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컬럼

 
[경제칼럼] 전환기 시대 일자리의 창조적 파괴

[경제칼럼] 전환기 시대 일자리의 창조적 파괴

일자리는 산업혁명 이후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파괴되어 왔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추구할 것은 일자리가 생성 소멸되는 역동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지 무조건 보호하는 것이 아니다.일자리 파괴가 잘되는 사회는 또한 일자리 창출이 잘되는 사회다. 일자리 파괴는 일자리 구조조정을 포함한다. 기존의 일자리가 파괴되고 또 다른 일자리가 창출되는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 과정이 필요하다.코로나19 이전 세상과 이후 세상은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19는 비대면 '언택트'(Untact)를 강화하고 4차 산업혁명의 기술 변화를 보다 촉진할 것이다.또한 코로나19 팬데믹과 4차 산업혁명의 전환기 시대는 산업 구조조정을 앞당기고 단기적으로 해당 업종의 일자리를 감소시킬 것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완전히 새로운 틀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이다.이에 따른 정부와 지자체의 일자리 정책 방향은 변화(Change), 복합(Composition), 조화(Conformity)의 3가지 범주로 설정할 수 있다.먼저 코로나19, 주 4일 근무, 파트타임 종사, 재택근무 등 일하는 방식의 변화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성공 사례 확산이 필요하다. 기술과 제조·서비스업 융합에 맞는 맞춤형 일자리 융복합 전략이 필요하다. 이는 인위적이고 의도적이며 계획적인 '일자리 모델' 정립을 통해 가능하다.또한 일자리의 조화 혹은 공존의 원칙이 필요하다. 인구 감소와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는 지역 경제 재도약에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이다. 노사민정 간 상생 협력을 통한 공동 발전 원칙 설정, 비정규직 완화, 빈곤층의 일할 권리 설정이 중요하다.3가지 원칙에 맞는 대구경북 지역 일자리 정책 실현 방향도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기존 일자리에 대한 사회안전망 구축이다. 소멸 가능성이 높은 일자리, 자동화로 없어질 취약계층 일자리에 대한 사회안전망 구축(전직 지원 등), 기본소득 및 생활임금 제도 마련 등에 나서야 한다. 일자리 분야 시장 실패에 대한 중장기적 제도 보완 대책도 시급하다.둘째, 4차 산업혁명의 운영체제인 AI(인공지능)+ICBM(IoT, Cloud, Big data, Mobile)을 활용한 기존 주력 산업의 신산업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지원이다.4차 산업혁명 분야 엔진인 대구의 5대 신성장 산업(미래자동차, 물, 의료, 에너지, 로봇)과 경북의 7대 스마트융복합 신산업(신소재, 스마트기기, 로봇, 항공, 가속기, 바이오, 녹색기술) 분야가 중요 사례가 될 수 있다. 신산업 분야 규제 법령 완화와 첨단 제조 서비스 분야 일자리 모델 마련이 중요하다.제조 공장 스마트화는 코로나19 시점에서도 틈새 부문 기업 일자리 수요를 상당히 창출할 수 있음을 대구 지역 혁신 프로젝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섬유기업 스마트화로 컨베이어벨트, 크레인 조작 오퍼레이터, 환풍기 및 공기정화, 에너지 절감 관련 컴퓨팅 분야 등에 새로운 틈새 일자리 수요가 생겼다.코로나19 비대면은 스마트화 수요를 증가시켜 섬유기업의 비대면 마케팅, 홈페이지 및 홍보 동영상 제작, 사이버 마케팅 지원 등의 분야에서도 새로운 일자리 수요를 창출했다.셋째, 미래 일자리 관련 평생학습 시스템과 직업능력개발 체제 마련이다. (단기적으로) 인재와 직무역량 간의 격차 완화 교육훈련 제도와 디지털 인재 플랫폼 지원이 필요하며, 중장기적으로는 평생학습을 위한 온라인 교육시스템 강화, 인적자원의 양성, 활용, 배분을 위한 민-관-기업 간 파트너십이 필요하다.산업구조 및 고용시장 변화에 대응한 교육 시스템 개선은 글로벌 산업을 리드할 기술 개발과 인력 재교육 시스템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산업 수요에 대응한 기존 인력의 재교육 및 산학 간 협력을 통해 유연성과 안정성 있는 직무역량 강화도 중요하다. 직업능력개발은 창의 인재 육성 프로그램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역량 프로그램 개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2021-01-26 16:04:02

[의창] 혹한 속 이주노동자의 죽음

[의창] 혹한 속 이주노동자의 죽음

영하 18도의 강추위가 몰아친 지난달 20일, 비닐하우스에서 '사람'이 홀로 죽었다. 사철 무더운 캄보디아에서 온 서른 살 이주노동자 속헹의 차디찬 주검은 추위를 피해 거처를 잠시 옮겼던 동료들에 의해 발견됐다. 경기도 포천의 농장에서 4년 10개월간 열심히 일한 그녀는 3주 뒤 그리운 고향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국과수의 부검 결과 사인은 간경화로 인한 식도정맥류 파열이었다. 동사(凍死)가 직접 사인이 아니라고해서 그가 사망에 이르는 과정에서 보장받지 못한 주거권과 건강권의 문제가 덮일 수는 없다. 냉기 가득했던 숙소가 그녀의 병세를 급격하게 악화시켰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프랑스 등의 연구진이 식도정맥류 파열 환자를 분석한 결과 실제로 겨울철에 발병이 가장 많았다.증상이 있었지만 그녀는 제대로 치료받지 못했다. 처음 3년은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없었고, 보험료를 내기 시작한 2019년 이후에도 병원 문턱을 밟기 어려웠다. 그녀의 죽음은 이 땅 이주노동자들의 참혹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상당수 이주노동자는 냉방 장치가 없는 컨테이너에서 폭염과 싸우고 난방이 부실한 비닐하우스에서 한파를 견딘다. 실외 재래식 간이 화장실 때문에 밤이 무섭다. 2013년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농축산업 이주노동자 숙소의 70% 이상이 가건물이었다. 2018년 국내 이주노동자의 주거지를 둘러본 파르하 유엔 주거권 특보는 "국제인권법에 따른 최저 주거기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안전성마저 취약하다"고 평가했다.건강했던 그들은 이주로 인한 스트레스와 중노동으로 몸과 마음에 병을 얻는다. 하지만 제때 치료받기 어렵다. 일하느라 병원에 갈 시간이 없다. 건강보험 혜택이 없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는 치료비 부담에 아파도 혼자 끙끙 앓는다.그들은 생명까지 위협하는 작업 환경에서 일한다. 매년 20여 명의 이주노동자가 밀폐된 공간에서 일하다 참변을 당한다. 2017년 경북 군위의 양돈장 정화조 청소를 하던 20대 네팔 노동자 두 명은 황화수소에 질식사했다. 그들은 안전 장비는커녕 마스크조차 지급받지 못했다.인간의 존엄성이 보장되는 주거환경을 가질 권리, 아플 때 치료받을 권리, 안전한 작업 환경에서 일할 권리는 인간이면 누구나 누려야 하는 기본권이다. 그러나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찾아온 이주노동자에게 한국은 '인권'보다 '이윤'을, '생명'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나라로 비치고 있지 않을까?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니다. 이주노동자가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주거 환경을 서둘러 보장해야 한다. 안전의 사각지대인 그들의 일터도 점검해야 한다. 아울러 이주노동자들의 건강관리 시스템을 마련하고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경산시보건소가 2009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이주노동자 무료 건강 검진은 좋은 예다."노동력을 불렀는데 사람이 왔다." 극작가 막스 프리슈의 희곡 '시아모 이탈리아니'의 대사는 이주노동자들에게 사람들이 지녀야 할 책무를 함축하고 있다. 그 '사람'들을 지금 우리는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돌아볼 때다. 속헹의 명복을 빈다.김동은 계명대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2021-01-26 12:23:49

[뷰티 클리닉] 겨울은 여드름 자국과 흉터 치료의 적기

[뷰티 클리닉] 겨울은 여드름 자국과 흉터 치료의 적기

날씨가 추워 몸이 움츠러들면서 바깥활동을 줄어드는 겨울은 평소 가지고 있던 피부 고민을 해결하기 적절한 시기다. 특히 여드름과 이로 인한 흉터 자국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들의 경우 학년이 바뀌기 전 겨울 방학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청소년 혹은 20대 초반의 대학생들이 가장 고민인 부분은 지속적으로 올라오는 여드름과 이로 인해 생긴 붉은 피부 자국이다. 이런 경우에는 여드름을 올라오게 하는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여드름을 가라앉히는 약물치료 및 여드름 관리가 필요하며, 추가적으로 붉은 자국을 없애주는 혈관레이저 치료가 도움이 된다.여드름은 모공이 막히면서 막힌 모공에 피지가 쌓여서 생긴다. 피지가 쌓여서 울퉁불퉁해지는 것이 흔히 이야기하는 좁쌀 여드름이고, 그 피지를 먹이로 살아가는 여드름 균이 증식하여서 염증반응이 심해지면서 붉게 튀어나오고 곪는 것이 염증성 여드름이다.특히 염증성 여드름은 주변의 피부를 파괴시켜서 흉터와 자국을 만들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염증을 없애주는 것이 중요하다. 좁쌀여드름의 경우에는 그대로 놔두면 염증성 여드름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 치료하는 것이 좋다.염증성 여드름이 생기면 주변에서 혈관들이 자라서 해당 부분이 붉게 보인다. 그래서 염증성 여드름을 가라앉히면서 증식된 혈관을 없애주면 붉은 자국을 없앨 수 있다. 심각할 경우는 약물치료와 여드름관리를 통해서 염증성 여드름들을 가라앉히면서 엑셀브이 플러스 레이저 등을 이용해 붉은 여드름 자국과 이에 동반된 안면홍조를 없앨 수 있다. 레이저 시술 후 부기는 하루 이틀이면 가라앉아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주진 않는다.만약 여드름이 잘 가라앉지 않고 자주 재발한다면 계속 새로운 병변이 올라오는 것이 문제이다. 이런 경우는 피지선을 줄여주는 치료를 같이 시행하는 것이 좋다. 얼굴 전체적인 치료는 골드 PTT 시술이 효과적이다. 극미립자 골드를 피지선에 흡수시킨 후에 레이저를 이용해서 피지선을 태워주는 방법이다.여드름은 가라앉았지만 패인 흉터가 고민일 때는 흉터 형태에 따라 부분 박피, 프랙셔널 레이저, 도트필, 핀홀요법, 서브시전 등의 다양한 방법을 조합해서 치료를 해야한다. 패인 흉터는 형태에 따라서 송곳 모양으로 파여있는 아이스픽 흉터, 박스모양으로 파여있는 박스카, 둥글게 파여있는 롤링성 흉터 등으로 나눈다. 최근에는 쥬베룩이라고 하는 폴리락틱애시드 성분의 제품이 롤링성 흉터에서 새살이 차오르게 하는 데에 자주 이용되고 있다.최악의 난치성 여드름 흉터의 경우에는 박피 시술을 고려해볼 수도 있다. 강한 박피 성능을 보이는 줄 레이저 등을 이용하면 한번의 시술로도 많은 개선을 이룰 수 있지만 시술 후에 재생테이프를 붙여야 하고, 회복과정 중에 얼굴이 붉어지는 등의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이광준 클린업피부과의원 대구범어점 원장

2021-01-26 12:23:26

[종교칼럼]포유동물의 안전

[종교칼럼]포유동물의 안전

포유동물이 지구상에 출현한 것은 약 2억 년 전인데, 이보다 약 9천만 년 전부터 있었던 단궁류(척추동물 중 완전히 육상에 적응한 두 분기군 중 하나)에서 진화한 것이라고 한다. 약 6천500만 년 전 엄청난 크기의 유성이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떨어져 지구의 생태계에 큰 혼란이 와서 덩치 큰 공룡들이 멸종되고 많은 종류의 동식물들이 사라져갔다. 하지만 포유동물은 살아남아 빈자리를 채워나가서 오늘날 약 5천400종이나 될 정도로 다양하게 진화하여 이 땅에서 번성하고 있다. 이 중에는 바다로 돌아가서 고래나 물개로 살고 있는 종들도 있다.하지만 대부분의 포유동물이 육지에서 살고 있는데 여러 가지 특징들 중 언급하고 싶은 것은 몸의 한 부분이 땅에 닿아 있다는 점이다. 원숭이와 같이 주로 나무 위에서 살아가는 종들과 박쥐와 같이 날 수 있는 종들도 있지만 대부분이 땅에 붙어서 살고 있다.포유동물은 일반적으로 더 이상 추락할 수 없는 바닥에 있어야 안전함을 확인하고 편안하게 살아간다. 앞선 칼럼에서 강아지가 뒷다리라도 바닥에 닿아있어야 안정감을 가진다는 것을 언급했다. 이 점은 포유동물에 속한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어디서 무엇을 하든, 피부감각을 통해 몸의 한 부분이 바닥에 닿아있는 것을 인지하여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살아간다. 집, 학교, 각종 건물 안에 있을 때는 물론이고, 길을 걸어갈 때에도 그러하고, 심지어 자동차, 배, 비행기를 타고 가더라도 그러하다.사람은 몸이 추락할 가능성이 있는 곳에서는 본능적으로 불안감을 느끼고, 추락의 깊이가 대단하여 감당하기 힘들면 고소공포증까지 느끼며 그곳을 벗어나 추락할 수 없는 곳으로 이동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고층빌딩이나 교각을 건설하는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안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추락사고가 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사람이 추락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때는 일을 하거나 어떤 특정한 목적을 위한 시간일 뿐 휴식하거나 일상생활을 할 경우에는 더 이상 추락할 가능성이 없는 바닥에서 한다. 여기에 예외적인 것이 있더라도 잠시이거나 짧은 기간에만 가능할 뿐이다.이것은 몸에만이 아니라 영혼과 정신에도 해당된다. 사람은 개체적인 존재이지만 온전히 혼자의 힘만으로는 생존이 가능하지 않기에 많은 수가 모여 상호협조하면서 살아가는 사회적 존재다.군집생활을 하는 일반 동물들의 생태를 살펴보면 이들에게는 뚜렷한 서열이 있고 언제나 재조정해나간다. 재조정할 때의 기준은 몸집의 크기에 의한 힘이고 경험에 의한 지혜가 반영되기도 한다.본능으로 살아가는 일반 동물에 비해 경험과 지식, 지혜와 권력 등 여러 가지가 반영되어 정해지는 인간의 서열은 복잡하고 재조정도 쉽지 않다. 하지만 서열은 항상 존재하기에 우리가 소속된 각종 단체 안에서의 삶은 언제나 조심스럽다. 무슨 말을 어떤 어조로 어떻게 하고 행동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섬세하게 생각하고 정확하게 해 나가야 갈등은 줄이고 협조와 기쁨은 키워나갈 수 있다.여기에서도 늘 기본은 더 이상 추락할 수 없는 낮은 자리에 있는 것이다. 그러면 무안을 당하거나 상처받는 일, 깊게 추락하여 회복이 힘든 상태에 빠져드는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어진다.일반적인 인간관계에서 또는 직장에서 불편한 일이 발생하여 마음고생을 하고 있거나, 더 이상 승진하지 못하여 고통스럽거나, 모든 것이 정상적인 데에도 불구하고 허전하거나 하면, 마음이 더 이상 추락할 수 없는 바닥에 있지 않고 공중에 떠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점검해 볼 일이다.낮은 자리와 겸손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안전하게 하고 환난으로부터 보호한다.신부, 천주교대구대교구 소속

