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적게 먹어도 살찌는 이유들

동물이나 사람이나 살이 찌는 근본 이유는 신체가 대사하는 열량 대비 섭취한 열량이 많기 때문이다. 섭취하는 열량은 먹는 음식과 신체의 소화 흡수율에 비례한다. 반면에 신체가 소모시키는 열량은 근육 운동량, 체온 유지, 호흡, 뇌활동과 신진대사량에 비례하기 때문에 계절, 환경, 나이 등의 변수가 크다. pixabay 동물이나 사람이나 살이 찌는 근본 이유는 신체가 대사하는 열량 대비 섭취한 열량이 많기 때문이다. 섭취하는 열량은 먹는 음식과 신체의 소화 흡수율에 비례한다. 반면에 신체가 소모시키는 열량은 근육 운동량, 체온 유지, 호흡, 뇌활동과 신진대사량에 비례하기 때문에 계절, 환경, 나이 등의 변수가 크다. pixabay

보리(7Y·7.8kg·코숏)가 내원했다. 케이지를 들고 계신 보호자의 표정만으로도 보리의 몸무게가 만만치 않음을 가늠할 수 있었다. 보리 몸무게는 7.8kg였다. 그나마 며칠 동안 못 먹어서 살이 빠진 편이라 하셨다. 코숏의 정상 체중이 4kg 정도이니까, 보리는 정상 체중의 2배나 되는 비만 고양이였다.

보리의 병명은 췌장염이었다. 고양이 췌장염은 단백질과 지방의 과잉 섭취로 인해 발생하는데, 특히 살찐 고양이가 췌장염으로 장시간 먹지 못하면 지방간증과 신부전으로 악화되기 쉽다. 췌장염 초기에 집중 입원 수액 치료를 받으며 식욕을 회복시켜야 한다.

보리는 4일간의 입원 치료를 받고 회복되었지만 퇴원 후 식이 처방과 체중감량을 위해 보호자가 노력해 주셔야 한다고 당부드렸다. 고양이 췌장염은 간식을 먹이거나 영양이 과잉 섭취되면 쉽게 재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4주 뒤 내원한 보리의 몸무게는 8.1kg였다. 오히려 체중이 증가하였다. 보호자는 간식도 끊고 사료도 평상시 보다 줄여서 주는데 왜 살이 빠지지 않느냐며 반문하셨다.

동물이나 사람이나 살이 찌는 근본 이유는 신체가 대사하는 열량 대비 섭취한 열량이 많기 때문이다. 섭취하는 열량은 먹는 음식과 신체의 소화 흡수율에 비례한다. 반면에 신체가 소모시키는 열량은 근육 운동량, 체온 유지, 호흡, 뇌 활동과 신진대사량에 비례하기 때문에 계절, 환경, 나이 등의 변수가 크다.

사료량을 확연히 줄였음에도 고양이가 살이 빠지지 않는다면 수면부족, 스트레스 , 노화, 갑상샘저하, 쿠싱증후군, 약물 부작용 등을 의심할 수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의심되면 보호자는 수의사에게 즉시 알려야 하며, 수의사는 보다 전문적인 상담과 검사를 통해 그 해결책을 찾게 된다. pixabay 사료량을 확연히 줄였음에도 고양이가 살이 빠지지 않는다면 수면부족, 스트레스 , 노화, 갑상샘저하, 쿠싱증후군, 약물 부작용 등을 의심할 수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의심되면 보호자는 수의사에게 즉시 알려야 하며, 수의사는 보다 전문적인 상담과 검사를 통해 그 해결책을 찾게 된다. pixabay

보호자에게 반려동물의 체중 감량을 위해서 지켜야 할 수칙을 두 가지 당부드렸다.

▷하루 급여하는 식사량 담아주기

하루 급여하는 사료량은 계량하여 미리 뚜껑 있는 용기에 담아두고 제공한다. 가족들이 여럿일수록 일관성 있게 하루 식사량이 지켜져야 하기 때문이다.

▷매일 한 번 체중 체크하기

아침 식사 전 또는 저녁 자기 전처럼 매일 같은 시간에 체중을 체크하고 기록한다. 고양이와 소형 반려견의 경우 1주 단위로 체중의 1~2%(50~100g) 정도가 줄지 않는다면 하루 사료 급여량을 5%씩 줄여나간다.

사료 회사가 제시하는 표준 급여량은 중성화 수술을 받고 나이가 든 반려동물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대부분 영양 과잉을 초래하기 쉽다.

보호자가 체중 감량 중인 고양이와 반려견에게 간식을 먹이고 싶다면 목표 체중이 도달 이후부터 가능하다. 매일 체중을 체크하며 체중 증가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간식을 급여할 수 있다.

이러한 체중 감량 노력에도 개와 고양이가 살이 빠지지 않는다면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그 원인일 수도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의심되면 보호자는 수의사에게 즉시 알려야 하며, 수의사는 보다 전문적인 상담과 검사를 통해 해결책을 찾게 된다.


1. 수면 부족

수면 시간이 줄어들면 비만해지기 쉽다. 가족과 함께하는 늦은 밤시간 야식을 얻어먹을 확률이 높고, 자다 깨기를 반복하며 스스로 사료를 먹기도 한다. 잠이 부족할수록 지방을 분해하는 렙틴(Leptin) 호르몬은 줄어들고, 배고픔을 느끼는 그렐린(Ghrelin) 호르몬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개와 고양이에게도 적용되는 셈이다.

2. 스트레스

스트레스가 식욕을 촉진시키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 호르몬 분비가 촉진되면서 식욕이 증가하며 복부 지방은 축적된다.

3. 노화

나이가 들수록 신진대사는 줄어들며 활동을 덜 하는 습관이 생겨난다. 노화에 따른 백내장으로 인한 시력 장애,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 요인들이 산책 운동을 기피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4. 갑상샘저하증

갑상샘(샘)의 기능 저하로 인해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해지면 신진대사가 느려지며 만사가 피곤하고 무기력해진다. 적은 양의 식사에도 지방이 쉽게 축적된다. 노령의 반려견이 무기력하고 추위를 잘 느끼며 살이 찐다면 의심할 필요가 있다.

5. 쿠싱증후군

부신 또는 뇌하수체의 기능 이상으로 코르티솔 호르몬을 과다 분비되는 병증을 쿠싱증후군이라 한다. 다음, 다뇨와 식탐이 주 증상이다. 무기력해지고 외관상 노화가 현저해지며, 탈모와 피부위축, 근육 소실, 목과 복부에 지방이 축적이 촉진된다.

6. 약물복용 부작용

뇌신경계질환, 피부질환, 면역질환 치료를 위해 코르티솔 스테로이드 약물을 장기적으로 복용하면 외인성 쿠싱증후군이 나타나기도 한다. 항염증제(스테로이드 약물), 항우울제의 복용이 식욕을 촉진시키며 지방 축적을 조장하는 경향이 있다. 약물 처방 후 물을 많이 마시거나 식욕이 현저히 증가한다면 수의사에게 그 증상을 알려야 한다.

수의학박사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 SBS TV 동물농장 동물수호천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 원장은 개와 고양이,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치료한 30여년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동물의학정보와 반려동물문화를 알리고자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동물명은 가명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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