의 자리라면 혁신적 설계를 하고, 벽돌 한 장마다 대구시민의 정성을 담아 초일류 도시를 향한 도전의 신청사를 지을 때까지 대구시민은 '아직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찬란한 대구의 봄을'.

2019-03-17 15:35:12

노동일 경희대 교수

[이른 아침에] 트럼프를 움직이는 나경원?

김정은'트럼프의 하노이회담 결렬나경원 원내대표 탓이라는 민주당北美 잘못 없음을 강변하려다 보니만만한 야당 대표를 표적으로 비판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가 특이한 발언을 내놓았다. 미국과 북한의 하노이 2차 정상회담 결렬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문희상 국회의장과 미국을 방문해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등과 만나 '종전선언은 안 된다, 평화선언은 안 된다'고 얘기했다"며 "그런 것들이 워싱턴에서 (하노이 회담 결렬) 분위기를 만드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문 특보의 발언에 앞서 정의당 김종대 의원 역시 비슷한 말을 했다. 김 의원은 "한반도 주변 정세가 '나경원 프레임'으로 짜여지고 있다"며 하노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벌인 나 원내대표의 방미 외교 활동을 비난했다.글머리에 '특이하다'고 표현한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다. 이들의 발언이 비난인지 칭찬인지 헷갈리기 때문이다. 하노이 회담 결렬을 나 원내대표 탓으로 돌리려는 두 사람의 의도는 분명하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나 원내대표의 영향력이 엄청나다는 의미도 된다. 한국의 야당 원내대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움직이고 미국의 외교 정책을 바꿀 수 있을 정도라니. 급기야는 한반도 주변 정세가 '나경원 프레임'으로 짜여지고 있다니. 역대 어느 정권을 막론하고 미국에 이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 대한민국에 있었던가 의문이 아닐 수 없다.문 특보와 김 의원은 현 정부 여당과 궤를 같이하는 인사들이다. 빅딜이든 스몰딜이든 하노이 합의를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충격적인 회담 결렬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었을 것이다. 이들의 입장에서 북한 책임론은 처음부터 내놓기 어려운 분석이다. 완전한 핵 폐기를 약속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최선희의 공언은 안 들은 걸로 하고 싶은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의 강공을 탓하기는 힘에 부친다. 미국이든 북한이든 당사자들을 거론하다가는 자칫 우리가 판을 깨는 데 앞장설 수도 있는 형국이다. 미국도 북한도 잘못이 없음을 강변하려다 보니 결국 만만한(?) 야당 대표를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문제는 이들의 인식과 분석이 초래할 후과이다. 나는 두 사람이 진심으로 나 원내대표의 영향력을 과대평가했다고 생각지 않는다. 사실이라면 맥을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었다. 북한 문제에서 이른바 최고의 전문가를 자처하는 인사들 아닌가. 대통령과 정부의 정책에도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입장이다. 세계사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거대한 게임의 판세를 그처럼 단순하게 읽을 정도로 수준 이하라고 생각할 수도 없다. 결국 북한 (핵) 문제에서 이성적·객관적 분석보다 감성적·주관적 희망을 앞세워 온 평소의 시각이 차가운 현실의 벽에 부딪힌 것이다.북한은 우리가 말하는 '북한 핵 문제'가 '조선반도 핵 문제'임을 줄기차게 주장해 오고 있다. 국내외 많은 전문가가 지적하고 있는 사실을 우리 정부만 외면하고 있을 뿐이다. 트럼프가 정면으로 '북한 핵 포기'를 압박하는 순간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트럼프가 김정은과 마주 앉은 이유는 한 가지다. 그것이 자신의 정치적 자산이 될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궁지에 몰린 국내 정치 상황에서 숨을 돌릴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재선에 도움이 되는 정치적 이벤트라고 생각했다. 북한이 고집하는 어정쩡한 합의로는 효용 가치가 없을 것으로 본 트럼프의 판단 역시 당연지사다.문재인 대통령은 여전히 우리가 미북 간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고 한다. 미국과 북한이 상대방 최고지도자에 대한 직접 비난을 자제하는 상황은 아직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중재자를 넘어 당사자인 우리 정부도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자면 '트럼프를 움직이는 나경원' 식의 공허한 수사부터 그쳐야 한다. 특히 북한에 대한 낭만적이고 주관적인 희망 대신 냉정하고 객관적인 분석이 우선되어야 한다. 양쪽으로부터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라는 신뢰를 받아야만 우선 중재라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9-03-17 15:34:34

