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직사회의 갑질 문화 성숙한 대응이 절실하다

지난 7월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시행되고 있지만, 공직사회는 무풍지대나 다름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간부들이 직원들을 무시하거나 차별하고 막말을 하는 등 갑질 문화가 여전하다는 것이다. 커피 심부름이나 회식 자리 술 강요, 모욕적인 외모 지적에다 욕설까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품격 문제에 다시금 경종을 울린다.

전국공무원노조 대구경북본부 북구지부가 대구 북구청 공무원 400여 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이다. 이 같은 사례가 어디 대구 북구청과 북구의회뿐이겠는가. 많은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이 자식 저 자식" 하며 막말을 하거나, 여성들에게 "뚱뚱하다"며 외모를 지적하는 간부들도 있다는 건 상식적으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고압적인 행태가 여전한 구의원들의 갑질 또한 우리 지방자치 문화의 현주소를 대변하는 듯해 씁쓸하다. 반말과 차별, 호통과 하대 등이 성행하고 있지만 승진 문제로 공론화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직원들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간부 공무원과 구의원도 적지 않다는 얘기는 그나마 우리 사회의 희망이다. 반면 괴롭힘 금지법을 악용하는 사례도 함께 경계해야 할 것이다.

권위적이고 경직된 조직 문화 개선이 당면 과제이겠지만, 직장 내의 통상적인 업무성 스트레스나 상사의 당연한 업무 지시를 감내하지 못하고 왜곡하는 일 또한 적지 않기 때문이다. 법과 제도를 악용해서 특정인을 공격하거나 조직의 안정을 저해하는 사례 역시 좌시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행정의 변화와 혁신은 고사하고 좀 더 나은 행정 서비스나마 기대할 수 있겠는가. 세상이 많이 변했고 문화도 많이 달라졌다. 법 이전에 인격과 품격의 문제이다. 잘못된 관행을 탈피해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고 배려하는 조직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 특히 공직사회 안의 신체적·정신적 폭력과 인격적인 모욕 행위에 대한 성숙한 대응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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