2021-01-26 11:46:31

[매일춘추] 단편영화를 향한 믿음

[매일춘추] 단편영화를 향한 믿음

지난 13일 미쟝센단편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올해부터 페스티벌 형태의 영화제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영화제의 형태와 지속 여부에 대해 고민하겠다고는 하지만 확실한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의 영화제는 19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사라졌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단편영화제 중 하나가 이렇게 허무하게 사라져 버리다니 독립영화인의 한 사람으로서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전환하여 상영하는 등 2020년의 우여곡절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럼에도 이 갑작스러운 결정은 못내 아쉽다. 한편으로는 좁디좁은 단편영화의 저변이 안타깝게 느껴진다.'장편영화는 소설, 단편영화는 시'라는 미사여구를 동원하지 않더라도 단편영화가 지니는 가치는 분명하다. 길이가 짧기에 메시지는 더 강렬하고 스크린 속 에너지는 더 치열하다. 보다 도전적이고 실험적이며 감독의 개성이 도드라진다.영화 '곡성'을 만든 나홍진 감독의 초창기 단편영화 '완벽한 도미요리'나 봉준호 감독의 단편영화 '지리멸렬', 단편연출작 네 편을 묶어 데뷔한 류승완 감독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보면 단박에 알 수 있다. 거장들의 초기작이어서가 아니라 단편영화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감독의 세계관이 거칠지만 직접적으로 투영되어 있어 창작자의 본연에 더 다가서고 있다는 느낌마저 준다.그래서 단편영화를 '장편으로 가기 위한 습작'으로 치부하는 단순한 시각은 위험하다. 단편영화는 영화라는 문화생태계의 근간과도 같다. 짧고 강렬한 상상력이 만들어낸 놀라운 에너지가 없었다면 '기생충'을 위시한 K-시네마의 약진도 없었을 것이다.대구에는 올해로 22년째를 맞는 대구단편영화제가 있다. 단편영화 연출자 중 대구단편영화제에 출품하지 않은 이를 손에 꼽을 정도로 전국적인 인지도도 높고 '검은 사제들'의 장재현 감독, '벌새'의 김보라 감독처럼 대구단편영화제를 통해 주목받은 차세대 신예 감독도 많다.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대구의 자랑스러운 문화자산인 셈이다.미쟝센단편영화제의 중단은 크나큰 비극이지만 대구단편영화제의 역할은 그만큼 더 막중해졌다. 국내에 20년 넘게 단편영화제를 지속하고 있는 곳은 단 두 곳뿐으로, 대구단편영화제가 그 중 하나다. 이제는 대구가 선도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조금만 더 힘을 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이 지면을 빌려 예산지원으로 영화생태계 근간을 지탱해주고 있는 대구시에 감사드린다. 헌신적인 노력으로 21년을 지켜온 영화제 실무진에게도 경의를 표한다.이승우 대구영상미디어센터 창작지원팀장

2021-01-26 11:29:02

[매일춘추] 살아줘서 고맙다! '영천아리랑'

[매일춘추] 살아줘서 고맙다! '영천아리랑'

2000년 6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때 우리 측 일행은 약간의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회담 첫날 만찬장 테이블에 나란히 앉은 두 정상은 진돗개와 풍산개 사진을 두고 환담을 하고 있었다. 분위기가 익어갈 즈음 흥겨운 민요가 흘러나왔는데 처음 듣는 노래였다. 그런데 가사에서 '영천'이란 말이 들렸다. 우리 일행은 귀를 의심하면서 이 노래가 북한 용천에서 부르는 '용천아리랑'이냐고 물었더니 "아니야요, 사과가 많이 나는 경상도 영천에서 부르던 영천아리랑이야요"라고 답했다.평양에서 출판된 책자에는 영천아리랑의 발원지 영천에 대해 밀양과 함께 곡창지대며 낙동강으로 흐르는 금호강 유역에 전설도 많고 은요(隱謠)도 많은 지역이라고 설명한다."아주까리 동배야 열리지 마라 산골 집 큰 애기 신바람 난다. 아라린가 스라린가 영천인가 아리랑 고개로 날 넘겨주소."몇 년 전 필자는 북한 공훈 배우가 부르는 영천아리랑 동영상을 보고 적잖게 충격을 받았다. 곡이 매우 아름다울 뿐 아니라 가수가 멋들어지게 노래했다. 남한에서 온 귀한 손님에게 왜 이 곡을 들려주었는지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그때까지만 해도 남한에서는 영천아리랑의 존재를 몰랐다. 정상회담 이후 남한 아리랑 연구자들이 북한에 들어가 영천아리랑의 실상을 알아보았다. 초등학생들 밴드 합주 장면을 카메라에 담던 PD가 한 아이에게 제목을 물어보니 영천아리랑이라고 대답했다. 아이에게 연주한 곡을 노래할 수 있느냐고 했더니 스스럼없이 노래를 불렀다. 종편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탈북민들이 영천아리랑을 익숙한 듯 함께 불렀던 것도 같은 맥락으로 설명될 수 있었다.남한에서도 모르는 영천아리랑이 북한에서 불리고 있는 까닭은 대충 이러하다. 일제강점기에 일제는 '조선이민정책대강'을 수립하고 조선인들을 대거 만주로 이주시켰다. 북한 사람들이 국경과 가까운 요녕성이나 길림성 지역에 미리 정착해 있는 바람에 경상도 사람들은 더 먼 흑룡강성 쪽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동토의 땅에서 혹독한 추위와 굶주림과 싸우며 겨울을 보냈다. 황무지를 개간해 씨감자와 보리를 심어 겨우 식량을 얻었다. 지금도 흑룡강성 로가기향 홍신촌에는 '경상도 마을'이 존재하고 후손들이 살고 있다.그들은 지치고 고달픈 삶을 살아가는 동안 고향의 노래를 불렀다. 그것이 바로 영천아리랑이다. 당시 만주에서 활약하던 독립군들이 영천아리랑의 가사를 개작하여 독립군가로 사용했다. 본래 영천에서 부르던 영천아리랑은 메나리토리로 구성진 흐름이었지만 경기토리로 바꾸어 활달하게 불렀다. 영천아리랑이 북한에 유입된 과정이었다. 현재 중국 연변지역과 북한에서는 양산도장단과 엇모리장단의 두 가지 버전이 유행하고 있다.다행히 영천시 임고면에 사는 고로(古老)가 옛 영천아리랑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전통 영천아리랑과 북한 영천아리랑이 서로 만났다. 70년, 한 많은 세월을 돌고 돌아 고향의 품에 안겼다. 얼굴에 패인 주름을 보니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살아줘서 고맙다. 그리고 사랑한다! '영천아리랑'유대안 대구합창연합회 회장

2021-01-25 11:46:19

[세계의 창] 바이든 취임 이후

[세계의 창] 바이든 취임 이후

미국에서 12월부터 코비드-19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다. 의료인과 장기요양시설 거주자가 선두 접종 그룹이었고, 2차 그룹이 75세 이상 고령자와 일선 필수 근로자(긴급구조원, 교사, 대중교통 근로자, 식품점 직원)였다. 3차 그룹에 해당된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주 금요일 접종 신청을 했다. 뉴욕 주정부의 보건국 홈페이지에 들어가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되는데 5분마다 시스템이 오작동되거나 다운되었다. 친구들로부터 그래도 계속해 보라는 말을 듣고 그날 오후 내내 온라인 신청에 매달렸으나 실패의 연속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신청자가 많아져 더욱 힘들 것이 예상돼 다음 날 새벽에 일어나 다시 컴퓨터를 켜고 수차례 에러 메시지를 받은 끝에 마침내 신청에 성공했다.공화당이 행정부를 장악한 플로리다, 웨스트 버지니아, 텍사스 등은 백신 접종도 효과적으로 진행하고, 코비드 규제도 최소한으로 하고 있지만 사망률이 높지 않다. 유독 민주당이 장악한 주들, 특히 뉴욕주와 캘리포니아주에서 과도한 코비드 규제에도 불구하고 사망률이 높고 백신 접종도 비효율적이다. 왜 그럴까?민주당은 정부 우선주의다. 사회현상에서 억압과 부조리를 강조하고 희생자를 돕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다. 따라서 경제, 환경, 의료, 문화에서 정부 규제가 강화된다. 규제를 담당하는 사람은 책상머리의 관료들이다. 백신 접종을 담당한 공무원들이 월마트비전(안과)센터 직원들처럼 열심으로 일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인센티브가 약하고 현장 경험도 적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효율이 발생한다.반면 공화당은 민간 우선주의이다. 개인, 지역의 사정은 그들 스스로가 제일 잘 안다는 것이다. 정부 개입은 필수적인 것에 한정하는 민간 주도 원칙이 공화당 주정부의 코비드 대응 성공에 기여했다고 본다. 경제도 '작은 정부'가 힘을 발휘한다. 세금이 과도하고 규제가 센 중서부, 캘리포니아, 북동부로부터 민간 주도의 남부로 인구 이동이 계속되는 것은 그곳이 살기가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지난 11월 선거에서 미국 유권자는 민주당에 행정부, 하원 그리고 상원까지 넘겨주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도 민주당 일당 국가가 된 것이다. 민주주의가 과연 바람직한 정부를 선택하는지 회의가 들기도 한다.민주주의가 시작된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에는 노예와 여성을 제외한 자유인만이 투표권을 가졌으며 이들은 성인 남성 인구의 30%에 지나지 않았다. 18세기 미국의 유권자는 국가와 운명을 함께한다는 이해당사자(stake holder) 원칙에 따라 토지 50에이커 상당의 재산을 가진 백인 남성에게 한정됐다. 이제 많은 나라에서 모든 성인이 선거권을 갖게 되어 민주주의가 확장되었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최대 약점인 다수의 독재는 상존한다. 집권당의 정책에 무조건 따라야 한다. 헌법으로 다수당의 횡포를 견제한다지만 한계가 있다.다수의 독재를 해결하는 방법이 없지는 않다. 중세의 네덜란드는 연방국가로서 연방 내의 주민은 지역에 관계없이 국가를 택할 수 있었다. 취향에 따라 다른 국가를 선택하면 세법, 경찰, 소방 서비스가 이웃마다 서로 달랐다. 이 제도가 없어진 것이 애석하다.바이든 신임 대통령이 취임 연설에서 통합(unity)과 겸허(humility)를 내세웠다. 취임 바로 당일, 임기가 10개월 남은 노사관계이사회(National Labor Relations Board)의 감사(general counsel)를 파면하였다. 대통령에게 해고권이 없는 소비자재정보호국(Consumer Financial Protection Bureau)의 국장도 잔여 임기가 2년여 남았음에도 해직을 받아냈다. 둘 다 전례가 없는 일이다. 또 캐나다-미국 간의 키스톤 파이프 라인 설치의 허가를 취소했다. 이어 30여 개에 달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을 뒤엎는 것으로 친노조, 친환경 등 좌파 지지자들을 위한 것이 대부분이다. 말로는 통합이지만 행동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앞으로 4년간 미국 정치의 좌우 대결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다. 양당이 모두 2년 후의 중간선거 심판을 의식한다면 협상에 의한 상호 협조가 가능하다. 취임 첫 주의 바이든 행정부의 진행을 보면 전조가 불안해 보인다.

2021-01-25 11:44:49

[기고]국민들 좀 보소

[기고]국민들 좀 보소

신라 말엽 경순왕 때 앉아서 삼천리 서서 구만리를 본다는 도인(道人) 백의국선(白衣國先)은 심산유곡 움막집에서 평생 동안 풀뿌리와 열매로 생식을 하는 가운데 도(道)를 높게 닦은 큰 스승이었다.백의국선은 나라를 다스리는 가장 기본적인 자질은 지혜(智慧), 용맹(勇猛), 의(義), 도(道·德과 仁)라고 하고 이 네 가지를 함께하였을 때는 천하를 얻고 그렇지 않을 때는 천하를 잃는다고 하였다.지혜와 용맹이 아무리 높다 해도 의와 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혜는 사술(詐術)이 되고, 용맹은 만용(蠻勇)이 되어 세상을 어지럽게 한다는 것이다. 그가 한 말이 천몇백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성경 말씀처럼 심장을 울리고 있다.그런데 오늘의 대한민국 정치 상황은 어떠한가. 사술과 만용이 기승을 부려 나라가 갈기갈기 찢어진 지가 오래일 뿐만 아니라, 서로가 엉겨 붙어 죽기 아니면 살기 식으로 싸워대고 있는 오늘의 우리를 질타하고 있는 것 같기만 하다.집권당과 통치자는 안정과 화합을 이루는 것을 가장 으뜸으로 삼아야 하거늘 분열과 대립의 싸움판이 되게 하는 것을 자랑으로 삼고 있으니 이것이 과연 나라인가. 이런 불행이 또 어디 있겠는가.더욱이 가관인 것은 남의 눈곱만 한 흠집을 잡아내는 데는 일등이면서 자기 눈 안의 대들보 같은 흠집은 몰라보고 있는 사람들이 정치의 중심 자리에 있다. 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옳은 말을 귀 뒷전으로 흘려보내고 저녁에 한 말을 아침에 까먹어 버리는 정치인이 수도 없이 많은 것이 오늘의 정치 현실이다.바야흐로 국민들은 정치인들을 불신을 넘어 조롱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이쯤이면 막다른 골목이 아닐까. 사물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면 뒤돌아 오고 급기야는 재앙이 오는 것이 인간계와 자연계의 법칙이며 섭리인 것이다. 대립, 투쟁, 폭력, 전쟁, 지진, 해일, 폭풍 등이 이런 데서 일어난다.사람들은 자연계에서는 인과율(因果律)이 있는 것을 믿으면서도 인간의 일에는 인과가 없는 것처럼 생각하는 이가 많다. 그것이야말로 참으로 잘못되고 어리석은 생각이다. 인간계와 자연계가 같은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정치하는 사람들이 바르게 서고 중앙에 서서 인간계와 자연계의 법칙에 순응하는 가운데 대의(大義)의 정치를 해야 한다.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 시도 때도 없이 말도 많고 탈도 많아 바람 잘 날이 없는데 왜 그러할까. 인간 세상의 본원을 모르고 지엽 말단의 한 모퉁이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오늘의 대한민국은 역사 이래 보기 드문 난세다. 이 난세를 치유하며 태평한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큰 지도자의 출현이 필수적이고 지상 과제인 것이다. 이것 말고는 달리 방책이 없다.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는 말이 있다. 그 말의 참뜻은 영웅 출현이 절실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큰 지도자, 그러니까 영웅적 지도자는 지혜와 용맹, 의와 도를 겸비해야 함은 물론이거니와 높은 애국심과 역사 인식, 용기,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인식, 도전 정신, 창조 정신, 개척 정신, 통찰력, 리더십, 도덕, 추진력, 결단력, 공감 능력을 갖춘 사람을 말한다.대한민국 오천만 국민 모두가 만사를 제쳐 두고 전국 방방곡곡으로 찾아나서야 한다. 오천만 국민 중에 없을 리 없다. 일반적으로 가까운 곳을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음에도 주의해야 한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은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말일지도 모른다.

