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산책] 코로나19가 북한의 풍토병이 되지 않기를

김영환 준비하는 미래 대표

김영환 준비하는 미래 대표 김영환 준비하는 미래 대표

동아시아 전역 최대 방역 블랙홀 北
재정·장비·인력 모든 영역에 문제점
광범위하게 격리자 퍼졌다는 소문
선전 활동 치중 절박함 표현일 수도

코로나19 사태가 중국에서 처음 터질 때부터 제기된 우려 중 하나가 만약 코로나19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개도국으로 확산된다면 코로나19가 사멸하지 않고 계절마다 유행하는 질병으로 남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아프리카, 중남미, 동남아시아 등에 종합적인 관리 통제 능력이 가장 취약한 나라들이 모여 있지만 여기 모여 있는 나라들은 대부분 1년 내내 더운 나라들이며 코로나 바이러스는 더위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더운 나라들에서 크게 확산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과거에도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나 독감 바이러스가 더운 지역에서 크게 유행한 사례는 많지 않다.

코로나19 사태에서 현재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이란이다. 이란은 중국처럼 잘 조직된 사회가 아니고 국가의 투명성도 많이 떨어진다. 3월 11일 기준으로 이란의 확진자가 9천 명, 사망자가 354명이라고 이란 정부가 발표했지만 이를 그대로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감염자는 3~10배 정도, 사망자는 2, 3배 정도 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이란 정부가 정직하다고 가정하더라도 이란의 능력으로 감염자를 체계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이란 정부가 정직하다고 보이지도 않기 때문이다. 현재 카타르와 바레인을 비롯한 다른 중동 국가로 빠른 속도로 확산 중이며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로 옮기는 것도 시간문제다.

아시아의 동쪽은 1년 내내 더워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좋지 않은 동남아시아와 사회 전반이 잘 조직되어 있는 동북아시아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중국과 한국이 가장 크게 홍역을 치르고 있고 일본도 초기에는 소극적 방역 태도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지만 지금은 적극적인 태세로 전환해서 장기적으로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동아시아에서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이다. 북한은 방역에 사용할 재정, 개인의 방역 장비, 국가 차원의 방역 장비, 방역 전문 인력, 방역 매뉴얼, 행정 투명성 등 모든 영역에 문제가 많다. 북한은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가장 강력한 조치를 취하면서 방역에 집중해왔다. 중국과의 국경을 단번에 봉쇄해버려서 중국인들이 북한에 들어오지 못할 뿐만 아니라 북한 사람들의 입국도 막았다. 비자가 만료되었건 말건 상관없이 입국을 못 하게 했다. 중국에서 잡힌 탈북자들의 입국도 막았다. 국제 제재 속에서 묵인해주던 밀수도 철저히 막았다. 군대의 운영도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운영하도록 지시했으며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않는 장교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징계를 내렸다.

북한은 모든 것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코로나19와 관련한 문제도 북한의 사정이 어떤지 알기가 어렵다. 그러나 북한 당국의 희망대로 철저히 방역이 되고 있는지는 매우 의심스럽다. 2월 1~10일 사이에 격리되었던 사람들이 30일이 지나서 최근에 격리해제되었는데 그 수가 강원도에서 1천20여 명, 자강도에서 2천630여 명이라고 한다. 전체 숫자는 알려지지 않았는데 중국과 국경을 접한 평안북도, 양강도, 함경북도 등에서도 꽤 숫자가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람들이 격리된 이유가 단순히 중국에 다녀왔기 때문인지 아니면 어떤 증세를 보인 사람들인지 알 수는 없다. 다만 이렇게 광범한 격리자가 있다는 것은 북한이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방역 전선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징표라고 볼 수도 있다.

3월 7일 선전선동부에서는 TV 방송이나 확성기 방송, 기타 선전선동 활동에서 최근 백두산 혁명전적지 답사와 관련된 내용을 많이 보냈는데 이를 코로나19(북한식 표현으로는 코로나비루스) 방역에 관한 것을 중심으로 바꾸라는 지시가 내려갔고 이는 3월 9일부터 실행되었다. 김여정의 지시로 알려졌다. 이런 것도 방역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 좀 더 절박해진 상황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동물을 매개로 전염되기 때문에 휴전선 남북을 오가는 멧돼지로 전염되었지만 코로나19는 사람을 통해 전염되기 때문에 휴전선으로 꽉 막힌 남북 간에 상호 전염될 위험이 높지 않다고 보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 남북 관계다. 그리고 전염병이라는 것이 우리가 예상하지 못하는 곳에서 구멍이 뚫리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부디 북한에서 코로나19가 장기적인 풍토병으로 남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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