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적폐 청산, 너무 오래 한다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수성을 지역위원장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수성을 지역위원장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수성을 지역위원장

새해인데도 식당에 손님이 없다. 사업을 하는 지인들도 예외 없이 전망에 대해 부정적이다.

경제 전문가가 아니니 왜 경기가 나빠졌는지 그리고 어떻게 경제를 살려야 하는지에 대한 뾰족한 대답을 제시하지 못하겠다. 그러나 핑곗거리를 찾기보다는 할 수 있는 것부터 찾아서 무엇이든 해야 한다.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경제에는 경제 외적인 변수도 큰 역할을 한다고 들었다. 남북 관계의 훈풍도 그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평화가 찾아오면 투자와 교역이 늘어날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또 하나가 더 있다. 이쯤에서 적폐 청산을 위한 수사는 마무리하고 민생에 전념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국민들도 그렇게 바라고 있는 것 같다.

문재인 정부 출범 3년 차에 접어들었는데도 적폐 청산을 향한 검찰의 칼끝은 멈추지 않고 있다. 국정 농단 수사도 계속되고 있다. 사법 농단을 수사하기 위해 전직 대법원장이 곧 검찰에 불려 나온다고 한다. 전직 대법원장의 수사는 결론이 어떻게 나든지 간에 사법 불신이라는 커다란 부작용을 불러올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그래도 우리나라 사법부는 믿을 만하다고 이야기해 보지만 얼마나 수긍할지 말하는 나로서도 조금 궁색하다는 생각이 든다.

적폐 청산이 나쁘거나 필요 없다는 말이 아니다. 그러나 모든 일은 과유불급이다. 적폐 청산을 너무 오래 하고 또 과하게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필자가 경찰에 있을 때 수사 경찰의 모토는 신속, 공정, 친절이었다. 우선, 수사는 빨리 끝내야 한다. 그래야 법적 불안정성에서 벗어나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다. 수사가 길어져서 좋을 것은 없다. 수사를 받기 위해 수사기관을 들락거리는 사람이 무슨 정신으로 제대로 생업에 종사할 여유를 가질 수 있겠는가? 보통 사람은 경찰서에서 한 번 출석요구를 하면 그때부터 며칠간은 잠을 설칠 정도로 수사라는 것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런 만큼 사법권은 신속하게 행사돼야 한다.

여기에 더하여 검찰의 적폐 청산 수사가 좀 과하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검찰로서는 좀 억울한 생각이 들 수 있겠다. 법과 원칙에 따른 적법한 수사라고 항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수사가 적법하기만 해서 될 것인가? 수사는 개인에게 불이익을 주는 억압적 사법 행정 작용이므로 죄와 벌이 상응해야 하며 목적 달성을 위한 필요 최소 범위에서 그쳐야 한다. 그것은 마치 암 수술을 위한 외과 수술이 환자를 살리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부위만 잘라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래야 국민들의 공감을 받는 정당한 수사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정당한 수사인지의 판단은 칼을 쥔 사람이나 칼질을 당하는 사람보다는 지켜보는 제3자들이 내리는 것이다. 적법한 수사라고 하더라도 많은 사람이 지금의 수사가 과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정당한 수사가 아닐 수 있다.

기해년 새해를 맞아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듯이 우리 검찰과 정부가 시민들의 여론에 귀를 열고 어떻게 하는 것이 작금의 어려운 시대에 도움이 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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