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SRF 소각장 법정 싸움… 예단은 그만

일부 지역 언론사, 항소심 패소 가정해 손해배상 비용 혈세 낭비 주장

김천고형폐기물소각장반대 시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김천시의 즉각 항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매일신문 DB 김천고형폐기물소각장반대 시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김천시의 즉각 항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매일신문 DB

행정심판에 이은 행정소송, 손해배상 청구, 항소….

신현일기자 신현일기자

경북 김천시 대신동에 고형폐기물(SRF) 소각장을 건립하려는 A사와 김천시, 반대 시민단체 간의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 언론마저 혼란을 부추겨 눈총을 받고 있다.

김천시는 지난해 11월 14일 개정된 도시계획 조례 규정을 적용해 같은 해 12월 31일 A사의 SRF를 사용하는 자원순환 관련 시설의 설계 변경에 따른 건축허가 신청에 대해 불허 처분을 내렸다.

이에 반발한 A사는 '건축 변경허가 신청거부 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8월 19일 열린 대구지방법원 1심 판결에서 승소했다.

김천시는 이달 3일 항소했다. 항소를 맡은 변호사는 서울의 대형 로펌이다. A사가 국내 굴지의 로펌에 소송을 맡겨 1심에서 유리한 판결을 끌어낸 것을 염두에 두고 상당한 예산을 들여가며 대형 로펌과 계약했다는 후문이다.

행정소송에서 승소한 A사는 김천시와 반대 주민 등을 상대로 3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A사는 "김천시의 위법한 행정 처분에 따른 사업 지연으로 발생하는 손실이 막대해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반대 주민 2명에 대해선 "지난해부터 지속해서 여론을 호도하고 업무방해 행위를 이어와 소송 제기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사실상 반대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시민단체 관계자에 대한 압박에 들어간 셈이다. 더불어 시민단체 관계자들에 대한 회유 작업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RF 소각장 반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시민단체 관계자 B씨는 SNS를 통해 "(지역 언론사 관계자가) 민사소송을 이유로 업체와 만나 협상하라고 제 주변 인물들에게 접촉하기도 한다"고 폭로했다.

그는 또 "대책위의 중요한 실무자를 사업자 측 직원과 함께 방문해 민사소송을 제기하겠다는 협박으로 스스로 대책위를 그만두게 하지 않았냐?"며 "언론으로서 양심이 있다면 당장 멈추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김천의 일부 언론은 김천시가 1심에서 패소한 뒤 "김천시가 승소할 확률이 없는 상황에서 항소하게 된다면 손해배상에 따른 재정 부담은 고스란히 시민 혈세로 감당해야 하므로 철저한 법률 검토 및 신중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보도했다. 마치 항소해도 다시 패소할 것으로 예단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지역 언론사 주장과 달리 행정소송의 항소 여부에 대해 법률 검토를 마친 검찰은 김천시에 항소할 것을 지휘했다. 지역 언론이 2심 패소를 단정하고, 손해배상을 시민 혈세로 감당해야 한다며 갈등을 부추기는 것과는 다소 다른 결정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재 A사와 김천시가 벌이는 법적 다툼은 아직 본선이 시작되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지금은 건축 변경허가 신청 거부와 관련해 공방을 벌이고 있지만, 소송이 끝난다고 바로 SRF 소각장이 운영되는 것은 아니다. A사의 SRF 소각시설에 대한 김천시 자원순환과와 환경부의 사용 인허가가 남아 있다.

하루 360t의 고형폐기물을 태울 예정인 소각시설 건립 예정지는 김천시청과 직선으로 2㎞ 정도 떨어져 있다. 반경 1.2㎞ 안에 초·중·고교와 아파트 단지 등이 밀집해 있어 향후 환경에 미치는 영향 분석, 환경오염 사고 예방 및 대책 등과 허가 서류의 적법성 여부 검토 등에서 최종적으로 어떤 결론이 나올지 아직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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