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여당 폭주의 유혹

김해용 논설실장 김해용 논설실장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폭주'에 브레이크가 없는 것 같다. 국민들이 176석을 밀어줬으니 뭐든지 해도 된다고 믿는 것 같다. 위험한 신념이다.

국회 재적 의석 가운데 58.7%를 차지한 민주당은 개헌만 빼면 야당 협조 없이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 176석 대 통합당 103석은 승자독식 구조인 우리나라 소선거구제가 만들어낸 일종의 '트레킹 에러'다. 21대 총선에서 정당별 투표율은 민주당계 38.7%, 통합당계 33.3%다. 두 정당 득표율 차는 불과 5.4%포인트다.

하지만 민주당은 국민들의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법안마저도 밀어붙이고 있다. 부동산규제법 및 임대차보호법을 예로 들자면 자신들의 정책과 노선을 지지하는 국민들 못지않게 반대하는 국민들도 많은데도 일방통행하고 있다. 그것도 아주 조급하게.

미래통합당은 국회선진화법에 따른 법안 신속 상정을 막을 수 있는 120석을 확보 못 한 대가를 뼈아프게 치르는 중이다. 의석 분포상 어차피 여당 독주를 막을 수 없다는 '자기 검열'에 빠져 무기력증까지 보이고 있다. 그냥 언성만 높일 뿐 아무것도 해내는 게 없다.

민생 현안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여야 협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당은 토론에 부치자는 시늉만 냈고 야당은 어차피 다수결로 밀어붙일 것인데 토론해서 무엇 하냐며 아예 거부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21대 국회 들어서도 민의 수렴 창구로서 국회는 전혀 기능하지 않고 있다. 여전히 한숨짓게 만드는 국회 풍경이다.

의석수를 믿고 협치 따윈 안드로메다로 보낸다는 생각을 민주당이 갖고 있다면 큰코다칠 수 있다. 다수결은 신성불가침의 원칙일 수 없다. 다수결은 만장일치를 이끌어낼 수 없는 현실적 문제 때문에 현대사회가 받아들인 '차선책'일 뿐이다. 다수결에 대한 맹목적 믿음은 소수자에 대한 폭력을 낳는다. 다수 의견이 소수 의견보다 현명하며 공동의 이익에 부합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소수자 권익을 대변하는 정당임을 자처하는 민주당이 첨예하게 이해가 엇갈리는 민생 사안들을 의석수 힘만 믿고 밀어붙이는 것은 자기모순이다. 국민들은 언제든 폭주하는 정치세력을 심판해왔다. 여당은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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