2021-01-25 11:44:31

[매일춘추] 책장에 책을 채워두면 좋은 일 생겨요

[매일춘추] 책장에 책을 채워두면 좋은 일 생겨요

"당신이 16세였을 때 집에 책이 몇 권 있었나요? 단 신문, 잡지, 교과서, 참고서는 제외합니다."경제협력기구개발기구(OECD)가 2015년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를 위해 31개국 16만 명의 성인에게 던진 질문이다. 조사 결과 가구당 책 보유량 1위는 에스토니아로 218권이었으며, 일본은 22위로 102권, 우리나라는 25위로 91권으로 나타났다. 31개국 평균은 115권이었다.이 자료를 근거로 학자들은 청소년기에 책에 많이 노출될수록 인지 능력 향상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도출하였다. 인지 능력 향상에 영향을 미치는 가구당 책 보유 수량은 아주 많을 필요는 없지만 350권 정도까지는 필요한 것으로 보았다.필자의 고향 집에는 40년도 더 지난 빛바랜 60권짜리 전집이 아직도 책장에 그대로 꽂혀 있다. 한국문학, 세계문학 각 30권으로 구성된 전집은 필자가 중학교 때 아버지가 책 외판원으로부터 구입한 것이다. 그 책을 구매하기 전까지 변변한 책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아버지는 평소 자식들과 살가운 대화라고는 전혀 나눌 줄 몰랐지만, 자녀의 학업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았다. 중고등학교 시절 방학 내내 방에서 뒹굴거리며 60권의 전집을 거의 다 완독했다. 그 덕분인지 학창시절 국어 성적은 다른 과목에 비해 꽤 좋았다. 훗날 대학을 다니면서도 친구나 선배들과 문학에 대한 주제로 대화를 나눌 때도 주눅이 들거나 밀리지 않았다.우리나라 독서계와 출판계는 1980년대까지는 전집류 형태가 주를 이루었다. 웬만한 가정마다 부모들은 아이들을 위해 아동문학, 한국문학, 세계문학, 백과사전 등의 전집 한두 질은 갖추고 있었다. 회사의 사장실에도 양장본으로 된 전집이 멋지게 진열되어 있었다.당시에는 외판원이 직접 가정이나 사무실을 방문하여 책을 보여주며 판매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다 1990년대 이후는 전집보다는 단행본의 출판량이 늘어났다. 책 구매도 독자가 직접 서점을 방문해서 낱권으로 구입하는 방식으로 변화했다.몇 년 전 '거실을 서재로'라는 캠페인이 펼쳐진 적이 있었다. 거실에서 TV를 치우고 책장과 테이블을 배치해 서재로 만들어 가족들이 함께 독서하고 대화하는 장으로 만들자는 취지였다. 이 캠페인은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호응을 받았다.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면 자녀들도 자연스럽게 어릴 때부터 책 읽는 습관을 갖게 되고, 부모와 자녀의 대화 시간도 늘어난다는 효과 때문이었다.작년부터 서재 만들기 트렌드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코로나19로 학교를 가지 못한 자녀들과 부모가 함께 '집콕 독서'를 하기 위해 집에 '작은 서재'를 꾸미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책장과 테이블 주변을 인테리어 소품과 가구로 꾸미는 '데스크테리어'(데스크+인테리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이번 참에 집집마다 거실에 멋있는 서재를 꾸미고 책장에 책을 가득 채워두면 어떨까. 자녀들이 그 책을 당장 읽지 않더라도 책에 노출된다는 것만으로도 인지능력이 높아진다니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제갈선희 대구2·28기념학생도서관 독서문화과장

2021-01-25 06:30:00

[이인숙의 옛 그림 예찬]강진희(1851-1919), '서생여사'(書生餘事)

[이인숙의 옛 그림 예찬]강진희(1851-1919), '서생여사'(書生餘事)

어느 날 서재의 문자향(文字香)과 서권기(書卷氣) 속에서 묵향(墨香)에 잠겨 자족한 심경으로 그린 그림일 것 같다. 서재인의 조용한 즐거움이 '서생여사'(書生餘事)라는 진솔한 문구에 드러난다. 고리가 달린 긴 화분에 빙렬 무늬처럼 전서로 써넣은 '장춘'(長春)은 일상의 나날이 이런 고요함 속에서 늘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전통시대 식자층 남성은 대부분 서재에서 생활하는 서재인이었다. 책과 지필묵연의 문방구와 그에 어울리는 집기들로 구성되었던 그런 공간은 지난 20세기 동안 서방(書房), 문방(文房), 사랑방, 서재, 거실 등으로 주거 형태의 변천에 따라 이름이 달라졌다. 부부간의 호칭에서 남편은 서방에 계시는 서방님이었다. 지금의 주거문화는 남성 가장 전용의 공간보다 가족 구성원 모두를 중시하는 구조로 되었고 가장의 공간은 직업의 분화에 따라 가정에서 사회로 외부화 되었다.서재에 거주하며 서생을 자처한 이 분의 취미는 화분의 소나무 돌보는 일과 차 마시는 일이다. 화분 한 둘 간수하는 일은 정원을 가꾸는 일보다 운치가 있고, 술보다는 차가 서재에 어울린다. 대나무 문양이 그려진 찻주전자도 서재의 물건답다. 이런 그림은 기명절지화로 분류되고 보통은 서창청공(書窓淸供)이니 시창청공(詩窓淸供)이니 옥당청품(玉堂淸品)이니 하는 미사여구가 들어가는데 연한 먹색의 '서생여사'라는 조촐한 화제는 이 그림의 자적(自適)하는 흥취에 어울린다.'서생여사'는 근대 전환기 중앙관청의 실무 관료였던 강진희의 그림이다. 그는 의관(醫官)을 주로 배출한 중인 가문에서 태어났으나 왜학을 전공했고 사역원 종9품 참봉으로 시작해 일본어 통역 업무를 수행하며 법부와 학부의 관원으로 봉직했다. 상당한 수준의 영어도 갖추어 1887년 초대 주미전권공사 박정양(1841-1905)이 워싱턴으로 파견될 때 수행단으로 미국에 갔던 일도 있다. 글씨와 전각에 취미가 있었고 그림도 그렸던 그는 퇴직 후 61세 때인 1911년부터 서화가로 활동하며 서화미술회 교수진으로 서예를 가르쳤고 덕수궁 함녕전으로 서예가, 화가들을 초청한 고종의 어람회(御覽會)에 참여하기도 했다. 전각을 잘 해서 해강 김규진이 사용한 인장은 대부분 그가 새겼다고 한다. 서재인으로서 자족하며 즐겨온 취미가 그의 만년을 풍요롭게 했고 서예가, 전각가로 이름을 남기게 했다.'서생여사' 머리도장은 반통인(半通印)인 경매헌(敬梅軒)인데 그는 자신의 서재에 매화를 공경한다는 이 이름 외에도 초향관(艸香館), 몽미환실(夢未幻室) 등으로도 이름 붙였다. 호를 청운(菁雲)이라고 했던 강진희의 서재는 청운산방(菁雲山房)이기도 하다.미술사 연구자

2021-01-25 06:30:00

[진중권의 이른 아침에] 유시민의 사과

[진중권의 이른 아침에] 유시민의 사과

유시민 씨가 사과를 했다. 언뜻 보기에는 나무랄 데가 없어 보인다. 동기야 어쨌든 사과를 한다는 것은 커다란 용기를 요하는 일. 그 용기를 냄으로써 그는 적어도 자신이 김어준류와는 다르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사과하는 그의 모습에서 이상한 안도감까지 느꼈다. 그 사과문을 읽고 나는 그를 거의 용서할 뻔했다.하지만 아직 화가 안 풀린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누군가 조만대장경에서 기어이 2010년 조국 교수의 말을 찾아내 SNS에 올렸다. "파리가 앞발을 싹싹 비빌 때 이놈이 사과한다고 착각하지 말라. 내 말을 추가하자면, 파리가 앞발 비빌 때는 뭔가 빨아 먹을 준비를 할 때이고, 우리는 이놈을 때려잡아야 할 때다."사과를 했는데도 왜 많은 이들이 그를 곱지 않은 눈으로 보는 것일까?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먼저 사과의 범위가 너무 좁다. 조국 사태 이래로 그는 수없이 많은 거짓말을 해 왔다. 그가 유포한 그 많은 '대안적 사실들' 중 사과한 것은 검찰의 계좌추적 건뿐. 다른 거짓말에 대해서 그는 여전히 침묵 중이다.가령 조국 사태 당시에 그는 '검언 유착'의 프레임으로 애먼 기자들을 검찰 받아쓰기나 하는 '기레기'로 싸잡아 매도한 바 있다. 그로 인해 많은 기자들이 대깨문의 양념 리스트에 올라 수난을 겪어야 했다. 그의 말 한마디에 KBS 법조팀이 날아가고, 기자가 대낮에 테러를 당했으나, 이에 대해 그는 아직 아무 말이 없다.그가 계좌추적 건만 꼭 집어 사과를 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다른 것과 달리 이 거짓말에는 명확한 검증의 절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수사기관에서 계좌추적을 할 경우 금융기관에서 늦어도 1년이 지나기 전에 당사자에게 그 사실을 통보하도록 법으로 규정되어 있다. 체스에 비유하면 '체크메이트'에 걸린 셈이다.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다른 것과 달리 이 거짓말이 법적 처벌이 예상될 정도로 수위가 높았다는 점이다. 그의 거짓말로 한동훈 검사장은 온갖 수모를 겪으며 한직으로 좌천됐고, 채널A의 이동재 기자는 고작 '강요 미수' 혐의로 구속까지 당했다. 이 모두가 그가 유포한 검찰 음모론이 배경이 되어 발생한 피해다.적어도 이 점에서 그는 사과 없이 변명으로 일관하다가 중형을 선고받은 조국 일가보다는 현명해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그가 사과를 한 것은 '용기'의 발로라기보다는 유난히 많다고 그 스스로 인정하는 '겁'의 산물일 수도 있다. 실제로 그의 사과문은 그 나름 치밀한 법적 검토를 거쳐 작성된 것으로 판단된다.예를 들어 그는 제 거짓말을 '확증편향'의 탓으로 돌리며 그것을 단순한 오해로 치부한다. 허위 사실이라는 인식이 없었음을 강조하여 미리 위법성 조각 사유를 만들어 두겠다는 얘기. 하지만 그는 대검과 한동훈 검사장의 거듭된 해명에도 같은 주장을 계속해 왔다. 즉 그 거짓말은 명백히 의도된 것이었다.그것은 확증편향에서 빚어진 불가피한 실수가 아니었다. 행여 있을지 모를 자신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해 그는 '검찰 개혁'이라는 권력의 프로젝트에 편승해 어용 매체 및 극성스러운 지지자들과 함께 그 허구를 현실에 아예 '사실'로 등록시키려 했다. 즉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탈진실의 '전략'이었던 것이다.게다가 사과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피해에 대한 복구가 따라야 한다. 하지만 그의 사과문에는 그저 '검찰 관계자'라는 막연한 표현만 있을 뿐, 정작 그에게 구체적인 피해를 입은 이들의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이는 아마도 개인이 아닌 기관에 대한 명예훼손은 법정에서 잘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결국 그의 사과는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로 국한되어 있고, 그마저 도덕적 책임만 인정하는 가운데 마땅히 져야 할 법적 책임은 교묘히 피해 가고 있다. 그런데도 그 글은 감동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놀랍지 않은가? 과연 유시민이다. 하지만 놀랄 일은 아니다. 유시민이 쓴 사과문이 유시민스러운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2021-01-25 05:30:00

[기고]'그래도' 대구의 청년정신에 투자합시다!

[기고]'그래도' 대구의 청년정신에 투자합시다!

'그래도 우리는 해냈다! Nevertheless We made it!' 지난해 11월 6일 '대구청년정책네트워크' 최종 공유회 행사의 슬로건이다. 청년들의 자긍심에서 나온 한목소리, 한 문장이다. 코로나19 속에서도 비대면 방식을 실험하면서 학습과 교류, 토론과 정책 제안의 과정을 끝까지 모두 잘 마쳤다.지난해 2월 18일, 첫 환자 발생 이후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대구의 2월은 잔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은 3월 1일, 지역사회와 함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SNS 캠페인을 시작했다. 1339원 소액 기부에 참여하는'1339 국민 성금 캠페인'이다. 3월 한 달 동안 무려 5만5천여 명이 기부에 참여했고, 유사한 캠페인이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확산되었다. 이 청년들이 이육사, 이상화의 시를 읽었고, 대구의 국채보상운동, 2·28민주운동의 정신을 이어갈 다음 세대다.코로나19를 극복하면서 대구 청년들의 언어가 바뀌었다. '어차피' 하는 냉소 어린 체념의 언어가 아니라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역경을 뚫고 다시 일어서는 반전의 언어로 바뀌었다. 오늘을 살아가는 대구 청년들의 빛나는 청년 정신이다. 언어는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지배한다. 언어를 바꾸면 공동체의 문화와 운명도 바꿀 수 있다.이스라엘 투자유치 설명회에서 가장 많이 듣는 단어가 있다고 한다. 히브리어 '다브카'(Davca), 우리말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의미다. 한계를 극복하는 돌파력과 노하우를 반드시 보여준다는 뜻이며, 실패도 격려하는 문화를 만들었다. 2006년 레바논과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 워런 버핏은 50억달러의 투자를 결정했다. 미사일 공격이 빗발치는 시점이었다. "우리는 이스라엘 땅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젊은이들의 '다브카'에 투자한 것이다." 당시 워런 버핏의 투자 이유다.지난해 12월 23일 '그래도 우리는 함께 해냈다!'라는 슬로건으로 청년희망공동체 사례 공유회를 개최했다. 2019년 12월 19일 지역사회와 청년이 함께 밝은 미래를 열어가자는 사회적 협약에 대한 이행이었다. 청년을 중심으로 지역사회가 협력한 사례들에서 청년 스스로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나아가는 대구의 청년 정신과 공동체의 희망을 보았다.현재 1990년대생 청년들은 일명 '코로나 세대'로 구직 기회마저 상실하고 있다. 대구시는 올해 청년들의 사회 진입을 위한 상담·연결형 수당 지원 규모를 작년 대비 두 배로 확대하였다. 하지만, 삶에 경고등이 들어온 청년들의 신호등을 녹색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지역사회가 시스템적 관점에서 전체 공동체의 총체적인 효과를 만들어야 한다.청년들이 겪는 사회문제는 어느 한 순간, 어느 한 지점이 아니다. 따라서 기업, 대학, 공공기관, 언론, 시민사회, 지자체 등 모두가 이를 위해 가지고 있는 유무형의 자산을 씨줄과 날줄로 연결하고 투자해서 '청년희망공동체'라는 사회적 얼개를 짜야 한다. 이것이 지역사회와 청년이 함께 밝은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고통과 냉소가 가득한 코로나 시대에 희망의 메시지를 노래한 방탄소년단(BTS)을 2020년 가장 영향력 있는 '올해의 엔터테이너'로 선정했다. 'BTS memories in Daegu'를 클릭하며 생각해본다. 뷔와 슈가에게 대구는 어떤 도시였을까? 2021년 코로나19로 마스크를 쓰고 새해를 맞았다. 그래도 우리는 청년과 함께 희망을 심는다.

