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옛 이야기] 단종 복위 사육신, 박팽년과 육신사(六臣祠)

대구 영남중 교사 대구 영남중 교사

문종의 유일한 왕자인 단종이 12세의 어린 나이로 왕위에 등극하자, 종친 세력인 수양대군과 안평대군이 부상하면서 권력을 차지하려는 야욕을 드러내며 경쟁 관계에 놓였다. 동시에 어린 군주를 보필하던 영의정 황보인과 좌의정 김종서의 대신 세력들도 권세를 강화하였다.

수양대군은 권람·한명회·신숙주 등을 심복으로 삼은 뒤에 의정부 대신과 안평대군을 제거하고자 거사 준비를 착실하게 진행하였다. 그러던 중, 1453년 황보인과 김종서 등이 장차 단종을 폐위하고 안평대군을 추대하려는 반역을 도모했다고 일을 꾸며 계유정난(癸酉靖難)의 명분으로 삼았다. 곧바로 수양대군 일파는 역모의 올가미를 씌워, 김종서와 황보인 등을 척살하고 안평대군을 강화도로 귀양 보냈다가 교동도에서 사사하였다.

단종은 군국사무를 수양대군에게 맡김으로써 수양대군은 정치권력의 실세가 되어 수양의 공신과 다를 바 없는 정난공신을 자신의 일파들로 채웠고, 조정의 요직에 앉혔다. 급기야 수양대군 세력은 1455년 단종을 위협하여 양위를 받아내고 수양대군을 즉위시켰다.

세조가 즉위한 지 1년 뒤인 1456년에 집현전 학사 출신인 성삼문·박팽년·하위지·이개·유성원 등과 무관이었던 유응부·성승·박쟁 등이 단종의 복위를 다짐하던 중, 성승과 유응부가 창덕궁에서 명나라 사신을 환영하는 연회에 참석할 별운검(別雲劍·임금의 신변을 호위하는 무사)으로 선발되었는데, 이를 기회로 세조와 의경세자를 처단하고 상왕으로 쫓겨난 단종을 복위시키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거사 당일 별운검이 갑자기 취소되는 바람에 성삼문과 박팽년 등은 후일을 기대하며 거사를 미루었다. 이에 탄로 날 것을 두려워한 김질이 그의 장인 정창손에게 이 거사 계획을 알렸고, 정창손이 이를 다시 세조에게 고변함으로써 사육신을 비롯한 반왕 세력들은 극형에 처해지고, 그들의 가족들은 처형되거나 공신들의 노비로 전락하였다.

사육신 중에 한 사람인 박팽년(1417~1456)은 1434년에 문과에 합격하여 무려 18년 동안 집현전에서 재직하였는데, 경학과 문장 실력은 집현전 학사 중에서 단연코 으뜸이었다. 박팽년은 탁월한 재주를 바탕으로 의방유취(醫方類聚)·동국정운(東國正韻)·고려사(高麗史) 등의 서적을 편찬하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

그러다가 박팽년은 단종 복위 운동의 주모자로 국문을 받게 된다. 그때 세조가 그의 능력을 아껴 자신의 편에 설 것을 권유하였으나, 웃을 뿐 대답하지 않았다. 오히려 박팽년이 세조를 '나으리'라고 부르자, 격분한 세조는 "그대가 이미 나에게 '신'(臣)이라고 칭하였는데, 이제서야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고 비꼬았다. 이에 박팽년은 "내가 상왕의 신하이지 어찌하여 나으리의 신하입니까? 충청도 관찰사로 있던 시절부터 1년간 작성했던 보고서에는 한 번도 '신'(臣)이라고 칭한 적이 없었습니다"라고 당당하게 반박하였다.

세조가 울분을 토하며 박팽년이 올렸던 상소문을 살펴보니 '신'(臣)이라는 글자가 단 한 자도 보이지 않았다. 먼 훗날인 1691년 숙종은 사육신의 관직을 회복하였고, 영조는 1758년에 박팽년을 이조판서에 추증하고 충정(忠正)의 시호를 내렸다. 박팽년 가문이 멸문지화를 당했을 무렵 그의 둘째 아들 '순'(珣)의 아내 이씨가 친정인 묘골에서 마침 아들을 출산하였다.

공교롭게도 그 집 여종은 딸을 낳았는데, 여종이 자신의 딸을 이씨 부인의 아들과 맞바꾸는 바람에 그 사내아이는 박팽년의 유일한 손자가 되었다. 그는 성종의 특명으로 사면되어, '일산'(壹珊)이라는 이름을 갖고 1497년에 하빈현 묘골 용산 아래에 사당과 정자를 지어 박팽년의 위패를 모시며 제사를 지냈다. 그의 후손들은 나머지 5인에 대해 추가로 제사를 받들다가 정구(1543~1620)의 건의로 육신사(六臣祠)를 세워 6인의 신위를 모시고 봄·가을로 그들을 기렸다. 현재 육신사는 '대구광역시 달성군 하빈면 육신사길 64'에 있는데 사육신의 굽히지 않았던 충절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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