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숫자로 보는 전기차 시대의 도래와 지역 경제의 미래

정우창 대구가톨릭대학교 기계자동차공학부 교수(KAIST 공학박사)

정우창 대구가톨릭대 교수(KAIST 공학박사) 정우창 대구가톨릭대 교수(KAIST 공학박사)

세계 전기차 배터리 수요 年 35% 성장

한중일 3국 업체 출하량의 99% 차지

대기업 포항·구미 양극재 공장 투자

대구경북 전기차 산업 '허브'로 부상

 

2018년 전 세계에서 판매된 자동차 9천244만 대 중 204만 대가 전기차였다. 점유율은 2.2%에 불과하지만 미래에셋대우증권 예측에 따르면 2025년에는 12.2%인 1천602만 대로 약 8배 증가한다.

지난해 중국에서 팔린 전기차는 전 세계 판매 전기차의 56%를 차지했으며 유럽 23%, 미국·캐나다가 17%로 뒤를 이었다. 중국에서 압도적으로 전기차가 많이 판매되는 이유는 중국 정부가 대기질 개선 및 친환경차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도입해왔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원 제도 완전 폐지가 전기차 판매 감소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2019년 '신에너지차량'(NEV) 정책이 도입되면서 전기차는 여전히 잘 팔리고 있다.

NEV 정책은 연간 승용차를 3만 대 이상 생산하거나 수입하는 자동차 제조사가 판매 대수 중 전기차, 수소차 등 NEV를 10% 이상 포함시켜야 하는 정책이다. 내년에는 그 비율이 12%로 증가하게 된다.

올 상반기 중국의 전기차 판매는 4%로 한국 2.1%, 미국 0.8%, 일본 0.6%에 비해 훨씬 높았다. 판매 차량 중 전기차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노르웨이로 2019년 상반기 기준 37%를 차지했다. 노르웨이는 네덜란드와 함께 202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전면 금지했으며, 프랑스와 영국은 2030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아직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시점을 공표하지 않고 있다.

전기차의 가장 핵심 부품은 배터리이다. 아이오닉 전기차 가격 4천200만원 중 배터리는 30%인 1천300만원이다. 지엠 볼트 전기차 중량 1천600㎏ 중 배터리는 27%인 435㎏을 차지한다.

2019년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을 보면 10위 이내에 중국 기업 5개, 한국 기업 3개, 일본 기업 2개가 포진하고 있다. 중국 CATL이 26.4%로 1위,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일본 파나소닉이 23.7%로 2위, 중국 BYD가 14.5%로 3위이다. LG화학은 12.8%로 4위, 삼성SDI는 4.4%로 5위, SK이노베이션은 2.4%로 8위다.

자국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원하는 중국 정부의 정책 덕분에 중국 배터리 업체는 기술 수준과 출하량 모두 엄청난 성장을 해서 우리나라 배터리 기업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한 나라의 국가 정책이 자국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좋은 사례이다.

일본의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2018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93GWh였으나 수요는 매년 35%씩 성장해 2025년에는 941GWh에 이를 전망이다. 2021년이 되면 세계 전기차 배터리 공급은 343GWh까지 증가하지만 수요 예상량 356GWh보다 적어 배터리 공급 부족이 시작된다고 예측하고 있다. 배터리 공급 부족을 고려해서 LG화학은 한국·미국·중국·폴란드에서, 삼성SDI는 한국·중국·헝가리에서, SK이노베이션은 한국·미국·중국·헝가리에서 공장을 가동하거나 증설하고 있다.

한·중·일 3국 업체들이 전 세계 출하량의 99%를 차지하는 현재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지각변동도 시작되고 있다. 폭스바겐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를 공개하고 앞으로 3세대 전기차 배터리는 자국 제품을 사용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프랑스와 독일 정부는 전기차 배터리가 신에너지산업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것으로 보고 공동 개발을 시작하고 배터리 탈아시아를 선언했다.

배터리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등으로 구성된다. 포스코그룹은 2차전지 중심의 신성장산업 매출을 현재 1%에서 2030년 20%까지 키운다고 발표했다. 포스코는 구미에 양극재 공장이 있으며, LG화학이 투자하는 구미형 일자리도 양극재 공장이다. 본사가 청주인 에코프로비엠은 포항에 건설 중인 양극재 공장을 곧 가동하고 추가 공장도 건설할 예정이다. 포항은 올해 7월 25일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기도 했다. 우리 지역이 전기차 시대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관련기사

오피니언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

기획 & 시리즈 기사

[매일TV] 협찬해주신 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