2021-01-24 15:52:36

[대학 도서관을 가다-경북대] 조선지위인(朝鮮之偉人)

[대학 도서관을 가다-경북대] 조선지위인(朝鮮之偉人)

1922년, 식민지 조선에서 출판된 '조선지위인(朝鮮之偉人)'은 서가 한편에 심상하게 놓여 있었다. 모서리가 닳아 손끝에서 스르르 빠지는 책장을 잡아채며 책이 지나온 시간을 상상해 본다. 이렇게 오래되어 겉장이 나달나달한 책을 펼쳐 종이 냄새를 맡으면 같은 용도의 물건으로서 책보다 나은 것을 만들어 내기는 힘들 것이라던 움베르토 에코의 말을 절절히 실감하게 된다. 거추장스러운 별도의 장치 없이 오래 전 인쇄된 책을 그저 펼치는 것만으로 내용에 접근할 수 있으니 말이다.1921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딱 100년 전, 천도교 교단의 자금으로 잡지를 발간하던 개벽사는 독자들을 대상으로 조선의 10대 위인 투표를 실시했다. 개벽사는 잡지 지면을 통해 이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광고했고, 몇 천 명의 독자가 투표에 참여했다. 이 시기의 문맹률이나 비용을 들여 엽서를 보내야 하는 수고로움을 고려하면 투표에 참여했던 독자들의 열기는 상당히 뜨거운 것이었다. 그러고 보면 시청자들이 투표로 아이돌을 선발하는 프로듀스 101의 성공이 우연만은 아니었던 모양이다.당시 투표로 선정되었던 10대 위인은 솔거, 최치원, 최충, 문익점, 서경덕, 이황, 이이, 이순신, 최제우, 유길준이었다. 이들은 각각 조선의 예술, 문학, 교육, 산업, 과학, 사상, 정치, 군사, 종교, 사회 개선 분야를 대표하는 위인으로 꼽혔다. 이듬해 개벽사의 주필이던 김기전은 이들 위인의 업적을 해설하여 책으로 엮어냈는데, 그것이 바로 이 '조선지위인'이라는 책이다.'조선지위인'에는 독자들이 뽑은 위인 외에도 두 명이 추가되었다. 김기전은 굳이 부록이라는 형식을 택해 김옥균과 전봉준을 책 뒷부분에 포함시켰다. 투표의 결과와 상관없이 이 둘을 위인의 반열에 나란히 놓고자 했던 것이다. 김옥균과 전봉준은 각각 갑오개혁과 동학혁명이라는 미완의 혁명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경술국치 이후 10여 년이 경과하고 연전의 3.1운동마저 좌절되었던 1922년의 조선에서 이들은 조선의 앞에 펼쳐질 수 있었으나, 끝내 가지 못한 길이었다. 목차의 '부록'이라는 굵은 글자 위로 당대 조선의 현실에 대한 저자의 회한이 스친다.경북대도서관에는 1922년에 인쇄된 초판본뿐 아니라, 1926년 재판본도 함께 보관되어 있다. '조선지위인'은 재판을 찍고, 출판 이후 10년이 지난 시점에도 베스트셀러로 꼽힐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이 책이 이렇게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던 이유는 무엇일까? 독자들은 반만 년의 지난 역사를 훑어 뛰어난 인물을 선정하는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그리고 최치원, 이순신을 비롯한 위인들의 구체적인 업적을 살핌으로써 조선의 영예로운 과거를 곱씹을 수 있었다. 아마도 이 과정은 독자들에게 손상된 민족적 자존감을 회복시키는 경험이었을 것이다.너무나 당연하게 위인으로 꼽히는 인물은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위인들은 당대의 필요에 의해 호명된다. 식민지 시기 내내 위인전과 각종 서사물에 빈번하게 등장했던 것은 이순신이었다. 최근에는 성평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김만덕 등 역사 속에 묻혀 있던 여성 인물의 위인전이 속속 출판되었다. 그리고 대중문화, K-컬처의 위상이 높아진 것을 반영하듯 방탄소년단이나 아이유 등 K-팝스타의 위인전이 시중에 나와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만약 2021년의 위인을 투표로 뽑는다면 어떤 인물이 새롭게 등장할지 새삼 궁금해진다. 지금, 당신의 위인은 누구인가요?김도경 경북대 교수

2021-01-23 06:30:00

[이종문의 한시산책] 눈(雪)-羅隱(라은)

[이종문의 한시산책] 눈(雪)-羅隱(라은)

다들 눈이 오면 풍년이 온다는데 盡道豊年瑞(진도풍년서)그래 풍년 그게 대체 어쨌다는 건가 豊年事若何(풍년사약하)서울에는 가난한 사람들도 많은데 長安有貧者(장안유빈자)눈이 많이 오면 안 되고 말고 라네 爲瑞不宜多(위서불의다) 난데없이 함박눈이 펄펄 내리면, 제일 좋아하는 것은 동네 강아지가 아닐까 싶다. 그들은 눈 내리는 들판 속에서 눈을 뒤집어쓴 채 서로 뒤엉켜서 마구 나뒹군다. 얼마나 신나게 꼬리를 흔드는지, 저러다가 혹시 꼬리가 부러질까 걱정이 덜컥 될 정도다. 신이 나기는 개구쟁이 아이들도 마찬가지. 그들은 눈싸움을 하고, 눈사람을 만들며 천지를 모르고 깨춤을 춘다.어른들도 나름대로 감회가 새롭다. 그들 가운데는 내리는 눈송이를 바라보면서 놓쳐버린 첫사랑을 생각하는 낭만주의자도 드문드문 있다. 하지만 나이든 축들은 대부분 눈이 좀 풍성하게 내리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는 현실주의자가 아닐까 싶다. 꼭 믿는 것은 아니지만, 눈이 많이 내리면 풍년이 든다는 민간 속설이 있기 때문이다. 하기야 먹고 사는 문제가 발등의 불이었던 시절이니까, 눈이 많이 내려 풍년이 들면 얼마나 좋을까?하지만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틀림없이 있는 법이라서, 사람들 모두가 눈이 많이 내리기를 바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눈이 많이 내려 풍년이 들면 좋기야 물론 좋겠지만, 풍년은 내년이 되어야 비로소 오는 것. 내년이 되기도 전에 굶어 죽을 위기에 처한 사람에게 내년의 풍년이 도대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신문지를 이불 삼아 혹독한 겨울을 넘겨야 하는 노숙자들에게는 내년의 풍년보다 눈앞에 닥친 혹독한 눈보라가 지금 당장 넘어야 할, 아찔하기 짝이 없는 태산준령(泰山峻嶺)이다. 그러니 설사 내년에 풍년이 든다 하더라도 지금 눈이 많이 오면 정말 큰일이 아닐 수가 없다. '화로를 피운 방 안에서/ 주인어른이 창문을 열고 과일을 사 오라며 말씀하신다/ "춥지도 않은 날에 불을 너무 많이 피웠어/ 열이 나 못살겠군!" 처마 밑 거지 하나/ 북풍에 이를 으드득 갈며 죽을 것처럼 소리를 지른다/ 처마 밑과 안방 사이엔/ 단지 얇은 창호지 한 장뿐' 근세 중국의 시인 유복(劉復: 1891-1934)의 시 '창호지 한 장 사이로'이다. 창호지 한 장을 사이에 두고도 사람들이 처한 상황은 이토록 다르다. 정치란 게 뭘까? 서로 다른 상황에 처해 있는 서로 다른 마음들을 잘 조절하여 우리 모두가 화해의 세계로 나아가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정치일 게다. 잘하고 있는가? 올해는 좀 잘해 봐라, 제발!이종문 시조시인, 계명대 한문교육과 명예교수

2021-01-23 06:30:00

[책CHECK]빛향기와 차명상이 있는 그림찻방

[책CHECK]빛향기와 차명상이 있는 그림찻방

코로나19로 혼자만의 시간이 늘어나고, 끝을 알 수 없는 불안으로 마음이 어두워져가는 요즘, 한 장씩 페이지를 넘기며 잠시 잊고 있었던 내 안의 순수한 나를 만나 호흡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갖게 해주는 책이다.10년 만에 발간된 그림찻방의 두 번째 시리즈인 이 책은 정겨운 174개의 그림과 글로 우리를 어린 시절의 그 마음으로 이끈다. 마음 가는대로 책을 펼쳐 글과 그림을 읽고 잠시 차 한 잔의 여유를 갖는 것만으로도 깊은 명상에 빠졌다 돌아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생활 속에서 빛명상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 소개와 함께, 차명상을 통해 일상의 여유를 찾는 방법도 알려준다.저자 정광호는 그림찻방 외에도 '천상의 보물, 침향', '행복순환의 법칙', '행복을 나눠주는 남자' 등 다수의 책을 발간했다. 383쪽. 2만3천원

2021-01-23 06:30:00

[책]김춘수의 풍경

[책]김춘수의 풍경

김춘수의 풍경/ 이기철 지음/ 문학사상 펴냄"그는 그야말로 시 아닌 것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등산도 바둑도 스포츠도 자동차 운전도 하지 못했다.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비행기도 타지 못했고 쉰일곱 살에 경북대학교에서 영남대학교로 교수 자리를 옮겨 연구실이 연구동 22층 건물의 복판, 12층에 배정되었을 때, 그 방에 들어가서 창밖을 내다보다가, 갑자기 "아……!" 하고 주저앉았다는 말이 전해지기도 하는, 높이에 대한 공포를 가진 병증(病症)의 시인이었다."(16쪽)이기철 시인은 시인 김춘수의 인간과 문학에 대해 묘사하고 서술하고 관찰하고 해석하는 동안 머릿속에 산재한 소재가 불분명한 생각들과 끊임없이 대화했다. 자료와 연대와 시인의 행적을 일관되게 꿰어 맞추는 일은 고증이라는 까다로움에 막혀 자꾸만 글의 흐름이 더뎌졌다. 초고에서부터 탈고를 할 때까지 필자는 잊힌 생각의 파편들을, 너무 아끼다 깨버린 백자 항아리의 반짝이는 조각을 주워 맞추는 것처럼 조심해야 했다. 시인이 떠나고 없는 자리에 남은 말의 흔적, 만날 수 없는 시인과의 일방적 대화는 때로 독백이 되어 사라져버린 희미한 시간을 원고 위에 재생시키는 두루마리 풍경화로 되살아났다.필자는 김춘수 시인을 우리 시 문학사상 최초의 '예술시인(Artistic Poet)'이라고 명명한다. 그는 지적이었고 인위적 실험을 체현한 시인으로, 어떤 무늬로 수놓을까를 끝없이 묻고 대답한 시인이다. 동양적 사유보다는 서양적 사유에 더 많이 의존하긴 했으나 그것은 우리 시의 방법적 자장을 넓히기 위한 힘든 시도였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이 책은 김춘수 시인의 전기(傳記)가 아니다. 필자는 이 글을 시를 쓰듯 쓰고 싶었고 평론 쓰듯 쓰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의 손은 문체를 간섭하지 않았다. 추억록이라면 추억록이고 시의 탐구라면 시의 탐구, 일화라면 일화뭉치일 이 글을 필자나 동세대의 누군가가 남기지 않으면 한 '예술시인'이 살고 간 참모습의 장면들이 영영 어둠 속에 묻힐 것 같아 없는 시인의 숨소리를 듣는 마음으로 가감 없는 이 책을 쓰게 됐다. 이로써 필자는 시인에게 진 최소한의 빚을 갚는 느낌이 든다고 말한다.영남대 명예교수인 저자 이기철은 1963년 경북대 주최 전국대학생 문예작품 현상모집에서 시 '여백시초'가 당선되면서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김춘수 시인과 만났다. 저서로는 첫 시집 '낱말추적'을 비롯해 '지상에서 부르고 싶은 노래', '유리의 나날' 등 다수가 있다. 368쪽. 1만5천원

