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해신공항 백지화 수용한 국토부 장관, 역사에 죄 짓지 말라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30일 국회 교통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국무총리실 산하 검증위원회가 지난 17일 발표한 김해신공항의 사실상 백지화 결정과 관련, "검증위의 결과를 수용하기로 했으니까 받아들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검증위원회의 부실 검증 의혹 논란의 증폭에도 불구하고 담당 부처인 국토부는 이런 제기된 의혹 해소를 위한 최소한의 규명 노력도 없이 부실투성이 검증 결과를 따르겠다니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국토부는 부산·울산·경남도가 주장하고 추진한 가덕도신공항 대신 2016년 영남권 5개 시장·도지사 합의 아래 결정된 김해신공항 정책을 지지하고 이를 일관되게 지켰다. 이는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고 김 장관 부임 뒤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는 김해신공항 정책이 이미 합리적 대안으로 증명됐고, 국민과의 약속인 만큼 정치를 이유로 국가 대계를 하루아침에 손바닥 뒤집듯 멋대로 팽개쳐서는 안 된다는 국토부 국정 철학 때문이었다.

이랬던 김 장관이 이날 태연하게 표변(豹變)하니 누굴 위한 장관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김 장관은 국토부 입장을 뒤집고, 의혹투성이 검증위원회 결정만 받들고, 김해신공항 백지화는 "유감스럽다"며 딴청을 부리고 있다. 이미 검증위는 소음 피해 부분만 하더라도 부울경의 주장보다 국토부 자료가 맞다고 인정하면서 정작 부울경에 불리한 부분은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정황이 드러나는 등 검증의 신뢰성을 잃고 있다.

기준을 잡고 국가 정책을 이끌어야 할 장관마저 이러니 부산 가덕도신공항을 미는 정치권은 신이 날 수밖에 없겠지만 나라는 하루 이틀 있다 사라질 동네 계모임도, 친목단체도 아니다. 검증된 김해신공항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미래 세대에 빚이 될 수십조원이 들 가덕도신공항을 대통령 한 사람의 입맛 때문에, 성추행 비위로 물러난 부산시장의 선거용으로 추진하는 어리석음은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다. 이제라도 제대로 된 국토부 입장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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