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지역 백년대계 보름 남았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사업이 지자체 간의 갈등으로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 매일신문DB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사업이 지자체 간의 갈등으로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 매일신문DB

 

정욱진 정치부장 정욱진 정치부장

예상대로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의 공세가 시작됐다. 약속이나 한 듯 부울경 지역 정치권과 언론 등에서는 '김해신공항(김해공항 확장) 백지화' '가덕도신공항 추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부산일보는 최근 국방 당국이 국토교통부가 추진 중인 김해신공항안에 대해 탄약고 이전 문제 등을 들어 '불가'하다는 입장을 국무총리실 재검증위원회에 전달했다는 기사를 톱뉴스로 내놨다. 총리실의 검증 결과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관계 부처들이 잇달아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해 '비토'(거부)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가덕도신공항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해설도 달았다.

이 신문은 다음 날에도 공항 기사를 1면에 실었다. 국토부의 최종안에 나타난 김해신공항 확장 사업비가 가덕도신공항 건설 사업비를 넘어섰다는 게 골자다. 국토부의 잠정 최종안에 따르면 김해신공항의 총사업비는 7조6천600여억원이 들어 가덕도신공항 사업비 7조5천억원을 넘어선다는 것이다.

얼마 전 만난 부산시 한 고위 공무원도 곧 발표될 총리실의 검증 결과를 낙관하고 있었다. 이 공무원은 수순대로 잘 가고 있고, 방점은 2년 뒤 대통령선거에서 찍힐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가덕도신공항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별개의 문제인데, 굳이 가덕도신공항 얘기를 끄집어내는 이유가 뭐냐고 물을 수도 있겠다. 많은 지역민들도 "가덕도신공항 신경 쓸 필요가 있나. 우리 공항만 잘 지으면 된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예비이전후보지로 선정된 군위와 의성이 3년이 넘도록 서로 으르렁대지만 않았어도 그랬을 것이다. '판관 포청천' 역할을 기대했던 경상북도와 신공항 이전을 기획한 대구시가 일만 제대로 잘했어도 신경 쓸 필요 없는 남의 얘기였을 것이다.

가덕도신공항이 신경 쓰이는 이유는 개항 시기다. 열 보는 앞서 가고 있다고 생각했던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 사업이 멈춰선 반면, 가덕도신공항은 날개를 달면서 격차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

부산에 정통한 한 지역 인사에 따르면 부산시는 가덕도신공항과 김해공항을 고급 노선과 저비용항공사(LCC) '투트랙'으로 운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새로 생기는 가덕도신공항은 미주, 유럽 노선을 적극 유치하고, 김해공항에 남는 군사공항은 LCC를 통해 동남아 등지에 비행기를 띄운다는 것이다. 이 인사는 "전투기가 주력인 대구공항(K2)과 달리 김해공항의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은 수송기가 대부분이다. 1주일에 많아도 활주로를 쓰는 횟수가 서너 번이다. 결국 남는 활주로를 LCC로 적극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개항 시기가 가덕도신공항보다 늦어질 경우 통합신공항은 수도권론자들이 주장하는 진짜 '고추 말리는 지방공항'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국방부가 공동후보지(의성 비안·군위 소보)에 대해서 군위군과 의성군 간 합의를 해오라고 한 데드라인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이달 안에 지역사회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통합신공항 건설은 물 건너간다. 일부에선 재선정 절차에 바로 돌입하면 된다고 하지만, 이 정권에서 그리 도와줄 것 같지가 않다. 또 차일피일 미루면서 시간만 끌 게 불을 보듯 뻔하다.

통합신공항 건설은 대구경북 대전환의 마중물이 될 핵심 현안이다. 국방부와 대구시, 경북도, 의성군은 군위군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일 당근과 명분을 찾아야 한다. 지역 정치권도 합의안 도출에 적극 나서야 한다.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통합신공항 이전 시계가 다시 작동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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