2021-01-23 06:30:00

[안동을 걷다,먹다] 17. 안동 '오류헌' 고택스테이

[안동을 걷다,먹다] 17. 안동 '오류헌' 고택스테이

안동에 살기 시작했다. 서울이나 대구 등 대도시에 비해 안동에 사니 편안하다. 안동은 좋다. 날마다 안동을 걷고 안동음식을 먹는다.익숙한 그것들이 어느 날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안동의 주름살이 보이기 시작했고 안동이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안동국시와 안동찜닭, 안동간고등어 혹은 헛제사밥의 심심한 내력도 내 귀에 속삭거리기 시작했다.무심했던 안동에 대한 내 시선이 한결 부드러워졌고 투박한 내 입맛도 호사스럽게 안동을 먹게 됐다.안동에 대한 거창한 담론이 아니라 그냥 안동이야기다.17번째 이야기. 안동 고택(古宅) 스테이설날이 다가오면 우리는 늘 설렜다.설날에는 어른들로부터 세뱃돈을 받을 수 있었을 뿐 아니라 한동안 만나지 못한 사촌들을 만나 같이 놀 수 있었다. 보릿고개를 갓 넘긴 가난했던 시절, 평소 먹지 못하던 푸짐한 명절음식들도 우리들의 입을 궁금하게 했다.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시골 큰집은 전형적인 옛날 한옥이라 방바닥은 따뜻했지만 추웠다. 화장실은 또 바같에 있어 불편하기도 했다. 편안한 집을 떠나 그런 옛날 집에서 하룻밤 자야한다는 것은 어린 시절에는 고역이었다.한옥의 하룻밤은 그렇게 불편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도심 속 편안한 아파트 생활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한옥 중에서도 특별한 '고택스테이'는 요즘 남다르게 다가온다. 호텔이나 고급 펜션을 숙소로 하는 편안한 여행도 좋지만 안동이나 경주 같은 역사문화도시를 찾아나서는 여행이라면 '고택스테이'를 권하고 싶다.특히나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를 자처하는 안동의 수백 년 이상된 유서깊은 고택에서의 하룻밤은 더 특별할 것이다.안동에서도 제대로 된 고택에서 하룻밤을 자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안동에는 도처에 고택들이 즐비하다. 마음만 먹으면 고택에서 아예 살 수도 있지만 평소에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그러나 안동에는 고택을 빌어 책방을 낸 '가일서가'도 있는 등 고택은 '박제된' 문화재가 아닌 우리 생활의 일부로 우리 곁에 다가왔다'고택스테이'가 문득 남다르게 다가와서 직접 체험해보기로 했다.조선 중기 이현보의 농암종택이나 묵계종택, 혹은 학봉종택, 오류헌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당대의 학자와 가문의 종택에서 하룻밤 묵는 것은 어떨까. 길 가던 나그네가 해질녁 낯선 고택의 대문에서 '이리 오너라!' 라며 공손하게 주인장을 부르면, 마치 기다리던 손님이 찾아온 듯 기꺼이 방 한 칸 내어주면서 종가의 기풍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기분으로 말이다. 안동의 여염집에서는 길 잃은 나그네를 소홀히 대접하지 않았다.가난하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따뜻하게 대하고 곤궁한 이웃을 구휼하는 것은 세상을 대하는 선비들의 마음이었고 누구나 공유하는 생활철학이자 미덕이었을 것이다.안동 고택 중에서 어디가 좋을까 고르다가 '오류헌'으로 정했다. 이현보의 '농암종택'과 호사스런 '구름에 리조트' 등에 이르기까지 안동에는 이름난 '고택스테이'가 많이 있지만 '하루에 딱 한 팀만 예약을 받아, 고즈넉하게 고택의 정취를 온전하게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한다는' 오류헌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오류헌'은 안동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임하면에 있다. 시내에서 차를 타고 20여분 독립운동의 얼이 서린 '내앞 마을'과 '경북독립기념관'을 지나 임하댐 쪽으로 가다가 만나게 되는 첫 번째 다리를 건너가면 눈에 들어오는 마을이다.임하댐에 가로막혔던 '반변천'이 내앞 마을에 도달하기 전에 먼저 만나는 마을이 오류헌이 있는 '임하리'다. 오류헌은 원래 임하댐이 조성되면서 수몰된 임동면 지례리에 있었다. 1990년 임하댐이 건설되면서 본채와 주요 건물을 지금의 임하면으로 어렵사리 이건한 것이다.오류헌은 마을의 제일 안쪽 산자락에 있었다. 대문에는 큼지막하게 '五柳軒'이라는 현판이 적혀있어서 호기롭게 열린 대문 안으로 들어섰다. 마당이 넓었다. 문득 김원일의 소설 '마당 깊은 집'의 무대인 대구 반월당의 그 깊은 마당이 생각났다. 마당에 들어서서 눈앞에 바로 보이는 한옥이 사랑채다.시골 큰 집에 모처럼 놀러온 듯 편안했다.오류헌은 국가민속문화재 제 184호로 지정돼 있는데다, 지난 해 한국관광공사로부터도 고택스테이 품질 인증을 받은 인증서가 입구에 걸려있었다.오류헌은 조선 숙종 때 대사성을 지낸 지촌 김방걸(金邦杰)의 셋째 아들 증좌승지 목와(木窩) 김원중(김원중(金遠重)이 1678년 분가하면서 지은 집이다. 그래서 '목와고택'이라고도 부르는데 본채에 대청에 '木窩古宅'이라는 현판이 붙어있기도 했다.오류헌은 무엇보다 본채와 별채 등의 생활공간을 담장으로 구분해 놓은 것이 독특했다. 김원중의 14대손인 주인장 김상돈 선생은 본채와 사랑채 및 별채 구조에 대해 문화해설사를 자청, 상세하게 설명에 나선다. "문살과 마루는 조선시대 사대부 가옥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해주고 있으며 이런 섬세한 문살은 다른 고택에서는 절대로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며 오류헌을 지키는 종손으로서의 자부심을 감추지 않았다.사랑채는 1920년에 새로 지은 100년이 된 한옥인데도 350년이 지난 본채와도 잘 어울렸다.'오류헌'이라는 이름은 중국의 시인 도연명의 '귀거래사'을 본떠 다섯 그루의 버드나무를 심었던 김정환(金廷煥)의 호를 따서 지었다.사랑채 툇마루에 앉아 눈 내린 마당과 하늘을 천천히 올려다보면서 주인장이 내주는 차 한 잔을 함께 했다. 고택스테이는 보이차 한 잔으로부터 시작했다.오늘 머물게 된 숙소는 별채인 '영모재'(永慕齊)다. 별채는 본채 및 사랑채와 별도로 담장이 둘러쳐진 구조여서 독립적이어서 아늑하고 좋았다. 완벽하게 분리된 독립 공간이었다. 방안에는 정갈하게 개켜진 목화솜이불 몇 채와 가지런하게 정돈된 가구들이 눈에 들어왔다. 따뜻하게 데워진 방안에 들어서자 오후에는 그냥 아무 곳에도 가지 않고 뒹굴뒹굴하는 하루를 보내고 싶었다. 방바닥은 장작불로 데워졌다. 아파트 온돌에서는 느낄 수 없는 느낌이었다. 그냥 드러누워서 '늘 욱신거리는 오십견이 있는 어깨와 허리'를 지지고 싶었다.창살로 들어오는 오후의 햇살은 세상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오류헌 만의 선물이었다. 그냥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느릿느릿 고택에서의 하루를 보내라는 신호 같았다.눈발은 그치지 않고 본채 안 마당 장독대위로 흩날렸다. 장독대를 하얗게 덮은 눈이 장독대를 가지런하게 정리하던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운 좋게도 '눈 내리는' 고택의 하루를 만들어 준 겨울하늘에 감사드려야겠다.오후 늦게서야 눈이 그쳤다. 어디선가 새들이 날아와 짹짹 거렸고 툇마루에는 고양이 한 무리가 올라앉아 재롱을 부렸다. 길고양이들이 집안으로 들어오면 양껏 먹을 양식을 챙겨주는 주인장의 인심이 길고양이 무리들을 제집처럼 만들었나보다. 모두 길고양이들이었다. 주인장은 '순후(淳厚)가풍'이라고 설명했다. 누구에게든 인심을 후하게 베풀어온 것이 오랜 가풍이었다는 것이다.고택에 살면서 지키는 것은 오래된 박제된 집이 아니라, 조상 대대로 지켜 온 오류헌의 지혜와 함께 나누는 삶의 철학이라는 것을 배웠다.화장실은 별채에 딸려있지 않고 밖에 있었다. 전통한옥 구조에서 원래 화장실은 집안에 두지 않는다. 그래서 별도로 공간을 만들어 짓거나 따로 두기 때문에 '뒷간'이라고 한 것이다. 화장실과 세면실은 따로 있었지만 현대식으로 깔끔하게 잘 꾸며놓아 그다지 불편하지 않았고 춥지도 않았다.고택의 밤은 무서울 수도 있다. 창호지로 흘러들어오는 교교하게 비치는 별빛과 달빛이 고층아파트에서 느끼는 그것과 같을 수는 없다. 그러나 밤늦게 들려오는 산 속 축사를 지키는 사나운 개들의 컹컹거리는 소리는 늑대소리처럼 사납고 산골짜기를 스쳐 지나는 서걱거리는 바람, 삐걱거리는 대문소리는 잠을 이루지 못할 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도심 어디에서 그런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주인장이 챙겨준 단아한 안주에 안동소주 몇 잔으로 달콤한 밤을 보냈다면 그것보다 더 멋진 고택의 저녁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고택스테이가 다 똑같지는 않을 것이다. 여러 팀들이 함께 머무는 다른 고택이라면 때로는 사람들로 인해 방해를 받을 수도 있다.'짹짹거리는' 새 소리에 아침잠을 깬 적이 있는가. 요즘 같은 겨울에는 어디선가 들려오는 부지런한 새 소리에 새벽잠을 깨기 일쑤다. 그러나 여기선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된단다. 정해진 아침 시간은 없다. 그러나 별다른 숙취랄 것도 없는데 안주인은 해장에 좋은 녹두닭죽 한 그릇에 정갈한 반찬을 가지런히 담아 아침밥상으로 내놓는다. 안주인의 정성이 한껏 드러나는 아침밥상이었다.고택스테이를 고집하는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고급 호텔에서 느껴보지 못한 고택이 주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면 언제든 다시 찾아가게 되는 것이 고택의 맛일 것이다. '고택스테이'는 오래된 집이 주는 편안함이 아니라 그 고택을 지키는 사람들의 숨결을 느끼면서 역사를 생각하는 하루였다.오류헌 고택스테이 예약은 '에어비앤비'를 통해 할 수 있다. 하루에 한 팀밖에 받지 않아, 한 가족이든 한 팀이든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별채든, 사랑채든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주인장의 인심은 덤이다.서명수 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2021-01-23 06:00:00

[광장] 라캉의 팔루스…색즉시공의 권력

[광장] 라캉의 팔루스…색즉시공의 권력

"나는 떠나요, 영원히" 이 말을 남기고 고무신 거꾸로 신은 여인에게 돌아오라고 호소하는 노래 '돌아오라 소렌토로'. 아름다운 해안 도시 소렌토에서 나폴리까지 'ㄷ' 자로 파인 바다를 나폴리만(灣)이라 부른다. 허리춤이 잘렸지만, 그림 같은 곡선미의 베수비오 화산이 쪽빛 바다 한쪽으로 아름답다. 호사가들이 나폴리를 세계 3대 미항이라 입방아 찧을 만하다. "내 배는 살같이…" 명곡 '산타루치아'의 선율이 어린 산타루치아항 달걀성(Castle dell'Ovo)에서 시내 안쪽으로 나폴리 국립박물관이 자리한다.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 때 묻혔던 폼페이 출토 유물들이 경이로운 로마 문명의 실상을 전해 준다. 2층 '비밀의 방'에는 낯 붉히는 각종 음화와 조각들이 탐방객의 마음을 어지럽힌다. 그중 하나가 거대한 남근(男根)이다.로마인들은 번영과 행복을 바라는 의미로 남근 조각을 실내에 두거나 대문에 그렸다. 기호학 창시자 소쉬르의 용어로 해석하면 남근은 기표(記標)이고, 행복이 기의(記意)다. 남근 조각 밑에 'FELICITAS'(행복)라고 쓴 폼페이 유물에 일상의 쾌락을 삶의 기쁨으로 여겼던 로마의 가치관이 잘 묻어 난다. 현실을 즐기는 로마의 카르페디엠 문화가 2천 년 넘게 면면히 이어진다.19세기 오스트리아의 프로이트가 인간의 의식 너머에 잠재된 무의식을 들추며 정신분석학을 연다. 프로이트는 리비도(성적 에너지)를 삶의 동력으로 삼는다. 프랑스의 라캉은 프로이트 사상을 계승하며 팔루스(Phallus·남근 이미지) 개념으로 진화시킨다. 라캉은 '주체'(나) 이외의 모든 것을 '타자'(他者)로 명명한다. 프랑스어로 남을 가리키는 'Autre'의 대문자 'A'를 써서 '대타자 A'라고 부른다. '주체' 이외의 삼라만상이 '대타자 A'다. 이 가운데, '주체'의 마음, 충동(drive)이 꽂혀 향하는 대상을 소문자 'a'를 써 '소타자 a'라고 이름 짓는다. '주체'가 추구하는 모든 것, 가령 갖고 싶은 옷, 살고 싶은 집, 사랑, 심지어 권력 모두가 '소타자 a'다. 라캉은 '주체'의 욕망을 남근 이미지, '팔루스'로 규정한다. 팔루스 추구로 얻는 대상 즉, '소타자 a'는 판타지(fantasy·환상)로 텅 빈 공허함이라고 설파했다. 라캉에 앞서 이를 꿰뚫은 동양철학이 반야심경의 색즉시공(色卽是空)이다. 삼라만상의 모든 형상 즉, 색(色)은 텅 빈 공(空)이라는 의미다. 정치에 빗대면 권력무상(權力無常)이다.문재인 정부 집권 5년 차다. 2020년은 권력의 주역 청와대, 추미애 법무부 장관, 민주당이 혼연일체로 법치와 상식을 무너트린 해였다. 추미애 장관은 임명장을 받자마자 서울 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부터 없앴다. 권력 연루설이 돌던 각종 금융 범죄 수사는 좌초됐다. 정권 관련 수사 검사들을 좌천시켰다. 결과는 문재인 정권 지지율 하락과 윤석열의 대권 후보 등극이었다.민주당 전략기획위윈장 출신 이근형이 대주주인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아시아경제신문 의뢰로 조사 발표한 1월 19일 자 여론조사에 답이 들었다. 양자 대결에서 윤석열(46.8%) 대 이낙연(39%), 윤석열(45.1%) 대 이재명(42.1%)으로 윤석열이 누구랑 붙어도 이겼다. 추 장관은 언론에서 사라졌다. 추 장관의 욕망, 즉 팔루스가 서울시장 혹은 대통령이라는 '소타자 a'였는지 모른다. 하지만, 모든 게 공(空)이 됐다. 영원한 2인자 김종필이 죽기 전 읊은 "정치는 허업(虛業·헛일)"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2021-01-23 05:00:00