김충섭 김천시장

[특별 기고] 사람이 바뀌면 도시가 달라진다

이 세상에 수명이 100년 이상인 동물들은 그렇게 흔치 않다. 인간의 수명은 최장 125년이라는 얘기가 있다. 인류 문명의 진보와 함께 인간의 수명도 늘어났지만, 시대와 장소 그리고 종족과 문화에 따라 평균수명에는 차이가 많은 게 사실이다.사람의 나이 일흔이 되는 때를 고희(古稀)라고 한다. 두보(杜甫)의 '곡강시'(曲江詩) 중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는 구절에서 생긴 말이다. 예전에는 70세를 넘겨 사는 이가 드물었다는 것이다. 요즘은 어떤가? 남성의 평균수명이 78세, 여성은 80세로 고희를 훌쩍 넘기고 있다.따라서 60세 환갑이나 70세 고희 개념이 희박해진 지 오래다. 70년은 2만5천550일이다. 생물학적 통계로 보면 머리카락이 563㎞ 자라고, 손톱은 3.7m 자라는 시간이라고 한다. 심장에서 피를 퍼 보내는 양으로 따지면 3억3천100만ℓ나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수많은 나날을 살아온 세월이 무의미한 것일까?중장년기를 넘어 완숙의 단계라고 할 수 있는 고희에 이르렀으니 한층 더 성숙해지고 안정적인 연륜이 되었다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무리일까? 지난 70년 시간을 되돌아보면 우리는 모두가 불가능하게 여겼던 일들을 성취하였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보릿고개 등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오랜 세월 우리는 어려운 시기를 숱하게 이겨냈고, 지금 우리는 당장 먹고살기에 급급하지 않을 만큼 성장했다. 미국 심리학계의 아버지라 불리는 '윌리엄 제임스'는 금세기의 위대한 발견은 물리학이나 우주 공간에 로켓을 쏘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생각을 바꿀 때 그 사람의 인생 전체가 바뀐다'고 했다.김천은 시로 승격된 지 올해로 70주년을 맞았다. 그 장구한 역사 속에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작금의 현실은 아직도 그리 녹록지 않다. 김천에는 혁신도시가 있다. 남부내륙철도라는 초대형 사업도 가시화되고 있다. 메가시티의 기반도 조성되었다. 그러나 무언가 2%의 아쉬움이 있다. 그것이 바로 메가시티로 가기 위한 사회 구성원의 성숙한 의식이다.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시민의 정신 혁명인 '의식 개혁'이다.김천은 시 승격 70주년을 맞이하여 다양한 사업들을 준비하고 있다. 시민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 부족한 무언가를 채우기 위해 'Happy Together 김천' 운동을 시작했다. 모두들 고개를 갸웃거린다. 무언지 딱 느낌이 오지 않는다고 한다.'성숙한 시민의식'은 과연 무엇일까? 거창한 것이 아니다. 기본을 지키는 것이다. 단순하다. '먼저 미소로 인사하자'는 것이다. '남이 보지 않을 때도 신호등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남이 버린 쓰레기를 줍고 나는 버리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갖자는 것이다.쉬운 일이지만, 막상 실천은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는 안 된다'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해보자'는 운동이다. 의식이 변화되면 도시가 바뀐다. 김천의 작은 날갯짓이 경북을 바꾸고 나라를 바꿀 수 있다는 꿈은 실현 불가능한 것일까. 누군가는 시도해야 한다. 먼저 미소 짓자. 우리 모두 '미인이 되자' '환한 미소로 인사하는 당신은 아름답다'.

2019-03-15 13:03:32

김형준 명지대 교수

[춘추칼럼] 선거제도 개혁의 해법은 없나?

비례·조화·국민 공감 세 가지 원칙각 당 주장만 고집한다면 물건너가중앙선관위 개혁위 발족 합의 도출중립적 외부 전문가 과반수 구성을여야가 선거제도 개혁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생산적이고 합리적인 선거제도 개혁 논의를 위해서는 최소한 세 가지 원칙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첫째, 비례성의 원칙이다. 정당이 얻은 득표만큼 의석을 배분하는 것이다. 그런데 '소선거구제 단순 다수제'를 근간으로 하는 현행 선거제도는 거대 정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지난 2016년 총선의 경우,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은 정당 득표에서 각각 25.5%와 35.5%를 득표했고, 실제 의석률은 41.0%와 40.5%였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은 44석, 새누리당은 18석을 더 많이 획득했다.한편, 소수 정당인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정당 득표에서 각각 26.7%와 7.2%를 얻었지만 의석률은 12.7%와 2.0%에 불과했다. 국민의당은 무려 45석, 정의당은 17석 적게 배당받았다.이런 맥락에서 소수 야 3당은 표의 등가성을 높이기 위한 최적의 수단으로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준연동형'과 같이 연동의 수준을 낮추자는 입장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란 정당 투표로 총의석을 결정한 후, 당선인은 지역구 의석을 먼저 배당한 뒤 그 나머지를 비례대표로 채우는 방식이다.둘째, 제도의 조화성이다. 무엇보다 권력구조와 선거제도 간의 조화성은 정국 운영의 안정성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국가 중 대통령제를 채택하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한 나라는 단 한 곳도 없다. 제도 궁합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채택되면 필연적으로 다당제가 되기 쉽다. 내각제 국가에서는 통상 여러 정당들이 참여하는 연립 내각이 보편화되어 있어 정국 운영에 별로 문제가 없다.반면, 대통령제에서 다당제는 여소야대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고 이념이 다른 정당들 간의 연정이 쉽지 않아 늘 정국 불안정의 요인이 된다. 또한 대통령의 권한은 막강한데 야당이 여러 개로 쪼개져 있으면 제왕적 대통령을 견제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권력구조 개편과 선거제 개편을 동시에 추진하자"고 제안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셋째, 국민 공감의 원칙이다. 정치권이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접근할 경우 선거제도 개혁의 효과성에 대한 논의가 실종될 위험성이 크다. 가령,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하면 비례성은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지만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의원 정수의 과다한 증가다. 지역구 의석이 정당에 배분된 의석보다 많을 경우, 초과 의석이 발생되기 때문이다. 의원 정수를 기존의 300석으로 유지한다고 해도 필연적으로 초과 의석이 발생해 의원 정수는 최소 350명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이 제도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독일에서 지난 2017년 9월에 치러진 연방 의회 선거 결과, 명목상 의원 정수는 598명이었지만 초과 의석이 무려 111석이 발생해 총 709명이 선출되었다. 더욱이 지역구에서는 단 한 석도 얻지 못한 정당이 비례구에서만 80석을 배당받았다. 과연 이런 결과를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한국당이 주장하는 비례대표제 폐지도 국민들이 공감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정치적 약자인 여성의 국회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는 비례대표제 폐지는 여성 대표성 제고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 이 세 가지 원칙을 함께 고려하지 않은 채 오직 자신들에게 유리한 원칙만을 고집한다면 합의를 통한 선거제도 개혁은 물 건너간다.게임의 룰인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기보다는 헌법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제도개혁위원회'를 발족시켜 개혁안을 도출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다. 국회 의석을 가진 정당은 의석 규모와 상관없이 단 1명만 위원회에 참석시키고 과반수 이상은 중립적인 외부 전문가로 구성해 국민이 공감하는 선거제도 개혁안을 도출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다.

