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강의 LIKE A MOVIE] 데드풀2

허당기로 웃기고 입담으로 죽이는, 19금 슈퍼히어로

*해시태그: #병맛히어로 #최강입담 #타히어로최다언급및죽이기(출연여부없이)

*명대사: "대본 정말 대충 쓰네"

*줄거리: 암 치료를 위한 비밀 실험에 참여한 후, 강력한 힐링팩터 능력을 지닌 슈퍼히어로 데드풀로 거듭난 웨이드 윌슨(라이언 레이놀즈), 운명의 여자 친구 바네사(모레나 바카린)와 행복한 미래를 꿈꾸지만 다시 나락으로 떨어지고, 밑바닥까지 내려간 데드풀은 더 나은 사람이 되기로 결심한다. 어느 날, 미래에서 시간 여행이 가능한 용병 케이블(조슈 브롤린)이 찾아오면서 새로운 사건이 발생하고 데드풀은 생각지도 못한 기상천외 패밀리를 결성하게 된다.

2년 전, 팀 밀러 감독의 '데드풀'은 예상 밖의 성공을 거뒀다. 전 세계적으로 약 7억8천만달러를 벌어들였고 컬트영화로 자리매김하며 마니아층을 낳기도 했다. 비교적 인지도가 떨어지는 슈퍼히어로 캐릭터가 솔로 액트로 이루었다고는 상상하기 어려운 흥행 돌풍이었다. 제작 초기에 감독 교체 문제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라이언 레이놀즈가 보여주는 데드풀은 특유의 에너지와 잔망스러운 매력을 스크린에 펼쳐내는 데 성공한 듯하다. 뭇 히어로들이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동안 데드풀은 나쁜 히어로로서 거침없는 행동과 언변을 보여주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다시 돌아온 '데드풀2'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B급 매력은 강렬해졌고 빛을 발했다. 무엇보다 입담은 명불허전이다. 작품 곳곳에 깔린 조롱과 패러디로 가득한 데드풀의 수다는 관객의 눈과 귀를 쉴 새 없이 만든다. 후속편이 나온다 해도 이보다 더 소란스럽고 잔망스러울 수는 없을 듯하다. 짐짓 심각한 분위기가 연출되다가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 데드풀은 농담으로 분위기를 갈아엎는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관객과 영화 사이의 벽을 허무는 개그도 선보인다. 물론 농담의 농도는 전편보다 월등히 세다. 가령 부족한 예산을 지적하고 대사의 양에 대해 운운하거나 "대본 대충 쓰네"라며 시나리오 작가를 저격한다. 참고로 데드풀 역의 라이언 레이놀즈는 주연뿐만 아니라 시나리오 작가로도 참여했는데 이는 스스로를 비하하는 개그다. 게다가 마블과 DC코믹스를 옆집 경쟁자처럼 빗대고 라이언 레이놀즈의 흑역사로 꼽히는 '그린렌턴'을 선택했던 것을 놀리며 스스로 자폭하기까지 한다. 영화 속 주인공이 영화 밖 제작 상황을 들먹이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이 영화에서는 가능하다. 데드풀이 구강 액션의 최강자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데드풀은 슈퍼 히어로 역사상 가장 잔혹하고 제멋대로다. 암 치료를 위해 웨폰X 프로그램에 참여했지만 사실 이는 슈퍼 솔저를 만들기 위한 프로그램이었던 것. 덕분에 웨이드는 때아니게 강력한 힘과 무한 힐링팩터 능력을 지닌 슈퍼 히어로로 재탄생하게 된다. 웨이드 윌슨(라이언 레이놀즈 분)은 '데드풀'이라는 이름으로 세계 평화보다는 악당을 돈 받고 없애는 일로 바쁘다. 배트맨처럼 홍콩 삼합회를 무찌르고 울버린처럼 일본 야쿠자와 맞서고, 미국 마약상의 뿌리를 뽑는 작업을 한다. 그렇게 바쁜 나날을 보내는 동안 운명의 여자 친구 바네사(모레나 바카린 분)와 미래를 계획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그가 방심한 사이, 악당들은 데드풀의 연인 바네사를 공격하고 그녀를 무척 사랑했던 데드풀을 나락에 빠트린다. 데드풀은 연인 바네사의 죽음으로 모든 의욕을 잃고, 이참에 자살 시도까지 한다. 하지만 그놈의 무한 힐링팩터 때문에 죽을 수도 없다. 그렇다고 절망에 시름하는 건 데드풀 스타일이 아니다. 한편 1편에도 등장했던 엑스맨 콜로서스가 엑스맨으로 영입을 권유하며 데드풀을 갱생시키려 한다. 이 큰 집에 다른 엑스맨들은 왜 없냐, 출연료 때문에 못 나오냐고 투정하던 데드풀은 어찌어찌하여 엑스맨 트레이니로서 사고 현장에 투입된다. 거기서 데드풀은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돌연변이 소년 러셀(줄리안 데니슨 분)을 만나게 되고 바네사의 말처럼 '더 나은 사람이 되기'로 결심한다. 같은 시기에 시간 여행이 가능한 용병 케이블(조슈 브롤린 분)이 터미네이터처럼 미래에서부터 찾아오게 되고 새로운 사건에 직면한다. 이로써 데드풀은 생각지도 못한 팀을 모으기에 이른다. 구직 사이트에서 별의별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면접을 보러 오고 이름 하여 엑스포스, 엑스맨의 짝퉁 버전 같은 이름으로 기상천외한 팀을 결성한다. 투명인간이라서 운이 좋아서 등 말도 안 되는 초능력의 캐릭터로 구성되지만 뭐든 재밌으면 된다. 이 과정에 제작진들이 숨겨놓은 이스터 에그(게임 개발자가 자신이 개발한 게임에 재미로 숨겨놓은 기능이나 메시지)를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팀의 일원으로 브래드 피트가 1초 등장한다는 것은 비밀.

시나리오 자체가 빌런이라는 데드풀, 데드풀과 엑스포스는 소년을 구해낼 수 있을까. 확실한 건 이 이야기는 데드풀스럽게 흘러간다는 것이다. 영화는 19금 슈퍼히어로물답게, 어떻게든 웃기면 정당화되는 플롯, 거기에 다른 히어로들을 비웃는 양념으로 한껏 맛을 낸다.

마블이 창조한 수십 명의 히어로, 수백 명의 캐릭터 중에서도 데드풀은 독특한 위상을 갖고 있다. 아이언맨처럼 지구 평화를 지키는 히어로는 분명 아니며 엑스맨 같은 신체적 고뇌를 갖고 있으면서도 근본은 속세의 장난기 많은 허당에 가깝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타노스가 마블 히어로를 죽였다면 데드풀은 마블 히어로를 더 심하게 죽인다. 미워하지 못할 데드풀만의 필살기인 입담으로.

데드풀도 어벤져스에 들어갈 수 있을까. 마블 팬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 보았을 법한 질문이다. 어벤져스에 합류하지 못해 낙동강 오리알 신세였던 스파이더맨이 영화 판권을 소유하고 있던 소니픽쳐스와 마블의 극적 타협으로 합류가 성사된 것처럼 실현 가능할 것 같기도 하다. 마블의 모회사 디즈니가 이십세기폭스를 인수한 만큼, 데드풀과 엑스맨이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에 합류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을 봐도 타당성은 있다. 단 19금 슈퍼히어로 데드풀이 12세 마블히어로즈 틈에 어떻게 섞일 것인가가 관건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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