[이희수의 술과 인문학] 추운 겨울을 녹이는 따뜻한 술

[이희수의 술과 인문학] 추운 겨울을 녹이는 따뜻한 술

사랑하는 사람보다 좋은 친구가 더 필요할 때가 있듯이, 차가운 겨울바람이 옷 속까지 스며들며 몸과 마음이 지쳐버린 추운 겨울을 녹이는 데는 따뜻한 술 한 잔이 제격이다. 술도 은근히 계절을 탄다. 뜨거운 여름날이면 등골까지 시원한 생맥주 한 잔이 제격인 것처럼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따끈하게 데운 정종이나 은은한 온기가 느껴지는 약간의 알코올을 가미한 커피나 차와 함께 마시거나 살짝 데워 마시는 방법까지 겨울을 나기 위한 다양한 음주법이 있다.술은 계절을 타고 계층을 탄다. 소주나 와인, 양주가 각각 서민과 문화적 중산층, 부유층을 대변한다면 맥주나 사케는 각 계절의 흥취를 담아내는 데 안성맞춤이다. 술은 차게 해서 마셔야만 제맛이지만 추운 겨울날 따뜻한 술은 지친 마음 까지 녹이는 매력이 있으며,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고 뭉친 근육을 이완시켜주며 몸에 온기가 느껴져 추위를 달랠 수 있다. 하얀 눈이 펄펄 내리는 추운 겨울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따뜻한 칵테일을 마시면 포근하고 따끈한 정겨움을 나눌 수 있다.포스트코로나 시대 집콕 하며 늦은 밤 간단하게 음주를 즐기고 싶을 때 따뜻한 글뤼바인(Gluhwein)을 마셔보자. 글뤼바인은 레드와인에 레몬, 계피, 정향 등을 넣고 20~30분 정도 뜨겁게 데워 마시는 독일식 음료로 감기 예방과 원기 회복에 좋다. 일반적으로 프랑스에서는 '뱅쇼(Vin chaud)', 미국에서는 '멀드 와인(Mulled Wine)'이라 부르며, 겨울철 야외활동(캠핑, 등산, 스키, 골프 등)을 할 때 매서운 한파에 꽁꽁 언 몸과 마음을 녹여주는 힐링 와인이라 할 수 있다.날씨가 쌀쌀할 때 따끈한 정종 한 잔이 생각난다. 한국에서 정종이라 불리는 술은 쌀, 누룩, 물로 빚어 발효시킨 맑은 술이라는 의미의 '청주(淸酒)'를 말하며, 사케는 니혼슈(日本酒)라고도 하며, 쌀로 빚은 일본식 청주를 말한다. 사케는 우리나라의 청주와 맛에 차이가 있는데, 이는 주원료인 쌀과 누룩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술을 만들기 위한 쌀을 별도로 재배한다.또, 밀로 누룩을 만드는 우리 술과 달리 쌀로 누룩을 만든다는 점이 다르다. 보통은 준마이슈, 혼죠조슈를 데워 마시기 좋은 사케로 꼽으며, 사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끓이거나 데울 때 적정 온도는 40~55℃ 중탕이 적당하다. 복어 지느러미를 굽거나 태워서 따끈한 사케에 넣어 내놓는 히레사케에 복어 향이 잘 배어들게 70℃ 정도로 뜨겁게 데워 마신다.겨울철에 주당들이 술로 추위를 녹이기 위해 즐겨 마시는 따뜻한 칵테일로는 위스키, 브랜디, 럼 등의 기본 주에 뜨거운 커피, 우유, 꿀, 코코아, 레몬, 계피, 물 등을 섞어 마시는 핫 토디(Hot Toddy), 럼에다 따뜻하게 데운 애플주스, 시나몬, 버터 1조각을 섞어 마시는 핫 버터 럼(Hot Butter Rum), 아이리시 글라스에 각설탕, 위스키를 넣고 뜨거운 커피로 잔을 채워 저어준 후 휘핑크림을 띄워 마시는 아이리시 커피(Irish Coffee), 브랜디 글라스에 B&B와 그랑마니아를 넣고 불을 붙여 살짝 데워 마시는 스키 롯지(Ski Lodge) 등이 있다.겨울 별미로 전통주를 살짝 데워 마시는 것도 좋다. 술을 데워 마실 때는 대략 40~45도 정도로 체온보다 높은 온도로 따끈한 느낌이 들게 중탕을 해서 마시는 것이 적당하다. 집에서 혼자 편안하게 즐기는 가벼운 혼술은 소란스러운 세상에서 자신과의 관계를 다지기 위함이며, 소량의 음주와 기분 좋게 마시는 술은 보약이다. 마음의 휴식이 필요한 날 삶의 속도를 늦추고,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녹이는 따뜻한 술 한 잔으로 지친 하루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날려보자.글 : 이희수 대한칵테일조주협회 회장(대구한의대 글로벌관광학부 교수)

2021-01-22 14:35:00

[박창원의 기록여행] “소”값은 떠러지는데  “소고기”값은 왜 올라

[박창원의 기록여행] “소”값은 떠러지는데 “소고기”값은 왜 올라

'소값은 날로 떨어지고 있는 반면 소고기값은 한번 인상된 채 가격의 변동이 전연 없으니 도대체 어떻게 된 사실인가 하는 일반의 여론이 날로 높아가고 있다. ~(소값은)대폭 저락 시세가 현저함에도 불구하고 작년 6월 22일 식육업자 조합단과 부 당국에 체결된 정육 근당 230원이란 무변동 가격에는 커다란 차이를 두고 있어 일반소비 대상에게는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는데 당국은 이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매일신문 전신 남선경제신문 1949년 2월 15일 자)소값이 떨어지면 소고기값은 내릴까. 새해가 밝자 소값이 하락했다. 대구부민들은 입맛부터 다셨다. 고깃값이 내려 소고기를 맛볼 수 있으리란 기대였다. 소고기는 영양부족에 시달리는 부민들의 원기를 회복하는 음식으로 그만이었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어쩌다 소값이 내려도 이미 오른 소고기값은 요지부동이었다. 부 당국을 원망해도 소용없었다. 1949년은 올해처럼 소띠 해였다.당시 농우 한 마리는 8만 원을 오르내렸다. 이는 1년 전의 가을보다 30%나 내렸다. 소값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해방 후 치솟기만 하던 물가는 1948년 봄부터 조금씩 안정되기 시작했다. 보릿고개를 앞두고 식료품만 약간의 오름세를 이어갔다. 고무신 같은 일상용품도 하나 둘 내렸다. 왜 그랬을까. 해방이후의 사회적 혼란이 조금은 수그러드는 시점과 맞물렸다. 경제적으로는 저축강조운동으로 저축액이 늘었다. 또 추곡수집자금이 순조롭게 지급되면서 경제활동에 숨통을 틔었다. 전체적으로는 통화량이 축소되면서 물가의 오름세가 진정되었다.소는 농가에 없어서는 안 될 일꾼 중의 일꾼이었다. 국가차원에서 소의 관리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소고기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육류였다. 농우든 육우든 소의 공급과 수요를 적절히 맞추는 일이 중요했다. 그해 말에 소값이 다소 안정되자 소고기 한 근 값을 400원에서 500원으로 올리겠다는 식육상 조합의 결정이 있었다. 하지만 당국은 이를 저지했다. 고깃값이 오르면 농가에서 소를 내다팔게 된다는 이유였다. 농가에서 소를 팔면 그만큼의 일손이 줄어 수확량이 줄어들게 뻔했기 때문이었다.소고기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소비량이 많았다. 1938년의 경우 대구부민이 그 해에 쓴 식육비는 60만원이었다. 소가 3천900마리로 55만원을 차지해 대부분이었다. 돼지와 염소, 말이 그 뒤를 이었다. 돼지고기와 닭고기의 소비량이 소고기보다 많은 지금과는 달랐다. 이러니 소고기 값이 조금만 올라도 부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부유한 집안에서만 고기를 사먹게 된다는 불만이었다. 당국은 고기값을 마음대로 올린 업소를 단속 하겠다고 부민들을 달랬다.소 사육두수와 상관없이 과거에는 기상재해로 소값 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심한 가뭄 등이 닥치면 소값이 내렸다. 사람조차 입에 풀칠할 양식이 없는데 소까지 챙길 여력이 없었다. 소가 먹는 꼴까지 다 말랐으니 농가에서는 소를 내다파는 일이 예사였다. 하지만 소값 파동이 지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소는 다시 돌아왔다. 다만 소값은 떨어져도 소고기값이 그대로인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소띠 해인 신축년 새해에도 코로나19의 시름은 여전히 깊다. 그때의 소값 파동과는 아예 견줄 엄두조차 낼 수 없다. '우보천리'(牛步千里)는 고사하고 한걸음을 떼기도 버거워하는 사람이 널렸으니 말이다. 박창원 톡톡지역문화연구소장‧언론학 박사

2021-01-22 14:22:00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광고인이 두려워하는 사람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광고인이 두려워하는 사람

'토마토가 빨개지면 의사의 얼굴은 파래진다'.그만큼 토마토가 건강에 좋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광고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갑질하는 광고주일까? 아님 광고를 할 수 없을 정도의 불경기일까? 정답은 그저 묵묵히 본질에 집중하는 광고주이다. 나는 그런 광고주가 제일 무섭고 가장 존경스럽다. 여기 재미있는 사례가 있어 소개한다."가슴에 돌덩이가 앉은 듯합니다".내가 아는 한 변호사님은 항상 이 말을 달고 살았다. 본인이 수임한 사건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당연한 듯 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말이다. 변호사도 사람이고 일과가 끝난 후엔 자기 시간을 가져야 할 권리가 있다. 소주에 닭볶음탕을 안주삼아 아침 해와 조우할 때까지 술을 마실 수 있다. 팔공산 아랫자락에서 차박을 하며 캠핑을 즐길 수도 있다.하지만 그는 그렇지 않았다. 의뢰인의 사건을 온 몸으로 감당하고 있었다. 마치 본인이 피고가 된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 과음도, 캠핑도 할 수 없었다. 변호사 자신이 이미 그 사건 속의 주인공이 되어 있었다.'너무 갑갑하게 사는 것 아니냐'라는 말을 할 수 있다. 이 말에 변호사는 이렇게 답한다."제가 쓰는 서면이 제 얼굴입니다"지극히 본질에 충실한 태도였다. 그리고 그런 태도는 내게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그때부터 나는 그를 카피하기 시작했다. 본질에 집중하는 그의 태도를 따라 해봤다. 광고주의 매출이 떨어지면 우리 회사 매출이 떨어지는 거라 생각했다. 광고주 가게 주변에 유사 브랜드가 오픈을 한다면 위기의식이 생겼다.그리고 경쟁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다. 고민이 생기니 광고주한테 한 번 더 전화하게 되었다. 한 번 더 미팅 요청을 하게 되었다. 광고 회사의 관심을 싫어하는 광고주는 세상에 없다. '우리 브랜드를 이렇게 신경 쓰고 있구나'라는 생각으로 광고주와 관계가 더 돈독해졌다. 본질에 집중한 결과였다.10년 가까이 광고 일을 하며 다양한 성향의 광고주를 만났다. 정에 호소하는 광고주, 돈이면 다 된다는 광고주, 일시키고 잠수 타는 광고주 등 참 다양했다. 하지만 결국 잘되는 광고주는 본질에 집중하는 브랜드였다. 광고가 메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브랜드가 가진 철학이 중심이 되는 브랜드였다. 그저 묵묵히 '어떻게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어떻게 고객이 우리와 사랑에 빠지게 만들까?'를 고민하는 사람들이었다.물론 본질에 도달하는 길은 두렵고 무한한 인내심을 요구한다. 그것이 지름길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업을 하면서 무수한 변칙적인 지름길이 눈에 들어온다. 누군가 광고비를 1억을 쓰면 나는 1억 천원이라도 써야할 것 같다. 하지만 정작 사업을 해보면 가장 빠른 지름길은 결국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것이 가장 느린 것 같지만 사실은 가장 빠른 길이다.의뢰인의 사건을 자기 일처럼 감당한 변호사는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까. 개업 1년 만에 고객이 줄지어 현재 법무법인 설립을 앞두고 있다. 상대방 변호사가 서면에서 그의 이름을 발견했을 때 이제는 이런 생각을 한다.'아, 이번 사건 어렵겠구나.' 이게 다 본질 때문이다.(주)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어떻게 광고해야 팔리나요' 저자

2021-01-22 13:32:48

[도용복의 골프 에티켓]골프 문화 패러다임 바꾸자

[도용복의 골프 에티켓]<35>골프 문화 패러다임 바꾸자

팬데믹 발생 1년이 지났다. 마스크 쓰기는 생활화가 됐으며 저녁 9시가 되면 간판 불이 일제히 꺼진다. 모든 종류의 모임은 취소나 비대면으로 진행되고 경조사를 알리는 문자에 계좌번호를 표시하는 건 에티켓이 됐다.코로나19 백신을 제조한 미국 바이오 회사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CEO는 "이 바이러스와 영원히 함께 살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무엇보다 확실한 것은 세상은 불확실해졌다는 사실이다. 뉴스 속보로 듣는 확진자 숫자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2주단위로 변경 또는 연장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관심이 간다.코로나19가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인류는 이미 14세기 유럽 흑사병, 1918년 스페인 독감을 거치며 문명의 대전환을 경험했다. 코로나19가 골프문화를 어떻게 변화시킬까?다행스럽게도 아직은 코로나19의 나쁜 영향이 골프장까지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야외활동이라는 이점으로 최근까지 '부킹대란'을 맞이했다.5인이상 집합금지에도 골프장만큼은 예외를 인정받았다. 해외원정 길은 당분간 완전히 막혀있다. 그렇기에 골프장도 기존의 단순한 영업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외부 프로그램과 연계가 필요하다. 지금이 골프문화에 있어서 패러다임 변화에 적기이다.먼저, 최근 골프연습장과 백화점의 콜라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국내 최대규모의 실내 골프연습장이 백화점에 들어섰다.골프에 빠진 고객들을 백화점으로 끌어들이면서 관련 매출도 자연스레 확대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백화점 문화센터가 가진 역할을 수행하면서 플랫폼만 변경된 것이다.또한, 골프 프로에게 레슨을 받을 수 있는 공간도 생겼다. 이처럼 백화점 업계가 골프 관련 콘텐츠 도입에 적극적인 것은 스크린 골프문화의 확산으로 골프인구의 저변확대가 급속도로 이루어졌고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골프관련 상품의 매출 비중이 폭발적으로 성장해서다.제주지역 골프장은 '코로나 특수'로 최대 호황기를 맞았다. 해외 골프 수요가 제주로 발길을 돌린 것이 주요한 원인이다. 코로나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대반전이 일어난 것이다.이럴 때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제주의 관광상품과 연계해 단순히 골프만 즐기는 여행이 아니라 제주지역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 특화된 프로그램 개발이 절실하다.제주여행은 온라인 정보의 홍수시대에 어쩌면 비슷비슷한 패턴을 강요하는 양상이다. 유명맛집과 관광명소 위주의 일정은 제주만의 색깔은 점점 옅어지는 것 같다.많은 외국 관광객들로 몸살을 알았던 제주지역은 여전히 아름답고 가는 곳마다 감탄이 절로 나온다. 다만, 비싼 물가와 획일적인 관광 일정에 대한 대변혁이 필요하다.동계시즌에는 수도권과 강원도권 골프장은 잦은 눈과 영하의 기온으로 제대로 된 골프를 즐길 수 없다. 프로골퍼와 주니어 선수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럴 때 영남지역 골프장은 상대적으로 따뜻한 기후를 앞세워 제대로 된 훈련시설과 골프텔을 정비하여 더 많은 선수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국내 골프관광시장의 규모는 약 10조원으로 세계 9위 수준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 당분간 내수시장 활성화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곧 올 것이다. 그때가 되면 모든 것이 이전으로 돌아가진 않을 것이다. 새로운 변혁의 시대에 미리 준비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도용복 대구한의대 특임교수

