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영남권 철도물류기지 준비하자

안용모 한국철도건설협 부회장(전 대구시도시철도건설본부장)

안용모 한국철도건설협 부회장(전 대구시도시철도건설본부장) 안용모 한국철도건설협 부회장(전 대구시도시철도건설본부장)

힘찬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 이맘때쯤 나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를 떠나 9천288㎞의 대장정 모스크바로 가고 있었다. 대구에서 북한을 지나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으로 철도가 이어지는 '21세기형 철의 실크로드'가 재현됐을 때 얻어질 엄청난 잠재적 수익을 상상하고 있었다.

남북 철도 연결 및 현대화 사업 착공식이 지난달 26일 개성 판문역에서 열렸다. 남북 정상이 지난 9월 평양에서 합의한 이 사업은 끊긴 남북의 혈맥을 잇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열차가 남북을 오가게 되면 엄청난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사람과 물자가 대구 영남권 물류기지를 출발해 북한을 관통한 뒤 중국이나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까지 오갈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대구가 사실상의 섬에서 벗어나 해양과 대륙을 연결해 주는 중심 지역으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다.

남북 철도 연결이 이뤄지면 대구는 대륙으로 가는 물동량을 확보해 영남 내륙 물류 중심지역으로 부상하도록 해야 한다. 남북이 끊어진 철길을 이어 한반도종단철도(TKR)를 완성하면 북한을 통해 대륙을 거쳐 유럽까지 가는 '철의 실크로드'가 현실화된다.

영남권의 교통 및 물류 중심지인 대구에 영남권 내륙 철도물류기지를 건설해야 한다. 대구는 자타가 공인하는 철도와 도로의 교통요충지이자 내륙산업단지의 중심에 있으므로 남북 철도 연결로 경제적 무한 잠재력을 가진 대륙철도의 활용을 위해서 영남권 물류 전진기지를 하루빨리 준비해야 한다.

그동안 바다가 없는 내륙의 도시를 벗어나서 철도물류기지를 유치하여 대구가 영남의 교통물류의 요충지로 꼽히고 있는 장점을 살려야 한다. 철도와 고속도로가 사통팔달로 지나고 있어 내륙 물류의 중심지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중국, 러시아 및 유럽으로의 직접 교역로를 확보해 대륙 경제에 대구를 중심으로 하는 내륙 산업단지가 합류하는 경제 효과도 기대된다. 유라시아는 중국, 인도, 러시아를 포함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남북 철도가 연결되면 우리나라에서 유럽으로 수출하는 화물의 운송 시간이 해상운송보다 2주일 줄고, 운임도 컨테이너당 800∼1천100달러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문가들이 전망하고 있다.

결국 남북 철도 연결과 그에 따른 대륙 간 철도 연결은 대구가 영남권의 새로운 물류거점기지로 부상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류거점기지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거나 물류가 이동하는 데 따른 통행료를 받는 것에 국한되는 부분이 아니다. 물류거점기지가 되면 운송수단이 발달하고 그만큼 산업 입지가 좋아지게 된다는 뜻이다. 물류기지 기반시설을 건설하기 위한 투자 역시 늘어나고, 여객 운송수단의 발달로 관광산업 활성화에도 일조할 수 있게 된다.

남북 철도 연결이 대구 전체의 경제 르네상스를 이끌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해야 할 필요성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재도약을 향한 대구경북 발전의 기회가 열리고 있다. 이번 남북 철도 연결을 계기로 대구경북이 한마음으로 뭉쳐서 뛴다면 '영남권 철도물류기지'를 출발하는 '철(鐵)의 실크로드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청사진은 반드시 현실로 드러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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