2019-03-14 12:01:23

천영애 시인

[매일춘추]환경의 공습

물을 사먹게 되었을 때 머지 않아 공기도 사서 쓰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치부했다. 공기야 보이지는 않지만 세상에 흔하디 흔한게 공기이고, 도대체 공기를 어떻게 사 쓸 것인지 상상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공기를 사서 쓰고 있다. 미세먼지가 대기를 강타하면서 공기청정기 없이는 견디기 힘든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실외보다는 공기청정기가 있는 실내를 더 선호하게 되고, 미세먼지가 가득한 하늘을 올려다보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이런 현상은 봄에 더 심하니 춥고 지루한 겨울을 견디고 맞이하는 봄치고는 잔인한 봄이다.공기가 부족해서 사서 쓰는 것이 아니라 오염된 공기 때문에 맑은 공기를 사서 쓰게 될 줄이야 상상이나 했겠는가. 예전에도 황사라고 해서 봄이면 흐린 날들이 지속되곤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처음 미세먼지를 제대로 실감한 날은 서울에 갔을 때였다. 서울에 들어서자 한강변이 흐릿했다.무슨 안개가 오후까지 이렇게 짙은가 싶어서 처음에는 오히려 그 풍경을 즐기기까지 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고 그것이 미세먼지라는 것을 알게 되자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숨이 막힐 것 같아 부랴부랴 대구로 돌아왔다. 대구 역시 서울 정도는 아니었지만 미세먼지의 공습이 펼쳐지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엄청난 일이 대기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었다.그런데 더 엄청난 것은 그 미세먼지를 막을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사실이다. 미세먼지라는 것이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한 국가가 아무리 애쓴들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그러니 국민들이야 속수무책으로 견디는 수밖에 별 도리가 없다.문명의 수준은 올라갔을지 모르나 인간이 근본적으로 기대고 살아야 하는 환경의 질이 떨어지면서 삶의 질도 하락하고 있다. 물을 사먹은지는 이미 오래 되었고, 이제 공기까지 사서 쓰는 시대가 되었으니 과연 문명의 발달만이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인지 되돌아 봐야 할 시점이 되었다.인간은 자연과 떨어져 살 수가 없다. 자연은 인간이 기대고 살아가야 하는 근원적인 터전과 같은 것이어서 자연이 건강을 잃으면 인간 역시 건강해질 수 없다. 아무리 의학의 수준이 높아진다고 해도 자연의 공습 앞에서는 속수무책인 이유이기도 하다. 맑은 공기를 위해서 우리가 누리는 문명의 이기들을 포기해야 할 때가 온 게 아닌가 싶다. 천영애 시인

2019-03-14 11:19:39

한만수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

[기고] 시·도 문화관광 상생으로 더 나은 미래

대구시에서 경상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으로 자리를 옮긴 지 두 달여가 흘렀다.대구경북은 대구의 도시형 생활 인프라와 경북의 풍부한 역사문화환경자원 등에다 시장·도지사를 비롯한 직원들의 열정 등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점차 상생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개인적으로도 이런 상생 확신을 넘어 공직생활 30년 이상을 대구에서 했지만 시골 출신이어서 그런지 경북을 다른 시·도라고 생각해 본 적이 거의 없다. 어쩌면 뿌리를 찾아온, 편안한 느낌마저 든다.경북의 역사와 문화, 관광자원을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절실함이 커질 즈음,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23개 시·군 단체장이 함께한 신년 정책토론회를 계기로 올해 경북의 관광정책 방향을 프레젠테이션하면서 사실상 첫발을 내디뎠다.도청 직원들과 교감을 나누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려 애쓰고 있다. 또 문화관광에 대한 도지사의 적극적인 관심과 열정이 남다른 만큼 경북의 문화관광을 위해 '한판 신명나게 놀아보자'라는 각오도 다져본다.최근 일부에서는 경북문화관광공사를 두고 '왜 관광에 문화를 붙였을까'라는 의문을 표시하기도 한다. 문화를 뺀 관광은 요즘 여행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가 어렵다. '보기만 하는 관광'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다양한 종류의 여행이 있겠지만 '인생샷' 하나를 위해 지구 반 바퀴도 마다않는 게 최신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우리 경북에는 조금만 들여다보면 흥미롭고 의미 있는 콘셉트가 곳곳에 널려 있다. 수려한 풍광은 물론 역사와 품위가 살아 숨 쉬는 고택과 서원, 고스란히 남아 있는 양반과 선비들의 문화, 맛과 멋을 즐겼던 선조들의 정취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다.하지만 경북관광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한때 관광 1번지로 불렸던 경주는 서울, 부산, 제주 등에 앞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위기가 곧 기회임을 우리는 안다.경북의 관광 르네상스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선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정책실행의 주축이 될 경북문화관광공사의 체제를 빠른 시일 내 정비해서 글로벌 스탠더드를 갖춰나가는 한편, 대구경북 공동마케팅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한 뒤 공동 상품 개발과 마케팅, '2020 대구경북관광의 해' 개최의 분위기 조성에 시동을 걸어야 한다.문화관광은 지역이 독립적이지 않다. 카페 거리나 맛집 골목 등은 동종 업종끼리 이웃하여 동반 상승 효과를 내듯, 이웃한 지역이 서로 절장보단(節長補短)해야 실질적인 체류형 관광을 유도할 수 있다. 23개 시·군은 물론 대구와 경북이 손을 맞잡아야 관광산업의 부흥을 이룰 수 있음을 명심하고 상호 협력해야 한다.교환근무를 한 지 두 달 조금 넘은 시간이 짧을 수도 있지만, 어느새 경상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이라는 옷에 제법 맞춰진 것 같다.어느 정도 적응돼 안정적이긴 하지만 '세계로 열린 관광경북'이라는 목표를 접할 때마다 가슴이 뛴다. 책임감을 일깨워주는 원동력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대구경북의 문화관광 상생의 노력이 풍요롭고 더 나은 대구경북의 모습으로 이어지길 고대한다.

