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칼럼] 거대 공룡과 맞서려면

지난 6월 3일 오후 경북대학교 글로벌프라자에서 열린 대구경북 '큰' 통합과 국가균형발전 세미나에서 참석 내빈들이 대구경북의 통합을 상징하는 독도 기념물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지난 6월 3일 오후 경북대학교 글로벌프라자에서 열린 대구경북 '큰' 통합과 국가균형발전 세미나에서 참석 내빈들이 대구경북의 통합을 상징하는 독도 기념물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김병구 편집국 부국장 김병구 편집국 부국장

행정통합과 광역경제공동체 형성이 지방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중앙정부와 수도권 공룡에 맞서 살아남기 위한 지방의 몸부림이다. 이런 움직임은 어느 때보다 더 절실하고 활발하다. 수도권 집중, 서울공화국 현상이 지방을 옥죄는 수준이 아니라 그야말로 지방 소멸의 위협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수도권 인구 집중은 점점 심화돼 급기야 대한민국 인구 절반을 넘어섰다. 사람은 물론 돈, 정보, 교육, 문화를 송두리째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 대한민국 국민은 이제 수도권 사람과 그 나머지 사람들로 구분될 지경이다.

수도권은 팽창을 거듭해 날로 광역화, 비대화하고 있다. 세종시에는 중앙 부처가 거의 다 포진하고 국회 이전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서울·경기뿐 아니라 세종시를 포함한 충청권까지 범수도권으로 확장되면서 초거대 공룡이 탄생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로써 충청권을 포괄하는 한반도 중부권 경제공동체는 가시화되고 있다. 중앙정부도 수도권 집중 분산이란 미명 아래 수도권 초광역화를 부추기고 있다.

반면 지방은 경제·사회·문화적 자원의 빈곤은 물론 정서적 빈곤에까지 허덕이고 있다. 삶의 양적 질적 저하로 고통받고 있는 것이다.

지방민들과 지방정부는 이젠 단일한 광역경제권 형성 없이는 생존이 어려울 판이다. 광역경제권 형성이 절실하고, 그 핵심 전제 조건은 광역행정 통합이다. 이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이철우 경상북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이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적극 나선 것은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양 단체장 중 한쪽이라도 호응하지 않으면 통합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대구경북을 위한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단체장 합의, 주민투표, 특별법 제정이란 세 관문 중 첫 관문을 통과한 셈이다.

대구경북의 행정통합 시동은 다른 지방정부에도 파급효과를 주고 있다.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이 광역경제공동체 실현에 고삐를 죄고 있고, 광주전남도 행정통합 논의에 물꼬를 트고 있다.

광역행정의 분리는 행정과 경제, 문화 등 모든 측면에서 비효율을 낳고 있다. 글로벌 시대 경쟁력 저하도 불 보듯 뻔하다. 인구가 늘고 면적이 광역화하면 그에 따른 사회간접자본 비용은 줄고 소득과 편익은 늘어나 지역 발전에 효율적이라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수도권 초광역화는 대구경북과 남부권 각 지방정부에 광역행정 통합을 넘어선 또 다른 생존 과제를 안기고 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과 부울경 경제공동체, 광주전남 행정통합만으로는 광역수도권, 이른바 중부권 경제공동체에 맞서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이 광역수도권과 맞설 수 있는 구도는 바로 남부권 전체의 경제공동체 형성이다. 그 대상은 바로 대구경북을 비롯해 부울경, 광주전남, 전북을 포괄할 수밖에 없다. 그래야만 광역수도권의 거대 공룡에 맞설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코끼리 정도로 거대 공룡과 맞붙을 수는 없지 않겠나.

대구경북은 행정통합 과제 완수 이후 남부권 지방정부 네트워크 구성을 통해 남부권 경제공동체로 나가야 한다. 대구경북과 부울경이 영남권 5개 지방정부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남부권 전체 지방정부 네트워크 구성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행정통합 시동으로 대구경북은 수도권 거대 공룡에 맞서기 위한 첫걸음마를 뗐다. 두 단체장이 의지를 피력한 만큼 이제 시도민들이 주체가 돼 똘똘 뭉쳐 통합의 밑그림을 완성해야 할 때다. 그래야만 지역의 다음 세대들이 수도권 외 나머지 사람이 아니라 떳떳한 지방정부 구성원으로서의 삶을 누릴 수 있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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