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갑질, 뿌린대로 거둔다

김원규 대구시의회 의원

김원규 대구시의회 의원 김원규 대구시의회 의원

'당신 자리를 보존하고 싶으면, 나를 잘 접대하라.'

'인사권이 나한테 있으니, 내 마음대로 한다.'

'회사에서도 날 자를 순 없으니, 신고하면 신고한 사람을 나가게 하겠다.'

이런 말을 매일 듣는다면, 그 직장에 다닐 수 있을까?

갑질은 사회·경제적 관계에서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람이 그 지위를 이용해 상대방에게 부당한 대우를 요구하거나 처우를 행하는 것을 말한다.

갑질 행위의 가해자들은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갑질 사건은 당사자 간 해결이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피해가 발생할 시 이를 해당 기관의 상급자나 감사 부서에 신고하더라도 개인정보 보호가 잘 이뤄지지 않아 2차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2018년 이후 갑질 행위 근절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있었음에도 현행법에서는 사용자와 근로자 간 갑질 행위를 제외한 조직 내에서 발생하는 갑질 행위는 해당 조직 내에서 해결하도록 하고 있다.(근로기준법 제76조의 3)

이 때문에, 피해자는 여전히 갑질 상황에 놓인 채 해당 기관의 조치만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사내 고충 제도와 담당 부서가 있더라도 피해자와 갑질 행위자의 분리조차 잘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갑질 행위자가 조직 내에서 우월한 위치에 있는 까닭에 그와 관련한 조사와 조치가 미흡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갑질로 인한 피해가 대구 몇몇 공공기관에서도 몇 년째 발생하고 있다. DGIST의 한 청소 용역업체의 경우 이미 3년 전에 갑질 피해 사실을 알리고 퇴사한 피해자들이 있었다. 올해도 다른 피해자가 발생해 해당 조직에 피해 사실을 알렸으나 조치가 늦어지는 사이 2차 피해가 발생했고 수많은 피해자들은 견디다 못해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다.

갑질을 단순히 그 조직 내부의 인간관계 문제로 여기고 당사자들에게 맡겨 놓는 동안 피해자들은 최소한의 구제도 받지 못한 채 직장을 떠나게 된다.

따라서 갑질 행위의 근절과 피해자 구제를 위해서는 해당 조직 내에서 발생한 갑질 행위에 대해 자유로운 피해 호소가 가능한 별도의 창구가 있어야 한다. 대구 시민의 복리 향상과 지역 내 선진적인 근로 분위기 형성을 위해 시 차원의 갑질신고센터 등 지역 근로자의 근로 인권 향상을 위한 조직을 구성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자 한다.

또한 필자는 DGIST 청소 용역업체의 갑질 사건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대구시 인권 옴부즈만의 도움을 받아 효율적인 대응을 할 수 있었다. 현재 대구시 인권 옴부즈만의 업무는 사회복지시설 거주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그 대상을 대구 시민 전체로 확대한다면 대구 시민의 인권 신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제도적 지원 체계를 바탕으로 대구시 산하 기관뿐 아니라 우리 지역에 위치한 각종 공공기관 및 대학교와 근로자 인권 보호를 위한 상호 협력을 통해, 해당 기관과 관련된 용역업체에서 발생하고 있을지도 모를 갑질 행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점검과 구제도 시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 지역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을 외면하면서 성공적인 지방분권과 행정통합의 시대를 열어 갈 수는 없다.

대구시는 지방행정을 관할하는 행정관청인 만큼 시 소속이 아니더라도, 공공성 또는 준공공성을 지닌 대구의 모든 공공기관과의 협업 및 관련 조직의 신설을 통해 지역 발전을 위해 애쓰는 모든 분들의 어려움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광역 행정기관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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