2019-03-14 11:16:21

이현석 경산오페라단 예술감독

[매일춘추]공평하지 않은 잣대

우연히 길을 가다 들은 소리이다. "그럼, 애기도 걸어가라고 해. 그래야 공평하지." 5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가 동생을 업고 있는 엄마를 보고 하는 말이었다. 아마도 자기도 업어달라 떼를 쓰다가 엄마에게 혼이 난 상황인 듯했다.그러고 보니 이 공평(公平)이란 말은 참 불완전한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참 좋은 의미를 지니는 듯하지만, 그 의미가 너무 강조되다 보면, 큰 오류를 범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공평의 기본 의미는 '어느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고름'을 뜻하는데 사람의 경우라면 '누구에게나 똑같게'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예를 들어 100m 달리기를 한다면 누구나 똑같이 같은 출발선에서 출발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얼핏 보면 상당히 합리적이라 생각될 수 있지만, 우리는 여기에서 결코 간과(看過)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 있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똑같을 수 없다는 것이다. 생김새도 다르고, 각자 처해있는 상항도 그 차이가 있을 것이다. 쉽게 생각하면, 20대 청년과 70대 노인을 공평하게 같은 출발선에서 출발하도록 하는 것이 과연 진정으로 공평한 행동이 아니라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견(異見)이 없을 것이다.아마도 우리는 공평이 아닌 공정(公正)을 꿈꾸며, 세상이 그렇게 되기를 원하고 있을 것이다. 그 사전적 의미를 보더라도 공정은 '공평하고 올바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공평한 것에 올바른 것을 더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사람들은 누구 하나도 같을 수가 없다. 누구나 저마다의 개성을 가지고 있으며, 또 각자가 처해있는 환경이나 상황들이 다 제각각이기 마련이다. 하물며, 쌍둥이를 보더라도 조금만 면밀히 관찰하면 특성과 개성의 차이점을 금방 구분해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김새도 분명 다른 곳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다양성을 인정하고 거기에 맞는 방식으로 사람을 대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바로 공정(公正)한 태도일 것이다. 공평(公平)한 세상을 위해서는 반드시 공정(公正)이 필요한 것이다.문화예술 지원사업에 있어서도 이러한 공정성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지역별로 서울과 지방의 기준의 그 차이를 인지하고 장르별로도 대중성 있는 장르와 다소 대중성은 떨어지지만 육성해야 할 가치가 있는 장르의 구분 하여 기준을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시장성과 창작의 인프라가 잘 갖춰진 서울의 경우와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있는 지역의 경우를 같은 잣대로 평가하고 마찬가지로 계량적 성과를 강조하여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향유 하는지에만 치중하여 판단하여 공평한 기준에 의한 판단이라 주장하고 그에 따라 기회를 부여한다는 것은 누가 보아도 불공정(不公正)한 상황이라 할 것이다. 부디 그 다양성을 인지하여 공평하지 않은 잣대로 공정한 기회가 부여되는 세상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현석 경산오페라단 예술감독

