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대프리카 2020 / 조수현

조수현 현대백화점 대구점 갤러리 H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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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조형물이 등장한 대프리카 시리즈는 대구 현대백화점 동문 광장에서 매년 여름철 전시되는 행사이다. 대구의 큰 이슈가 된 야외 전시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그동안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익어가는 달걀 프라이 조형물, 눌어붙은 슬리퍼와 녹아내린 라바콘 조형물 등 더위를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조형물이 설치되었다. 올해 진행되는 대프리카 조형물은 바캉스와 더위를 주제로 한 녹아내린 휴양지가 표현되었다. 대프리카 시리즈에 전시된 조형물들은 일반 시민들에게 더위를 잠시 잊고 즐기게 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시민들은 조형물을 배경으로 인증 사진을 찍거나 선베드에 누워 휴식을 취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추억을 남긴다. 이 조형물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예술을 접할 기회를 선사하는 공공미술로서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대프리카 조형물이 시민들에 의해 활용되면서 여름철 관광의 명소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로버트 인디애나의 LOVE(러브)는 뉴욕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조형물로 유명하다. 이 조형물이 관람객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는 우리의 삶과 밀접한 단어에 의한 공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인다. 또 다른 예로 '나오시마 아트 프로젝트'는 과거에 버려진 섬 혹은 쓰레기 섬으로 불렸지만 '예술의 섬'으로 탈바꿈한 모습을 보여준다. 선착장과 방파제에 있는 쿠사마 야요이의 대표적 상징인 '호박' 조형물을 비롯해 마을 곳곳에 예술가들의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이 프로젝트는 예술가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하고 함께 작품을 제작하는 등의 도심 재생의 역할을 하였다.

반면 공공미술을 저해하는 조형물도 있었다. 강남 스타일 '말춤'과 '괴물' 그리고 '꽁치 꼬리' 등 일부 공공 조형물들은 혈세 낭비 논란을 일으키며 관람객의 반감을 초래하였다. 혐오스럽고 기괴한 형상이 지역의 특성이나 정서에 적합하지 않았던 결과로 결국 흉물로 전략한 '꽁치 꼬리' 조형물은 철거되었다.

공공미술은 사전적 의미로 '대중들을 위한 미술'로서 일반적으로 공개된 장소에 설치, 전시되는 작품을 의미한다. 전시장을 직접 찾아가지 않아도 도심의 공공 장소에서 예술 작품을 접할 수 있는 또 다른 전시 형태인 것이다.

필자는 공공 조형물의 역할은 예술성뿐만 아니라 대중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지역적 특성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대프리카 시리즈와 일상의 단어를 통해 쉽게 공감을 얻은 러브 조형물 그리고 예술가와 지역 주민들과의 협업으로 구성된 나오시마 아트 프로젝트들처럼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조형물이 예술에 대한 공감대가 쉽게 형성된다고 바라본다. 대프리카 2020의 휴양지 조형물은 예술을 어렵게만 바라보는 편견에서 벗어나 일상의 삶에 보다 쉽게 접근하고 있다. 올여름 코로나19로 바캉스를 떠나지 못한 대구 시민들의 새로운 휴양지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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