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개·고양이 더 힘들게 하는 약 먹이기"…반려동물을 위한 약 먹이는 법

[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개와 고양이 약 먹이기

동물이 아프면 아픈 아이를 보는 엄마의 마음처럼 가족들은 애가 탄다. 동물병원에 오는 동물의 질병은 구토와 설사. 기침, 피부질환 등이 다수를 차지하며 이런 질병들은 가정에서의 약물 급여가 치료에 매우 중요하다.

특히 신장 질환, 심장 질환 등의 만성 질환을 가진 동물은 매일 약을 먹어야 하는데 생각보다 약을 먹이기 어려워하는 보호자가 많다. 보호자가 반려동물에게 편하게 약을 먹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가루약 반죽 만들어 먹이기 (이미지 출처: 탑스동물메디컬센터) 가루약 반죽 만들어 먹이기 (이미지 출처: 탑스동물메디컬센터)

◆간식에 가루약 섞어주기

약을 음식과 함께 먹이면 편리하긴 하지만 약물의 흡수가 지연될 수 있다. 그래서 소량의 기호성 높은 간식에 약을 섞어주는 것을 추천한다. 약을 먹은 후 칭찬 한마디는 동물이 쓴맛도 기꺼이 참아내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1) 개

개는 사람의 미각의 십 분의 일 정도만 맛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쓴맛에 대한 감지도가 떨어지므로 기분 좋은 상황에서 간식과 칭찬이 더해진다면 비교적 약을 잘 먹는 편이다.

통조림이나 부드러운 음식(삶은 고구마, 치즈, 소시지 등)에 약을 뿌려주거나 간식 속에 감추어 급여한다. 단맛을 좋아하는 개라면 프락토올리고당을 한두 방울 섞어 먹이면 된다.

설탕이나 꿀대신 프락토올리고당을 권장하는 이유는 설탕보다 열량이 현저히 낮으면서도 충치균에 이용되지 않으며, 장내 비피더스균의 성장을 돕고 비만 예방에 도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약을 급여할 목적 외에는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2) 고양이

고양이는 개보다 미각이 덜 발달했으며 단맛을 느끼지 못하고 후각으로 느껴지는 지방의 풍미에 예민하다. 평상시 잘 먹는 통조림이나 액상 간식을 살짝 데워서 약을 섞어 제공한다. 약을 먹자마자 침을 흘리는 등 쓴맛을 극히 싫어하는 고양이의 경우 캡슐에 담긴 약을 선택한다.

고양이 알약 먹이기 (이미지 출처: 탑스동물메디컬센터) 고양이 알약 먹이기 (이미지 출처: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알약 먹이기

엄지와 중지를 이용하여 양 볼을 지그시 눌려주면 자연스레 입을 벌린다. 혀 안 깊이 알약을 넣고 입을 닫은 후 주둥이가 하늘을 향하도록 유지한다. 목 넘김을 관찰하여 알약을 삼켰는지를 확인한다.

이 방법은 동물의 혀 깊이 알약을 신속하게 넣어주어야 하므로 동물을 보정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약을 먹인 후 칭찬을 해주면 다음번에 약을 먹일 때 한층 수월할 수 있다. 주둥이가 길거나 몸이 작은 동물의 경우 필건(알약급여기)을 이용한다.

◆가루약을 반죽처럼 만들어 먹이기

개는 가루약에 프락토올리고당을 한 방울 떨어뜨려 반죽을 만든 후 반대편 검지손가락 끝에 묻혀 입천장에 발라준다. 이때 엄지와 중지를 이용하여 양측 볼을 지그시 눌려주면 자연스레 입을 벌린다.

고양이는 단맛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기호성이 높은 통조림 기름 또는 액상 간식을 가루약과 반죽하여 급여하는 것이 좋다.

 

주사기로 약물 먹이기 (이미지 출처: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주사기로 약물 먹이기 (이미지 출처: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주사기를 이용해 가루약 먹이기

약봉지는 내면이 방수 재질이므로 개의 경우 프락토올리고당 두세 방울과 소량의 물을 약봉지 안에 첨가해 가루약을 현탄액으로 만든 후 주사기로 뽑아서 급여한다.

한손으로 주둥이를 받쳐 하늘을 향하게 한 뒤 주사기를 어금니 쪽으로 주입하여 약물을 넣어준다. 개와 고양이는 송곳니와 어금니 사이 치아가 멀어져 있기 때문에 주사기를 이용할 경우 굳이 입을 크게 벌릴 필요가 없으며 혀를 날름거린다면 약을 잘 받아먹는 것이다.

고양이는 수분 함량이 많은 액상 간식을 데운 후 가루약과 섞어 현탄액으로 만들어 같은 방법으로 급여가 가능하다. 쓴맛에 예민한 고양이가 약을 삼키지 않고 침을 흘린다면 캡슐을 이용해 급여하는 것이 좋다.

◆약 먹는 것을 두려워하는 고양이는?

고양이는 약을 먹이는 과정에서 두려움을 많이 느끼는 동물이다. 약물 급여에 대한 나쁜 기억이 형성되면 약을 먹고 쓴맛을 느끼자마자 침을 게워내며 삼키지 않으려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구내염이 다발하는 길고양이들은 입안 염증으로 인한 통증 때문에 더욱 싫어할 수 있다. 이 경우 클립노시스(유아기 어미가 목덜미를 물고 다니는 습성이 남아있어 목덜미를 잡으면 릴렉스 되는 현상) 보정을 이용하여 캡슐을 급여하도록 한다. 캡슐 표면에 버터 오일을 발라 거부감을 줄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어려울 경우 수의사와 상의하여 약물 지속 효과가 오래가는 주사 치료를 고려하여야 한다.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SBS TV동물농장 수의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 원장은 개와 고양이,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한 30년간의 임상 경험을 토대로 올바른 동물 의학 정보를 제공하고 바람직한 반려동물 문화를 제시하고자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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