2019-03-14 11:14:35

이종문 계명대 한문교육과 교수

[이종문의 한시산책] 봄날 아이들이 뛰노는 것을 보고[춘일제아희(春日題兒戱)] 이덕무

김 씨네 동쪽 뜨락 흰 흙으로 쌓은 담에 金氏東園白土墻(김씨동원백토장)복사나무 살구나무 줄을 지어 서 있는데 甲桃乙杏倂成行(갑도을행병성항)버들 껍질 피리 불고 복어 껍질 북을 치며 柳皮觱栗河豚鼓(류피필률하돈고)나비 잡고 뛰어노네, 서로 어깨동무하고 聯臂小兒獵蝶壯(련비소아렵접장) "지난 경진년·신사년 겨울, 내가 살고 있던 작은 초가는 추워도 정말 너무나도 추웠다. 입김이 대번에 성에가 되어, 이불깃에서 뽀드득 뽀드득 소리가 났다. 게으른 탓에 한밤중에 일어나서 '한서(漢書: 중국 한나라의 역사를 적은 책)' 한 질(帙)을 난데없이 꺼내, 이불 위에다 차례대로 덮어 추위를 막았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그 때 십중팔구 얼어 죽었지 않을까 싶다. 어젯밤에는 집의 서북쪽 모퉁이에서 지독한 바람이 새어나와서 등불이 다급하게 흔들렸다. 한참 동안 생각하다가 '논어(論語)' 한 권을 병풍처럼 세워 바람을 막고, 나의 이 탁월한 임기응변에 대해 내 스스로 대견스레 생각하였다." 위의 시를 지은 조선 후기의 문인 아정(雅亭) 이덕무(李德懋: 1741-1793 )가 남긴 산문의 한 대목이다. 그는 중인이라는 신분적 굴곡을 안고 태어났고, 병과 가난과 혹독한 추위 속에 젊은 날을 보냈다. 오랜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맹자(孟子)'를 팔아먹기도 했다.바로 그 아정이 살던 마을에도 어김없이 새봄이 돌아왔다. 이웃집 담장 가에 살구꽃·복사꽃이 펑펑 꽃망울을 터뜨리자, 겨우내 방에 처박혀 지내던 동내 아이들이 '야호!'하고 뜀박질을 하며 우르르 골목으로 뛰어 나온다. 그들은 이제 막 물이 오른 푸른 버들가지로 피리를 만들어서 삘리리리 불고, 복어 껍질로써 작은 북을 만들어 둥둥 친다. '봄의 교향악'을 온 동내에 연주하면서, 어깨동무하고 나비를 잡으러 뛰어다닌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시인의 마음에도 모처럼, 정말 모처럼 따뜻한 햇살이 들었을 게다.그리하여 마침내 내가 살고 있는 금호강 가에도 봄이 돌아왔다. 산수유와 매화는 이미 꽃망울을 터뜨렸다. 살구꽃과 복사꽃도 대기발령을 받고 언제든지 한바탕 광란의 축제를 벌일 태세다. 그러나 벌써 열흘 째 온천지를 뒤덮은 미증유 파천황의 미세 먼지로 봄이 와도 봄이 아니다. 강변에는 개는 물론이고 개가 끌고 다니는 사람조차도 검은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이러다가 몇 년 뒤에는 아이들이 방독면을 쓰고, 방독면 쓴 나비를 잡으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무서운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까, 겁이 덜컥 나는 봄날이다, 아아!.

2019-03-14 11:10:35

전선택 작 '환향'

[김영동의 시대와 미술]고향의 이미지

전선택 화백은 평북 정주가 고향이다. 소월과 백석, 이중섭 등을 배출한 오산학교를 나왔는데 그곳서 임용련 선생의 영향으로 화가의 길을 정했다. 졸업 후 부친의 반대에도 도쿄 가와바타 미술학교에 들어갔다. 하루 두 번 조석간 신문 배달로 고학에 가까운 유학생활을 하며 전쟁에 내몰린 시국을 견디다 중도에 귀국했다. 해방의 환희도 잠깐 분단과 함께 닥친 6.25전쟁을 겪고 목숨 건 월남과 신산의 유랑 끝에 대구에 정착해 비로소 새 삶을 펼칠 수 있었다.파란 많았지만 선생의 작품세계에는 동심의 순수함이라든가 형식에 구애됨 없는 자유와 높은 격조가 느껴진다고 평한다. 실제로 어린아이 소재가 많고 현실과 자연의 형상들을 심상적인 이미지로 재구성한다. 즐겨 쓰는 맑고 밝은 색상들은 따뜻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풍경 소재에서는 산과 들 바다의 모습들이 항상 정겹고 아련해서 문득 고향의 모습들이 아닐까 했다. 북쪽에 고향을 둔 실향민들이 평생 그리움을 가슴에 묻고 산다는 것을 알면 선생의 작품 곳곳에도 고향의 그림자가 짙게 드린 것을 깨닫게 된다. 통일이 너무도 요원해 한동안 애써 잊고 살려고 했다는 말씀까지 하시는데 수구초심이라고 했든가."경의선 철도가 지나가는 고향 뒷산 언덕에 오르면 서해바다가 손에 잡힐 듯 내다보이고 어족이 풍부한 바다에서 늘 싱싱한 생선을 먹을 수 있었다. 넓은 곡창지대인 그곳 '니동쌀'은 밥맛 좋기로 유명했고 마을 앞을 흐르는 실개천과 집 앞 연못에는 월척 붕어가 헤엄치고 뒷산에는 께드득께드득 수꿩이 울었다. 연못 아래 모든 식량을 자급자족하던 전답을 지나면 강이 있어서 여름철 삼복더위에 물장구치며 멱 감기 좋았다."그래도 선생의 경우 부모형제가 모두 월남에 성공해 이산의 고통은 덜했다 들었다. KBS의 '이산가족 찾기 방송'이 있기 몇 해 전 1981년에 〈귀로〉와 〈환향〉 두 연작을 그렸는데 거기서 고향을 찾아 돌아가는 한 무리의 사람들과 마침내 해후하는 장면을 담았다. 극적인 상봉의 중앙에 백발의 두 노인이 있는데 함께 모셔오지 못했던 장인과 장모님이라 했다.그림 속 고향의 이미지는 터와 장소에 대한 기억을 중심으로 이상화된다. 푸른 들과 흰 구름, 강물과 바닷가 등 전선택 작품의 수많은 배경은 모두가 고향의 이미지에서 온 것 같다. 지형적 특성은 물론 의식의 저변에 있던 색과 빛으로 전달할 수 있는 모든 감각적 요소들이 파스텔 톤으로 그 주위로 채워진다.미술평론가

