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강아지 동맥관개존증(PDA)

나나(말티즈, 암컷, 6개월)의 청진 검사. 어린 강아지의 선천성 동맥관개존증(Patent Ductus Arteriosus, PDA)은 말티즈, 푸들, 포메라니안, 비숑 , 요크셔테리어 와 같은 소형 품종에서 자주 관찰되며, 특히 순종 암컷에서 자주 발생한다.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나나(말티즈, 암컷, 6개월)의 청진 검사. 어린 강아지의 선천성 동맥관개존증(Patent Ductus Arteriosus, PDA)은 말티즈, 푸들, 포메라니안, 비숑 , 요크셔테리어 와 같은 소형 품종에서 자주 관찰되며, 특히 순종 암컷에서 자주 발생한다.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하얀털에 까만코, 보기만 해도 사랑스러운 나나(1.35kg. 말티즈, 암컷, 6개월)가 병원을 찾았다. 나나에게는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나나의 보호자는 체형이 작은 것 외에는 건강하게 잘 자란다고 생각했던 나나가 검진을 받으러 내원한 동물병원에서 심장 청진에서 심잡음(murmur)이 관찰되며, 초음파 검사를 했더니 선천성 신장질환이 의심된다고 얘길 들었다 하셨다. 어린 강아지가 심잡음이 현저하고 체형이 왜소하다면 선천성 심장질환을 의심하게 된다.

말티즈, 푸들, 포메라니언, 비숑 , 요크셔테리어 와 같은 소형 품종에서 관찰되며, 특히 순종 암컷에서 다발하는 선천성 동맥관개존증(Patent Ductus Arteriosus, PDA)이 유력하게 의심되었다.

동맥관개존증은 어미의 뱃속에 있던 태아가 탯줄을 통해 혈액을 공급받을 때는 필요했지만 출산 후 폐호흡이 이루어지면 수일내로 자연히 닫혀져야 할 혈관이 남아있는 경우를 말한다. 동맥관개존증이 심할수록 대동맥에서 폐동맥으로 혈액이 와류되면서 원활한 심장 혈액 순환이 방해되며, 생후 1년 이내 70% 정도가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반면에 PDA 혈관을 수술로 잘 결찰해주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진다.

(윗 사진)나나의 X-ray 검사에서 심비대가 관찰되었다. (아랫사진)심장 초음파 검사를 통해 대동맥과 폐동맥 사이에 혈액의 와류를 확인하였다. 나나는 선천성 동맥관개존증 (Patent Ductus Arteriosus, PDA) 환자로 확진되었다.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윗 사진)나나의 X-ray 검사에서 심비대가 관찰되었다. (아랫사진)심장 초음파 검사를 통해 대동맥과 폐동맥 사이에 혈액의 와류를 확인하였다. 나나는 선천성 동맥관개존증 (Patent Ductus Arteriosus, PDA) 환자로 확진되었다.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건강하다고 여겼던 나나에게 심장병이 있다는 얘기를 들은 가족들은 쉽게 받아들이지 않으셨다. 나나에 대한 종합 건강검진이 이루어졌다. 먼저 X-ray(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심비대를 확인했고, 심장 초음파 검사를 통해 대동맥과 폐동맥 사이에 혈액의 와류를 확인했다. 심장 청진에서 심잡음이 현저하게 들린 이유는 이러한 비정상적인 혈액의 와류 현상 때문이었다. 보호자에게 최종적으로 나나는 PDA 환자임을 설명드려야 했다.

나나는 추가적으로 CT검사를 받아야 했다. 나나의 PDA가 수술이 용이한 단계인지를 분류하고, 결찰할 혈관의 위치와 직경을 정확하게 확인해야 수술이 빨리 끝날 수 있으며 그 위험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CT검사 결과 나나는 강아지에게서 가장 흔히 관찰되는 type 2 PDA로 확인되었다.

(윗사진)나나는 CT검사 결과 강아지에게서 가장 흔히 관찰되는 type 2 PDA로 확인되었다. (아랫사진)나나의 심장수술 집도 과정.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윗사진)나나는 CT검사 결과 강아지에게서 가장 흔히 관찰되는 type 2 PDA로 확인되었다. (아랫사진)나나의 심장수술 집도 과정.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나나의 가족들은 주저없이 수술을 결정하셨다. 수술 받는 당일 온 가족들이 함께 동물병원을 찾아왔다. 막둥이 나나가 건강하게 수술을 받고 얼른 회복하기를 가족 모두가 빌었다. 가족들의 바램 덕분인지 흉강 절개 후 PDA 혈관을 찾아내고 결찰하는 수술 과정이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예상보다 빠르게 수술이 끝났다.

(왼쪽사진)선천성 동맥관개존증의 모식도. (오른쪽사진)나나의 실제 수술 중 PDA 혈관 결찰 모습.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왼쪽사진)선천성 동맥관개존증의 모식도. (오른쪽사진)나나의 실제 수술 중 PDA 혈관 결찰 모습.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제공.

갈비뼈를 제끼고 흉강을 절개한 터라 수술 후에는 가슴 전체를 압박붕대로 감싸주어야 했고 흉강 튜브를 달고 있어야 했다. 하루 정도 통증에 시달린 나나는 바로 다음날부터 음식을 먹기 시작했고 하루가 다르게 건강해졌다. 4일 후 퇴원할 수 있었다. 수술 후에도 별다른 불편함 없이 회복되던 나나는 근 한달 사이 폭풍 성장을 했다. 첫 내원 수술 당시 1.35kg 이었던 체중이 1.9kg으로 증가하였고 몸은 탄탄해졌다. 이제는 호기심 가득한 말괄량이로 변신해 있었다. 심장의 혈액 순환이 정상화되었기 때문이다.

행복해하는 나나의 가족들을 지켜보며 잠시 과거를 돌이켜본다.

불과 10여년 전 까지 만 해도 강아지의 선천성 심장병은 치료하기도 쉽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보호자가 수술까지 원치 않으셨다. 사회 통념상 개에게 심장수술까지 시켜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이제는 반려동물, 동물이 가족의 일원이라는 정서가 확산되었기에 가능한 변화들이다. 동물의 생명을 인간의 존엄에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동물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보편화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수의학박사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 SBS TV 동물농장 동물수호천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 원장은 개와 고양이,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치료한 30여년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동물의학정보와 반려동물문화를 알리고자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동물명은 가명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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