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규형의 새론새평] 정권 실세들 살리려고 나라를 망가트려도 되는가

강규형 명지대 교수(현대사)

강규형 명지대 교수(현대사) 강규형 명지대 교수(현대사)

지금 사회가 벌집을 쑤신 듯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탈영 사건' 하나 막기 위해 정부와 집권당, 그리고 어용 매체들이 총동원되는 이런 추태를 과거에도 본 기억이 없다. 물론 이것은 정권 실세이자 소위 '검찰 개혁'을 주도하는 추 씨를 보호하기 위해 그러는 거지만, 갖다 붙이는 억지 변명들이 가관이다. 그냥 솔직하게 사과했으면 회초리 몇 대 맞고 끝날 일인데, 이제는 한국사에 남는 초대형 부정부패 스캔들로 기록될 것이다. 국방부 장관과 국민권익위원장까지 나서 요설을 쏟아내고 있으니, 이 사건 하나가 국가의 근간을 통째로 흔들고 있다. 이들의 독립성은 기대도 안 했지만, 자기 직책의 엄중함을 인식한다면 이렇게까지 막 나가지는 않았을 거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은 추미애 가족들을 '쉴드(shield) 치기' 위해 거의 매일 한두 개씩 망언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전부 악성 발언들이지만 제일 악질적인 것은 황희 의원(서울 양천갑)이었다. "모든 출발과 시작은 당시 ○○○ 당직사병의 증언이었다. 산에서 놀던 철부지의 불장난으로 온 산을 태워 먹었다" "그동안 이 사건을 키워온 ○○○의 언행을 보면 도저히 단독범이라고 볼 수 없다"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면서 제보자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했다. 3년 전엔 공익신고자 보호법을 발의한 황 씨가 이러는 것은 자기파멸적 행위다. 현 정권과 지지자들의 고질병이기도 하다. 속칭 '지표를 찍고'(공격 대상을 특정하고) 정권 지지자들의 공격을 부추기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 증언한 청년에게 이렇게 야비한 짓을 가책도 못 느끼고 저지른다. 항간에서는 황희 정승과 이름은 같지만 행동은 '황희 짐승'이라는 야유까지 나오고 있다.

방송 장악, 의회 장악, 이제는 사법부도 거의 장악됐으니 오만에 가득 차 이런 추태를 부린다. 무슨 악행을 해도 자기들을 옹호하고 지지하는 세력이 있다는 것을 믿고 더 날뛰고 있다. 권력을 만들어 내는 것은 결국 유권자이다. 아무리 방송과 정부기관을 총동원해 선전선동을 해도 현명한 유권자들은 그런 정도는 간파해야 한다. 그런데 정말 문제 있는 언행을 한 의원들도 별문제 없이 무난히 당선되고, 아예 심각한 문제 인물을 일부러 공천해도 당선되는 악순환 구조가 이미 자리 잡았다. 즉 정치인들이 올바르게 행동할 이유가 없어지니, 이들의 행태는 점점 더 저질화되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검찰 조사에 잘 협조하겠다고 하더니 검찰에선 묵비권을 행사하고, 법정에서 성실히 임하겠다고 하더니 약속을 다 뒤집고 증언거부권을 행사했다. 심지어 조 씨의 부인과 아들까지 똑같이 증언 거부를 하고 있다. 조 씨가 과거 정권들에서 한 발언들을 돌아보자. "도대체 법무부는 정권 옹위를 위해 헌정 문란 중대범죄의 수사를 방해하는 것을 임무로 하는 무법부(無法部)인가" "첩첩이 쌓인 증거에도 불구하고 '모른다'와 '아니다'로 일관했다. 구속영장 청구할 수밖에 없다. 검찰, 정무적 판단하지 말아라". 바로 현 정권, 특히 조국, 추미애 전·현 법무장관에게 해당되는 얘기 아닌가. 조 씨는 역시 조스트라다무스라는 별명을 가질 자격이 있다. 누가 그의 '영롱한' 어록을 정리해서 내면 베스트셀러는 물론이고 역사적 문건이 될 것이다. 위선도 어찌 이런 위선이 가능하단 말인가.

게다가 할 말이 없을 때는 추 씨건, 심지어는 정경심 씨건 '전가의 보도'처럼 '검찰 개혁'을 위해 버틴다고 강변한다. 검찰 개혁? 검찰을 현재 어용 방송처럼 정권의 완벽한 하수인으로 만들어 좌파 독재 또는 유사 전체주의로 나아가는 길을 만들겠다는 것 아닌가. 밉보인 사람들은 손보고, 정권의 실세나 친한 사람은 권력의 의지대로 보호하겠다는 얘기 아닌가?

인터넷 포털에서도 조금만 거슬리는 일이 생기면 불러다가 야단치는 일까지 생겼다. 네이버 부사장,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을 지낸 윤영찬 민주당 의원이 카카오의 기사 배열이 마음에 안 든다고 익숙한 어투로 "카카오 너무하군요. 들어오라 하세요"라고 문자 보내는 게 포착됐다. 많이 해본 솜씨다. 이게 발각되니 "의견 전달의 자유"라고 둘러댔다. 정권 실세가 불러서 '기합 주는'

것이 의견 전달이라는 기상천외한 변명까지 나온 것이다. 방송 장악을 넘어서 광범위한 언론 장악의 마각을 잘 보여준 대형 사건이다.

문재인 정권의 이런 이상한 행태들이 나라를 망가트린다. 그러나 정권은 그런 건 신경 쓰지도 않는다.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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