2021-01-21 14:03:51

[매일춘추] 빅데이터를 통한 전략적 포지셔닝

[매일춘추] 빅데이터를 통한 전략적 포지셔닝

지난해 7월 국제박물관협의회가 내놓은 '박물관, 박물관 근무자 및 COVID-19'라는 보고서의 내용을 살펴보면,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던 지난해 4~5월 박물관에 대한 공공 및 개인의 펀딩(재정지원)이 40% 이상 줄었고 운영프로그램은 80% 감소했다. 인력마저 30% 감축됐다.박물관·미술관에도 과제가 생겼다. 기존의 수동적 자세를 탈피하고 능동적인 마케팅에 나서야할 때가 된 것이다. 재정자립도와 관람객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공공성은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대중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만 한다.타 기관과의 차별성, 관람객의 타깃팅, 어떤 점을 마케팅 활동으로 강조할 수 있는지를 분석하여 박물관의 포지셔닝을 결정하고 이미지와 가치를 브랜드화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수적인 때가 된 것이다.전통적인 의미의 박물관·미술관은 여러 대상을 수집, 보존해 대중에게 전시하기 위한 장소로 인식되어 왔다. 지금까지는 관람객의 성별, 연령별, 계층별 문화 수용능력의 차이를 고려하지 못한 서비스 제공이 박물관에 대한 접근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으나 최근에는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빅데이터가 적극 활용되고 있다.2012년 미국 댈러스미술관은 관람객의 다양한 참여와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해 'Dallas Museum of Art Friends'(프렌즈 프로그램)를 운영했다. 이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성공 사례로 미국 덴버미술관, LA카운티미술관, 미니아폴리스미술관, 그리고 2015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도 동참했다. 영국의 대영박물관은 마이크로소프트사와 협업하여 디지털기기(오디오 가이드, 전시 앱) 등을 활용, 관람객의 동선과 패턴을 수집·분석해 전시의 효율적 구성에 적용하기도 했다.국내에서도 2012~2016년 블로그·SNS 등에 기재된 미술관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해 전시장 내 작품 촬영 확대, 야간 개장 등의 변화가 있었고 2020년 사비나미술관에서는 윤동주 작품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추출된 시어를 예술가들과 협업한 '빅데이터가 사랑한 한글' 전을 기획했다.정부도 보폭을 맞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9년 발표한 박물관·미술관 진흥 중장기 계획을 보면 관람 목적, 빈도 등 관람 패턴의 심층적 데이터 분석을 진행하고 2023년까지 박물관·미술관을 1천310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라도 대중과 함께하지 않는다면 예산·인력 낭비일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근래 들어 나타나고 있는 변화의 움직임은 고무적인 성과다. 박물관·미술관의 다양성과 창조적 공간으로서의 상생을 위한 변화임을 인식하면서 지속적인 노력을 해주길 기대한다.최현정 대구보건대 인당뮤지엄 학예실장

2021-01-21 12:17:49

[기고] 대구 도심융합특구 과제는

[기고] 대구 도심융합특구 과제는

대구시는 지난 12월 22일 열린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옛 경북도청 부지-대구삼성창조캠퍼스-경북대를 잇는 트라이앵글 지역(북구)이 정부의 도심융합특구 선도사업지로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도심융합특구는 국토교통부가 지역균형발전 정책의 하나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지방 대도시의 도심에 기업·인재가 모일 수 있도록 산업·주거·문화 등 우수한 복합 인프라를 갖춘 '판교2밸리' 같은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북구에 위치한 옛 경북도청 터는 반경 1㎞ 안에 경북대와 삼성창조캠퍼스가 있어 기존 인프라와 지원 프로그램을 연계·활용하기 쉽다. 또 반경 3㎞ 안에는 제3산단, 검단공단, 금호워터폴리스, 엑스코,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 대구역, 오페라하우스, 복합스포츠타운, 동성로 도심 등이 있어 산업·교통·문화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는 평을 받는다.여기에 특구를 지나는 대구도시철도 엑스코선은 특구와 대구시 주요 거점 간 접근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다.정부는 특구를 '지역에서 배우고 성장한 청년이 뿌리내려 일하기 좋은 지역거점'으로 조성하기 위해 기업과 청년에게 필요한 모든 지원 수단을 이 공간에 쏟아붓는다는 계획이다. 그래서 수도권 이전 기업에는 기업 이전 지원금을 제공하고, 특구 내 창업 기업에는 사업화 자금 등을 지원하며, 법인세, 재산세, 취득세 등 세제 혜택도 제공할 계획이다.이를 위해 연내 특별법 발의, 기본계획 수준의 마스터플랜 수립,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중심으로 관계 부처와 도심융합특구 지원협의회 구성 등 세부 지원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대구시도 이와 같은 정부 계획에 발맞춰 특구를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등 신기술 산업이 중심이 되는 '대구형 실리콘밸리'로 조성한다.그러나 사업 추진 시 우려되는 점은 특구 조성 기본계획 용역 예산 외에 당장 대규모 예산 지원도 없고, 민간투자도 확정된 것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구시가 설정한 입주 기업 500곳 유치, 신규 일자리 1만 개 창출, 20·30대 청년층 고용 비율 65% 달성 등의 목표는 자칫 공염불이 될 수 있다.대구형 도심융합특구 조성에 따른 지역 청년과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특별법 제정을 통한 정부 차원의 행·재정적 지원이 보장돼야 한다. 옛 경북도청(14만㎡) 및 경북대(75만㎡) 부지 고밀 개발을 통해 기업과 청년들이 좋아하는 문화·창업·정주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특히 삼성창조캠퍼스(9만㎡)와의 산학연 연계 시너지는 필수적이다.아이디어만 갖고 융합특구를 찾아온 창업자를 위한 기술 및 금융 컨설팅 등을 지원하는 원스톱 서비스도 필요하다. 창업 공간 활성화를 위해 임대료를 주변 시세보다 대폭 낮출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청년인구 유출 방지 및 타 도시 인재 유입을 유도해야 한다. 또, 이 두 곳을 지나는 대구도시철도 엑스코선은 특구 육성을 위한 필수적인 교통망이다.도심융합특구는 기업 성장과 청년창업 및 일자리 창출의 선순환을 만들어내는 시발점이 된다. 기업과 청년이 공존하고 만족할 수 있고, 자생적인 산업융합 생태계를 갖춘 특구 조성을 위해 과감하고도 혁신적인 발상으로 촘촘한 마스터플랜 수립도 필요하다. 여기에 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규제 혁파도 필수적이다.그래서 대구에서 제2의 이병철, 제2의 스티브 잡스와 같은 성공 스토리가 쓰이고, 그 성공 스토리를 바탕으로 향후 대구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최고로 기업하기 좋은 도시, 청년의 꿈을 키우는 도시로 성장하기를 희망한다.

2021-01-21 12:16:14

[춘추칼럼]문 대통령 지지율과 레임덕

[춘추칼럼]문 대통령 지지율과 레임덕

대통령 임기 1년 4개월을 남겨 둔 연말 연초에 여러 대통령 지지율 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각종 신년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지지도는 35% 전후까지도 내려가는 등 대체로 35∼40%의 지지율을 보였다. 최근 한길리서치 1월 2주 조사에서는 40.7%, 갤럽 1월 2주 조사는 38%였다.그럼 대통령 지지율이 얼마가 되었을 때 레임덕으로 봐야 할까? 물론 이에 대한 정확한 기준은 없다. 단지 역대 대통령의 4・5년 차 무렵 레임덕 현상을 보인 시기의 지지율로 추론할 수 있을 뿐이다.대체로 역대 대통령의 경우 30%가 무너지면 레임덕 현상을 보이고 20%가 무너지면 레임덕으로 본다. 그러나 이러한 기준은 단순 지지율로만 판단한 것이다. 좀 더 정확하게 레임덕 여부를 판단하려면 단순 지지율뿐만 아니라 지지율의 강도와 정치적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단순 지지율은 정량적 측면이고 지지율 강도는 정성적 측면이다. 그리고 정치적 상황은 수치와 강도의 역학이 작동되는 에너지의 장이 된다.먼저 문 대통령의 단순 지지율로 레임덕 여부를 보면, 현재 문 대통령의 35% 전후∼40% 초반 지지율로는 레임덕이라 보기는 어렵다.그러나 정성적 측면 즉 지지율의 강도를 보면 달라진다. 한길리서치 1월 2주 조사의 대통령 긍정평가는 40.7%지만 아주 잘하고 있다는 20.9%, 다소 잘하고 있다는 19.8%다. 반면 부정평가는 56.9%인데 아주 잘못하고 있다는 41.3%, 다소 잘못하고 있다는 15.6%다. 이러한 문 대통령 지지율 분포 모양은 바가지를 엎어 놓은 모양(정규분포)이 아니라 바가지를 뒤집어 놓은 모양의 분포다.즉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중립적 합의형이 아니라 대립적 갈등형 분포다. 그러다 보니 대통령 지지율의 전체 긍정평가(40.7%) vs 부정평가(56.9%) 배율이 1.40이지만, 매우 긍정(20.9%) vs 매우 부정(41.3%) 배율은 1.98로 더 커진다. 결국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의 힘도 크지만, 레임덕 원심력인 비토층의 힘이 두 배나 더 크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대통령의 레임덕에 대한 심리적 체감 현상이 나타난다.마지막으로는 정치적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전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당선된 대통령이다. 다시 말해서 생태적으로 적이 많을 수밖에 없다. 특히 탄핵을 처음부터 반대했던 보수층의 반동적 저항은 당연히 강하다. 또한 중도층도 탄핵에 동의했기에 현 정부에 대한 잣대나 기대치는 전 정부보다 더 높고 엄격하다. 이런 정치적 역학의 상황을 감안하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전의 대통령에 비해 10%포인트 정도는 더 높아야 한다. 즉 정치적 역학을 감안하면 문 대통령의 40% 지지율은 과거 대통령의 30% 정도 지지율의 국정 장악력이 된다.결론적으로 말해 문 대통령의 단순 지지율 35∼40% 수준으로는 레임덕이라 볼 수 없다. 그러나 비토 그룹의 크기나 정치적 상황을 감안한 체감 지지율은 레임덕 상황이다. 그래도 현시점에서 이 정도의 문 대통령 지지율은 이전 정권보다는 선방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대통령 지지율은 4년 동안의 국정 수행에 대한 결과적 평가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의 국정 운영의 동력이다. 그럼 문 대통령의 임기를 마무리하기 위한 지지율은 어느 정도여야 하는가? 앞서 말한 대로 과거 정권 말기 레임덕이 시작된 30%보다는 10%포인트 더 높은 40% 수준이다.그런데 임기 말 대통령 지지율을 관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임기 말은 국민들이 임기 초기 기대감으로 바라보던 허니문 기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내심으로 4년을 기다린 국민들은 구체적 성과를 보고 평가한다. 따라서 임기 말 대통령이 정쟁을 통한 비교우위나 책임 전가, 현란한 언변(레토릭), 인사나 국면 전환용 대증요법으로 국정 운영을 하면 역효과가 나타난다.국민의 문 대통령에 대한 기대는 진정성과 소통의 리더십을 통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사회, 사회 양극화가 해소되어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에 당연히 문 대통령도 이 기대에 대한 성과로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다.

2021-01-21 12:15:31

[도태우의 새론새평] 중공과 중국

[도태우의 새론새평] 중공과 중국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미국 워싱턴이 2만5천 명의 군인들로 얼어붙었다. 1월 6일 선거인단 표결 당시 있었던 의사당 난입 사건이 그 이유라지만 시민들을 분노케 한 부정선거와 중공에 의한 선거 개입 정황은 국가정보국(DNI)에 의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대중(對中) 정책에 대한 맞불이었을까? 여하튼 키신저 회담 이래 미·중 관계 50년이 근본적인 시험대에 올랐다.일찍이 소설가 이문열은 두 개의 중국을 구분한 바 있다. 하나는 '힘의 제국'으로 군림한 중국이고 다른 하나는 '인문문화'의 빛을 발산한 중국이다. 오늘날 두 측면은 중공(중국공산당)과 중국으로 구별된다. 힘의 제국을 계승한 중공 노선의 특징은 최근 홍콩 민주 인사 50명을 무더기로 체포한 데서 잘 드러나며, 미·중 갈등의 심화는 바로 이런 측면의 중국과 미국의 대립이다.지난 7일 미 정보기관들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장 존 랫클리프는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활용 가능한 모든 정보 출처에 근거할 때 중화인민공화국은 2020년 미 연방 선거에 개입하려 했다"고 밝혔다. 랫클리프 국장은 또한 미 중앙정보국(CIA) 지도부가 중공의 선거 개입 분석 결과를 철회하도록 정보분석가들에게 압력을 넣었다며 미 상원에 제출된 보고서를 인용했다. 자기 나라에는 선거도 실시하지 않으면서 다른 나라의 선거에 개입하는 중공의 행태는 자유 체제를 위협하는 전체주의 세력의 면모를 잘 보여준다.사실 차이나(China)의 어원인 진(秦)나라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전체주의 국가의 모델을 확립한 것으로 평가된다. 가혹한 통제 위에 강력한 국가를 세운 진은 춘추전국시대를 끝내고 중국을 통일했지만 15년 만에 멸망한다. 그러나 뒤를 이은 한 제국도 기본 틀은 진을 본뜬 것이며, 이후 중국의 마지막 왕조인 청에 이르기까지 중국 왕조의 기본 원리는 통치수단적 법치(rule by law)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 실상은 권력적인 명령에 의한 지배였다.이런 중공과 대립되는 인문적 중국은 공자와 소동파의 나라이다. 그들은 시문을 숭상하며, 예치와 덕치를 추구한다. 진시황적 제국에 대한 영원한 대척점을 이루었지만 '적법절차에 바탕한 법의 지배(rule of law)'라는 이상에 이르지 못했다. 중국의 두 얼굴인 진시황의 힘과 공자의 정신은 여전히 법 속에서 종합을 이루지 못하였다.한편 우리 역사 속에는 이 두 측면의 중국과 대결하여 부분적인 극복을 경험한 빛나는 사례들이 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백제 멸망 후 귀환한 소정방에게 당 고종은 '왜 연해 신라를 치지 않았는가'라고 묻는다. 이에 소정방은 "신라는 임금이 어질고 백성을 사랑하며, 신하는 충성으로 나라를 섬기고 아랫사람들이 윗사람 섬기기를 부형과 같이 하니, 비록 나라는 작지만 함부로 도모할 수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힘의 제국에 맞서 독립을 지켜낸 예다.또, 정조 대에 진나라 이전 원시 유학의 뿌리를 탐구한 정약용은 천주교를 통해 서양 문명을 접한 뒤 '천자란 추대하여 만들어진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다섯 집이 인장을 추대하고, 다섯 인이 이장을 추대하며 이런 단계를 밟아 마침내 여러 제후가 공동으로 추대한 사람이 천자가 된다는 것이다. 다산은 상향식 민주정이 동양 역사의 시원에 존재함을 알렸다.이렇게 우리 역사 속에 신라처럼 힘의 제국(중공)에 맞서고 다산처럼 중국과 서양을 종합하여 신문명의 지평을 펼쳐간 전통이 존재함에도 오늘 우리는 힘의 제국으로서 중공에 굴종하고, 중국과 서양의 깊은 뿌리를 배워 종합할 기상은 다 팽개친 듯하다.거대한 바리케이드 너머에서 치러질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식을 맞아 자유민주주의의 앞날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대양 건너 세계 최강국도 뒤흔들어 놓은 중공의 권력술에 경악하며 최인접국으로서 고도로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중공과 중국을 구분하고 힘과 문화 등 모든 면에서 그 극복을 추구하는 것은 수천 년 우리 역사의 운명적 과업이라 할 것이다.

