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선사인류와 빙하기 이야기

전영권 대구가톨릭대 지리교육과 교수

전영권 대구가톨릭대 지리교육과 교수 전영권 대구가톨릭대 지리교육과 교수

대구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살았던 인류는 약 2만 년 전 후기 구석기시대 인류로 보고되고 있다. 구석기시대 이래 대구지역에서 살아온 우리 인류의 이야기를 필자는 기후적 환경과 관련하여 앞으로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첫 주제는 선사 인류와 빙하기 이야기다.

지구상에는 지금보다 훨씬 추웠던 빙하기가 실제로 존재했었고 앞으로도 빙하기는 또 올 수 있다. 그렇다면 빙하기는 왜 생겨나는 걸까?

지구상에 빙하기가 발생하는 것을 보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 지구 공전궤도와 자전축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1년에 한 바퀴 도는 것을 공전이라 하고, 공전하는 동안에도 지구는 자전축을 중심으로 하루에 한 바퀴 돌게 되는데 이것을 자전이라 한다. 그런데 공전궤도와 자전축의 기울기 그리고 자전축의 회전(세차운동)은 항상 일정한 것이 아니라 수만 년을 주기로 조금씩 변한다는 것이 과학계의 설명이다. 바로 이러한 공전궤도와 자전축 기울기 변화 그리고 자전축의 회전으로 인해 태양으로부터 지구에 도달하는 에너지는 변한다. 즉 공전궤도가 지금의 궤도보다 약간 바깥으로 이동하면 지구상에 도달하는 태양 에너지는 감소하게 돼 혹독한 추위가 나타나고 그것이 바로 빙하기가 발생하는 이유다. 반대로 공전궤도가 좀 더 안쪽으로 이동하면 도달하는 태양 에너지는 증가하여 빙하기는 끝나고 고온의 지구, 즉 간빙기가 나타난다.

지구 생성 이래 이러한 현상은 지속되어 왔다. 현재 우리가 사는 기후 환경보다 더 추운 빙하기가 오면 바닷물이 증발하여 눈으로 변해 녹지 않고 육지에 쌓여만 갈 것이다. 그러면 육지에 쌓여가는 눈의 양만큼 바닷물은 줄어 해수면은 낮아진다. 반대로 지구의 대기온도가 점점 높아지면 육지에 쌓여 있던 눈(빙하 포함)이 녹아 바다로 흘러가게 돼 바닷물은 불어나 결국 해수면은 높아진다. 이처럼 지구상에 빙하기와 간빙기가 교대로 나타나면서 지구상에는 엄청난 변화를 가져다준다.

지구적 기후변화는 우리 인류 문명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예를 들면, 지금으로부터 약 1만 년 전에는 지구상에 마지막 빙하기가 존재했던 시기다. 역사에서는 이러한 1만 년 전을 기준으로 인류의 문명 역시 큰 전환점을 가지는 시기라 보고 1만 년 이전의 빙하기를 구석기시대로, 그 이후의 시기를 신석기시대로 구분한다.

지금의 한반도와 중국 대륙을 가르는 서해는 평균 수심 44m, 최저 수심 103m로 빙하기 당시 평균 해수면이 지금보다 약 120m가량 낮았던 것을 고려한다면 서해는 육지로 드러난 상태이다. 또한 남해 역시 평균 수심 101m, 최저 수심 227m여서 제주도까지 육로로도 이어질 수 있었다는 생각을 가능케 해준다.

빙하기에는 혹독한 추위로 인해 동물은 먹잇감을 찾아 따뜻한 남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인류 역시 추위를 피하고 먹잇감을 쫓아 남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이동한 구석기시대 인류는 제주도까지 이르게 되었고, 그 후 빙하기가 끝나 날씨가 따뜻해져 북으로 돌아가려고 해도 해수면이 높아져 갈 수 없게 되었다. 결국 당시 제주도에 머물게 된 인류가 제주도 최초의 인류가 되는 것이다.

한편 빙하기에 한반도 남쪽으로 이동해 온 구석기 인류는 이전의 지역에서 사용했던 도구나 중요 유물들을 가지고 왔을 것이다. 또한 이동 중에는 필요에 따라 물물교환도 이루어졌을 것이다. 이처럼 빙하기와 같은 지구적 환경변화는 오늘날 지구 전체에 걸쳐 나타나는 유적이나 유물의 유사성을 설명하는 데 있어 근본적인 이유가 될 수 있다.

전영권 대구가톨릭대 지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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