2019-03-14 10:33:07

민경석 대구시수돗물평가위원회 위원장

[새론새평] 대구시 하수관로 시스템 선진화

유역별 일괄적 대대적인 관로정비오염 빗물 처리 '분산형 LID' 도입안전사고 선제 대응 유지 관리 체계자구노력 함께 정부 재정지원 필요달서천 하수처리장은 30여 년이 지나, 시설이 노후화되어 수처리 및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데, 처리비용과 에너지 소요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최신의 혁신적인 하수고도처리 공법을 적용하여 재구축할 시기가 도래하였다. 또한 대구시의 서대구 고속철도 역세권 개발계획에 맞물려서, 역세권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달서천 및 북부 하수처리장 통합 지하화 사업이 추진 중에 있다.하수처리장 재구축 사업은 반드시 하수관로 정비 사업과 함께 추진해야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통합 하수처리시설 규모 결정을 위한 선행 조건은 하수를 이송차집하는 하수관로 정비가 매우 중요한 결정 요소이다. 달서천 하수처리 구역의 경우는 낙후된 산업단지, 노후된 시가지와 도시 재생 사업, 복개하천 등 복잡한 시가지이므로 하수관로 정비 사업은 소요 경비와 사업 효과 등을 고려하면 쉽지만은 않다. 따라서 이를 위한 국가적인 재정과 기술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하수도 시설은 크게 하수처리장과 하수관로로 나누어진다. 하수도 사업은 선진국의 경우처럼 이 두 개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나, 우리나라는 시급히 하천의 수질오염을 개선해야 했고, 하수관로 사업에는 많은 경비가 소요되기에 하수처리장 건설 사업을 우선 시행하였다. 이에 따라 건설한 하수처리장에는 하수관로 불량으로 불명수(不明水)가 많이 유입하여 본래의 하수 수질보다 농도가 크게 낮아져서 고도처리 기능을 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지하수와 토양 오염을 가중시켰다.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하수관로 정비 사업은 지방자치단체의 열악한 하수도 재정을 고려하여 국고 지원 사업으로 수행했어야 했는데, BTL(민간투자 시설 위탁관리 사업) 사업으로 수행하여, 지금까지는 물론 앞으로도 환경부뿐만 아니라, 지자체의 큰 부담으로 남고 있다. 환경부는 지자체의 규모에 따라 차등 보조를 하고 있는데, 광역시는 보조 규모가 크게 낮아, 대구시는 지금까지 규모 있는 하수관로 정비 사업을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대구시의 하수관로 총연장은 2016년을 기준으로 약 6천㎞로 이 중 20년 이상 경과한 노후 관로가 약 70% 이상이다. 대구시 하수관로는 지산, 현풍, 칠곡 처리분구 등의 일부 지역과 신규로 조성되는 택지개발지구를 제외하면 대부분 합류식 하수 배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우수 토실과 차집 관로를 통해 공공하수처리시설로 하수가 유입하고 있는데, 우천 시에는 관로 내 침전물이 일시에 유출하고, 강우 시 오염된 빗물과 함께 하수가 우수 토실로부터 그대로 공공수역으로 방류되는 등 수질 보전상 불합리한 문제점이 많다.대구시 물사용량을 고려한 하수 발생량은 약 80만t/일 정도인데, 하수처리장 유입량은 약 130만t/일으로 불명수가 약 50만t/일 정도인 것이 대구시 하수관로의 현실을 말해 주고 있다. 신설되는 택지개발지구 등에는 분류식 관로를 도입하고 있으나, 합류식 관로인 기존 도시는 침수 및 악취 민원에 따른 부분적인 정비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광역시 중에는 울산시가 모범적으로 하수관로 정비 사업에 크게 투자하여, 분류식화율이 약 90% 이상이며, 태화강이 생태하천으로 새롭게 태어난 것은 시사점이 크다.대구시는 100년 미래 하수관로 선진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하수관로 전체에 대한 노후도 조사를 시행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하수처리구역별로 우선순위를 정해 유역별로 일괄적인 대대적 관로 정비가 필요하다. 하수처리구역에서는 강우 유출수를 줄이고, 오염된 초기 빗물을 차집·처리할 수 있는 분산형 LID(저영향개발) 시설을 함께 도입해야 한다. 또한 최신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하수관로 시스템 구축과 안전사고에 대응할 수 있는 선제적인 하수관로의 운영 및 유지관리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대구시의 하수관로 정비는 시 재정만으로는 크게 부족하므로 대구시의 자구 노력과 함께 정부의 재정 지원이 절실하다.

