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행복은 연결 되어 있다

동진 스님 망월사 주지. 백련차문화원장

동진 스님 망월사 주지·백련차문화원장 동진 스님 망월사 주지·백련차문화원장

5월의 숲은 어머니를 닮았다. 모든 생명들이 왕성하다. 연초록 잎들이 청색으로 변한 숲에는 연령초 등 야생화들이 만발하다. 그 속에 새들이 집을 짓고 알을 품는다. 한 생명의 탄생과 성장이 이루어지고 치유와 회복의 순환을 이어간다. 모든 것을 수용하고 아낌없이 내어준다. 맑은 아침이면 뻐꾹새 우는 소리에 기분이 좋아진다. 늘 고향에 온 것 같다. 최순애 작사 박태준 작곡의 「오빠 생각」 동요처럼 정신이 맑아진다. 말 타고 서울 가신 오빠는 비단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나뭇잎 우수수 떨어진 가을까지 소식이 없다고 한다. 여러 차례 물러간다던 코로나가 언제 물러갈지 모르는 것처럼 그렇게 기다림의 나날을 살아가라고 한다. 이런 아름다운 숲이 파괴되면 생명들은 어디서 살아 갈 수 있을까? 흙과 물과 공기가 오염되면 사람들이 어떻게 살 수 있을까? 사람과 동물들이 다르지 않다. 인간보다 먹이사슬에서 열등한 동물이 환경오염으로 모두 사라지면 사람과 생명이 살 수 없다. 인간과 모든 생물은 생태계에 의존하여 상호 밀접한 관련성을 유지하면서 균형을 이루고 문화를 발전시켜 왔다.

행복과 평화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네가 있어 내가 있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으면 저것도 없다'는 존재의 상호 연관성이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다. 이번 코로나는 '너'와 '나'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내가 건강하거나 또는 코로나에 감염되어 회복되어도 다른 사람이 진행 중이라면 다시 감염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이 코로나에서 해방되도록 돕는 일이 자신을 돕는 일이다. 전염병은 온 인류가 하나의 운명으로 연결되어 있다. 나만 안전하다고 안심할 수 없다. 적극적인 이타행이 나를 위한 길이다. 다른 존재를 사랑함으로써 나도 사랑받을 수 있다

내가 설 수 있는 땅은 발바닥이 닿는 한 뼘의 조그마한 땅뿐이다. 얼마 안 되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서 있는 이외의 땅을 다 파내 버리면 어떻게 될까? 한 걸음도 움직일 수 없다. 머지않아 자신이 서 있는 땅도 무너지고 만다. 연관되어 있음을 모르면 자신도 불행해진다. 나의 행복과 성공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도움을 받으려면 겸손, 친절해야 하고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다른 존재와 대상은 나의 행복을 위해 존중되어야 하고 보호받아야 한다. 우리의 행복과 안녕은 타인 그리고 사회와 연결되어 있다. 진정으로 행복해지고 삶의 질이 높아지려면 '사회적 안녕'이 높아져야 한다.

사회적 안녕은 누군가가 베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회적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때 가능하다. 사회를 위한 행동은 자신을 위하는 것과 절대 대립하지 않는다. 수많은 연구를 보면 이타적 행동은 건강·장수와 상관관계가 높다. 다른 사람을 돕는 과정에서 느끼게 되는 행복감이나 활력이 긍정적인 감정을 유발하고 정신 면역을 높여준다.

애벌레는 나뭇잎을 다 갉아먹지 않는다. 나무가 광합성을 하지 못하면 자신도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렇게 작은 벌레도 최소한의 공존의 지혜를 가지고 있는데 우리에게는 그러한 지혜가 있는 걸까?

달라이 라마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우리는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나 혼자만 따로 행복해지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다"고 한다.

위대한 인물들은 자신을 위해 살려고 했던 사람들이 아니라 남을 사랑하는 헌신의 삶을 살았더니 위대해졌다고 한다.

자신의 무지와 어리석음이 아니라 상의 상관관계로 연결되어 있는 연기(緣起)에 눈뜰 때 따뜻한 사랑이 피어난다. 그리고 행복과 평화가 이루어진다.

5월의 정원은 꽃들로 하모니를 이룬다. 화려한 목단이 지고 나니 작약이 뒤를 이어 피어나고 이팝나무가 하얀 쌀을 뒤집어쓴 듯 장관이다. 노란 송홧가루가 온 집 안을 뒤덮고 닦고 닦아도 끝이 없다. 아카시아 꽃향기가 바람에 실려 날아오고 불두화가 뭉글뭉글 피어나 맺힌다. 뒤뜰 대숲에는 죽순이 땅을 헤집고 올라온다. 거리에는 장미 넝쿨이 붉은 꽃과 향기를 나른다. 생명들은 세상과 연결되어 자신의 참된 모습을 평화롭게 드러내고 행복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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