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산책] 이란과 북한에 대한 차별 대우

김영환 준비하는 미래 대표

김영환 준비하는 미래 대표 김영환 준비하는 미래 대표

핵개발 뚜렷한 증거가 없는 이란
트럼프, 솔레이마니 암살 무리수
노골적으로 핵보유 선언한 북한
경제제재 외 일체의 강경책 없어

연초에 미군의 솔레이마니 암살로 촉발된 중동 사태가 싱겁게 일단락되었다. 이 과정에서 미국도 어느 정도 체면에 손상이 있었지만 이란이 입은 상처는 엄청나게 컸다. 일단 솔레이마니의 암살은 무리수이자 불필요한 일이었다는 지적이 많다. 그가 이란에서 가장 유명한 장군인 것은 맞지만 낡은 전술과 불필요한 강경책을 고집하는 등 그를 제거하는 것이 이란에 타격을 가하는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사람들이 많다. 명분에서도 밀리고 필요성도 의문이 들고 오히려 이란인들의 결집을 가져오면서 역효과만 큰 공격으로 끝날 뻔했다. 이란 정부의 더 치명적인 실수들이 아니었다면.

이란은 미국의 이런 공격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 듯했다. 내정의 실패와 심화되는 제재 때문에 이란인들의 불만이 고조되어가는 와중에 이란에서 가장 유명한 장군이 오랜 적인 미국에 의해 암살되는 사태가 터지자 갑자기 국민적 단결 분위기가 마련되었다. 솔레이마니 딸의 등장과 그녀의 선동은 이런 분위기를 더욱 달구었다.

솔레이마니의 암살을 보복하기 위해 이란이 미군 기지에 가한 미사일 공격이 이란과 미국이 짜고 친 쇼였다는 것이 드러났다. 오랜 기간 반미투쟁의 선봉장을 자처해 오고 불과 몇 시간 전까지 미국에 대한 처절한 보복을 외치던 이란 정부가 이란 국민을 속이기 위해 쇼를 한 것이 드러난 것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큰 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란이 보복 공격 쇼를 하는 와중에 미사일로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격추시켜 176명이 사망했는데 승객 대부분은 이란인이거나 이란계 캐나다인이었다. 보복 공격을 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미군은 한 명도 죽이지 않고 자국인이나 자기 민족만 대거 죽인 것이다. 이 사건 직후 진실을 은폐하려 했던 태도 때문에 더욱 심각한 비판을 받고 있다. 이 사건으로 이란 정부는 국제적으로도 유구무언이 되고 국내적으로는 반정부 분위기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솔레이마니 암살을 계기로 국민적 단결을 기대했던 이란 정부는 최악의 사태를 맞이하고 말았다.

최근의 이런 사태들을 보면 영화 제목 '덤 앤 더머'(dumb and dumber: 어리석은, 그리고 더 어리석은)가 생각난다. 누가 더 바보인지 경연대회를 하는 것 같다.

최근의 이란을 둘러싼 사태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갖는 것이 있다. 북한은 노골적으로 핵무기 개발을 하고 핵보유를 선언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노골적으로 개발하는데 미국이 북한에 대해서는 아주 부드럽게 대하고 핵개발을 하고 있는 것인지 뚜렷한 증거가 없는 이란에 대해서는 아주 거칠게 대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 이유는 첫째, 한반도는 서울, 도쿄, 베이징, 상하이 등 세계 경제의 중심적인 도시들이 바로 그 주위에 즐비한 곳이고 이곳에서 벌어지는 군사적 충돌은 동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에 엄청난 경제적 충격을 줄 것이지만 이란 이라크는 경제 중심지와는 거리가 먼 곳이다. 이란이나 이라크에서 전쟁이 벌어지거나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국제유가에 매우 큰 충격을 줄 것이라는 예상도 있지만 미국 셰일가스의 시장 탄력성이 매우 높아 큰 충격은 없으리라는 예상이 더 많다.

둘째, 이란은 종교적 이유 때문에 미국이 아무리 관대하게 대하고 공을 들여도 결국 미국 편으로 돌아오거나 최소한 중립화될 가능성도 없다고 보지만 북한은 제2의 베트남이 될 가능성이 꽤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종교적 배경이 없고 6·25전쟁을 직접 경험한 사람들이 대부분 사망하면서 미국에 대한 원한도 점차 그 깊이가 얕아지고 있다.

셋째, 이란 이라크 등에 전쟁이나 전쟁에 준하는 사태가 벌어지더라도 중국이나 러시아가 개입할 가능성이 낮지만 북한은 중국의 핵심이해지역으로 보기 때문에 북한에 어떤 사태가 벌어지면 중국이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정치권이 중국에 대한 강경책을 외치고는 있지만 중국과 전쟁할 엄두를 내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이러한 사정들을 미국 지도부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북한에 대해서는 경제제재 이외에는 일체의 강경책을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사실 북한은 그동안의 태도로 볼때 경제제재 외의 그 어떤 강경책을 사용하더라도 절대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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