2019-03-14 04:30:00

허영철 공감씨즈 대표

[북한 들여다보기]변화를 이끈 북한의 손 전화기

'친구야 생일 축하해' '너의 눈이 항상 반짝이고' '지망한 대학 찰떡같이 딱 붙어야 해!' '너의 미래가 창창하길' '기도할게' '17살 순정, 너의 딱친구로부터'.2015년 일본의 북한 전문 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북한 주민들이 주고받은 메시지를 입수해서 보도한 내용들이다. 우리네 청년들이 주고받는 메시지 내용과 큰 차이가 없다. 이처럼 북한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시그널 중의 하나가 휴대전화이다.북한 말로 휴대전화는 손전화기라고 한다. 북한의 휴대전화 보급 확대는 북한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원동력 중의 하나이다.1995년 태국의 록슬리 그룹은 대만과 핀란드의 통신회사와 공동으로 록슬리 퍼시픽을 설립해 북한의 동북아전화통신회사와 함께 나선시(나진·선봉)에 북한 사상 처음으로 휴대전화 서비스를 시작했다.2002년에는 평양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휴대전화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비싼 가격과 인프라 부족 등으로 생각한 만큼 휴대전화 사업이 활성화되지 않자 록슬리는 더 이상의 사업 확대를 하지 않는다고 선언하게 된다. 때마침 터진 룡천역 폭발 사고가 휴대전화를 통한 정보 유출에 따른 사고라고 판단한 북한 당국은 당시 2만 대에 달하던 휴대전화를 전부 몰수 조치했다.그러다가 북한의 휴대전화 사업이 다시 시작된 것이 2009년 3월의 일이다. 사업 재개 이유는 경제 활성화와 외자 유치가 명분이었다고 한다. 당시 장마당을 비롯한 시장경제가 활성화하면서 북한 주민들의 휴대전화 사용 요구가 높아진 것을 더는 막을 수 없다 보니 경제 활성화라는 명분으로 포장한 것으로 추정된다.이렇게 재개된 휴대전화 사업은 사업체가 바뀌게 된다. 이집트의 오라스콤과 북한 정부가 합작회사를 만들어 '고려링크'라는 휴대전화 통신사를 설립해 서비스가 재개됐다.2014년 미국 RFA(자유아시아방송) 보도에 따르면 북한의 휴대전화 가입자 규모는 240만 명으로 성장했으며, 2014년 당시 환율로 북한 돈 1천원(달러로 약 12센트, 한화 129원)으로 한 달 200분 무료 통화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저렴한 휴대폰 요금 정책이 북한 휴대전화의 확대에 더욱 기여한 것임을 우리는 알 수 있다.2018년 11월 국회 상임위에 출석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휴대전화 보급률을 600만 대 정도라고 답변했다. 이로 미뤄 짐작건대 지난 10년간 북한 휴대전화 보급의 성장은 북한 사회와 북한 주민들의 일상생활 패턴을 완전히 바꿔 놓은 사건인 것이다.북한의 휴대전화는 한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의 휴대전화처럼 전 세계인들과 인터넷으로 연결된 휴대전화는 아니다. 인트라넷으로 북한 내에서만 연결되는 통신망을 사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대전화를 통한 북한 주민들의 의사소통 확대는 북한 사회의 일상을 바꾸고 있고, 장마당을 비롯한 시장경제의 진화와 더불어 사용되는 필수 생활품이 되었다.최근에는 북한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서는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 인스타그램에 실시간 사진이 올라오기도 하고, 일전 방북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북한에서 트위터로 실시간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우리에게 당연하게 보이는 이러한 모습들이 북한 내 변화를 보여주는 신호다. 그리고 변화의 가능성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 한국 사회가 지난 10년 동안 스마트폰을 통해 5G로 나아가는 엄청난 변화를 겪어 왔듯이 북한 사회도 휴대전화 보급 대수 600만 대 시대가 되었으니 더 많은 변화의 가능성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남북 경제 교류 시대가 성큼 다가와서 전 세계인들이 사용하는 한국 브랜드의 휴대폰을 북한 주민들이 구입해 사용하는 그러한 날이 오길 상상해 본다.

2019-03-13 19:30:00

이창호 행복한 찻집 대표

[찻잔을 씻으며]방향이 잘못되면 속도는 의미 없다

아끼던 찻잔이 깨졌다. 오래된 찻잔이라 조심해서 설거지하다 깜빡 깨트리고 말았다. 차를 좋아하니 자연 찻잔 등의 다구와 차에 관심이 가고, 그중 특별히 마음이 가는 것을 이렇게 깨거나 잃어버리면 허탈하기가 말할 수 없다. 사람들과의 관계도 멀고 가까운 사이가 있고, 좋아하는 사람과 보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기 마련인데, 가깝고 좋아하는 사람과의 관계도 실수나 게으름으로 멀어지거나 깨어지고 나면 되돌리기가 힘들다.인도의 위대한 영혼, 간디는 '방향이 잘못되면 속도는 의미 없다'고 했다는데, 내 삶의 방향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혹시 지름길로 간다고 잘못된 길로 들어선 것은 아닌지,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현대인의 삶이다. 개인의 삶이 바빠서 우리 사회가 번개 불에 콩 볶듯이 변화하는 것인지, 빠른 사회적 변혁이 필수적 생존조건이어서 개개인의 삶이 '바늘허리에 매어 쓰는 꼴'이 되어가는지는 모르겠지만, 맹목적으로 그 속도를 쫓아가서는 '내 인생의 주인공이다' 할 수 없을 것이다. 행복은 자신의 인생에 대한 자신감과 주체적인 결정권을 가질 때 찾을 수 있다. 삶의 방향을 알기 힘들다면 지금의 내 모습이 바람직한지 볼 수 있고, 가까운 미래의 나를 그릴 수도 있다. 어디로 향하는지 모르는 버스를 타고 있는 것만큼 불안하고 위험한 것은 없다. 우리 인생이 어떤 모습인지, 무엇을 위해서 살아가고 있는지 확인하고 혹시라도 지금 방향과 운전이 잘못된 버스를 타고 있다면 당장 내려서 갈아타야 할 것이다.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정치인들이나 이익단체에 관한 기사를 보면 섬뜩하다. 내가 사는 모습을 비추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더욱 그렇다. 목적지에 도착하고자 하는 방법이 잘못되었다면 결코 그곳에 도달할 수 없다.

2019-03-13 19:30:00

[이재태의 세상속의 종소리]연금술사가 빚은 마이센도자기

황금을 향한 인간의 욕망은 인류 역사와 함께했다. 그리스 신화에서 만지는 것 모두가 금으로 변하는 미다스의 손을 원한 것이 평범한 우리들의 속마음이었다. 금을 향한 열망은 연금사들을 낳았다. 그들은 납과 구리 등을 금으로 바꾸는 데 평생을 바쳤으나, 결코 성공할 수 없는 과업이었다. 그러나 그 과정은 자연과학의 발전과 함께 신기한 발명품도 낳았다.중세 유럽에서 금만큼 비싸고 인기 있던 보물이 중국산 자기였다. 진흙을 구운 도기에 비하여 돌가루인 고령토와 흙을 섞어 1천200℃ 이상에서 구워낸 자기는 강하여 얇게 만들 수 있다. 유럽의 귀족들은 광택이 나고 아름다운 중국 자기에 열광하였다. 17~18세기에만 7천만 개의 도자기가 중국, 일본에서 수입되었는데, 큰 자기 한 개는 큰 주택 한 채 가격과 비슷했다. 유럽인들도 자기를 만들려고 노력했으나, 필수 재료인 고령토를 알지 못했다.독일 작센공국의 왕은 유명한 연금술사인 뵈트거를 마이센성에 감금하고 금을 만들게 한다. 그러나 금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도자기를 만들라고 명령했다. 뵈트거는 8년의 노력 끝에 고령토를 발견하고, 1709년 자기 제조법을 알아냈다. 마이센의 자기는 드레스덴 상인들에 의해 팔려나갔고, 제조법은 유럽으로 파급된다. 한편 감금 상태에서 화학 실험을 반복하였던 이 연금술사는 37세에 요절한다. 이 우아한 여인(사진)이 마이센의 채색 도자기 종이다.마이센의 성공은 유럽인들의 중국 자기에 대한 열망과 동양 문화에 대한 열등감을 동시에 사라지게 하였다. 유럽 열강들은 중국을 가볍게 생각했고 마침내는 홍콩, 마카오도 점령한다.

