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정종섭, 또 다시 'TK 물갈이' 신호탄?

홍준표 서울정경부 기자 홍준표 서울정경부 기자

'정종섭 사퇴…與 TK 물갈이 신호탄?'

이 제목에 눈길이 간다. 이유는 이렇다. 2015년 11월 9일 보도전문채널의 보도인데 정종섭 당시 행정자치부 장관이 2016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듯 장관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는 내용이다. 2020년 1월 19일에는 '정종섭 "21대 총선 불출마"…TK·진박 물갈이 쇄신론 확산되나'라는 기사가 나왔다.

친박(친박근혜)을 넘어 '진박'(진짜 친박)으로 불리는 정종섭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대구 동갑)이 이날 대구경북(TK) 의원 가운데 처음으로 4·15 총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재미있게도 두 보도가 20대 총선, 21대 총선을 앞뒀다는 시점만 다르지 프레임은 하나다.

다시 정 의원 사정에 집중해본다. 정 의원은 지난해 7월 재선 도전에 강한 의욕을 보이며 지역 사정에 밝은 4급 보좌관 한 명을 영입했다. 이달 3일만 해도 'TK 한국당 현역 100% 물갈이설'에 "이해당사자인 TK 의원들이 반발하자니 변화를 거부하는 듯한 모양새라서 처신도 참 곤란하다"는 한편으론 "소문의 의도가 불순하다"는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그랬던 그가 실은 3주 전 즈음부터 불출마 선언문을 만지작거렸단다. 배경이 궁금했다. 그래서 측근에게 물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죄책감과 책임감, 그리고 보수 통합 문제를 두고 고민하던 차에 언론에서 연초부터 TK 정치권을 향해 총선 불출마 선언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 탓으로 보인다"고 했다.

새해 들어 서울 언론과 정치권이 부쩍 'TK 물갈이'를 외친다. 조선일보는 18일 자 신문에 김형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 인터뷰를 실었는데, "공천받으면 무조건 된다고 생각하니까 안 물러나는 것 같다"며 "나라를 위해 불출마가 명예이고 영광이란 생각을 해야 한다. TK 지역 '컷오프' 비율에 대해선 따로 생각하는 게 있다"고 직격했다.

중앙일보는 20일 'TK에 눈물의 칼 휘두르는 게 내 운명'이라는 제목으로 김 위원장 인터뷰를 게재했다. '칼자루'를 쥔 이들에게 TK는 지난 총선 당시 공천 파동의 중심지였으며, 총선 패배의 단초를 제공한 곳이다. 분당 사태와 박 전 대통령 탄핵, 대선·지방선거 패배를 거치며 보수 진영 몰락 원인의 한 축이다. 그래서 '폐족'을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당 쇄신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앓는 소리가 나온다. TK 한국당 한 보좌진도 "만만한 게 홍어"라며 정색한다. TK 한 중진 의원은 "서울 언론이 '물갈이'를 이야기해도 지역 언론만은 키울 사람을 키우고 지켜줘야 한다. 그래야 TK 정치력이 살아난다"고 호소한다.

아마 결과는 다르지 않을 것이다. 칼자루를 TK가 쥐고 있지 않아서다. 더 우울한 것은 향후 10년 이내에 TK 정치권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가능성도 극히 낮다는 점이다. 서울 여의도 정가에서는 "TK 3선은 수도권 초선만 못하다"는 시각이 이미 진부한 이야기일 정도다. 심지어 어떤 이는 "지금 신세라면 부끄러워야 하는데 TK 정치권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더 망가지고, 더 큰 수모를 겪어야 한다"고 말했다. TK 한 초선 의원도 "이제 TK가 보수의 주역이던 한 시대가 끝나감을 느낀다"고 푸념할 지경이다.

그래서 조언한다. 부디 왜 정치를 시작했는지 모른 채 '공직 생활 시즌2'를 하는 일은 그만두시길 바란다. 그리고 지금이 치욕스럽더라도 왜 재선·3선을 해야 하는지 존재 가치를 끊임없이 증명해 보이길 바란다. 그 끝에 'TK 물갈이' 탈출구가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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