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기후변화, 이변이 아니라 일상이 되다

이상호 영남대학교 식품경제외식학과 교수

이상호 영남대학교 식품경제외식학과 교수 이상호 영남대학교 식품경제외식학과 교수

기후변화의 시대다.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기후는 변화를 넘어 위기로까지 치닫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빅 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고, 우리는 엄청난 양질의 데이터시대에 살고 있지만, 기후나 기상에 대한 예측은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기후 위기는 변동성이 클 뿐만 아니라 예측도 어렵기 때문에 파급영향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기후변화를 수십 년 혹은 그 이상 오래 지속되는 기후 상태의 평균이나 변동성의 변화로 정의한다. 이는 자연적 변동성을 포함하여 인간 활동과 시간 경과에 따른 모든 기후변화를 포괄한다.

기후변화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완화와 적응 활동으로 구분할 수 있다. 완화는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인 온실가스의 배출을 줄이는 활동이다. 그리고 적응은 온실가스를 감축한다 하더라도 미래에 나타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적합한 행동과 기후변화의 피해를 줄이는 것이다.

기후변화는 우리 삶뿐만 아니라 특히 농업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후변화에 대한 취약성은 기후 노출, 민감도와 적응 능력으로 이루어지는데, 농업 생산은 기후 노출과 이로 인한 민감도가 가장 높은 산업이다. 농업은 작물의 재배 시기, 작부 체계 변화, 수확량 및 품질, 병해충 발생 등 기후변화의 영향이 다양하다. 축산업은 온도, 습도의 변화로 인한 가축 스트레스 심화와 각종 전염병 발생으로 생산성 저하 문제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 기후변화의 취약성에 따른 농식품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실천 가능한 적응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기후변화의 시대, 농업은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가? 농가에 농업 생산의 위험과 불확실성은 피해야 할 대상이다. 우리가 미래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생명보험을 들 듯이 농가도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함으로써 일정 보험료를 납입하고 기상재해 발생 시 피해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최근 재해보험의 보상금 지급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은 기후변화가 농업에 얼마나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기후변화에 가장 민감한 산업은 농업이지만 우리 모두는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다. 남의 집 불구경하듯 방관만 할 상황이 아니다. 일상이 되어가는 기후변화는 우리의 인식을 무디게 만든다. 항아리 속의 개구리는 천천히 뜨거워지는 물 속에서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한 채 힘 한번 쓰지 못하고 죽어간다. 그러한 개구리를 미련하다고 비웃을 자격이 우리에게 있을까? 우리도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 지구 속의 개구리 같은 존재가 아닐까?

기후변화의 거대 담론은 마치 딴 세상의 먼 미래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 눈앞의 이익에만 매몰되다 보면 미래세대의 구슬을 빼앗을 수 있다. 구슬 뽑기 게임에서 바구니 속의 구슬을 뽑은 다음에 다시 집어넣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기회는 줄어든다. 뽑은 구슬을 바구니에 복원하는 것이 하나의 지구를 함께 나누는 현명한 방법이다.

기후변화는 현재에 멈추어 있는 문제가 아니다. 오늘도, 내일도 기후는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고 변화한다. 변하기 때문에 알기 어렵고 그렇기 때문에 해결하기는 더욱 어렵다. 그러기에 현재 시점에서의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후 위험을 바로 인식하고 공통의 가치에 기반한 협력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나 혼자가 아닌 우리의 연대, 단기 이익이 아닌 장기의 지속 가능성 가치를 세워야 한다.

이상호 영남대학교 식품경제외식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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