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국가의 경제적 번영과 총생산

홍순만(연세대 행정대학원 부원장)  

홍순만(연세대 행정대학원 부원장) 홍순만(연세대 행정대학원 부원장)

국가 번영 척도는 재화'용역 생산량
많이 누릴수록 경제적 수준 높아져

최근 가속화되는 탈기업 현상 우려
기업 없으면 포용적 복지도 불가능


한 개인의 경제적 수준은 그 사람의 소득수준에 의해 결정된다. 연간 소득수준은 우리의 연간 지출 규모를 제약하기 때문이다. 물론 차입을 통해서 소득보다 더 많은 금액을 지출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차입금은 언제가 상환되어야 하며, 그 상환 시점에는 소득보다 더 적은 금액을 지출하게 될 것이다.

혹자는 본인이 구입한 주택의 시장가치가 연간 소득보다 더 중요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주택가격이 상승할 때 부자가 되었다고 느끼는 이유도 사실은 그 주택을 매각해 소득화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결국 한 개인의 경제적 번영은 그 사람의 소득수준을 보면 가늠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한 국가의 경제적 수준은 어떤 지표를 통해서 판단할 수 있을까? 국가의 경제 수준은 궁극적으로 그 국가의 국민들이 얼마나 많은 재화와 서비스 혜택을 누릴 수 있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한 국가의 경제 수준은 그 국가에서 생산된 재화 및 용역 가치의 총합, 즉 총생산에 의해 제약을 받는다. 물론 개인처럼 국가도 총생산을 초과해 문명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해외로부터 제품을 수입하면 된다.

그러나 해외 수입을 위해서는 해외로부터 차입을 할 수밖에 없고 언젠가 그 차입금을 상환하는 시점에는 총생산보다 더 적은 혜택을 누리게 된다. 개인의 경제적 번영은 소득 증대를 통해서 가능하고, 국가의 경제적 번영은 총생산 증대를 통해서 가능하다.

여러분 중 누군가는 총생산보다 화폐 보유량이 더 중요한 것 아닌가 반문할 수 있다. 만약 한 국가의 경제적 번영이 화폐 보유량에 의해 결정된다면, 정부는 어마어마한 양의 현금을 찍어 국민들에게 나눠줄 것이다. 모든 국민이 억만장자가 될 수 있겠지만 그 국가의 총생산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화폐가치는 곧 곤두박질칠 것이다.

또한 총생산보다 주가지수 등 금융자산의 가치가 더 중요한 것 아닌가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주식가치라는 것도 그 해당 기업이 생산하는 재화와 용역의 가치에 대한 기대에 의해 형성된다. 주가도 결국 해당 기업의 생산 역량에 의해 제약받는 것이다.

국가 간의 상대적 화폐가치를 의미하는 환율도 마찬가지다. 외국인이 원화를 보유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한국에서 생산된 재화와 용역에 대한 구입 의사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한국에서 생산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국제적으로 원화 수요는 감소하고, 원화 가치는 하락할 것이다. 물론 수출 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겠지만, 국민들이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을 구매하기 어렵게 된다. 국민들의 경제적 수준이 하락하는 것이다.

결국 대한민국의 경제적 번영을 위해서는 한반도에서 많은 재화와 용역이 생산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한 의미에서 최근 진행되고 있는 기업들의 탈(脫)한국 현상은 크게 우려할 만하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한국에서 해외로 빠져나가는 직접투자액이 최근 크게 증가하고 있다. 물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 선진국으로 설비를 이전하거나, 원가경쟁력 때문에 개발도상국으로 이동하는 것은 불가피한 면이 있고 한국 경제에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다만 정부의 주 52시간 제도,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한 원가경쟁력 약화와 혁신성장을 가로막는 규제가 기업의 탈한국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의 경제적 번영을 이끄는 최선의 정책임을 이해해야 한다. 이 땅에서 보다 많은 생산활동이 일어나도록 정책이 설계되어야 한다.

특히 인구 감소로 인해 국내 수요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수출산업을 육성하고 수출에 유리한 경제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다국적 기업을 적극 유치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에 보다 적극적 관심을 갖고 경청할 필요가 있다. 결국 생산은 기업이 하는 것 아니겠는가? 기업이 없으면 현 정부가 꿈꾸는 포용적 복지국가 건설도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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