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대수롭지 않다가 오래되면 합병증 발생

공복혈당이 110㎜Hg 미만이거나 식후 2시간 후 140㎜Hg 미만이면 정상혈당이다. 공복혈당이 110㎜Hg 미만이거나 식후 2시간 후 140㎜Hg 미만이면 정상혈당이다.
문준성 영남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문준성 영남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당뇨병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주변에서 당뇨병 환자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당뇨병을 앓고 있어도 별 무리 없이 일상생활을 하곤 한다. 혈당 조절이 잘 되는 편은 아니지만 몇 년 동안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다. 당뇨병 그 자체로는 큰 문제를 유발하지 않는다. 이쯤 되면 당뇨병도 별것 아니라는 착각에 빠질 수도 있다. 문제는 당뇨병을 방치해 생기는 합병증. 자칫 심근경색, 뇌졸중, 실명이나 신체 일부를 절단해야 하는 등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배가 고파 봐야 음식의 고마움을 안다'는 말을 되새기며 후회해 봐야 늦다. 치명적일 수 있는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당뇨병을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미리 혈당을 관리하고 당뇨병에 걸렸다면 악화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 합병증이 나타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늘어나는 당뇨병 환자, 치료와 관리에 대한 인식은 부족

우리나라는 당뇨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한당뇨병학회는 매년 당뇨병 팩트시트(Diabetes factsheet)를 발간한다. 올해 발표한 이 자료에 따르면 30세 이상 성인 7명 가운데 1명(14.4%)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 남성이 여성보다 당뇨병 환자가 많고, 65세 이상 성인은 10명 가운데 3명이 당뇨병일 정도로 나이가 많을수록 당뇨병 환자가 증가한다.

반면 당뇨병에 대한 치료와 관리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절한 치료와 예방을 위한 노력이 부단히 이어지고 있으나 아직 갈 길은 멀다. 당뇨병으로 추정되는 성인 10명 가운데 6명만이 당뇨병을 앓는 걸 알고 있었고, 당뇨병이 있는 성인 중 약물치료를 받는 경우는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당뇨병 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개인뿐 아니라 사회경제적으로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 국가적으로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당뇨병은 그 자체로 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혈당이 높다는 의사의 진단을 무시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물론 혈당이 높다고 당장 큰 문제가 발생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 상태를 그대로 방치하면 신체의 여러 부위가 손상될 수 있다. 가랑비에 옷이 젖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미리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사실 당뇨병이라고 진단받을 당시 이미 합병증이 진행 중인 경우도 많다. 이는 당뇨병 초기에는 증상이 없어 발견 자체가 늦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갑자기 살이 빠지거나, 목이 많이 말라 물을 많이 마시게 되고 소변을 많이 보는 등 전형적인 당뇨병 증상이 생긴다면 반드시 빨리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특히 ▷직계 가족 가운데 당뇨병 환자가 있는 경우 ▷과체중(체질량 지수가 23 이상) ▷고혈압(140/90㎜Hg 이상) ▷임신성 당뇨병이 있었거나 출산 시 아기가 4㎏ 이상의 거대아인 때 등이라면 병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하거나 스스로 혈당을 자주 측정해야 한다. ▷전당뇨병(공복혈당장애 또는 내당능장애) 단계 ▷고지혈증(콜레스테롤이 높은 경우: HDL 콜레스테롤 35 미만 또는 중성지방 250 이상) ▷심혈관질환(뇌졸중, 관상동맥질환) ▷인슐린 저항성(다낭성난소증후군 등)인 때도 마찬가지다.

◆치명적인 당뇨병 합병증, 철저한 생활 관리로 예방해야

혈당이 높은 상태가 오랜 시간 지속되면 우리 몸에서는 여러 가지 나쁜 변화가 일어난다. 그 영향이 주로 미치는 곳은 혈관. 우리 몸에 혈관이 분포하지 않는 곳은 거의 없다. 결국 혈관이 지난 곳이면 모두 당뇨병 합병증이 올 수 있다. 당뇨병 합병증을 두고 혈관 합병증이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합병증이 주로 일어나는 장기들은 주로 혈관이 집중적으로 모여 있거나 혈관에 문제가 생길 경우 생명에 큰 지장을 주는 곳이다. 당뇨병 합병증을 혈관 크기에 따라 구분하면 아주 가는 혈관들이 많이 분포하는 곳에 발생(미세혈관 합병증)하는 당뇨병성 망막병증(눈)신증(콩팥)신경병증과 큰 혈관에 발생(대혈관 합병증)하는 허혈성 심질환이나 뇌졸중이 있다.

미세혈관 합병증은 생명과 직접적인 관련은 적다 해도 삶의 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린다. 당뇨병성 망막병증이 진행하면 실명을 유발할 수 있고, 당뇨병성 신증은 투석이 필요한 상태까지 진행될 수도 있다. 당뇨병이 진행되면 신경도 손상된다. 대혈관 합병증은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미리 방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심장이나 뇌는 몇 분만 손상돼도 영구적으로 기능 장애를 일으키거나 생명이 위험할 수 있는 장기. 혈관을 개통하는 치료법이 발전해 이전보다 치료 성공률이 높아졌다고는 하나 '골든 타임'을 놓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예방이 최우선이다.

당뇨병의 합병증을 예방하는 방법은 곧 당뇨병을 어떻게 조절해야 하느냐에 대한 답과 같다. 혈당이 만성적으로 조절되지 않는 상태의 결과가 당뇨병 합병증이므로 혈당을 철저히 조절하는 게 곧 최선의 예방책이다. 혈당을 적절히 조절하기 위해서는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이 필수적이다. 특히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는 중요한 문제다.

당뇨병 환자는 우선 매일 일정한 시간에 알맞은 양의 음식을 규칙적으로 먹어야 한다. 적절한 열량 섭취와 규칙적 식사가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된다. 설탕과 꿀 등 단순당은 혈당을 높이기 때문에 피한다. 혈당을 낮추는 식이섬유소를 적절히 먹고, 동물성 지방과 콜레스테롤 섭취는 줄인다. 싱겁게 먹고, 술은 자제한다.

당뇨병(糖尿病)=문자 그대로 당(糖)이 소변(尿)으로 나오는 병(病). 건강한 사람은 인슐린 등 다양한 호르몬이 작용해 혈당이 적정 수준으로 유지된다. 하지만 인슐린 분비나 작용에 문제가 생기면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게 되는데 이를 당뇨병이라고 한다.

도움말 문준성 영남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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