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포항지진 피해자 분노 키운 정부, 해결 의지 있나

경북 포항지진특별법 시행령 개정(안) 공청회가 6일 포항에서 열렸으나 시민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지면서 파행으로 끝났다. 이날 공청회에는 협의 당시와 달리 장관이나 국장 등 책임 있는 당국자는 불참하고, 과장급 팀장과 사무관이 자리해 모양새부터 파행의 불씨를 댕겼다. 게다가 그동안 정부의 사과 등 주민들 요구에 대한 분명한 정부 입장도 없었던 터라 이날 주민들 불만은 폭발할 만도 했다.

지난 2017년 11월 일어난 포항지진 이후 정부 당국자와 정치인의 잇따른 현지 방문 등을 통해 보였던 대책 마련에 대한 의지는 과연 있는지 의심스럽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와 달리, 피해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닫고 정부의 조치는 갈수록 문제 해결에서 멀어지는 흐름마저 보이고 있다. 아직도 일부 피해 주민은 임시 거처의 불편한 생활을 하는 등 지진의 고통과 피해는 현실이지만 정부 대책은 멀기만 하다.

또한 지진 발생이 정부 정책에 따른 결과라는 원인 분석에도 불구하고 사과도 않고 있다. 되레 특별법 제정과 시행령을 통한 대책도 '배상과 보상이 아닌 지원과 구제'라는, 지진 발생의 본질에서 벗어난 조치에 매달리고 있다. 특히 정부가 피해를 '지원한다'면서도 피해 지원금 지급 비율 70%라는 제한을 두어 실제 지진에 따른 피해 정도를 반영할 수 없는 문제로 주민들의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달 비를 맞으며 500명 넘는 포항 시민들이 거리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럼에도 이번 공청회로 드러난 정부의 자세나 대응을 보면 문제를 제대로 풀려는 의지를 읽을 수 없다. 사정이 이러니 피해 주민들은 오는 11일 정부 청사 앞으로 몰려갈 계획을 세우고 있는 모양이다. 가뜩이나 어수선한 코로나19 속에 피해 복구에만 매달려도 바쁠 발걸음을 옮겨 대정부 호소에 나설 참이라니 안타깝기만 하다.

이제라도 정부는 지진 피해에 절규하는 주민들 이야기에 귀를 열고, 그들이 피해 복구와 일상의 삶으로 되돌아갈 일에만 전념하도록 대책 마련에 나서길 촉구한다. 당국은 피해 주민이 제시한 사안에 대해서만 손질해도 문제 해결의 단서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지금처럼 부진한 일 처리로 자칫 집권 중반 이후면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여론 형성과 이에 따른 정권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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