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덕도 신공항, 대국민 사기에 가깝다

더불어민주당이 오늘 국회 본회의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처리할 방침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가덕도 특별법을 반드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낙연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부산에 총출동해 가덕도 특별법을 앞세운 여론몰이를 했다. 170석이 넘는 의석을 가진 민주당의 가덕도 특별법 처리에 걸림돌은 없을 것이다.

부산시장 선거에 눈이 멀어 '막장 법안' 비판까지 받는 가덕도 특별법 처리에 올인하는 민주당이 성찰했으면 하는 것이 여러 가지 있다. 특별법 통과에 따른 후과(後果)가 민주당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특별법 자체가 가진 하자들이다. 예비 타당성 조사 등 각종 사전 절차를 면제·축소한 특법법에는 가덕도에 신공항을 조성한다는 당위만 있을 뿐 경제성, 예산, 건설 규모 등은 백지상태다. 특별법 처리에만 목을 맨 탓에 졸속 입법이 이뤄진 것이다. 특별법을 심사한 의원들조차 자괴감을 토로했고, 온갖 특혜 조항에 정부 부처들까지 반대하고 나섰다.

공항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안전성, 시공성, 경제성 등 7가지 항목에 걸쳐 가덕도 신공항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별법이 통과돼 가덕도 신공항이 공사에 들어가더라도 완공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사업비가 28조6천억원까지 늘어나는 등 가덕도 신공항이 돈 먹는 하마가 되거나 지반 침하, 환경 문제 등으로 공사 자체가 불가능해지면 누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가장 큰 우려는 선거 승리를 노려 대형 국책사업을 득표 미끼로 던진 '나쁜 선례'를 남기는 것이다. 내년 대선에서는 가덕도 신공항을 뛰어넘는 초대형 포퓰리즘 공약들이 여야를 막론해 쏟아질 것이다. 표를 얻기 위해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공약들을 남발하는 것은 대국민 사기에 가깝다. 정권이 바뀌면 특별법 처리는 물론 무리한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대한 감사·수사가 벌어질 수도 있다. 국정을 책임진 여당이라면 눈앞 선거를 떠나 국가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 가덕도 특별법 처리에 앞서 민주당의 진지한 성찰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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