2021-01-20 14:02:11

[기고] 코로나 상황 속 장애인 고용유지 관심 필요하다

[기고] 코로나 상황 속 장애인 고용유지 관심 필요하다

지난 1년 내내 뉴스 1면을 장식하다시피 한 코로나19가 사회 전체에 미친 영향은 이전에 국내외에서 유행했던 여러 전염병에 비할 바가 아니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영화나 역사책 속에서만 접해 왔던 전염병의 대유행이 우리 가족, 이웃과 직장 동료를 덮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이렇듯 코로나19의 경험은 남의 일로만 여겨왔던 상황이 나 자신의 상황이 될 수 있음을 뼈저리게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사실 우리가 이처럼 방관적인 시선을 보냈던 대상에는 장애인과 같은 경제적 자립이 어려운 고용 취약계층도 포함되어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축은 양질의 일자리를 갖지 못한 비중이 높은 장애인 계층에게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2020년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 15세 이상 등록장애인 256만여 명 중 경제활동 참가 비율은 37.0%로 전체 인구 기준 경제활동 참가율(63.0%)에 비해 여전히 취약한 수준이다. 그나마 직업을 가진 장애인 취업자 89만 명 중 상용근로자의 비중은 39.5%이며, 그 외에는 대개 임시근로자나 일용근로자로 생활하고 있다. 이 수치는 전체 인구 취업자 기준 상용근로자 비중인 53.7%에 비해서도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19와 같은 사회적 위기 속에서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계층은 바로 장애인과 같은 사회의 '약한 고리'다. 일일이 언급할 수는 없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을 비교적 일찍 경험한 대구와 경북에서도 경제활동을 하던 장애인들이 급여 감소나 실직 등을 경험하여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에게까지 심리적·재정적 어려움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를 많이 접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장애인의 직업재활에 힘을 쏟아야 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즉 안정적으로 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을 조성하여,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바로 지역사회의 약한 고리를 보완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이러한 필요성을 인정하여 정부는 장애인의 안정적인 고용유지를 위한 지원 대책을 계속 늘려나가고 있다. 근로지원인 지원 등 중증장애인의 고용안정을 위한 사업 예산 규모가 크게 증가하였으며, 발달장애인의 직업체험을 지원하는 발달장애인 훈련센터 6곳이 추가로 개소하였다. 내년부터는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는 정부기관과 지자체에도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부과하는 등 전방위적인 지원 노력을 추진하고 있다.2021년은 장애인 고용과 관련하여 기념해야 할 중요한 10년 주기 시점을 맞는 해이다. 장애인 편의 제공과 차별금지 등 세계 장애인 관련 입법에 한 획을 그은 미국장애인법(ADA)이 제정된 지 30주년이 되었으며, 국내적으로는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이 만들어진 지 3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기 때문이다. 추위를 견딘 매화나무가 결국 봄에 새 꽃을 피우듯, 올 한 해 얻은 교훈을 토대로 우리 사회가 장애인을 포함한 소외된 이들을 포용할 수 있는 새로운 30년의 시작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21-01-20 11:51:08

[매일춘추] 도사과정

[매일춘추] 도사과정

친구들이 외국으로 유학 갈 때 나는 산으로 유학을 갔다. 지인들이 프랑스에서 박사과정을 밟을 때 나는 산 속에서 혼자 도사과정을 밟았다. 한때 하산하여 박사과정을 이수해 봤지만, 내게는 박사보다 도사가 맞는 듯했다. 박사학위를 취득하지 못한 건 순전히 능력부족 탓이지만, 체질적으로도 박사보다는 도사 쪽인 듯싶었다. 나는 박사학위를 포기하고 산속 재실로 갔다.박사학위가 학계의 인증이라면 도사는 자연계의 인정이다. 외국어(外國語)가 필수인 박사처럼 도사는 자연과 대화할 수 있는 언외어(言外語)가 필수다. 박사가 많은 사람과 객관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논문을 써야한다면, 도사는 오로지 자신의 몸에 성취를 새겨 넣어야 한다. 박사가 뭔가 분석하고 연구하여 가치 있는 논문을 쓰는 것이 목적이라면, 물론 대부분 인간에게 가치 있는 것이지만, 도사는 과정이 곧 목적이다. 뭐, 내 생각이 그렇다는 말이다. 도사는 객관적이지 않다.박사와 도사를 비교하자는 게 아니라 그저 그런 길도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박사는 넓고 깊게 제대로 자신만의 지적 성취를 이루어내야 한다. 요즘은 AI가 박사논문의 표절시비를 순식간에 가려내는 시대가 되고 말았다. 박사는 정말 어렵다. 아무나 따는 것이 아니다.내가 도사과정에 입문했을 때는 학구열에 불타거나 뭔가를 이루어내기 위한 의지와 희망으로 가득했다, 라기보다는 인생에서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내려놓았을 때였다. 내 안의 무언가가 빠져나가고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사는 엉키고 꼬여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그러나 절망에 빠져 자신을 팽개칠 때가 오히려 도사과정에 입문하기 좋은 시절이다. 세상의 가치를 집어던지고 자신의 가치를 뒤집어 쓸 수 있는 용기는 캄캄한 어둠 속에서 찾아온다.자의 반 타의 반 도망치듯 산으로 가 도사과정을 시작했을 때 내가 처음으로 느낀 것은 해방감이었다. 초등학교 시절 조퇴하고 텅 빈 운동장을 가로 지를 때 느꼈던 '외로운 적막감' 같은 것. 마치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있어야 할 곳에 있는데 나만 홀로 떨어져 나온 듯한 낯선 해방감.산에 눈이 내리면 세상은 멈추고, 진공처럼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푹푹 내리는 눈 속에서 나는 생각했다. 아, 본래 길은 없고 걷는 순간 생긴다. 길은 묻는 게 아니라 걷는 것이고, 가기 위해 걷는 게 아니라 걷기 위해 간다. 도사는 무슨. 도사는 없다. 걷는 사람은 있다. 덧없음을 부지런히 실천하는 세상 사람들 모두가 다 도사로구나. 눈이 녹자 풍경이 보였다.여기 문제가 하나 있다. '곤충의 몸을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면? □ □ □' 라는 문제다. 아마도 이 문제의 객관적인 정답은 머리, 가슴, 배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러나 자신만의 길을 가는 우리네 도사들의 정답은 다 다를 것인데, 어느 초딩 도사가 삐뚤빼뚤 적어놓은 정답은 이랬다. 죽, 는, 다.리우 영상설치작가

2021-01-20 11:41:17

[관절 클리닉] 신경이 눌려 생기는 팔 저림, 일찍 치료해야

[관절 클리닉] 신경이 눌려 생기는 팔 저림, 일찍 치료해야

팔 저림의 원인은 신경이 눌려서 생기는 경우가 제일 흔하다. 신경이 눌리는 대표적인 질환이 목디스크, 팔꿈치 터널증후군, 그리고 손목 터널증후군이다.목 디스크의 주요 증상이라 하면 목 통증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정확한 판단이 아니다. 실제로 목 디스크가 발병할 경우 목덜미가 뻣뻣해지는 증상뿐 아니라 두통, 어깨 결림, 팔 저림 등의 증상까지 겪는다. 경추 불안정성이 지속되면서 주변 신경을 자극해 다른 신체 부위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특히 경추 주변은 어깨와 팔로 이어지는 신경이 자리하고 있다. 추간판 내에서 탈출한 수핵이 이러한 신경을 자극해 팔 저림, 어깨 저림을 일으키는 것이다.목 디스크 발병률이 높은 것은 경추 주변 근육 및 인대 힘이 약하기 때문이다. 목의 경우 허리보다 인대의 이완이 발생하기 쉽다. 무거운 머리를 지탱해야 하지만 목의 인대가 너무 얇고 근육 힘도 떨어지기 때문에 목 디스크 발병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팔꿈치 터널증후군의 주요 증상은 4번째, 5번째 손가락의 저림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팔꿈치 안쪽 통증을 동반하는데, 앉아있을 때 증상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아서 목 디스크로 오해되는 경우가 흔하다. 자다가 저려서 깨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손목터널 증후군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 앉아서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 직장인들에게 흔하게 발생하며 팔을 무리하게 많이 사용하는 사람에게도 흔하게 발생된다.손목 터널증후군의 주요 증상은 정중신경의 지배 영역인 엄지, 검지, 중지, 약지의 일부분 또는 손바닥 부위의 저림 증상, 운동기능저하, 손목 통증, 새끼손가락을 제외한 손과 손목의 통증이다. 손목 터널증후군은 지속적으로 무리하게 손목을 사용할 경우 발생한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다. 요리사, 운전기사, 가정주부, 사무직, 컴퓨터나 스마트 기기의 사용량이 많은 경우에 수근관의 크기나 공간을 줄이는 현상이 지속돼 정중신경을 압박하면서 통증이 유발되는 경우가 많다.이처럼 신경이 눌려서 저림이나 통증이 계속될 경우에는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신경의 압박이 장기간 유지될 경우 신경이 손상되거나, 근육 위축으로 근력이 약해지면서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질만큼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도 상당수이기 때문이다.개개인의 상태와 상황에 따라 비교적 간단한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부터, 신경치료, 재생치료, 체외충격파치료, 수술치료 등 다양한 방법이 고려된다. 최근에는 신경 프롤로 치료도 하나의 치료법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눌려 있는 신경이 어딘지 초음파로 정확한 위치를 찾은 뒤 신경을 재생 시킬 수 있는 주사액을 주입해서 눌려 있는 신경을 재생하는 치료 방법이다.배기윤 대구 완쾌신경과 대표원장

2021-01-19 16:11:14

[경제칼럼] 하찮은 아이디어는 없다

[경제칼럼] 하찮은 아이디어는 없다

'크게 될 작은 아이디어를 알아보지 못하는 하찮은 안목만이 있을 뿐'. '2019 기업가 정신 실태조사'에서 대구경북 청년들의 창업 의지가 전국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가 대구경북 청년창업 활성화를 위해 처음으로 던진 구호이다.이는 삼성전자 재직 당시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을 운영하며 직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격려할 때 하곤 했던 말이기도 하다.처음에는 별거 아닌 것 같아 보이는 작은 아이디어도, 도전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혁신 아이디어로 진화하고 발전해 나가는 경우를 많이 봐 왔다. 여기 교훈이 되는 몇 가지 사례가 있어 소개해 보려 한다.C랩 과제를 선정할 때 있었던 일이다. 3D 프린팅 산업 육성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던 때였는데, '음식을 프린팅할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에서 '푸드 프린터'를 과제로 도전한 팀이 있었다.불과 2주 만에 만들어낸 푸드 프린터 프로토타입 카트리지를 통해 나오던 피자 반죽을 처음 봤을 때의 생경함이란! 누구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참신하고 생소한 아이디어였지만 '누가 프린팅된 음식을 먹겠어?' '시장의 수요가 있겠어?'라는 회의적인 평이 지배적이었고 결국 그 아이디어는 최종 과제로 선정되지 못했다.하지만 머지않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2013년, 미국의 항공우주국(NASA)에서 우주식 개발을 위해 3D 푸드 프린터 분야에 12만5천달러를 투자한 것이다. NASA는 푸드 프린터로 만들어낸 음식은 폐기물이 없다는 점, 고체 형태의 음식을 만들 수 있어 우주인들의 저작 운동과 위장관 운동에 도움이 된다는 점, 필수 영양 성분을 쉽게 구성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후 푸드 프린터 분야에 관심과 투자가 증가했고, 이를 시작으로 푸드 프린터는 미래의 생활상을 바꾸어 놓을 대표적인 기술 중 하나로 평가되기 시작해, 현재는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10대 유망 기술로 지정되는 등 촉망받는 산업으로 성장했다.또 하나의 사례로 지난 2013년, 직접 끌지 않아도 주인을 인식해 따라오는 캐리어 제작을 목표로 C랩에 선정되었던 아이디어가 있었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겨울 왕국의 눈사람 모형에, 소형 UWB 레이더를 장착해 연동된 휴대폰을 졸졸 따라오게 만든 모델을 구현하는 데 성공해 생소하고 기발하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이 신선한 아이디어는 초기 기술 구현 및 비즈니스 미팅까지 추진되었지만, '과연 그게 되겠어?'라는 다수의 부정적 평가들에 결국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데 실패했다.그러나 이듬해인 2014년 레이더 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와의 거리를 감지해 이동하는 데 성공한 스마트 캐리어가 해외에서 처음 출시됐다. 크게 될 기회를 놓친 작은 아이디어는 이후 스마트 캐리어, 자율주행 캐리어, 로봇 캐리어 등의 이름으로 AI(인공지능) 센서, GPS(위성항법장치) 등의 다양한 기능을 탑재해 고도화되기 시작했다.현재는 오프라 윈프리, 제시카 알바, 토리 버치 등 유명 셀럽들이 앞다투어 구매하며 대기 명단에 1만 명 이상을 올릴 만큼 주목받는 아이템이 되었다.위의 사례들이 주는 교훈은 처음부터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작은 아이디어라도 비난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격려하며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최초의 자동차는 시속 5㎞/h의 속도로 경쟁 상대인 마차보다도 느렸고, 라이트 형제가 만든 최초의 비행기 플라이어호는 고작 12초에 40m를 비행했다.이들의 시작은 비록 형편없었지만 그 시작이 미약하다는 이유로 관심을 받지 못했다면 현재와 같은 눈부신 발전은 결코 불가능했을 것이다.이처럼 위대한 창업의 시작은 아주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한다. 기발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며 정부와 지자체에서 아이디어를 성장시킬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하는 창업 환경이 조성될 때 비로소 작은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찮은 아이디어란 없다. 숨은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는 하찮은 안목만 있을 뿐.

2021-01-19 14: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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