2019-03-13 19:30:00

[권영재의 대구음악유사]엿장수 가위소리

원래 과자는 달아야 제격인데 요즘 과자는 달지 않는 게 고급이다. 설탕 많이 들어간 음식은 몸에 해롭다고 생각해서다. 설탕도 흰 것은 인기가 없다. 누런 설탕이 좋다고 한다. 사실은 누런 설탕이 흰 설탕보다 더 문제가 된다. 누런 설탕은 흰 설탕에 추가 물을 더해서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6,70년대까지 설탕은 고급 음식 재료였다. 남의 집 찾아 갈 때 선물로 갖고 갔다. 더 옛날에는 설탕도 없어 엿이 우리의 단맛을 달래주고 있었다. 해방이 되고 한 동안 대구의 주전부리는 단연코 엿이었다. 목에 엿판을 걸고 팔러 다니는 행상도 있었지만 대량으로 파는 사람들은 리어카에 엿판을 싣고 다녔다. 대게는 가락 엿을 팔았지만 덩어리 엿을 통 체로 싣고 나와 쇠 주걱으로 잘라주는데 망치로는 엿가위를 썼다. 간혹은 검은 갱엿을 갖고 나와 대패로 긁어서 팔기도 했다.크림이나 간장 장수는 북을 쳐서 관객을 모았지만 엿장수들은 엿 자르는 엿가위를 철썩이며 노래를 불렀다. "강원도 금강산/일만하고도 이 천봉/달(돌) 많아 구암자/십 구세야 나는 우리 딸이 만들어준/ 울릉도라 호박엿/둥기둥기 찹쌀엿/떡 벌어졌구나 나발엿/허리가 잘 쑥 장구 엿/올곳볼곳 대추 엿/네모야 반듯 수침 엿/어어 떡 벌어졌다 나발엿/이것저것 떨어진 것/운동화 백 켤레 밑 떨어진 것도 좋고/신랑 각시 첫날밤에/오줌 누다가 요강 빵꾸난 것도 쓴다/에헤 좋구 좋다. (엿단쇠소리)엿장수 가위 역사는 그렇게 오래된 것 같지가 않다. 단원 김홍도의 그림에서 '씨름'이란 그림에 엿장수가 나온다. 목에 엿판을 건 소년인데 손에는 가위가 들려있지 않다. 단원이 1745년생인데 그 때까지는 엿가위가 호객행위에 쓰이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6.25전쟁 때 대구는 유엔군이 주둔 하던 곳이라 못 살던 때라도 설탕이 든 주전부리감은 많았다. 껌이며 초콜릿, 비스킷과 사탕 등 단 음식이 있었다. 하지만 엿처럼 자주 먹을 수는 없었다. 애들은 엿장수 가위소리를 학수고대를 했다. 엿을 돈 주고 사먹은 애들은 없고 찌그러진 냄비나 깨어진 술병, 떨어진 고무신 등 고물이 거래의 수단이 되었다. 어떤 어리숙한 애는 엿장수가 고물만 받는 줄 알고 일부러 새 냄비를 찌그려 뜨려 엿 바꾸러 갔다가 엿 장수한테 혼나고 엄마한테 또 한번 된통 혼나기도 했다.대구의 엿장수들은 가위를 엿 파는 도구로만 쓰고 있을 때 충북 청주시의 윤팔도는 이미 그 가위를 쑈 하는데 써먹고 있었다. 60년 말부터 70년 대 쯤에 그는 쌍가위 장단으로 전국엿가위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타며 유명해져 C.F도 찍고 종로의 술집 밤무대까지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7년 그는 작고해도 엿도가는 년 매출 10억을 올리는 큰 회사가 되고 음대 출신인 그의 아들 윤일권은 재래시장을 다니며 엿가위를 치고 있다. 요즘은 손자 윤경식도 시장에서 아버지를 따라 다닌다고 한다.일본에 '시니세(老鋪 ,노포)'라는 말이 있다. 짧게는100년 길게는 천년 이상을 넘긴 가계를 말한다. 우리나라의 노포는 겨우 동화약품과 두산그룹뿐이다. 중국에서는 동인당(퉁런탕)이 가장 유명하다. 일본 노포의 수는 200년 넘는 것만 약 3천 100여개가 된다. 그 중 가장 오래된 가게는 일본 야마나시 현의 '게이운칸' 여관으로 1천 300년을 넘기고 있다(705년에 설립). 우리나라 윤씨네 엿 공장이 이제 삼 대 째로 노포가 되어가고 있다. 대구의 엿가위 소리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품바와 함께 겨우 명맥을 잇고 있다.

2019-03-13 13:20:53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

기획 & 시리즈 기사

[매일TV] 협찬해주신 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