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경제학으로 보는 예술의 가치

김득주 대구예술발전소 운영팀장

김득주 대구예술발전소 운영팀장 김득주 대구예술발전소 운영팀장

현대사회에서 예술과 경제는 어떤 관계일까?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상품들은 누군가가 만들어서 팔면 누군가가 소비하고, 다시 만들어서 팔고 소비하는 '생산-유통-소비'가 반복되면서 경제활동이 이루어진다. 예술작품은 생산에서 유통되는 즉시 경제활동이 끝나는 '생산-유통'의 2단계로 이루어지는 특별한 상품이다. 경제학적 측면에서 예술은 모든 사람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재화인 공공재라 할 수 있지만, 이윤 창출이 어렵기 때문에 시장경제 속에서 자력으로 살아남기 어렵다.

많은 기업들이 예술에 대한 후원활동의 하나인 메세나를 통해 공연장, 전시장 등 문화시설을 건립하기도 하고, 신인 예술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메세나 활동은 기업이윤의 사회적 환원이라는 전통적 활동을 넘어서 문화예술의 이미지를 활용해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된 지 이미 오래다.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창조경영에 대한 관심이 고조됨과 동시에 소비자들의 미학적 소비 욕구가 증가하면서 '아트 마케팅'이 펼쳐지기도 한다. 아트 마케팅은 경영에 예술의 다양한 요소들을 접목해 제품, 고객, 평판 등의 실질적 가치를 높이는 활동이다.

아트 마케팅의 성공 사례는 앤디 워홀과 손잡은 앱솔루트가 대표적이다. 앤디 워홀은 미국 팝아트의 선구자로 작가 스스로를 브랜드화 시킨 현대미술가로 유명하다. 우리 주변의 일상적인 물건과 할리우드 스타를 담은 작품으로 예술계에 일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한 시대를 새롭게 정의한 작가이기도 하다.

스웨덴의 주류 브랜드인 앱솔루트는 1979년 미국시장에 갓 출시한 앱솔루트가 경쟁사에 밀려 고전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하자 용기의 시각적 차별화를 시도하고자 1985년 앤디워홀에게 보드카를 소재로 한 작품을 의뢰하였다.

앤디워홀과 손잡은 앱솔루트는 1986년 '손에 넣고 싶은' 앱솔루트의 탄생으로 대성공을 거두었고, 앱솔루트 아트 마케팅은 당시 예술계 혼란을 야기할 만큼의 파급효과를 내기도 했다.

워홀과의 아트 마케팅으로 성공을 거둔 뒤 30년이 지나 위기를 맞은 앱솔루트는 2014년 30년 전 사용한 아트마케팅을 다시 한번 적극 활용하게 된다. 앤디 워홀과의 콜라보레이션 30주년 기념으로 용기에 앤디 워홀을 그림을 입힘으로써 판매 1위의 축배를 다시 들게 된 것이다.

앤디 워홀 외에도 사진작가 얀 샤우데크, 현대미술가 로즈마리 트로켈,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조각가 루이스 부르주아 등이 콜라보레이션으로 성공적인 아트 마케팅을 펼치기도 했다.

현대사회는 상품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유통의 시대이다. 또한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가심비 상품에 가치를 두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시장구조의 경쟁체제에서 살아남기 힘든 예술영역이 그 고유가치로 소비자에게 스며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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